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ㅇ)
1) ‘75억’이 자아낸 의문
8월14일 저녁 무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신고 내역을 입수해 살피던 중 사모펀드 출자 약정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직후인 2017년7월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라는 회사의 ‘블루코어밸류업1호’라는 사모펀드에 조 후보자 배우자 정경심씨와 두 자녀가 총 74억5,000만원을 약정하고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증서였습니다. 이 블루코어 펀드의 출자약정금 총액은 100억1,100만원. 따라서 조 후보자 가족이 전체의 4분의3가량 약정한 것이었습니다.
75억이란 약정액이나 전체의 4분의3이란 규모 모두 정상적이지 않아 보여서 사모펀드업계 사람들에게 급히 질의했습니다. 그러자 약정액이란 사모펀드가 그 액수 안에서 투자자에게 캐피탈콜(출자 요구)을 할 수 있는 권한이며, 투자자가 그에 응하지 않을 시 패널티를 주는 조항을 넣기도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즉 그 금액까지는 회사가 요구한다면 내야 하는 투자자의 약속이란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7월경 신고된 조 후보자의 재산은 부동산까지 합쳐도 50억원 수준. 따라서 전 재산을 초과하는 약정을 한 이유가 의문이었습니다. 또 사모펀드업계에선 ‘코링크PE라는 회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민정수석이 왜 이런 데다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 나온 임직원 3명의 이력도 보험설계사 출신 등 정통 사모펀드 운용역이라고 보기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8월14일 저녁9시경 온라인에서 1보로 <조국, 민정시절 사모펀드에 75억 투자약정>을 내보내고 다음날인 8월15일 지면에 담았습니다. 이는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조간 지면에도 반영되었고, 8월15일 오전부터 온라인에서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2) 투자 ‘연결고리’를 좇다
저희는 곧바로 조 후보자의 투자 이유와 경위에 대한 후속취재에 들어갔습니다. 단서는 조범동씨였습니다. 이 보도를 하기 전부터 저희는 ‘주식 관련 책을 2권 낸 조범동이라는 사람이 조 후보자의 친인척이라고 하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그가 조 후보자 가족이 블루코어 펀드에 투자한 ‘연결고리’일 수 있다는 심증을 갖고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조씨는 코링크PE의 법인등기부나 회사 홈페이지 등에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조씨가 운영하던 네이버카페와 코링크PE의 법인 등기부등본, 예전 기사 등을 토대로 관계자들을 수소문했습니다. 그렇게 연락이 닿은 복수의 조씨 지인으로부터 ‘자신이 조 후보자의 친인척이라고 얘기했다’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고 했다’는 등의 말을 들었습니다. 특히 코링크PE의 전·현직 임직원 중 한 명에게서 “설립 당시부터 조씨가 실제 오너였으며, 주식 관련 문제가 있어 대표를 맡지 않았다”는 취지의 결정적 멘트를 확보했습니다.
저희는 이 과정에서 조씨의 연락처도 구해 전화와 문자를 남겼으나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와는 통화가 연결됐으나 ‘조 후보자 가족의 소개와 회사 운영에 조씨가 관여했나’고 묻자 전면 부인했습니다. 비록 코링크PE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으나, 이것만으로 기사화할 시 취재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또한 코링크PE와 조범동씨의 관계에 대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앞서 이상훈 대표처럼 상대가 부인해버리면 역풍을 맞을 공산이 컸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보완 취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청문회 준비단 측은 8월15일 오후 5시경 사모펀드 투자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법상 허용되는 펀드 투자이며, 계약상 추가 납입 의무도 추가 납입 계획도 없었다”는 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75억원이라는 거액을 약정한 이유와 경위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서울경제는 이날 <개인이 블라인드펀드 거액 약정했는데…_해당 PE는 베일 속> 기사로 석연치 않은 이유들을 제기하며 의문의 불씨를 이어갔습니다.
다음날인 8월16일 사모펀드 약정 이유·경위에 대한 여론의 궁금증이 커지자, 코링크PE와 조 후보자 측은 연이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 측이 75억원을 약정한 이유는 “코링크PE의 업무효율성과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이상훈 대표는 MBN과의 인터뷰에선 “조국 후보자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지지자도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또한 조 후보자 측은 경향신문에 “정씨의 투신사 지인이 이 회사가 직전에 운용한 펀드가 30% 수익률을 냈다면서 추천해줬고, 그 얘기를 듣고 ‘작은 곳이지만 괜찮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투신사 관계자는 정씨가 주식 거래를 하며 알고 지낸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에 비추어보면, 이상훈 대표는 진실을 교묘하게 피해갔으며 조 후보자 측은 축소해 얘기한 셈이었습니다. 이날 해명 과정에서 블루코어 펀드 운용액이 총 13억원에 불과한 것이 알려지면서, 운용액의 80% 가까이가 조 후보자 가족의 돈이란 점 때문에 오히려 논란은 증폭되었습니다.
