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사람이 죽었는데 시신조차 없다니…제작기일 30일>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유족과 어렵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유족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뼈 한조각이라도 찾고 싶다고 하소연을 털어놓다가도 이내 울먹였습니다. 유족은 아직 피해자의 장례도 제사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원인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MBN 취재진은 어려운 작업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년 동안 살인에 사체손괴 또는 사체유기 또는 사체은닉을 저지른 범죄(살인+사체손괴 or 사체유기 or 사체은닉)의 판결문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일단 수집이 어렵고, 판결문을 읽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범죄 사실은 잔혹했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 판결문의 수집범위를 3심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사건으로 한정했습니다. 그리고 1심, 2심, 3심을 분리해서 판결문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취재의 용이성을 위해 서울의 법원(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남부지법, 서울북부지법, 서울서부지법)으로 판결문 수집범위를 축소하려는 생각을 하다가 단호하게 접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은 일어날 수 있고, 취재의 편리성을 위해 모집단을 축소하는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 2명이 전국 법원의 판결문 92개를 모으는데 꼬박 14일이 걸렸습니다. 이어 두 명의 기자는 더딘 속도지만 꼼꼼하게 92개 판결문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판결문 문구가 있었습니다. "사체손괴나 사체유기의 경우 양형 기준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MBN 취재진은 궁극적으로 이 부분을 지적하는데 초점을 모았습니다.
92개 판결문의 분석에는 다시 14일이 걸렸습니다. 오류를 막기 위해 1명의 초기 분석 결과를 다른 1명이 재검토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평균을 구할 수 있는 수치들을 추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해 이해하기 쉽도록 분석 결과를 시각적으로 도식화하는 데에도 최대한 많은 사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분석 결과, 범죄자의 나이는 평균 43.1세. 84%는 남성, 16%는 여성이었습니다. 피해자도 범죄자와 유사한 평균 43.2세로 집계됐고, 성별은 여성 65%, 남성 35%였습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범행 시각은 평균 10시 40분. 즉 오전이었습니다.
범행 이유를 분석함에 있어 유사 범행 가능성을 막기 위해 남녀문제, 경제문제, 직장문제, 종교문제 등의 표현으로 순화해서 표현하였고, 범행 도구나 사체훼손 방법은 기사화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7기)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4월까지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에 대한 양형기준이 만들어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7기 위원회는 이미 양형기준을 만들 범죄의 종류를 정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MBN은 고유정 사건과 같은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을 재조망하면서 적확한 양형기준이 하루빨리 정립되어야함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해당 범죄의 발생빈도가 낮다고 해서, 사람이 죽고 시신조차 없는 범죄에 대해 이를 처벌할 양형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은 재판의 신뢰성에 흠결이 생기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최종적으로 당사자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작성을 하는 데 걸린 2일을 포함해 이번 MBN의 시신 없는 살인사건 3개년 판결문 전수조사 기획은 30일의 제작기일이 소요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본 기획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은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본 기획 기사에 특별한 제보자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MBN 취재진은 대법원 특별열람실을 통해 전국 법원의 판결문 정보를 대략적으로 파악한 후, 각급 법원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여 판결문 92건을 수집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분석한 타사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이후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국민적 관심사도 양형기준이 필요한 범죄를 정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N은 고유정 사건의 팩트를 보도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 사법기관에 업무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MBN에서는 분기당 우수 기사를 선정한 뒤 그 중 최우수 기사에 대해 사내 ‘특종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기사는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특종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에 대해선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