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작은 단서로 시작했습니다.
국내 기간 통신망 사업자인 KT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오랜 기간 비밀리에 상당히 진행됐다는 얘기를 건네 듣게 됐습니다. 그 누구도 나서서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었고, 그 이상의 단서를 아는 사람도 쉽게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 달 간의 수소문 끝에 KT 해킹 관련 피해 업체 대표를 접촉해 여러 차례 설득했습니다. 피해 업체 관계자들의 인터뷰에 성공한 뒤에는 수사 기관의 관계자를 찾아 사실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단순한 주장에 불과하지 않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해당 의혹 수사 과정에서 해킹 관련해 참여했던 정보보안 업체 관계자와 관련 협회 관계자, 그리고 보안 전문가 등을 찾아서 취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KT의 고객 해킹 의혹 최초 보도
KT가 웹하드를 이용하는 자사 고객 수십만 명을 상대로 악성코드 공격을 하는 등 해킹을 한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JTBC의 취재가 시작되자, KT는 악성 그리드 서비스를 제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악성코드를 심어서 피해를 준 대상은 다름 아닌 KT 고객 수십만 명(최소 60만 명 추정)이었습니다. KT 주장대로 그리드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면 공공기관에 조치를 요구하거나 해당 업체들에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만 KT는 고객 몰래 악성코드를 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KT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해명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KT 해킹은 의혹 수준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수사가 4년 넘게 이어졌던 사안이었습니다. 경찰이 해킹 장소였던 KT 데이터 센터(분당 IDC센터), KT 본사 등 두 번의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수사 진척도 있었지만 이는 오랜 기간 드러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 업체는 2년 전, 해킹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KT로부터 맞고소를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대기업을 상대한다는 부담감에 피해 업체조차 이를 외부로 알리지 않았고, 수사 기관 역시 대기업이 강하게 반발한다는 이유로 검찰로 이를 송치하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의혹보도 조차 되지 않은 사안을 취재 끝에 국내 최초로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보도 전까지 4년 넘는 시간동안 사안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고, 결국 해당 피해 업체는 사실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격정지 가능한 위중한 사안’해킹 수법 파악해 보도
왜 KT가 중소기업을 노려 해킹을 시도했는지, 이 과정에서 어떤 수법이 사용됐는지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쉽고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KT는 해킹 공격을 위해 통신 데이터인 패킷을 변조하고 통신 감청 행위를 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통신 감청은 혐의가 입증되면 5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될 정도로 위중한 혐의입니다. 특히 당시 피해 업체의 백신 다운로드 수 등으로 추산해 KT가 이렇게 악성 코드 공격을 한 대상은 하루 평균 2만 명, 한 달이면 최소 60만 명에 달했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KT뿐 아니라 과기부의 무책임한 태도 비판
KT가 고객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통신 데이터 변조와 감청이 이뤄졌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망 사업자는 데이터를 모두 관장하는 만큼 이를 악용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 누구보다는 정보에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이뤄지고도 4년 넘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마나 의혹이 드러날 수 있었던 건, 피해 업체의 끈질긴 노력에 더해 경찰 수사관의 4년 넘는 수사 끝에 그나마 이정도 혐의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모두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취재를 통해 의혹이 밝혀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 의혹은 세상에 드러나지 조차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보도는 KT의 해킹 의혹을 보도해 이를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 통신사를 관리 감독하는 책임이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도 시야를 넓혔습니다.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과기부는 JTBC 질의에 해당 사안은 지난해에 알았지만 수사 사안인 만큼 조치를 한 바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사권을 가진 과기부가 이처럼 수사 상황만을 지켜보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4년 이란 시간은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현재 다른 통신사들에게 이런 통신 변조와 감청 기록은 없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익명 인터뷰 최소화
익명 인터뷰는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주요 관계자인 해킹 피해업체(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들만 익명 취재원으로 보도했습니다. 일단 당사자가 실명 인터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익명 인터뷰 내용을 다른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익명 보도 처리 후에도 보도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밖에 제보자와는 보도 이전에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던 만큼 특별한 이해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또 직접 취재와 현장 취재를 한 명의 기자가 중심이 돼서 한 만큼 일치합니다. 현장 취재 기자는 이를 팀장과 계속해서 보고하고 이에 대한 취재 방향을 논의하면서 기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KT 내부에서조차 보도 후 성명 발표
해당 사건은 피해업체가 있고, 경찰이 압수수색을 두 차례 진행하는 등 4년 간 수사가 이뤄진 후 검찰로 송치됐지만 어떤 의혹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선행 보도조차 없었습니다. JTBC가 지난 6월 20일과 24일 연속으로 최초 보도한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서 먼저 이같은 의혹에 대한 글들이 쏟아졌고, 일부 매체에서 이를 추종보도 했습니다. KT 내부에서조차 이런 의혹에 대해 수사를 기다리지 말고, 자체적으로 감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자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관심 속에서 유튜브에서는 해당 기사의 조회수가 100만 회를 넘기도 했습니다.
정체됐던 수사에 다시 탄력
보도 이후 가장 큰 수확은 개인들의 정보 보안 문제의식을 강화한 것 뿐 아니라, 무엇보다 정체됐던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경기남부청은 이를 지난해 말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송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2024년 5월, 검찰은 보완 수사를 요구한 상황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기사가 보도된 이후 다시 수사에 속도를 내며 고소와 피고소인들에게 소환 통보를 하며 다시금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통해 진실에 한 차원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해당 보도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속으로 진실을 보도하겠습니다.
해당 기사는 우리나라의 기간 통신망 사업자인 KT가 자사 고객을 상대로 망 이용료 등의 우위 등을 이유로 해킹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의미 있는 사건입니다. 후속 취재를 통해서 이 같은 의혹 규명 뿐 아니라, 또 어떻게 오랜 기간 비밀리에 제대로 보도 되지 조차 않았는지 계속 추적보도 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해당 기사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언론인의 윤리강령기준 준수 의무를 다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406회 전체 총평
제40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8편이 출품돼 총 3편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출품작과 수상작 모두 평소보다는 적어서 아쉬웠다는 평가이다.
먼저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시사IN의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추 계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양이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해당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팩트를 발굴해 기사를 썼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이 발표 내용을 검증할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기밀 사안이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기자가 발품과 손품을 팔아 텍사스 주정부의 자료를 직접 입수해 엑트지오가 4년간 세금을 체납하고 법인 자격이 정지된 상태라는 근거를 찾아 기사를 썼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었다.
다음으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8기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진부할 수 있는 사채 피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경찰 등 157명을 인터뷰하는 등 발로 뛰는 취재를 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기사로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광고하는 정식 대부업체가 사채업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새 휴대전화 번호 62개를 개통하고 불법성을 일일이 검증하는 등 일종의 잠입 취재를 한 점도 높이 평가 받았다. 단순히 신문 기사에 그치지 않고 불법 사채 문제의 심각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미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점도 흥미로웠다는 평가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였던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는 시점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기사를 작성했고 일반인이 잘 몰랐던 여성광부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다른 보도에 비해 독창성이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여성광부들은 보통 막장에서 갓 올라온 석탄을 상품성이 있는 정탄과 가치가 없는 폐석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는 선탄부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막장에서 사고로 남편을 잃은 광부의 부인들로 생존을 위해 광부 엄마들이 남편을 잃은 탄광에 스스로 들어간 현실, 그리고 여성을 터부시하는 탄광에서 열악한 노동과 불합리한 대우를 묵묵히 견딘 사실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여성광부와 탄광촌 여성의 삶을 잘 조명했고 기사의 서사 또한 훌륭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