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V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코로나19로 외국인력 유입이 급감한 2021년, 대한민국 농어촌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렸습니다. 부족한 일손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가 채웠고, 하루 일당은 코로나 사태 전보다 30%~40%까지 치솟았습니다. 농어민들은 일손 확보를 위해서 ‘불법’을 사야하는 범법자가 되고 있었습니다. 비싼 임금과 일손 부족을 견디다 못한 농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농어촌은 붕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야말로 ‘인력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주노동자는 그들대로 각종 인권침해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갈등과 고통은 모두 농어민과 이주노동자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총체적 난국인 농어촌 이주노동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습니다. 고용허가제 뒤에 숨어 외국인 일자리를 독점적으로 알선하고, 노동 인권을 외면해 대한민국이 ‘불법체류자 양성소’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농어업 이주노동의 문제는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힘없는 약자의 목소리는 국회에 정부에 가닿지 않았습니다.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 현상의 이면을 파헤쳐 문제점을 수면 위로 드러내기 위해 농어민과 이주노동자, 두 개의 시선을 쫓아갔습니다. 도대체 ‘불법 노동’의 주범은 누구인지 추적했습니다. 법과 제도의 허점 속에 농민과 이주노동자들이 서로 가해자 혹은 피해자, 때로는 범법자가 되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상 이면에 숨겨진 농어업 이주노동의 구조적 문제점과 실태, 이를 방치한 채 ‘악덕 브로커’가 되어버린 정부를 고발하고, 붕괴 위기에 놓인 농어촌을 방치할 경우 결국 먹거리 생산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고자 했습니다.
■ 90%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의 일상화’
농어촌 인력 수요가 몰리는 수확·조업 시기에 맞춰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수확기에 접어든 농촌은 일용직 이주노동자의 인건비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곧 불법 고용이 일상화됐음을 의미했습니다. 국내법은 농어업 분야의 일용직 이주노동자 고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할 사람이 없는 농어촌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필수인력이 됐고, 90%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였습니다. 농민들을 불법인 줄 알면서도 불법 고용이 아니면 농사를 지을 수 없었고,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이웃끼리 인력을 뺏고 빼앗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불법 알선 생태계..농업법인이 무허가 인력소개소
현상 이면에 숨겨진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 먼저 농어촌 인력 고용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파고 들었습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농어촌 현장을 찾아가 농민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이들을 중개하는 인력소개소의 알선 구조를 단계별로 취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외국인이 브로커가 되어 같은 국적의 인력을 알선하고, 이런 방식으로 구성된 대규모 작업단이 수확 시기에 따라 전국으로 이동하는 고용과 알선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NS를 통해 불법 고용 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실태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농업법인으로 위장해 이주노동자를 모집한 뒤 농가에 인력을 알선하는 무허가 인력업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단독 취재해, 추측만 난무했던 무허가 인력소개소의 운영방식과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 ‘불법 이탈’ 부추기는 법과 제도..농어민 눈물
농어촌에서는 합법 이주노동자마저 하룻밤 사이에 제조업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전남에서, 충청도에서 취재를 가는 곳마다, 합법 대신 불법을 선택해 이탈해버린 이주노동자를 찾지 못해 농어민들은 눈물짓고 있었습니다. 조업이 한창이던 삼칫배는 이주노동자를 다른 배에 빼앗겨 위험을 감수하며 작업을 해야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악덕 업주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나쁜 고용주로 인식되기 일쑤였던 농어민 상당수는 오히려 합법의 굴레 속에 오히려 더 고통받는 현실, 정부가 불법 고용은 단속도 하지 않으면서, 합법 고용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2차, 3차 피해로 이어지는 현실을 농어민들의 목소리로 담아냈습니다.
