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양이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리핑 이후 모든 언론은 대통령의 발표가 사실인지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검증하는 일은 난망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이 발표 내용을 검증할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정부 측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기밀 사안이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대다수 언론은 전문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마다 의견은 갈렸고, 석유 시추 계획의 타당성을 검증할 ‘기준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첫 번째 보도; ‘말’이 아닌, ‘자료’를 찾다
시사IN 역시 국정브리핑 이후 관련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전문가의 ‘말’에 의존하지는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검증을 하기 위해선,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갈리지 않는 ‘자료’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주목한 것은 ‘정보공개포털’이었습니다. 석유 탐사 주체인 한국석유공사는 공공기관이기에 관련 자료가 정보공개포털에 등록돼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공개돼 있는 자료는 거의 없었지만, 뜻밖의 소득은 있었습니다. 정보공개포털에서 첫 번째 보도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결과,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초 탐사 사업에서 철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 매장 가능성을 심층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와 한국석유공사가 계약을 맺기 불과 한 달 전이었습니다.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15년간 영일만 일대에서 탐사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정부 측 주장처럼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면, 우드사이드가 내린 철수 결정은 쉽사리 납득가지 않았습니다. 15년간 투자를 해오다 큰 기회를 목전에 놓고 철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우드사이드와 정부 측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 추측하게 됐습니다.
물론 정황과 추정만으로 보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우드사이드가 정부 측과 다른 판단을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우드사이드는 주식회사기에, 특정 사업에서 철수했다면 주주들에게도 합당한 설명을 내놓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우드사이드의 사업보고서를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고, 우드사이드의 판단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찾게 됐습니다.
우드사이드의 평가는 단호했습니다. 우드사이드는 2023년 반기 보고서에 “탐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여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 여기에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심해 5광구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과 캐나다, 대한민국, 미얀마 A-6광구에서 공식 철수 활동을 완료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적었습니다. 구체적인 증거를 기반으로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첫 번째 보도였습니다.
# 두 번째 보도; 정부의 첫 공식 사과를 이끌어내다
시사IN은 곧이어 다음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엔 심층 분석을 맡았던 액트지오에 천착했습니다. 액트지오는 이번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논란에서 특수한 지위를 점합니다. 교차검증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원자료를 보고 판단을 내린 주체는 액트지오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산업부는 같은 자료를 보고도 해석자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해석자’인 액트지오가 신뢰할 만한 기업인지 여부는 동해 석유 시추 계획 검증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시사IN은 정부 기관에 등록된 액트지오 관련 문서들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공개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판단에는 과거 취재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2년 전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취재를 할 때, 해외 공시 서류들을 훑어 박 후보자의 장남이 도박 사이트 운영사에 재직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생긴 노하우를 바탕으로 액트지오에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의 정보가 정리돼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액트지오가 세금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 확실한 정보가 없이는 보도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확률은 낮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가 허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텍사스 주정부에 등록된 액트지오 관련 공식 서류를 발견하는 데는 꼬박 3일이 걸렸습니다. 총 여섯 종의 서류를 확보했고, 그중 두 가지 서류에서 ‘4년간 세금 체납 및 법인 자격 정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더욱이 법인 자격 박탈은 2019년 1월 시작돼 2023년 3월까지 이어졌습니다. 2023년 2월 한국석유공사와 입찰 계약을 맺을 당시 액트지오는 법인 자격이 없었다는 의미였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을 검증했습니다. 우선 텍사스 주정부 문서를 공인 외국어 번역 행정사에게 맡겼습니다. 행정 문서를 함부로 번역할 시, 부정확한 보도가 나갈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복수의 변호사들과 함께, 텍사스 주 법률을 살펴보고 해당 문서를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크로스체크 했습니다.
시사IN의 반론 요청에, 한국석유공사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기록만으로는 법인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볼 수 없다”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만약 공식적인 서류가 없었다면 넘어설 수 없었던 반론이었습니다. 확실한 물적 증거를 확보해뒀기에 단독 보도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사IN이 보도한 텍사스 주정부 문서들은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공개돼 있습니다. 다만 과거 취재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와, 별 소득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꼼꼼히 검토하는 끈기가 필요할 뿐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출입처, 전문가 등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보도된 모든 자료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직접 발굴한 것들입니다. 시사IN은 직접 취재를 통해 정부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더 나아가 시사IN 보도가 실마리가 되어 더 구체적인 의혹들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을 둘러싼 검증 보도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는 외부 출처 자료를 통해 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다면, 이젠 정부 측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간입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여전히 많습니다. 시사IN은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감시·견제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익명 취재원이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제보자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취재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① 동해 탐사가 “가망이 없다”는 우드사이드사의 판단, 액트지오가 계약 당시 세금 체납 및 법인 자격 정지였다는 사실 모두 시사IN 보도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② 두 보도 모두, 시사IN 보도 이후 대부분의 매체에서 관련 사실을 다뤘습니다. ‘빅카인즈’ 검색에 따르면, “우드사이드 철수”를 다룬 기사는 7월4일 기준 총 262건입니다. “액트지오 세금 체납”을 다룬 기사는 7월4일 기준 총 151건입니다(기사 건수는 중복 집계됐을 수 있습니다).
