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4월 말, 회사 선배를 통해 갖게 된 자폐스팩트럼장애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스트로젠의 박성혁 부사장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장애 학교 학생이 장애 학교 내 특수 수영장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부조리한 상황에 처한 당사자를 찾아가 들은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김시혁 군은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14살 소년입니다. 시혁 군의 어머니인 권은정 씨는 아들의 유일한 특기이자 친구가 ‘수영’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시혁군이 10살이던 지난 2019년 대구 달서구에 있는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 ‘세명학교’에 시혁군을 입학시켰습니다. 세명학교는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수영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명학교 특수수영장은 가족 탈의실이 있고 특수아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지적장애인이 안전하게 수영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수영장은 세명학교 소유가 아닌 대구교육청의 것이었고, 수영장이 비장애아동 생존수영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특수학교 학생들은 이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설 수영장을 전전하며 시혁군을 연습시켰습니다. 사설 수영장도 시혁군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혁 군은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자녀를 키우는 다른 학부모의 도움으로 한 사설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마저도 센터의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저희가 시혁군을 처음 만난 장소도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시혁군은 센터에 사람이 없는 점심시간 1시간을 이용해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의 지난한 연습 끝에 시혁군은 올해 3월 장애인체전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시혁 군의 어머니인 권은정 씨는 김 군의 학교인 세명 특수학교 내 특수 수영장을 쓸 수 있도록 다시 학교에 요청했습니다. 세명학교 소속으로 전국체전에 나가게 됐으니 자격이 생겼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학교는 이번에도 시혁 군을 거부했습니다. 일반 학생들의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가득 차 사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일반 학생들의 생존수영 수업을 할 공간이 부족하자 세명학교 특수수영장마저도 일반 학생들이 차지하게 됐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특수 수영장이 있어도 정작 장애인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였습니다.
장애인은 일반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장애인은 더 큰 주의가 필요하고,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편견 때문에 웬만해선 장애인을 받지 않습니다. 권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습니다. 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어도, 학교 교장과 대면해도 달라지지 않자 장애수영선수 지원이 열악한 대구를 떠날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권 씨는 평소 알고 지낸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스트로젠 대표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아스트로젠은 조심스레 언론사 제보라는 방법을 권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세 건의 기사 중 두 건은 취재원이 요청으로 익명처리를 했으나 개선이 이뤄진 후 나온 마지막 보도는 동의를 구한 후 기사에 실명을 밝혔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제보자, 기관 관계자 등과 직접 소통하며 현장 취재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및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 없습니다.
시혁 군이 무사히 장애인 체전에 출전하게 됐다는 마지막 기사가 나온 후 대구KBS1 라디오 ‘아침의 광장’에서 ‘시혁 군의 이야기가 언론에 더 많이 소개돼 다른 장애아동의 가족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서 시혁 군 어머니의 연락처를 물어왔습니다. 권 씨는 7일 오전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 여전히 부족한 자폐성 장애인들을 위한 인프라에 대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월 1일 첫 보도 이후 대구시교육청 특수교육원은 개선을 위해 즉각 나섰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다음 날인 2일 교육청은 권 씨와 세명학교 교장 등 이해관계자와 면담을 가졌고 비장애아동의 생존수영이 끝나는 6월 이후부터 장애아동을 중심으로 수영장을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또 세명학교 선수 육성을 위한 지원 역시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지난 4년 간 바뀌지 않았던 일이 기사 하나로 해결됐습니다. 마냥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왜 진작에 이 분들을 만나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도 들었고 교육청의 태도 역시 무책임해 보였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곳곳에서 응원의 손길이 전해졌습니다. 대구장애인수영연맹은 시혁 군에게 두류수영장 선수용 레인을 쓸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자폐성 장애를 비롯한 지적장애 수영선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문 코치를 소개했습니다.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 내에 있는 두류수영장은 수영 선수가 실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영풀을 갖추고 있습니다. 길이 50m, 폭 25m의 8개 레인으로 조성되어 있고 이 중 3개는 장애인수영연맹이 전담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맹은 김 군이 학교 특수 수영장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두류수영장 측에 양해를 구해 훈련 장소를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에 50m 레인이 있는 곳은 두류수영장을 포함해 2곳뿐입니다. 시혁 군에게는 엄청난 기회이자 행운이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특수 수영장을 지어놓고도 장애 학생은 배제하는 부조리한 행정을 고발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언론의 모습을 보였다고 자평합니다. 사내 독자위원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습니다. 하청호 위원은 “대구 세명학교에 있는 특수 수영장을 장애학생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발성 기사에 매우 공감했다”며 “행정 당국의 부적절한 처사에 대한 보도는 신문의 사회감시 역할을 충실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기사 한 편이 누군가의 삶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보도로 느꼈습니다. 기사를 접한 세명학교 학부모님들은 상황이 개선된다는 소식에 ‘드디어 수영장을 쓸 수 있는 것이냐’며 반가움에 겨워 눈물을 흘리셨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자폐성 장애 아동은 스스로 어떤 것을 좋아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므로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명학교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어 시도조차 해볼 수 없어 방황하던 장애아동 가족들이 보도 이후 힘을 얻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매일신문은 대회가 끝난 후 김 군을 다시 만나 독자들에게 근황을 전했습니다. 시혁 군은 지난달 울산에서 치러진 제17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대회 레이스를 완주했습니다. 기록은 전국 꼴찌였지만 잊을 수 없는 레이스였습니다.
