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 당선 직후 보좌진들과 나눈 대화를 입수했습니다. 상당한 분량이었습니다.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던 중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이름이 들렸습니다. 태 의원은 녹취에서 이진복 수석으로부터 나무람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당 지도부 첫 회의 공개발언에서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책을 적극 옹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뒤이어 이 수석이 ‘공천’ 이야기를 꺼냈다고도 했습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당 최고위원에게 내년 총선의 공천을 담보하며, 대통령에게 유리한 발언을 사주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좌진 회의에서 나온 내밀한 말이었고, 내용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전당대회 내내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이 있던 상황에서, 더 노골적인 공천개입 정황이 나온 겁니다. 강제동원 해법안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던 상황에서, 대통령실 수석이 여론전을 위해 당 지도부에게 특정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것도 부적절했습니다.
검증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시점을 전후로 태 의원의 공개 발언이 바뀌었는지 살피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영상을 하나씩 되짚어 봤고, 그 결과 태 의원이 이후 두 차례 회의에서 잇따라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이어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구상권 포기를 밝힌 것을 ‘대승적 결단’이라고 평가했고,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일본의 외교청서를 ‘화답 징표’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녹취에서 언급된 태 의원과 이진복 수석의 만남이 실제 있었다는 사실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진복 수석도 태 의원이 전당대회 다음날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것으로 기억한다며 만남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연루된 민감한 사안이라 반론 취재가 특히나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태 의원을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앞선 실언 논란으로 당내 징계 대상에 오른 상태라 기자들의 연락을 피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문자를 보내고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무작정 의원실 문 앞으로 찾아가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의원실 앞 복도에서 보좌진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3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럼에도 그를 만날 순 없었고, 보좌진을 통해 녹취의 존재를 알린 뒤에야 따로 약속을 잡아 태 의원을 만났습니다. 발언의 의도와 이 수석과의 관계 등을 꼼꼼히 물어 입장을 들은 뒤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음성을 유출한 사람을 색출하겠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태 의원은 처음부터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보다는 녹취 유출 문제를 부각시켰습니다.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시민단체의 형사고발까지 접수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보도 전 과정에 걸쳐 취재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며, 현재도 취재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보도제작과정을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취재원과의 사적인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 뉴스데스크에서 단독 보도가 나간 직후 KBS와 SBS, 연합뉴스와 한겨레, 경향신문 등 주요 매체들이 태영호 의원의 해명과 함께 MBC 취재를 인용 보도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라디오에서도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SBS 김태현의 정치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등 주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치인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여당과 야당 정치인들 모두 논평과 SNS 글을 쏟아냈고, 논란이 본격화된 이튿날부터는 조선, 중앙, 동아 등을 포함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해당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이진복 수석의 해명에 이어 태영호 의원의 기자회견, 최고위원회 파행 등 파장이 이어지면서 당시 여권의 가장 중요한 뉴스거리가 됐습니다. 일부 언론에선 태 의원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 등 별도의 취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과정에선 이진복 수석이 국회를 찾아가 김기현 현 대표보다 지지율이 앞섰던 안철수 후보를 공개 저격했습니다. 그에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장에서 해임됐고,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됐습니다. 당 안팎에서 삼권분립 훼손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태영호 의원의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은 같은 맥락이었지만, 공천 문제가 직접 언급됐기 때문에 사안이 더욱 심각했습니다.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국회의 권한을 훼손하고, 헌법에 규정된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공직선거법이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도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날 선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민주주의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진복 수석은 보도 다음날 아침 이례적으로 공식 브리핑을 자처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모든 건 자신의 거짓말이었다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놓은 태 의원은, MBC의 보도를 정치 공세라고 비난했다가 끝내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했습니다. 당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여당의 최고위원이 당선 두 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올 정도로 그만큼 엄중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당 윤리위원회가 비교적 약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리면서, 꼬리자르기의 대가라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파장의 여파로 여당 지도부의 최고위원회의도 두 차례나 취소됐습니다.
