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거물]
경찰이 수사하는 교수의 이름값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계 최초 바이오 신약 개발, 세계 최고 저널 네이처지 편집위원, SCI급 논문 300편 발표, 언론 단골손님, 나라에서 주는 공로상까지 쥔 그는, 거물이었다. 그리고 거물 교수가 산 의혹은 이른바, 논문 저자 ‘끼워 넣기’였다.
[부정(父情)]
연구 기여 없이 이름만 올린, ‘가짜 저자’로 의심되는 인물은 교수의 자녀들이었다. 목적이 궁금한 건 당연했는데, 당시 고등학생인 이들이 이 논문 실적을 입시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취재 초기 확인했다. ‘숙명여고 사태’와 같은 ‘그릇된 부정’일 가능성을 점치게 된 계기다.
[논문]
손에 쥔 정보값이 적어 취재는 금세 벽에 부딪혔다. 문제가 된 논문들을 찾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교수 이름, 단 하나의 단서로 과감하게 수작업에 뛰어들었다. RISS, NTIS 등 논문검색 사이트를 뒤지는 과정은 가히 수고로웠다. 족히 수백 편의 논문을 열람하고 분석하다 한계를 느낄 때 쯤, 저자 목록에 교수의 성씨 ‘LEE’ 3개가 나란히 적힌 논문이 등장했다. 이중 두 ‘LEE’의 소속은 ‘HIGH SCHOOL’, 그리고 논문은 놀랍게도 SCI급이었다. 전문성이 상당하고, 검증도 까다로웠을 이 논문의 제1저자는 교수 아버지 ‘LEE’가 아닌, 고등학생 ‘LEE’ 둘, 교수의 자녀들이었다. 취재는 탄력을 받았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고발하는 JTV의 단독 보도는 시작됐다.
[의혹]
거물 교수가 자녀들 이름을 공저자로 올린 논문은 모두 8편. 실적은 입시에 활용됐다. 한 자녀는 학생기록부, 또 다른 자녀는 대학입시 자기소개서에 자신들을 SCI논문 저자로 자랑했는데, 논문 저자 이력을 앞세워 이들이 최종 합격한 곳은 아버지 대학, 아버지 학과였다. ‘연구부정’이 ‘입시비리’로, 의혹이 번지는 순간이었다.
[부정(不正)]
거물답게, 교수의 연구는 대부분 정부 지원으로 이뤄졌고, 고등학생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들도 그랬다. 자녀 입시를 위해 ‘끼워 넣기’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여기에 나랏돈이 쓰인 셈이었다. 농촌진흥청이 9천만 원을 지원한 연구는 특히 수상했다. 논문엔 자녀 이름이 등장하는데, 연구 성과 보고서에선 누락된 것. 고등학생 자녀가 연구자로 등록될 경우, 기여도를 까다로이 따질 게 걱정됐을 거란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수년 동안 치밀하게 숨겼던 연구부정은 JTV의 질긴 취재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쉬쉬]
지역 거점 국립대, 전북대는 연구부정을 밝히는 데 관심이 없었다. 미성년 저자 논문이 있는지를 묻는, 세 차례 교육부 전수조사에서 전북대는 모두 ‘해당 없음’을 적어 냈고, 그렇게 보고를 마쳤다. 거짓 보고였다. 취재를 통해 JTV가 입수한 미성년 저자 논문만 십 수 편에 달했다. 거물 교수 말고도 연구 부정이 의심되는 미성년 저자 논문은 더 있었다. 전북대가 애초부터 조사 의지가 없었거나, 부정사례를 캐내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커보였다.
[감사]
JTV 연속보도를 통해, 전북대 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결국 특별 감사를 벌였다. 감사 착수 50일 후, JTV가 제기한 의혹들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교수는, 연구 기여가 없는 자녀들을 논문의 공동저자로 허위 기재했고, 자녀들은 이를 입시에 활용해 부정입학했다. 자신이 주도하던 국가연구사업에 자녀와 조카를 연구보조원으로 올려 수천만 원 인건비가 지급되도록 꾸미기도 했다. 나라에서 나온 연구원들의 인건비는 멋대로 사용했고, 그렇게 쓴 돈은 4억 원에 달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자, 거물 교수의 심각한 연구 비리가 확인되자 전북대는 고개를 숙였다.
