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것으로 여기는 성과 본,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실존하지만, 존재를 부정당한 채 살아가는 ‘무적자(無籍者)’입니다. 사회적 약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조차 받지 못하는 도시의 최약자가 바로 그들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제도적 지원은커녕 단 한 번도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SBS 정책사회부 기자들은 제도권의 외면을 넘어 제도권에 속하지도 못하는 이들이 소수가 아닌 다수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정부의 공식 집계도 없고, 학계의 연구조차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기자의 사명감을 가지고 취재에 착수 했습니다. 광범위한 취재 끝에 무적자 356명을 찾아내 이들의 삶의 흔적과 무적자가 된 경위를 깊이 있게 취재했습니다.
공적인 기록이 없는 무적자들 특성상 이들 명단을 확인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이들은 제도권 밖에서 오랜 기간 살다보니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극도로 두려워했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들을 상대로 취재진은 설득 작업을 거듭 진행한 이유였습니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찾아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적자는 자신의 삶을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장 취재를 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게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 무적자들을 상대로 기억의 단편을 찾아내 이를 구체화시켰습니다. ‘기록이 없는 존재’ 무적자를 기록하기 위해 끈질기게 취재한 결과입니다. 무적자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사실을 취재진은 찾아냈고, 차근차근 확인해 무적자의 삶, 나아가 무적자로 내몰린 경위와 공통점도 파악해 깊이 있게 보도했습니다. 깊은 문제의식과 집요한 취재가 없었다면 이번 보도는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70년 가까이를 무적자로 살아간 사람부터,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어릴때부터 생존 투쟁을 하다 염전 노예 생활까지 한 무적자까지 수십 명을 인터뷰하고 광범위한 취재를 했습니다. 무적자들은 공통적으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최저임금에서도 제외된 채 살아갔습니다. 병원조차 갈 수 없었고, 통장도 만들지 못해 주머니에만 돈을 보관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긴 세월을 제도권 밖에서 지내다보니 법과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제도권 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급기야 국가에 대한 개념도 필요성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노숙인의 삶을 익숙해했고, “신분증이 없으면 노숙인 사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며 도시의 최약자로 지냈습니다.
제도권 진입을 위해 필요한 신분증을 만드는 과정 즉, 창성창본-가족관계 창설 과정 역시 무적자들이 스스로 하기엔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기록이 없는 이들이 무적자인데 ‘공적 기록으로 자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홀로 입증한다는 것, 평생 혼자 지낸 무적자들에게 인우보증자를 찾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소구력 있게 보도했습니다.
단순히 무적자의 삶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적자가 된 경위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기 위해 소실된 기록까지 찾아냈고, 자신에 대한 기억마저 희미한 무적자들을 상대로 수차례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을 조각조각 맞춰가며 광범위한 현장 취재를 병행했습니다. 그 결과 무적자들 다수에게서 장애, 가족해체, 보육시설에서의 가혹행위 등을 겪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나아가 사회의 무관심이 이들을 무적자로 내몰았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특히 무적자 4명은 형사처벌 전력이 있었는데, 이 중 한 사람은 4차례 처벌을 받았지만 무적자 신분엔 변함없었습니다. 무적자 스스로도 기억 못하는 과거 형사기록을 어렵게 찾아내 사실 관계를 파악했습니다. 그 결과 한 번도 수사기관, 사법기관, 교정당국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제도’로 처벌한 뒤, 다시 ‘제도권 밖’으로 내몰았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제도권 진입 이후의 무적자 삶도 추적했습니다. 어려운 창성창본 과정을 거쳐 정식 시민이 된 이후에 과연 이들이 제도권에 정착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356명 가운데 무적자 신분을 벗어난 뒤 자립한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쪽방촌 또는 보호시설에 거주하거나 행적불명 상태였습니다. 보다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취재진은 자립하겠다며 시설을 떠난 이들을 장시간 추적했습니다.
