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
‘이건 사실이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강원도의 한 지역에서 초등학생이 다수의 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들려왔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입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은 필요했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일이라며 사실 확인을 꺼려했습니다. 어렵게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학교를 파악했지만, 해당 학교는 모두 취재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무려 11명입니다.”
사실을 알고 싶다는 취재팀의 설득 끝에, 처음부터 피해 학생을 담당했던 교육지원청의 직원은 취재팀에게 초등학생 성폭행 피해 사실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을 지역의 중.고교생과 대학생 등 11명이 3달 동안이나 집단으로 성폭행했다는 겁니다.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고, 피해 학생에게 협박을 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 중 4명은 이미 경찰에 구속된 상태였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피해 학생은 집단 성폭행이 벌어지기 8개월 전, 엄마의 동거남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게 먼저일까. 피해 학생의 2차 피해를 막는 게 먼저일까. 취재팀은 또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건 보도에 머물지 말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자’
취재팀의 결론이었습니다. 피해 학생의 신분은 철저히 지키되, 2차 피해와 재발방지를 위한 보도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사건 보도를 시작으로 최초 성인들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이후, 가정과 사회의 안전망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점, 교육기관이 제대로 피해 치료를 지원하지 않고, 상담 중에도 추가 성폭행 피해에 노출됐는데도 파악하지 못한 점, 성폭력위원회의 부재와 해바라기센터의 한계, 소년법의 문제 등을 연속 보도했습니다. 특히, “피해 학생에게도 원인이 있다”는 교육기관의 비상식적인 인식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교육기관의 반성과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본 보도는 취재팀이 지역에서 쉬쉬하는 소문을 바탕으로 신중하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물입니다. 직접적인 제보자는 없었고,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피해 학생의 신분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지명과 학교, 병원 등은 모두 노출시키지 않았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 사건과 관련한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본사의 보도 이후, 주요 방송과 신문, 통신사 등 대다수의 언론사에서 기사와 대담, 논평 등의 방식으로 후속보도를 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팀의 연속보도 이후, 국민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랐고, 2만 건이 넘는 동의를 얻은 게시물도 있습니다. 또한, 비상식적인 발언을 한 교육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왔습니다. 정의당도 성명을 통해, "가해자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교육과 사법 영역에서의 변화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우리 사회가 나서서 아동과 청소년의 성폭행 피해를 예방하고,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 또한 크다고 생각합니다.
홍문표 국회의원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개정안 역시 성폭력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학교 폭력의 범주 안에 포함시켜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는 본사 보도에 공감하고, 조속히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어 후속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또, 강원도교육청은 “피해 학생이 성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고, 합의에 의해 성관계가 이뤄졌다”고 발언한 교육 공무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하고, 성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상담과 치료 등 보호 대책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피해 학생이 최초 성인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가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폭행 피해를 당한 이후, 아이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고, 가정과 사회로부터 사실상 방치됐습니다. 최초 성폭행 피해를 당한 이후, 아이가 적어도 교육기관과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를 받았다면, 이런 집단 성폭행 피해가 발생했을까요. 취재팀이 보도를 결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이 철저히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취재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이 사건을 보도했을 당시, 피해자가 드러나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이 언론을 통해 노출된 일은 없었고, 취재 과정에서 언론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실도 없습니다. 이 부분은 취재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관련자들의 이의 제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