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성관계'가 아닌 '성착취'…성비위 공론화의 시작
'순경이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혐의로 입건됐다' 첫 발생 기사는 MBC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에 대해서만 다뤘고, 이와 관련한 후속 기사는 없었습니다. 타사는 잠잠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이미 취재를 시작했던 저희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가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핵심은 '성착취'였습니다. 피해자는 중학생 1학년, 피의자는 현직 경찰관. 타사의 첫 보도 뒤 이튿날 '현직 순경이 미성년자를 성착취한 사건'으로 방향을 재설정했습니다.
순경에게 당한 여중생이 한 명이 아니었다는 점도 단독 보도했습니다. 순경 계급을 달고 난 뒤부터 확인된 피해자만 5명. 모두 16살 미만 미성년자들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해당 순경이 경찰을 준비하기 수년 전부터 미성년자를 상대로 유사 성매매 등을 벌인 정황 역시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발생 기사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자가 어떻게 경찰관이 됐는지. 수개월에 걸친 채용 절차와 신임 순경 교육과정에서 거를 수 있는 장치는 없는지 역시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실태도 연이어 기사화했습니다. 그러자 잠잠했던 타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경찰 성비위 문제는 공론화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사흘 간의 탐문 취재’…범죄의 재구성
순경이 자수한 건 5월 4일. 그리고 경기북부경찰청은 16일에 첫 소환했습니다. KBS는 첫 경찰 출석 전 12일간의 행적에 주목했습니다. 현직 경찰관으로 분명히 증거 인멸 시도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흘간 피의자가 주로 출몰한 지역으로 출근했습니다. 발로 뛰며, 탐문 취재를 불사했습니다. 그렇게 순경이 자수한 뒤에도 피해 여중생을 만났다는 사실과 pc방 안에서 ‘필담’을 나누며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 한 CCTV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이 CCTV를 근거로 10여 일간 피의자에게 시간을 준 북부경찰청의 수사 문제점도 함께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북부경찰청은 안일한 수사였음을 인정했습니다.
'자극적인 기사' 보단 '구조적 문제'에 집중
순경은 어린 미성년자들만 노렸습니다. 그들에게 돈을 주고 유사 성매매와 성매매 등 성범죄를 저지른 뒤에는 담배 등을 사주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여중생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면, 어김없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증거 등이 남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를 따로 사주는 등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피해자들에게 받은 성취물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태블릿 등에 나눠 보관했습니다. 다각도로 발로 뛰며 취재해 알아낸 사실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 점, 보도 이후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점에서 사건 자체를 '자극화' 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오히려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문제를 ‘환기’ ‘공론화’하고, 제도의 미비는 없는지 '구조적' 문제를 따지는 데 집중했습니다.
먼저 최근 5년간 문제의 순경처럼 정식 임용 전 시보 신분에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을 종합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정식 임용이 된 이후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실태도 함께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연속보도를 이어가는 시점에서 또 다른 서울경찰청 소속 현직 간부가 성 비위 문제로 대기 발령된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문제를 꼬집는 기사를 연일 이어갔고, 그제서야 타사에서도 현직 경찰관들의 각종 성 비위를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현행 신임 경찰 채용 단계에서 예비 경찰관의 성인지 감수성을 측정하고,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시스템은 없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순경 공채 시험과 이후 경찰학교에서 진행하는 인성 검사는 무늬만 검사일 뿐 졸업 뒤 폐기되는 단순 참고 자료인 점도 환기시켰습니다. 아울러 일주일에 한 번꼴로 터지는 경찰관 성 비위 사건에 대해 경찰청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순경 성착취’ 관련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다만, 사건 관련 발생 기사로는 현직 순경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로 입건됐다는 MBC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합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는 주장을 담는 정도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현직 경찰관 미성년자 성착취’의 KBS 기사를 시작으로 각종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문제가 터져나왔습니다. 해당 사건을 포함해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 기사는 지상파 3사, 종편, 10대 일간지, 통신사 등 대부분 언론사가 보도했습니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권에서도 현직 경찰관들의 성비위를 앞다퉈 집중 보도한 바 있습니다. MBC 역시 KBS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 이튿날 제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KBS 집중 보도 뒤 나온 윤희근 청장의 '특별 경보' 발령에 이어 경찰청이 발표한 ‘순경 채용 절차 강화’와 '성 비위 대책' 역시 모든 언론사가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앞으로 성인지 감수성 평가하겠다"…구체적인 개선 이끌어