■ 노동인권 사각지대..이주노동자도 떠나는 농어촌
농어촌에서는 현대판 노예제라 불리는 고용허가제도 농어촌 이주노동자들의 이탈과 불법 체류를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농어업 5인 미만 미법인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게나 휴일 근로 규정에서 제외되고, 산재보험이나 대지급금(체불임금 일부 국가 지급) 적용도 받지 못합니다. 같은 체류자격에도 농어업이냐 제조업이냐에 따라 차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은 차라리 불법을 선택하고 ‘돈’을 더 주는 제조업을 찾아 농어촌을 떠났습니다. 코로나19로 제조업 일자리가 넘쳐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독점적 외국인 고용 알선책인 대한민국 정부가 농어촌에 일자리를 알선해놓고 임금체불도, 산업재해도 나몰라라 하는 현실, 대한민국 정부가 ‘악덕 브로커’라는 비판이 나오는데는 이유였습니다.
발암물질인 포르말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도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백혈병에 걸린 칸 모바실의 사례, 수천만 원의 임금을 떼이고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사례로 그 실태를 조명했다. 이를 통해 독점적 고용 알선책인 대한민국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 정책을 펴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임금체불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기도 했습니다.
■ 인력 전쟁은 ‘밥상의 위기’
농어촌 인력의 문제는 곧 대한민국 먹거리 생산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는 전문가가 아닌 직접 농사를 짓고 조업을 해서 도시 소비자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농어민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일손이 없어 농사를, 어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붕괴 위기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 문제를 연구해 온 농촌사회학자들의 말을 보태 정부가 인력난을 방치하고 농어촌 이주노동자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밥상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경고하고, 더 늦기 전에 제도개선과 인권 신방 방안을 마련해야함을 강조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나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들과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수개월 동안 전국의 농어가를 현장취재하며 만난 농어민, 이주노동자, 인력알선책들의 제보를 통해 불법 고용 실태와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현장, 거주지, 이동 수단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 다양한 사례를 수집해 객관성과 현장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시청자 이해를 돕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각종 연구자료를 활용하고,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권을 고려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얼굴과 목소리는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보정하였고, 외국인 인터뷰는 해당 국가 언어의 통번역 절차를 거쳐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해외 취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현지 관계자를 통해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현장 취재는 경찰의 협조를 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 보도>
농어촌 이주 노동의 실태와 문제점을 기획보도한 시사 다큐멘터리는 없었습니다.
<타매체 반향>
- 유튜브 조회수 만 8천회 등(방송 후 20일 기준)
프로그램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JvPVMY8FxLA&feature=youtu.be
- 인권단체, 시민활동가 SNS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공유
ex)https://www.facebook.com/Earthian.station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4613249742069346&id=100001530963113
시사 다큐멘터리 특성상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예고성 기사들이 송고되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 과정에 확인된 무허가 인력업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직업안정법 위반과 외국인고용법 위반 등에 대한 범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업체 대표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으며, 과도한 인건비 착취와 위험성 높은 불법 알선에 대한 단속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류한 시민단체 네트워크는 농어업 이주노동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농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준비하며 언론과 시민단체가 상호 보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 고용의 형태로 농업과 어업 분야에 광범위하다는 사실은 상식이 된 시대, 불법 노동자 고용이 일상의 생태계가 되다시피 한 실태를 구석구석 꼼꼼히 짚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쫓아간 개별적인 실태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불법 고용을 현상으로 입증해 충격적입니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40만명이나 된 이유가 합법적인 외국인을 고용한 농가는 오히려 불이익을 보는 현실, 그리고 노동자 역시 합법적으로 머무르는데 어떤 이득도 없게 짜여진 법과 제도가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고 이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을 프로그램은 말이 아닌 실태로 이를 보여줍니다.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정부에 있음을 프로그램은 현장의 목소리와 실태로 고발합니다.
일부 농어민 고용주와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의 책임도 언급하면서 프로그램은 균형을 잡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핵심인 법과 제도의 문제임을 일관되게 설명합니다. 합법적으로 고용했는데 이탈한 외국인 노동자가 생기면 그 책임을 농민에 전가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제도 아래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퇴직금 등 임금체불 문제를 드러낸 건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점을 드러내 유의미했습니다.
농업, 어업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옮겨가는 제조업 현장까지 제도의 문제점이 있는 현장을 엄청난 노력으로 현장 취재했습니다. 발 딛는 모든 곳이 문제라 해도 과장이 아닌 실태를 담았습니다. 농민도 어민도 외국인노동자도 더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임을 생생하게 드러냈고, 이 프로그램의 경고는 그래서 강력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