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세계일보는 편집국 회의에 매일 보고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서 ‘외로움’이란 화두에 주목했습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시공간의 장애를 없애며 만인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고독한 대중과 그들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사회 체제의 기능 장애로 만들어진 ‘외로움-초연결시대의 역설’이 우리가 포착한 한국 사회 현실입니다. 이에 세계일보는 단편적 보도의 한계를 넘어서는 연속 기획 보도 ‘2023 대한민국 孤 리포트’로 외로움 속에 방치된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제도적 치유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편집국 의제로 설정한 만큼 이번 연속 보도는 외로운 대중이 겪는 사회적 징후와 병폐를 각 부서가 협업해서 고독사, 디지털 고립, 은둔중년·청년·주부고독 등에 초점 맞춰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특별취재팀을 구성해서 1부 ‘아무도 모르는 죽음, 고독사’, 2부 ‘초연결사회의 역설, 단절’, ‘3부 ‘고령사회 시한폭탄, 8050리스크’, 4부 ‘사회전체로 퍼지는 고독고립’, 그리고 5부 ‘무엇을 할 것인가’로 이어지는 연속 기획을 2023년 3월 20일부터 5월 17일까지 15회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시리즈를 여는 고독사 편에선 개인의 삶의 현장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유추해보기 위해 전문업체 협력 하에 취재기자가 고독사 현장을 직접 수회에 걸쳐 정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고서 등에서 파악할 수 없는 현장의 비애를 독자에게 전달했습니다. 고독사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주변 인물 보도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 열 명 중 한명이 고독사 고위험군이라는 유의미한 통계를 첫 보도했습니다.
2부 단절 편에선 ‘좋아요’에 웃고 울며 열린 공간에 갇힌 현대인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사회 현상을 보도해서 사회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를 우선 노출시키며 외로움의 깊이를 더하는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고독이 심각한 사회 병폐로 확인됐습니다. 또 배달 라이더 중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확인했고 웹툰작가 등 혼자 근무하는 프리랜서의 외로움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3부 8050리스크 편에선 어느새 장년층이 된 50대 은둔 캥거루족과 이를 돌보는 80대 부모의 고통을 보도했습니다. 80년대부터 사회문제가 된 고립·은둔 청년은 이제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로 더욱 깊은 고독 상태에 빠졌는데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중년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관심을 가진 은둔형 외톨이는 청소년들과 청년층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고립·은둔층은 비단 입시 경쟁에서 낙오한 초중고교생과 취업난 등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 얘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사회 중간 허리층이라는 자신들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가장으로서,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다양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중년 외톨이들은 그 고통을 생생하게 취재진에게 전했습니다.
4부 ‘사회전체로 퍼지는 고독, 고립’편에선 학교, 학원, 집을 도는 쳇바퀴 속에서 외로움에 익숙해져가는 아이들과 경제 자립 실패 등으로 고립감이 심화된 청년층, 그리고 끝없는 육아, 가사 노동이 빚어낸 고립감에 고통 받는 주부층 위기를 보도했습니다.