3) 5촌 조카를 끄집어내다
8월17일 오전, 저희는 마침내 코링크PE에 조씨가 관여한 물증을 찾아냈습니다. 뉴스웨이가 2016년4월29일 송고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中서 6000억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기사에 삽입된 사진에서 악수를 나누는 인물 중 한 명이 조씨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러한 양해각서는 당연히 대표나 임원급이 나선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는 이를 조씨 추적을 협력하고 있던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공유했습니다. 앞서 김 의원실도 ‘조씨가 조 후보자의 친인척임을 강조하며 코링크PE의 사업 수주 등에 관여해왔다’는 제보를 받아 검증 중에 있었습니다. 김 의원실과 논의를 거쳐 기사화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8월18일 오후8시경 온라인으로 <[단독] 조국 75억펀드, 펀드 진짜 주인 따로 있나...조 후보자 관계는?> 기사를 송고하고 다음날 지면에 삽입합니다. 코링크PE의 실질 오너가 따로 있으며, 그는 조 후보자의 친인척이라는 의혹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음날인 8월18일 오전 9시경 김도읍 의원실은 <코링크PE 실질적 오너, 조국 친척 조모 의혹>이란 내용으로 앞서 서울경제가 찾은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를 배포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조 후보자 측은 “조모씨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가 맞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리고 후보자 가족이 조씨의 소개로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조씨가 실제 오너라는 의혹은 부인합니다. 공식 입장문을 내어 “코링크PE대표와 친분관계가 있어 거의 유일하게 위 펀드(블루코어)가 아닌 다른 펀드 투자 관련 중국과 MOU 체결에 관여한 사실이 있을 뿐”이라며 “조모씨가 투자대상 선정을 포함하여 펀드 운영 일체에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또 “조씨는 신사업을 발굴해 소개해주는 에이전트로 여러 명의 에이전트 중 한 명”이라며 “직원이 여러명 나갔다가 사진 하나 찍자고 해서 찍은 것일 뿐”이라고 한 언론에 해명합니다.
이날 오후5시경 서울경제가 <조씨 소개로 부인이 투자”했다는데···曺 ‘조카펀드’ 정말 몰랐나> 기사로 조씨가 지니고 다녔던 ‘코링크PE 총괄대표’ 명함을 공개하자, 이상훈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씨가 앞선 MOU 체결식의 상대방과 잘 아는 사이라 ‘원포인트 명함’을 제공했다고 둘러대기도 합니다. 이어 “조씨는 체결식 이후 회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고 급여나 수수료 등 어떤 명목으로도 금전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들은 여러 언론의 취재에 힘입어 이제는 거짓으로 드러난 상태입니다. 한국경제는 조씨가 지난해 2월 21일 코링크PE가 투자한 코스닥상장사 더블유에프엠 전북 군산 공장 가동식에 총괄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컷뉴스는 조씨가 지난해 9월 더블유에프엠이 전북 군산에서 개최한 IR(투자홍보) 행사에서 투자자들에게 ‘코링크PE 총괄대표’ 명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요신문은 코링크PE 전현직 임직원 5명을 만나 “조범동 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증언을 확보합니다(8월30일, [단독] 코링크 전·현직 임직원 5인 “조국 5촌조카 조범동은 손으로 태양을 가리고 있다”)
조씨는 사모펀드 의혹이 증폭된 지난 8월20일 전후로 이상훈 대표와 더블유에프엠 전 대표 우모씨, 자동차부품업체 이모 부사장과 단체로 해외도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나의 일당’임을 스스로 입증한 상태입니다.
4) ‘게이트’로 비화될까
이후 조 후보자 일가족이 사모펀드 투자와 운용에 깊이 연루됐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8월21일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경심씨가 2017년2월 남동생(조 후보자의 처남)에게 3억원을 빌려주며 남긴 송금전표에 코링크와 발음이 유사한 ‘KoLiEq’라는 메모를 남긴 것을 찾아냅니다. 이어 8월22일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경심씨 남동생이 2017년3월코링크PE의 유상증자에 5억원을 넣고 주식을 1%가량 취득한 것을 입증합니다. 즉 남동생이 코링크PE의 주식을 취득하는데 정경심씨가 자금을 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온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블루코어가 투자한 웰스씨앤티라는 업체가 관급공사를 주로 수주하는 업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적절한 투자였다는 여론도 커졌습니다.