"성 비위 같은 고 비난성 의무 위반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KBS의 첫 보도가 나가고 닷새 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만 전 경찰관에게 특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윤 청장은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전국 시도경찰청장을 소집한 윤 청장은 대책 회의에서 KBS가 지적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경찰청은 앞으로 추후 있을 경찰 공채 채용 시 입직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채용과 신임 경찰 교육 시 성인지 감수성을 평가해 부적격자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토록 한 겁니다. 또, 현장 경찰관들의 성 비위를 막기 위해 지휘관과 중간관리자가 부하 직원의 기본업무를 상시 점검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긴급현장 점검과 조직문화진단도 함께 지시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첫 단독 발생은 타사에서 시작했지만, 해당 기사보다 훨씬 깊이 있는 심층 취재로 경찰 성 비위 문제를 공론화시켰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발로 뛰며 경찰도 얻지 못한 CCTV를 확보해, 경찰 수사의 안일한 태도 등 다각도로 사건을 다룬 점에서 짜임새 있는 연속 기사였다는 호평도 받았습니다. 언론 윤리강령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3회 전체 총평
제3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9개 부문에 71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2편이 나온 취재보도1부문은 정치인의 이해충돌 논란과 정부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을 최초 보도하면서 파급력이 컸던 특종 기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21편이 응모해 편수가 가장 많았으며,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 수작들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컸던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의 <선관위 채용된 사무총장·차장 자녀…선관위 “父영향 없다” 外> 보도는 민주주의 보루인 선관위의 채용비리 문제점을 단독 보도해 많은 언론사의 후속 보도를 이끌어내고 사무총장과 차장의 퇴진은 물론 선관위 전반의 개혁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았음에도 국정원 보안점검을 거부해오던 선관위가 해당 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보안점검을 받기로 입장을 바꾸는 등 공공기관의 사이버 보안 체계 개선을 끌어낸 점도 수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동일 부문 수상작인 조선일보의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보도는 지난 5월 가장 파급력이 컸던 기사로 손꼽혔다. 1년 전부터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가상화폐 보유 의혹을 인지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가상 자산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난이도 높은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보도로 고위공직자의 가상화폐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11편이 출품됐고, 한국일보의 <무법지대 코인 리포트>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코인에 대한 내용을 복잡한 IT 기술부터 코인업계 생태계까지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비교적 쉽게 풀어 설명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코인 관련 기획기사는 많은 언론사에서 다뤘으나 국내 5대 거래소 상장폐지 코인 315개와 지난 2년여 코인 사기 판결 사건 180개를 전수 조사해 코인 사기사건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무엇이 코인 사기인지 정립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13편의 지역 밀착형 기사가 출품됐다. 수상작은 KBS창원의 <반세기만에 드러난 ‘미군 사격장’> 보도가 선정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산에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미군 전용 사격장’을 조성하기 위해 벌목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건강과 공공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소 까다로운 주한미군 관련 사안을 집요하게 취재해 공사 중단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라 자치단체에 사격장 조성 공사 내용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취재팀은 2011년 개정된 양해 사항을 꼼꼼히 확인, 국방부가 지방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사격장 이전과 관련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도록 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출품됐고, 부산일보의 <제3자가 된 피해자-‘부산 돌려차기’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24일 <서면 한복판서 귀가하던 여성 무차별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후 1년간 피해자의 행적을 동행하며 그가 부딪혀야만 했던 제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외에도 취재진은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 피해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 수사기관 내부규정 및 준칙 등 현행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요목조목 짚어내는 등 피해자를 위한 ‘회복적 사법’으로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6편이 출품됐으며 수상작으로 KBS전주의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보도가 선정됐다. 정부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에 항만 공사의 기초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이후 전국에 흩어진 항만 공사 현장을 취재해 국가 건설 사업을 거시적 관점에서 진단했다는 점에서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폭넓은 취재로 캐낸 복잡한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 처음부터 안전을 담보할 기초구조물에 대한 국가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밝혀내는 등 국가건설기준의 맹점을 잘 지적했으며, ‘한국형 설계기준’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