[반전]
전북대는 정부로부터 ‘기관 경고’, ‘교수 중징계’, ‘자녀 입학 취소’ 통보를 받았다. 교육부가 논문 저자 ‘끼워 넣기'를 통한 입시 부정 사례를 적발하고 입학 취소까지 통보한 건 이번이 첫 사례.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곧바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하루 만에 말이 바뀌었다. 자녀들이 입시를 치르며 가짜 논문 실적을 제출한 건 맞지만, 평가에 반영되진 않아 이들의 합격과 입학은 정당하다는 논리였다. JTV는 곧바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전북대 수시 모집요강 2년 치를 두고 분석을 시작했다. 그리고 입학 취소에 상당하는 근거를 찾아내 보도했다. 다시 하루가 지나고, 전북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의 통보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해당 자녀들에 대해 입학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계속]
파장은 넉 달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교육부에 이어 감사에 나선 전북교육청이 그 결과를 내놨다. 부정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뤄졌다. 아버지 논문에 이름만 올려 가짜 실적을 만든 자녀는, 발표하지도 않은 논문이 발표된 것처럼 꾸며냈고, 교사로 하여금 학생생활기록부에 이를 기재토록 했다. 대입 자료로 쓰이는, 그래서 무엇보다 공정하고 깐깐했어야 할 학생부 관리는 허술했다. 저자 ‘끼워 넣기’로 촉발된 입시 비리는 학생부 관리 부실과 신뢰성 문제로 번졌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취재원은 미성년자를 논문 1저자로 등재한 교수, 미성년 저자들의 당시 고등학교 교사, 전북대 직원 등인데 신원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았다. 이에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익명 처리의 상당성이 있음을 밝힌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향]
의혹을 상세히 다룬 JTV의 첫 보도(5.13.) 다음날, KBS는 JTV가 찾아낸 문제의 논문과 의혹을 같은 내용으로 다뤘다. 이후 연속한 JTV 보도들에 대해 신문과 방송, 통신 등 대다수 언론사가 추종 보도를 이어갔다. JTV는 경찰 수사 단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혹들을 단독·심층 보도해 이슈를 주도했다.
다음은 매체와 이슈별로 추린 관련 기사 7편.
▲ 국립대 교수, 자녀를 논문 공동저자로…‘입시비리’ 의혹 정황 (KBS 5.14.)
▲ 전북대 ‘미성년 논문 끼워넣기’ 없다더니…언론 제보로 덜미 (국민일보 5.20.)
▲ '논문 끼워 넣기' 부정 입학…전북대 특별감사 (MBC 7.10.)
▲ 전북대, '논문 끼워넣기'로 입학한 교수 자녀들 퇴교 절차 (YTN 7.12.)
▲ 전북대 학생들, 잇단 교수 비리 규탄…진상규명위원회 구성 (연합뉴스 7.19.)
▲ 전북대 '공동 저자로 허위 기재' 교수 자녀 2명 입학 취소 (연합뉴스 8.23.)
▲ ‘입학 취소’ 전북대 교수 자녀, 거짓 생활기록부도 발각 (동아일보 9.5.)
* JTV 보도에 앞서, 새전북신문은 4월 30일자로 해당 교수에 대한 경찰 수사 착수를 단신 보도했다. 다만, 교수가 받는 혐의 내용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JTV 보도와 차이가 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치]
JTV 연속보도 후 교육부는 전북대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였다. JTV가 연구부정 의혹 범위를 논란의 주인공으로 가두지 않고 확대한 것처럼, 교육부의 칼끝도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연구부정에 연루된 교수와 교직원 23명이 적발됐고, 자녀 포함 미성년 공동저자 논문 25편이 드러났다. JTV가 내놓은 의혹들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전북대에 기관 경고, 또 적발된 이들 모두에게 신분상 조치를 명했다. 자녀들은 입학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가 논문 저자 ‘끼워 넣기'를 통한 입시 부정 사례를 적발하고 입학 취소까지 통보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교수 비위 논란이 가열되자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연구감사실의 기능과 인력을 보강해 연구윤리에 대한 자체 감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JTV가 집중 보도한 ‘거물 교수’는 직위 해제됐고, 자녀들의 학적은 삭제됐다. 거점국립대, 전북대 70년 역사에서 제적이 아닌 학생의 입학 자체가 무효화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전북교육청도 감사에 나섰다. 고등학교 학생생활기록부 작성부터 부정이 있었던 게 확인됐다. 발표하지도 않은 논문을 발표한 것처럼 꾸몄고, 당시 교사는 확인 절차 없이 학생부에 이를 기재했다. 학생부의 기재 범위와 활용, 신뢰성을 두고 논란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원단을 꾸려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학생부 기재 관리를 조사하기로 했다.
JTV가 보도한 연구비 부정사용에 대한 검증도 이뤄져, 농촌진흥청 등이 지원한 연구비 등 4억여 원에 대해 회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법처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가 해당 교수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한 가운데,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도 수사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다.
JTV는 교육부 통보가 강제성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점, 입시비리 적발 시 대학의 장이 입학 허가를 취소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란 사실도 기사를 통해 짧게나마 지적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막과 의혹을 친절히 안내하고 조력할 제보자가 없는 사건. 특별취재팀을 꾸려 달려들었어도 쉽지 않았을 방대한 양을 기자 1인이 수개월 동안 질기게 취감하고 분석했다. 그렇게 얻은 정보값들은 묵직하고 단단했다. JTV 취재로 해당 비위 행위 상당 부분이 밝혀짐에 따라, 교육부는 “지역 언론을 통해 제보된”이란 이례적인 표현을 특별감사 결과를 밝히는 보도 자료에 담기도 했다.
관련 내용들을 취재, 보도함에 있어 JTV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JTV 보도와 관련,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한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