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아빠, 이 박물관 재미 없어. 재미있는 박물관은 서울에만 있나봐.”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와 강원도 화천 토마토 축제를 찾은 것은 8월 3일이었다. 그리고 화천군이 배포한 관광 안내장에 가볼만한 곳으로 써있는 ‘화천 베트남 참전기념관’을 찾아갔다. 아이와의 역사 알찬 역사 교육을 기대하며 3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기념관으로 갔다. 하지만 야외 전시장은 거미줄이 가득 차 있었고, 기념관은 이미 20년 전의시간에 멈춰버린 곳이었다. 현대의 새로운 해석도 전시물도 없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당연히 관람객도 없고, 아이도 실망했다.
그래서 취재에 착수했다.
1)공립 박물관이 몇 곳이나 있는지?
2)학예사는 몇 명이나 있는지?
3)체험프로그램이나 기획전시는 열고 있는지?
4)한해 어느 정도의 관람객이 찾고 있는지?
5)한해 운영비와 운영 인력 수는 얼마나 되는지?
6)자치단체는 박물관 관리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등등
취재 과정에서 학예사가 있다고 등록해 놓은 박물관을 찾아갔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예사가 없는 박물관이 수두룩 했고, 학예사는 1시간 거리 이상 떨어진 군청에서 근무하는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1년 내내 같은 전시만 반복하는 박물관이 태반이었고, 관리직원이 7명이나 있는데도 거미줄과 뿌옇게 변한 전시장을 정비하지 않는 관리부실도 확인했다.
이처럼 공립 박물관이 부실하게 운영되는 이유는 변화하려는 노력이 없는 관리 부실과 함께, 전시나 체험행사를 열 예산을 한 푼도 주지 않는 자치단체의 무관심이 더해진 결과란 것을 단독 입수한 자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소도시에 만들어진 공립 박물관이 더 즐겁고, 알찬 공간이 되기 위한 대안도 취재해 보도했다.
[‘유령 학예사’에 ‘전시비 0원’••공립 박물관 실태 단독 연속보도]
1편) 8/ 12, 박물관 '유령 학예사'∙∙∙1년 내내 같은 전시만
2편) 8/ 13, 문체부, '유령 학예사' 박물관 개선 대책 추진
3편) 8/ 14, 강원도 미등록 공립 박물관 전국 최다 (속보단신)
4편) 8/ 15, 강원도, 미등록 공립 박물관 실태 조사 (속보단신)
5편) 8/ 25, ‘등록 공립박물관 35곳 중 8곳 학예사 법적 기준 미충족 (속보단신)
6편) 8/ 27, 전시 운영비 0원…공립박물관 부실 자초
7편) 8/ 31, 공립 박물관 생존 전략은 자생력 확보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BS에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립 박물관을 취재하며 실태 보도를 시작하자 많은 주민들이 취지에 공감했다. 멀리 가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공립 박물관이 알찬 문화시설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그만큼 현재의 중소도시의 공립 박물관이 제기능을 못한 지 오래됐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나 박물관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새로운 변화를 꺼려했다. 관람객에 외면받는 박물관으로 남아 있는 것이 더 편하고, 덜 수고롭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돈을 벌지 못하는 박물관 운영에 예산을 더 들이는 것을 싫어했다.
박물관을 세울 때 국비가 지원된 이후 박물관 운영에는 국비 보조금이 없다는 ‘예산 타령’으로 볼거리 없는 박물관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실제로 KBS에서 단독 입수한 ‘박물관 운영 현황 자료’를 보면 강원도 공립박물관 48곳의 절반이 전시∙체험 운영 예산은 한푼도 없었다. 그저 박물관 전기료를 내고, 인건비를 줄 수 있는 운영비만 책정했다. 말 그대로 문만 열어 두고 관람객이 오면 좋고, 안 와도 좋다는 식이었다. 여름철 전기료가 없어 에어컨조차 켤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이런 곳에 관람객이 단 10분이라도 머물고 싶겠느냐는 한탄이 나올 정도였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KBS의 단독 뉴스임.
KBS보도 이후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 춘천MBC 등 다른 매체들은 박물관들이 연일 내놓고 있는 체험행사 개최 보도자료를 기사화하고 있다. 체험 행사 보도자료를 내는 박물관이나 기념관들은 기존에 체험행사를 열지 않았던 곳들이다. 또 기존 농촌의 작은 공립박물관의 부실한 운영 실태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문체부, '유령 학예사' 박물관 개선 대책 추진
KBS를 통해서 박물관에 근무한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없는 이른바 ‘유령 학예사’ 박물관이 적지 않다는 실태가 처음 보도됐다. 보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학예사의 실제 근무 여부와 근무 형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각 광역 자치단체 공문을 시행해 박물관 운영의 법적 기준에 맞게 관리될 수 있도록 지침을 재시행해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하게 시행했다. 이후 박물관 평가 인증에서 위반 사항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했다. 학예사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기획 전시나 체험행사를 운영하며 재밌는 박물관, 즐거운 박물관을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문체부는 박물관 인증제와 공립 박물관 등록 유도 등 박물관∙미술관 중장기 발전 지침을 광역 자치단체에 시행해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또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공립 박물관에 실감형 콘텐츠(3D) 조성 예산을 별도 편성해 공립 박물관의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부실 운영 공립 박물관 전시∙운영비 증액 결정
강원도는 학예사 현황은 물론 수장고 유무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여부 등 자체 실태 조사를 신속히 실시했다. 그 결과는 KBS보도 내용 그대로였다. 이에 강원도와 춘천시, 인제군, 홍천군 등 강원지역 11개 자치단체는 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공동 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예산을 반반씩 부담해서 다양한 체험행사를 열고, 박물관 간의 공동기획 전시회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현재 문체부가 정한 박물관 학예사 관리 지침을 농촌지역의 현실과 맞게 다소 조정해야 한다는 나름의 방침을 세워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KBS보도 이후 개별 박물관들은 추석 명절을 계기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전통놀이 체험 행사를 사전 예약 받아 내실 있게 준비한다거나, 어린이 음악회와 노래자랑, 나도 1일 학예사 체험 등 다양한 주민 참여형 행사를 기획하며 문화 공간으로, 교육 공간으로써의 박물관 역할을 하려교 변모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 멀리 서울로 가지 않아도 내 고장의 공립 박물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의 싹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우상호 의원은 KBS보도 이후 학예사의 고용 형태,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등 학예사 현황 자료를 요청해 박물관 학예사 처우와 근무 조건 등에 대한 법령 개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공립 박물관의 운영 실태를 단독 연속 보도해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관람객의 시선에서 취재하고 보도한 점에서 참신한 보도로서의 가치가 인정된다. 또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구체적인 개선 대책을 추진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낸 점에 있어서 높이 평가된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전혀 없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