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획은 한 제보자의 '태봉마을이라는 5·18 피해 지역이 있다더라'는 한 마디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본보에 5·18 당시 계엄군의 탄압과 이간질로 사이좋던 주민들이 역적이 되어 마을 전체가 와해됐다고 전해왔습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기자들은 태봉마을 기록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은 4년 전 보도된 짧은 기사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그 내용도 '광주 동구가 주남·태봉마을 스토리 발굴 사업을 추진한다(관련 링크 : https://www.nocutnews.co.kr/news/5463053)'는 단순한 것이었을 뿐, 태봉마을이 가진 역사성과 그 피해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태봉마을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광주 동구, 5·18기념재단, 5·18기록관 등 기관과 5·18 전문가들에게 자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없다'였습니다. 위 기사 보도 당시 토론회 참여자들 역시 현재 근무를 하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직접 태봉마을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그날'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원주민들이 모두 떠났다'는 말을 방증하듯 폐가만 즐비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설치된 오월마을 안내조형물만이 이곳이 5·18 피해지역이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러나 이 조형물조차 비나 눈에 젖어 심하게 훼손돼 있었습니다. 마주치는 현 마을 주민마다 '태봉마을의 5·18 피해 사실을 아느냐' 물었지만 역시 찾지 못했습니다.
번번이 기록 찾기에 실패를 겪던 중, 다행히 취재기자가 동구 측에서 태봉마을 구술집 한 권을 찾아냈습니다. 태봉마을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는 동구 전 의원과 연락도 닿았습니다. 그를 통해 당시 태봉마을 주민들의 연락처를 수소문한 결과 화순, 해남 등 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인터뷰가 성사됐고, '진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습니다.
당시 마을 주민이 말하는 태봉마을의 비극은 생각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1980년 5월27일 도청이 진압되고, 경찰을 앞세운 계엄군은 마을 주민 40여명을 대상을 ‘숨겨진 총을 내놓고 가담자를 말하라’며 가혹한 고문을 했습니다. 태봉마을 주민들이 지역방위군을 편성해 계엄군에게 저항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마을 주민 몇몇이 그저 알고 지내던 사람의 이름을 토하듯 내뱉었습니다.
이름이 불린 이들은 '개처럼 끌려가 죽을 만큼 고문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그 지옥은 11월까지 이어졌습니다. 평화로웠던 마을은 순식간에 피폐해졌고, 주민들은 서로를 믿지 못했으며 언제 끌려갈지 몰라 불안에 떨었습니다. 결국 하나 둘 집을 버린 채 도망치듯 떠났고 쇠락해진 모습으로 지금까지 흘러온 것입니다.
50여년 동안 태봉마을에서 살았던 장명희씨는 당시를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을 주민 모두 피해자이자 투사였어요. 그런데 이걸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죠.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후대가 최소한 우리 마을이 어떤 곳이었는지는 기억해야 하지 않나요."
태봉마을의 항쟁과 수난은 구술로만 전해져올 뿐 지난 1980년 이후 44년 동안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탓에 체계적 보존과 관리·보상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5·18 당시 계엄군의 버스에 대한 총격으로 17명이 사망한 지원동 주남마을이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진상규명 조사, 다양한 사업 등이 진행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본보는 이들이 5·18민주화운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음에도 제대로 된 평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조명했습니다. 예비군 소대장이던 문장우씨, 주민들의 거짓 증언에 온갖 고문을 당한 윤다현씨 등을 만나 당시의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또 태봉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해당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관할청인 동구는 지금까지도 마을 보존 작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임택 동구청장은 지난 2019년 민선 7기 시절 태봉마을을 둘러본 이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임택 청장과 면담을 하면서 이 점을 꼬집었고, 꾸준한 관심과 소통을 약속받았습니다. 임 청장에게 태봉마을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취재 과정에서 태봉마을과 같이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5·18 이야기가 있다는 추가 제보를 받았고, 이를 '폴 코트라이트 5·18 44주년 특별 회고문'이라는 소기획으로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그간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오월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원의 익명과 관계자들의 반론 보도를 보장했습니다. 취재원들을 만나면서 또 다른 피해자들과 연결됐고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5·18 당시의 ‘숨겨진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명을 게재한 취재원들은 모두 본인들의 허락을 얻고 보도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제출 날 기준, 타 매체 선행보도와 후속보도는 없었습니다. 자체적으로는 관련 자료가 부족해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이 어렵고 추가 취재 등 품이 많이 든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출품 이후 내달부터는 실제 사회적 반향(보도 이후 동구청, 동구의회의 반응, 태봉마을 개선 사업 추진 여부) 등에 대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때 타 매체 보도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구청과 구의회는 태봉마을을 주남마을처럼 조성하고 가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임택 동구청장과 지역구 구의원인 박종균 동구의원으로부터 태봉마을 관리를 약속받았습니다.
박종균 의원은 “의회에서도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다. 일부 마을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아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마을주민과의 접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의회 회기 기간 태봉마을을 방문하고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임택 청장은 “구청은 도시재생 차원에서 접근하고 재생 방향을 주민들한테 밝히겠다”며 마을에 소홀했던 지난 세월을 반성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5·18 당사자와 유가족·지인 등의 취재원들이 피해 사실을 증언함에 있어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신중한 취재를 이어 나갔습니다. 아울러 오월마을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관리가 미흡한 점 등을 집중 보도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여부, 반론 신청 여부,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6회 전체 총평
제40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8편이 출품돼 총 3편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출품작과 수상작 모두 평소보다는 적어서 아쉬웠다는 평가이다.
먼저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시사IN의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추 계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양이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해당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팩트를 발굴해 기사를 썼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이 발표 내용을 검증할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기밀 사안이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기자가 발품과 손품을 팔아 텍사스 주정부의 자료를 직접 입수해 엑트지오가 4년간 세금을 체납하고 법인 자격이 정지된 상태라는 근거를 찾아 기사를 썼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었다.
다음으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8기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진부할 수 있는 사채 피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경찰 등 157명을 인터뷰하는 등 발로 뛰는 취재를 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기사로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광고하는 정식 대부업체가 사채업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새 휴대전화 번호 62개를 개통하고 불법성을 일일이 검증하는 등 일종의 잠입 취재를 한 점도 높이 평가 받았다. 단순히 신문 기사에 그치지 않고 불법 사채 문제의 심각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미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점도 흥미로웠다는 평가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였던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는 시점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기사를 작성했고 일반인이 잘 몰랐던 여성광부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다른 보도에 비해 독창성이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여성광부들은 보통 막장에서 갓 올라온 석탄을 상품성이 있는 정탄과 가치가 없는 폐석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는 선탄부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막장에서 사고로 남편을 잃은 광부의 부인들로 생존을 위해 광부 엄마들이 남편을 잃은 탄광에 스스로 들어간 현실, 그리고 여성을 터부시하는 탄광에서 열악한 노동과 불합리한 대우를 묵묵히 견딘 사실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여성광부와 탄광촌 여성의 삶을 잘 조명했고 기사의 서사 또한 훌륭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