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그 많은 여성 변호사들은 어디에 있을까”
여성 변호사 기획 보도를 준비한 기자들은 주로 법원을 출입한다. 그런데 법원 출입 기자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하는 주요 형사 사건에서는 여성 변호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여성 변호사를 한두 명 만난다 해도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모니터링하는 보조적 역할의 어쏘 변호사가 대부분이고, 변론을 주도하는 건 중장년 남성 파트너급 변호사들이다. 보도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경향신문이 기획 보도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사법농단, 드루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10건의 주요 사건 변호인 346명의 성비를 분석한 결과 여성 변호인은 69명(19%)에 불과했다. 최근 변호사시험에서 여성이 절반 가까이 합격한다는데, ‘여성 변호사 7000명 시대’라는데 그 많은 여성 변호사들은 어디에 있을까. 여성변호사 기획은 이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 “성차별은 전문직 노동시장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경향신문 법조팀은 구글 링크를 통해 여성 변호사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결과를 받아보니, 일단 진입장벽에서부터 여성이 배제되고 있었다. 여성을 아예 뽑지 않는 로펌도 있다고 여러 여성 변호사들은 전했다. 어렵게 법조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출산·육아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이 사문화된 상태여서, 여성변호사는 출산과 동시에 로펌을 그만둔 뒤 다시 구직을 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이밖에 여성을 주요 업무·네트워킹에서 배제하고, 업무 중 성희롱을 하는 등의 업무상 차별도 심각했다. 이러한 장벽들에 부딪히다보니 여성 변호사들은 기업의 임원급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너 변호사가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자격증’이 있는 전문직 여성에게는 성차별 관행이 거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었다. 성차별 관행은 전문직 노동시장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의 분석은 법조시장이 기본적으로 노동권 자체가 낮다는 것이었다. 변호사 대부분은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건 물론 유급휴가·시간 외 근무 수당 등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 되는 구조에서는 가사·육아 책임을 온전히 떠맡은 여성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경향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던 권혜원 동덕여대 교수는 “노동시간의 문제지 젠더차별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체제에서는 장시간 노동체제가 결과적으로 차별을 가져 온다”고 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사회가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여성이 전문직 시장에 많이 진입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주변화’될 수밖에 없다.
■ “한국 사회도 성평등 문제에 대한 ‘질적’ 고민을 해야 한다”
여성변호사 기획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됐던 지점은 “돈 잘 버는 변호사들의 권리를 우리가 왜 걱정해줘야 하지” 같은 의문을 가진 일반 독자를 설득하는 문제였다. 우리의 답은 명확하다. 우리는 여성 변호사의 성차별 실태를 보도함으로써 여성 전문직 노동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합격률 50%’라는 뉴스 제목만 보면 성평등은 벌써 이뤄진 것 같지만, 실태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한참 멀었다. 이제 한국 사회도 여성 전문직이 ‘양적’으로 늘어난 만큼 성평등 문제에 대한 ‘질적’ 고민을 해야 한다. 이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는 시기부터 여성 전문직 노동시장에 대한 질적 연구 및 통계를 축적해온 반면, 한국은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3회차에서는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미국 여성변호사협회는 주요 로펌의 여성 파트너 비율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성 파트너 비율, 임금 및 고용 실태, 고용환경 등을 매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로펌의 여성 파트너 비율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다. (그래서 경향신문이 직접 10대 로펌을 대상으로 여성 파트너 비율을 조사해야만 했다.) 이제라도 한국 사회는 양적인 평등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질적인 평등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대한여성변호사회 관계자 등을 통해 여성변호사들에게 구글 링크를 배포해 설문지를 수집했다. 경향신문 법조팀 소속 전체 기자가 변호사 취재원들에게 설문지를 배포하는 방법도 병행했다. 설문지는 누가 응답했는지 알 수 없게 설계해 익명성을 보장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경향신문 법조팀 소속 전체 기자가 설문지를 배포했고, 이혜리·유설희·윤지원 기자가 설문지 분석·기사작성 등을 맡았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기획보도를 통해 성평등 문제에 대한 ‘질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지는 것 외에도 좀 더 현실적인 변화도 이뤄지길 바랬다. 이에 국내 최초로 성차별 로펌에 소송을 제기했던 황다연 변호사를 처음으로 인터뷰해서 소송의 의미를 물었다. ‘피해자 프레임’으로 보도되길 원치 않는다는 취재원 의사를 존중해 실명으로 기사를 실었다. 그간 황 변호사의 사례는 법조계 내에서 ‘법무법인 정평 사건’ 또는 ‘임신한 변호사 강제휴직 사건’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경향신문이 취재해보니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무법인 정평의 대표 변호사에게 징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의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 변호사들은 “변호사협회 차원의 신고센터 활성화”를 법조계 성평등 문제의 대안으로 꼽았지만, 협회 차원의 신고 창구도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변협 측에 알렸다. 변협 측은 성희롱·추행 같은 성폭력이나 직장 내 성차별을 한 변호사에게 징계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알려왔다. 더불어 대한변협은 성차별 피해 신고센터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변호사가 변협에서 징계를 받게 되면, 변협 홈페이지에 실명, 소속 법무법인, 징계 사유까지 공개된다. 꽤 강력한 처분이다. 실제로 징계 처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변협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성차별 문제에 나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성폭력·성차별 변호사에 대한 징계, 성차별 사례 신고센터 건립 등을 변협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끝까지 추적 보도할 계획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