5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선 일본 특파원 등도 참여해서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선임할 정도로 고독 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영국과 일본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에 협력한 전문가, 당국자 등은 실명보도로 기사의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다만 기획 성격상 신상 공개를 부담스러워하는 일반인 사례에선 불가피하게 익명, 또는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모든 취재 기자들이 기본적인 바이라인, 데이트라인 취재 원칙을 준수했습니다. 이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국 사회 각계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다양한 현상에 대한 선행보도는 다수 존재합니다. 다만 세계일보의 이번 연속 보도는 외로움과 단절이 만연한 초연결사회의 역설이라는 문제의식에 입각한 첫 입체적 보도였다고 자평합니다. 또 고인과 마지막까지 함께 한 사회복지사, 주검을 직접 마주하는 경찰, 고독사한 집을 둘러싼 분쟁 등 고독사한 개인을 넘어 그 주변에 대한 내용까지 보도한 건 본지가 처음이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본보 보도 후 정부는 지난달 18일 “우리나라의 고독사 위험군은 약 153만명으로 추정된다”며 1차 예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앙과 지역에 각각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지정 설치하고 고독사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는 게 핵심입니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연재 기사 중 일본과 영국 등 해외 고독사 정책 사례의 경우 이번 기본계획에 일부 참고·반영하기도 했다”며 “세계일보 ‘고 리포트’가 우리 사회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은 4부 ‘사회전체로 퍼지는 고독, 고립’에 대해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단절과 고독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다”며 “어두운 터널을 갓 지난 지금이 치료의 적기다. 늦어지면 사회적 비용 등 치러야 할 대가가 더욱 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단절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종교단체, 지역 사회 등과 ‘연결’됐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에 대한 얘기를 더 담아달라”고 추가 시리즈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2023 대한민국 孤 리포트’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초연결 시대의 외로운 개인’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편집국이 총력을 기울여 입체적으로, 다면적으로 보도한 기획입니다. 사내에선 논설위원실이 관련 사설 게재로 적극적인 지지를 해줬으며 심의위원실은 시의적절한 기획이라고 수차례 평가했습니다. 기자들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소속사는 이를 확인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3회 전체 총평
제3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9개 부문에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2편이 나온 취재보도1부문은 정치인의 이해충돌 논란과 정부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을 최초 보도하면서 파급력이 컸던 특종 기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21편이 응모해 편수가 가장 많았으며,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 수작들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컸던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의 <선관위 채용된 사무총장·차장 자녀…선관위 “父영향 없다” 外> 보도는 민주주의 보루인 선관위의 채용비리 문제점을 단독 보도해 많은 언론사의 후속 보도를 이끌어내고 사무총장과 차장의 퇴진은 물론 선관위 전반의 개혁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았음에도 국정원 보안점검을 거부해오던 선관위가 해당 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보안점검을 받기로 입장을 바꾸는 등 공공기관의 사이버 보안 체계 개선을 끌어낸 점도 수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동일 부문 수상작인 조선일보의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보도는 지난 5월 가장 파급력이 컸던 기사로 손꼽혔다. 1년 전부터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가상화폐 보유 의혹을 인지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가상 자산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난이도 높은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보도로 고위공직자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11편이 출품됐고, 한국일보의 <무법지대 코인 리포트>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코인에 대한 내용을 복잡한 IT 기술부터 코인업계 생태계까지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비교적 쉽게 풀어 설명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코인 관련 기획기사는 많은 언론사에서 다뤘으나 국내 5대 거래소 상장폐지 코인 315개와 지난 2년여 코인 사기 판결 사건 180개를 전수 조사해 코인 사기사건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무엇이 코인 사기인지 정립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13편의 지역 밀착형 기사가 출품됐다. 수상작은 KBS창원의 <반세기만에 드러난 ‘미군 사격장’> 보도가 선정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산에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미군 전용 사격장’을 조성하기 위해 벌목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건강과 공공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소 까다로운 주한미군 관련 사안을 집요하게 취재해 공사 중단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라 자치단체에 사격장 조성 공사 내용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취재팀은 2011년 개정된 양해 사항을 꼼꼼히 확인, 국방부가 지방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사격장 이전과 관련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도록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출품됐고, 부산일보의 <제3자가 된 피해자-‘부산 돌려차기’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24일 <서면 한복판서 귀가하던 여성 무차별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후 1년간 피해자의 행적을 동행하며 그가 부딪혀야만 했던 제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외에도 취재진은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 피해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 수사기관 내부규정 및 준칙 등 현행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요목조목 짚어내는 등 피해자를 위한 ‘회복적 사법’으로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6편이 출품됐으며 수상작으로 KBS전주의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정부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에 항만 공사의 기초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이후 전국에 흩어진 항만 공사 현장을 취재해 국가 건설 사업을 거시적 관점에서 진단했다는 점에서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폭넓은 취재로 캐낸 복잡한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 처음부터 안전을 담보할 기초구조물에 대한 국가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밝혀내는 등 국가건설기준의 맹점을 잘 지적했으며, ‘한국형 설계기준’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