이처럼 사모펀드 투자 논란이 손쓸 수 없이 확산되자 조 후보자는 수습에 나섭니다. 8월 23일 오후2시30분에 사모펀드 자산을 전액 기부하고 사학재단 웅동학원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직후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블루코어 펀드의 출자자 6명 중 나머지 3명이 배우자 남동생과 두 아들임을 밝혀내며 논란은 다시 불붙습니다. 즉 블루코어는 조 후보자 일가가 전액을 투자한 ‘가족 펀드’였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상훈 대표가 지난 8월20일 국민일보에 “펀드 출자자 나머지 3명은 조 후보자와 무관하다”고 한 말도 교묘한 변명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9월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비상식적 투자라는 점에서 저희가 정보가 좀 부족하고 무지한 투자자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펀드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저로서는 정말 뼈아픈 실수”라고 사모펀드 투자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후보자 부인이 △처남에게 빌려준 돈이 운용사에 투자됐다는 사실 △처남도 블루코어 펀드에 출자했다는 사실 △5촌 조카가 운용사의 실제 오너로 행세했다는 사실 △조 후보자 펀드가 관급공사 회사에 투자한 사실 등은 장관 후보자 지명 전까진 전혀 몰랐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제 진상 규명에 대한 공은 검찰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8월27일 검찰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를 본격화했고 사모펀드 의혹도 핵심 수사 대상입니다. 검찰 수사에서 조씨를 필두로 한 모종의 세력이 벌인 일과 그에 대한 조 후보자 일가의 관여 수준이 밝혀질 전망입니다. 최근 코링크PE가 역점 수익 사업으로 추진했던 ‘서울시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수주에 전직 여당 보좌관 등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들이 나오면서 ‘게이트’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됩니다.
한편 서울경제는 조씨에 대한 보도 이후에도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들을 하나하나 파헤쳐왔습니다(아래 목록 참조). 앞으로도 조씨와 그 관련자들이 벌여온 일들에 대한 후속보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8월24일자 1면·2면, 曺 배우자 ‘돌려받은 5억’ 처남 펀드서 왔나
△8월27일자 1면·4면, [단독]조국펀드 설립후 1년간 출자 ‘0’…위장신고 의혹
△8월29일자 1면·4면, [단독]‘조국펀드’ 처음부터 우회상장 계획했다
△8월30일자 1면·6면, [단독]조국 5촌조카-최태식 사모펀드 ‘몸통’ 부상
△9월2일자 5면, ‘바이오→펀드→통신’ 순환투자…曺펀드, 낙마 스모킹건 될까
△9월4일자 5면, [단독] 車부품업체 익성, 코링크 핵심 조력자?
△9월4일 온라인, [단독] 조국 펀드, WFM 110만주 ’우선매수권→증여‘ 둔갑?…무자본 M&A 꼼수였나
△9월6일자 4면, [단독] ‘조국펀드’ 주식 담보로 수십억 대출…해외 도피자금으로 썼나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보도여서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제보자는 없었습니다. 문서 검증과 현장 취재를 병행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서울경제가 8월14일 저녁9시경 온라인 및 다음날 19면에 내보낸 <조국, 민정시절 사모펀드에 75억 투자약정>은 다음날 중앙일보 2면 <국회 재산 신고 56억한 조국…사모펀드에 74억 출자 약정>, 동아일보 3면 <2주택자였던 조국, 2017년 동생 전부인에 1채 매각> , 조선일보 5면 <조국 재산 56억… 아내·자녀, 사모펀드에 74억 출자 약정> 등에 추종보도되었고 연합뉴스를 필두로 온라인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이후 사모펀드는 조 후보자 인사 검증의 핵으로 부상합니다.
또 8월18일 오후8시경 온라인 및 다음날 2면에 <[단독] 조국 75억펀드, 펀드 진짜 주인 따로 있나...조 후보자 관계는?>를 내보내고, 8월19일 오전에 김도읍 의원실과 함께 <김도읍 의원 “조국 75억 펀드 실질 오너는 친척 조모씨 의혹”>을 기사화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조 후보자 측에서 5촌 조카가 맞다는 인정이 나왔습니다. 이는 곧바로 문화일보 3면에 <[단독]조국 측 “조모씨, 오촌 맞지만 코링크PE 관여 몰랐다”>로 실리며 다음날 동아일보·중앙일보·한국경제 1면에 두루 실립니다. 이 보도를 기점으로 언론의 취재가 조모씨와 펀드 관여자들의 정체로 집중됩니다.
또한 서울경제가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코링크PE 내부문서를 근거로 8월28일 오후5시경 <[단독]조국 펀드, 처음부터 우회상장 계획했다>를 보도하자, 그날 저녁 중앙일보 <조국 펀드, 처음부터 ‘우회상장 시세차익’ 노렸다> JTBC <잇따른 ‘가족펀드’ 의혹, 내부문건에 드러난 우회상장 계획> 조선일보 < “조국 일가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때부터 우회상장 계획했다”...한국당, 내부 문건 공개>의 추종보도가 이어졌으며 다음날 중앙일보 1면, 동아일보 1면 등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이 보도를 통해 조씨 등이 공모한 계획에 언론의 추적이 불붙었다고 자평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 보도에 대한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타 보도에 대한 표절도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사모펀드 투자의 부적절성에 대한 여론이 심화되자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 자산을 공익법인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비록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 지라도 해당 사모펀드 투자 자체가 실수였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조 후보자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경위, 운용 관여 여부와 해당 펀드사의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도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하는 게 맞는지를 따져보는 과제는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 경위가 적법했다 하더라도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현 정권 최고 실세인 민정수석 가족의 ‘투자 사실’을 새로운 자금 유치나 투자받은 회사의 사업 수주에 이용할 ‘여지’를 줬다는 점이 문제로 보입니다. 국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에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지원이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