김 군의 어머니 권 씨는 "시혁이 같은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이 아이와 운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개척하며 살아야 한다"며 "이 기사로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보는 시선을 넘어 발달장애인과 그 양육자의 애끓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매일신문은 앞으로도 ‘또다른 시혁군’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3회 전체 총평
제3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9개 부문에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2편이 나온 취재보도1부문은 정치인의 이해충돌 논란과 정부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을 최초 보도하면서 파급력이 컸던 특종 기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21편이 응모해 편수가 가장 많았으며,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 수작들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컸던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의 <선관위 채용된 사무총장·차장 자녀…선관위 “父영향 없다” 外> 보도는 민주주의 보루인 선관위의 채용비리 문제점을 단독 보도해 많은 언론사의 후속 보도를 이끌어내고 사무총장과 차장의 퇴진은 물론 선관위 전반의 개혁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았음에도 국정원 보안점검을 거부해오던 선관위가 해당 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보안점검을 받기로 입장을 바꾸는 등 공공기관의 사이버 보안 체계 개선을 끌어낸 점도 수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동일 부문 수상작인 조선일보의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보도는 지난 5월 가장 파급력이 컸던 기사로 손꼽혔다. 1년 전부터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가상화폐 보유 의혹을 인지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가상 자산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난이도 높은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보도로 고위공직자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11편이 출품됐고, 한국일보의 <무법지대 코인 리포트>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코인에 대한 내용을 복잡한 IT 기술부터 코인업계 생태계까지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비교적 쉽게 풀어 설명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코인 관련 기획기사는 많은 언론사에서 다뤘으나 국내 5대 거래소 상장폐지 코인 315개와 지난 2년여 코인 사기 판결 사건 180개를 전수 조사해 코인 사기사건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무엇이 코인 사기인지 정립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13편의 지역 밀착형 기사가 출품됐다. 수상작은 KBS창원의 <반세기만에 드러난 ‘미군 사격장’> 보도가 선정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산에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미군 전용 사격장’을 조성하기 위해 벌목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건강과 공공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소 까다로운 주한미군 관련 사안을 집요하게 취재해 공사 중단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라 자치단체에 사격장 조성 공사 내용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취재팀은 2011년 개정된 양해 사항을 꼼꼼히 확인, 국방부가 지방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사격장 이전과 관련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도록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출품됐고, 부산일보의 <제3자가 된 피해자-‘부산 돌려차기’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24일 <서면 한복판서 귀가하던 여성 무차별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후 1년간 피해자의 행적을 동행하며 그가 부딪혀야만 했던 제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외에도 취재진은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 피해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 수사기관 내부규정 및 준칙 등 현행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요목조목 짚어내는 등 피해자를 위한 ‘회복적 사법’으로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6편이 출품됐으며 수상작으로 KBS전주의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정부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에 항만 공사의 기초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이후 전국에 흩어진 항만 공사 현장을 취재해 국가 건설 사업을 거시적 관점에서 진단했다는 점에서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폭넓은 취재로 캐낸 복잡한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 처음부터 안전을 담보할 기초구조물에 대한 국가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밝혀내는 등 국가건설기준의 맹점을 잘 지적했으며, ‘한국형 설계기준’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