보호시설조차 이들의 행적을 파악하지 못했었는데, 취재진은 흔적을 하나하나 쫓아갔습니다. 막혀도 포기하지 않고 광범위한 탐문 취재 끝에 이들이 결국 노숙인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낯선 제도권에서 정착하지 못하는 무적자의 삶을 선언적 감성적 내용이 아닌 팩트를 바탕으로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무적자의 마지막도 취재했습니다. 무적자로 태어나서 자라고 떠나는 삶의 궤적 전반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록도, 지인도 없는 이들의 죽음을 취재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찾아내고 시설을 쫓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무적자 가운데 숨진 57명 대부분이 무연고 장례였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평생을 홀로 살아가며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던 무적자들은 죽음마저 기억해 주는 이들이 없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전달했습니다. 한번 무적자는 영원히 무적자라는 비극적 현실을 실증적으로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태생부터 무적자였던 이들과 다르게 인위적으로 성과 이름, 즉 ‘적(籍)’이 삭제된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들을 파악하기 위해 취재를 확장했습니다. 각종 시설을 수소문하고 탐문한 끝에 31명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이들을 찾아내는 것도 어려웠고, 이야기를 듣는 건 더 어려웠습니다. 31명이 살아도 죽은 채로 지냈던 건 실종선고(9명) 사망신고(22명) 때문이었는데, 그 중심엔 가족해체, 즉 가족과의 단절이 있었습니다. 이들 전부는 신분이 회복된 이후에도 가족과 연락은 닿지 않고 자립하지 못한 채 시설 또는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번 보도는 처음과 끝까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적자를 찾아내는 것도, 인터뷰를 하는 것도, 증언을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모두 고된 일이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기억마저 희미한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고, 학계의 연구도 해당 분야 전문가도 없는 상태에서 조약돌을 쌓아가는 심정으로 취재해나갔습니다.
권리에 대한 인지 즉 권리 의식, 제도권에 대한 기대, 국가에 대한 분노도 없는 이들이 무적자입니다. 이들을 찾아내서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또 앞으로 무적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취재진은 고군분투했습니다. 생년월일, 태어난 곳, 이런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도 통상의 취재보다 10배 20배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기록이 없는 자들을 위해 기록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취재했습니다. 지금껏 국가는 물론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무적자들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난관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사회적 약자, 정확히 말하면 우리 시대의 최약자를 보호한다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가장 충실하게 해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취재는 없겠지만, 이번 취재는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가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보도했고, 표면적 현상 전달에 그치지 않고 본질에 접근했습니다. 오랜 전통과 경험이 축적된 레거시 미디어의 존재 가치와 저력, 기자로서 사명감을 보여줬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해당 사항 없습니다. 수십명의 무적자들 및 관련자들을 인터뷰했고, 그 과정에서 보도에 동의한 이들만 방송으로 내보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편적으로 무적자가 발견됐다는 보도만 있었습니다. 무적자의 현황, 발생 경위, 공통점, 제도권 진입 이후의 삶 등 무적자를 상세하게 다룬 보도는 지금까지 없었고 이번이 처음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제작성 몰입도를 높게 만들었고, 별도의 디지털 콘텐츠도 제작해 공론화를 시켰습니다. 절대 다수의 시민들은 우리 사회에 무적자가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는데, 이번 보도로 무적자의 존재를 알게 됐고, 정부 기관에서조차 연락이 왔습니다. 무적자 현황 파악에 협조한 서울시는 SBS 보도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전면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실태 조사를 기반으로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 중앙 정부에 개선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에 따라 취재 및 보도를 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6회 전체 총평
제40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8편이 출품돼 총 3편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출품작과 수상작 모두 평소보다는 적어서 아쉬웠다는 평가이다.
먼저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시사IN의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추 계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양이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해당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팩트를 발굴해 기사를 썼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이 발표 내용을 검증할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기밀 사안이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기자가 발품과 손품을 팔아 텍사스 주정부의 자료를 직접 입수해 엑트지오가 4년간 세금을 체납하고 법인 자격이 정지된 상태라는 근거를 찾아 기사를 썼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었다.
다음으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8기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진부할 수 있는 사채 피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경찰 등 157명을 인터뷰하는 등 발로 뛰는 취재를 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기사로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광고하는 정식 대부업체가 사채업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새 휴대전화 번호 62개를 개통하고 불법성을 일일이 검증하는 등 일종의 잠입 취재를 한 점도 높이 평가 받았다. 단순히 신문 기사에 그치지 않고 불법 사채 문제의 심각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미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점도 흥미로웠다는 평가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였던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는 시점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기사를 작성했고 일반인이 잘 몰랐던 여성광부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다른 보도에 비해 독창성이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여성광부들은 보통 막장에서 갓 올라온 석탄을 상품성이 있는 정탄과 가치가 없는 폐석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는 선탄부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막장에서 사고로 남편을 잃은 광부의 부인들로 생존을 위해 광부 엄마들이 남편을 잃은 탄광에 스스로 들어간 현실, 그리고 여성을 터부시하는 탄광에서 열악한 노동과 불합리한 대우를 묵묵히 견딘 사실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여성광부와 탄광촌 여성의 삶을 잘 조명했고 기사의 서사 또한 훌륭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