당 차원의 조사는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수처는 관련 고발장을 검토 중입니다. 수사가 본격화되면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추가적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협력은 중요하지만, 밑바탕엔 소통과 견제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긴장관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실질적인 공천권과 당무 결정권을 모두 행사한다면 여당은 말그대로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고민은 한층 깊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에서 함부로 공천을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당이 중심을 잡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보도에 앞서 태영호 의원은 내부 회의 음성을 내보내는 건 불법이 아니냐고 경고하면서 강력한 조치를 시사했습니다. 음해의 목적을 가진 악의성 제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한 이상, 꼭 해야하는 보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법적 문제는 없는지 철저히 검토했고, 공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제보 내용을 더 꼼꼼히 따졌습니다. 2주일에 걸쳐 취재하면서 확인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자료의 조작이나 왜곡을 막기 위해 음성에 함께 녹음된 잡음도 따로 편집하지 않는 등 내용 왜곡이 없도록 주의했습니다. 태 의원의 발언을 여러차례 반복해 들으면서 정확하게 활자로 옮겨내는 데 집중했고, 연속보도 내내 보도의 사실관계 대한 지적은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보도 내내 여권에선 태 의원의 허언과 개인적 일탈로 해당 사안을 축소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됐습니다. 프레임을 전환해 이번 사건과 대통령실의 관련성을 은폐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에 대응해 후속 기사에선 문제의 핵심이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의혹에 있다는 것을 되짚었습니다, 왜곡을 막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취재원 보호에 애썼습니다. 취재원이 갖게 될 위험을 따져보는 법률 검토부터 진행했습니다.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보도했지만 색출 작업은 생각보다 집요했습니다. 국회에선 제보자를 유추하는 글이 돌아다녔고, 일부 유튜버들은 특정 보좌진들은 유출자라며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정치인들이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제보자를 묻기도 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이 수사를 의뢰하면서 취재원에 대한 더 철저한 보호가 필요했고, 공익제보자 단체에 연락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취재, 보도 과정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에도 출품 예정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93회 전체 총평
제3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9개 부문에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2편이 나온 취재보도1부문은 정치인의 이해충돌 논란과 정부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을 최초 보도하면서 파급력이 컸던 특종 기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21편이 응모해 편수가 가장 많았으며,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 수작들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컸던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의 <선관위 채용된 사무총장·차장 자녀…선관위 “父영향 없다” 外> 보도는 민주주의 보루인 선관위의 채용비리 문제점을 단독 보도해 많은 언론사의 후속 보도를 이끌어내고 사무총장과 차장의 퇴진은 물론 선관위 전반의 개혁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았음에도 국정원 보안점검을 거부해오던 선관위가 해당 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보안점검을 받기로 입장을 바꾸는 등 공공기관의 사이버 보안 체계 개선을 끌어낸 점도 수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동일 부문 수상작인 조선일보의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보도는 지난 5월 가장 파급력이 컸던 기사로 손꼽혔다. 1년 전부터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가상화폐 보유 의혹을 인지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가상 자산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난이도 높은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보도로 고위공직자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11편이 출품됐고, 한국일보의 <무법지대 코인 리포트>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코인에 대한 내용을 복잡한 IT 기술부터 코인업계 생태계까지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비교적 쉽게 풀어 설명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코인 관련 기획기사는 많은 언론사에서 다뤘으나 국내 5대 거래소 상장폐지 코인 315개와 지난 2년여 코인 사기 판결 사건 180개를 전수 조사해 코인 사기사건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무엇이 코인 사기인지 정립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13편의 지역 밀착형 기사가 출품됐다. 수상작은 KBS창원의 <반세기만에 드러난 ‘미군 사격장’> 보도가 선정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산에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미군 전용 사격장’을 조성하기 위해 벌목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건강과 공공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소 까다로운 주한미군 관련 사안을 집요하게 취재해 공사 중단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라 자치단체에 사격장 조성 공사 내용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취재팀은 2011년 개정된 양해 사항을 꼼꼼히 확인, 국방부가 지방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사격장 이전과 관련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도록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출품됐고, 부산일보의 <제3자가 된 피해자-‘부산 돌려차기’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24일 <서면 한복판서 귀가하던 여성 무차별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후 1년간 피해자의 행적을 동행하며 그가 부딪혀야만 했던 제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외에도 취재진은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 피해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 수사기관 내부규정 및 준칙 등 현행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요목조목 짚어내는 등 피해자를 위한 ‘회복적 사법’으로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6편이 출품됐으며 수상작으로 KBS전주의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정부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에 항만 공사의 기초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이후 전국에 흩어진 항만 공사 현장을 취재해 국가 건설 사업을 거시적 관점에서 진단했다는 점에서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폭넓은 취재로 캐낸 복잡한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 처음부터 안전을 담보할 기초구조물에 대한 국가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밝혀내는 등 국가건설기준의 맹점을 잘 지적했으며, ‘한국형 설계기준’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