③ 타 매체 반향은 일부 추려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① 우드사이드의 한국 철수 배경에 대한 시사IN 단독 보도가 나가고, 동해 석유 시추 계획에 대한 의구심은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이전까진 정부 측과 액트지오의 주장을 검증할 ‘기준점’이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액트지오와 동일한 자료를 살펴봤던 우드사이드의 판단을 통해, 시추 계획의 타당성을 간접적이나마 따져볼 기준점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던 야당도, 시사IN 보도 이후 석유 시추 계획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자원 강국의 꿈이 실현된다면 민생과 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시사IN의 보도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이 쏘아올린 산유국의 꿈에 벌써부터 금이 가고 있다”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행정부 견제 권한이 있는 국회가,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석유 시추 계획 전반을 꼼꼼히 살펴볼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②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 및 법인 자격 정지에 관한 시사IN 단독 보도 이후, 한국석유공사는 “텍사스 주법에 따라 계약 자체엔 문제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국석유공사 해명처럼 ‘텍사스 주법’에 따라선 문제가 없더라도, 국내법에 비춰본다면 액트지오와의 계약이 위법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결국 정부는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6월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계약 당시에는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 사실을) 몰랐다. 그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못 본 점에 대해서는 석유공사를 포함해 정부를 대신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과 관련해 정부 측에서 내놓은 첫 번째 사과 표명이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모두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기존 출품 이력이 없습니다.
취재후기
(406회)‘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추 계획
시사IN 주하은 기자
처음부터 막막한 취재였습니다. 정부는 기밀이란 이유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처사입니다만, 시시비비를 가릴 기초 자료 없이 제대로 된 검증 기사를 쓰는 일은 난망해 보였습니다. 편집국장께 에둘러 ‘하기 싫다’는 의사를 전달한 이유입니다.
활로를 뚫어준 건 입사 동기 이은기 기자입니다. 이은기 기자를 통해 정보공개포털에 동해 석유 시추 계획 관련 자료가 등록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것이 호주 기업 ‘우드사이드’ 철수 사실이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유망한 사업이라면, 호주 최대 석유 개발 회사가 잔존 계약을 포기한 것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우드사이드가 동해 탐사 사업을 “가망 없다”라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보도는 ‘액트지오’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액트지오는 석유 시추 계획에서 특수한 지위를 가집니다. 원자료를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유일한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원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면, 액트지오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정부 계획을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식 문서’를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텍사스 주정부 문서를 통해 액트지오가 세급을 체납했고, 이로 인한 법인 자격 정지 시기에 한국석유공사와 용역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공식 문서가 있었기에 수세적이었던 정부 역시 대국민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보도가 나왔지만, 제대로 된 검증은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답변을 미루고 있습니다. 곧 국정감사가 다가옵니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취재를 이어가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6회 전체 총평
제40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8편이 출품돼 총 3편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출품작과 수상작 모두 평소보다는 적어서 아쉬웠다는 평가이다.
먼저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시사IN의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등 동해 석유 시추 계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양이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해당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팩트를 발굴해 기사를 썼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이 발표 내용을 검증할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기밀 사안이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기자가 발품과 손품을 팔아 텍사스 주정부의 자료를 직접 입수해 엑트지오가 4년간 세금을 체납하고 법인 자격이 정지된 상태라는 근거를 찾아 기사를 썼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었다.
다음으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8기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진부할 수 있는 사채 피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경찰 등 157명을 인터뷰하는 등 발로 뛰는 취재를 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기사로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광고하는 정식 대부업체가 사채업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새 휴대전화 번호 62개를 개통하고 불법성을 일일이 검증하는 등 일종의 잠입 취재를 한 점도 높이 평가 받았다. 단순히 신문 기사에 그치지 않고 불법 사채 문제의 심각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미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점도 흥미로웠다는 평가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강원일보의 <광부엄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였던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는 시점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기사를 작성했고 일반인이 잘 몰랐던 여성광부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다른 보도에 비해 독창성이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여성광부들은 보통 막장에서 갓 올라온 석탄을 상품성이 있는 정탄과 가치가 없는 폐석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는 선탄부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막장에서 사고로 남편을 잃은 광부의 부인들로 생존을 위해 광부 엄마들이 남편을 잃은 탄광에 스스로 들어간 현실, 그리고 여성을 터부시하는 탄광에서 열악한 노동과 불합리한 대우를 묵묵히 견딘 사실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여성광부와 탄광촌 여성의 삶을 잘 조명했고 기사의 서사 또한 훌륭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