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들리는 말로는 그분들, 아직 소송전에 시달린다던데요….”
<은별이 사건, 그 후> 보도는 취재기자가 지난해 아동·청소년 성매매 범죄자들을 다룬 <누가 아이들의 성을 사는가> 시리즈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한 취재원의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은별이 사건’은 40대 연예기획사 대표가 자신의 아들과 불과 2살 차이였던 15살 여자 중학생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접근해 성관계를 맺고 임신·출산에 이르게 했으나 법원에서 ‘무죄’가 난 사건입니다. 2011년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8년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소송전이라니,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스쳤고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한때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 사건은 2015년과 2017년 두 번의 대법원 무죄 선고가 내려진 뒤 사실상 ‘끝난 사건’이 됐습니다. 즉 ‘그건 사랑이었다’고 결론난 것입니다. 이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과거 이런 판결도 있었다’는 식으로만 간간이 다뤄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세계일보 취재팀은 은별이 측이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성범죄’임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과 여러 경로로 은별이에게 신체·정서적 학대로 여겨질 수 있는 행위들이 실제 가해졌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사건이 내포한 ‘구조의 문제’를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1심에서 12년을 선고한 판사와 2심에서 9년을 선고한 판사가 이후 헌법재판관, 대법관이 됐어요. 사실심리에 있어서 만큼은 법조계에서 알아주는 판사들이란 거죠. 그런데도 결국 ‘사랑’으로 결론난 것은 구조의 문제란 것 아닐까요?”
이 사건을 가까이서 지켜본 한 법조계 인사의 말은 취재팀이 구조의 문제란 확신을 갖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은별이 측과의 접촉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피고소에 대한 두려움이 대단히 컸기 때문입니다. 연예기획사 대표 A씨는 앞서 은별이뿐 아니라 검찰 측 요청으로 은별이의 심리검사를 수행한 대학 교수와 언론사, 네티즌 등을 상대로 다수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는 취재팀에도 “이 사건을 보도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취재팀이 어렵사리 만난 은별이 측은 “어차피 변하는 것은 없더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의 취지와 방향을 설명한 끝에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있어선 안 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취재팀은 전문가들과 아동·청소년 성범죄자에 대한 ‘무죄’ 등 솜방망이 처벌이 국민들의 인식과 달리 ‘재판부의 낮은 인권 감수성’ 때문만이 아니란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성적 동의 연령(age of consent)’ 13세 기준이 목격자나 증거가 부족한 성범죄 특성,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이 먼저’라는 형사법 대원칙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구조적 문제란 것입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 15∼18세를 동의 연령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 비춰보면 우리의 낮은 기준은 납득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이 문제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고 현행 ‘13세’ 기준이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며 법 제정 당시의 기준이 2019년 현재 우리 사회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나라였다면 은별이 사건이 과연 ‘무죄’가 날 수 있었을지 국제사회의 다양한 시각과 제도를 소개하고, 현행 시스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보는 것에 방점을 두고 두 달 동안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 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1)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한 비교 보도
취재팀은 가장 먼저 국제 비교를 시도했습니다. 이 사건이 두 번이나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난 사안이란 점, 그동안 이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 고민 끝에 나온 방법론이었습니다. “선진국이었다면 결코 무죄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말이 과연 사실인지,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시각과 기준이 어떠한지, 그리고 우리 사회의 기준이 거기서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살펴보려 했습니다. 물론 다른 국가들의 사례가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국가와의 병렬 비교는 독자들이 현행 구조의 문제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여기에는 국내에 알려진 해외 사례들의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많다는 점도 한몫 했습니다. 예컨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언론에 기고한 글을 보면, 학술논문을 근거로 ‘OECD 국가 중 스페인이 12살로 가장 낮다’, ‘13세 기준은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으나 스페인은 2015년 기준 연령을 16살로 상향했으며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행조례’를 통해 18살을 사실상의 동의 연령 기준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2019년 현재 각국의 사정이 어떤지 제대로 확인해보자’는 것에 취재의 초점이 맞춰진 이유입니다.
당초 취재팀은 각국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취재를 진행하려 했으나 “특정 판결에 대해 언급이 어렵다”는 취지의 회신이 돌아왔습니다. 이에 방향을 틀어 아동 성착취 근절을 목표로 1990년 창립된 비영리 국제네트워크인 ‘엑팟 인터내셔널(ECPAT International)’을 찾게 됐습니다. 엑팟 한국지부인 ‘탁틴내일 청소년 성폭력 상담소’ 측과 접촉했고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3주 동안 국제 설문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태국의 엑팟 본부 주관 아래 각국에 원고지 40매 분량의 온라인 질의서를 보내 14개국으로부터 총 190매 분량의 답변지를 받았고 이를 번역·정리해 보도했습니다. 엑팟 측은 “다수의 회원국들이 한 국가의 특정 사건을 이런 식으로 재조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해왔습니다.
2) 현행 ‘13세’의 연원을 처음으로 추적한 심층 보도
현행 ‘13세’ 기준이 국제사회의 그것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취재팀은 자연스레 이 기준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냐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 과정이나 배경이 현 시대와 맞지 않다면 지금도 충분히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와 관련한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13세 기준이 1953년 형법 제정 때 건너온 것’이란 주장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질 뿐이었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전문가들의 이런 시각을 받아들이고 우리 형법에 영향을 준 일본의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추적해보는 쪽으로 취재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선 일본의 기준과 관련해 다양한 가설이 제기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훈도시 설(說)’입니다. ‘과거 일본에선 13세가 되면 남자 아이에게 훈도시를 선물하고 여자 아이에겐 허리띠를 선물하고 성인과 성관계를 맺는 풍습이 있었다’는 취지의 설명입니다. 2015년 한 토론회에서 등장한 것인데 이후 학술논문에까지 인용됐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은 서구의 동의 연령 기준이 수세기에 걸쳐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에 비춰 이런 류의 주장에 의문을 갖게 됐고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정확하게 설명해줄 전문가는 국내에 없었습니다. 대한변협에서도 ‘일본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외국법자문사는 등록돼 있지 않다’고 취재팀에 알렸습니다. 원로 형법학자, 일본법 전공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 통로로 수소문 중 한 취재원을 통해 일본 주오대(中央大)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성교육 전문가 박혜정씨를 소개받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한 달 동안 박혜정씨의 도움을 받아 일본국립국회도서관(NDL) 등에 오른 각종 논문과 회의록 등을 확보했고 일본의 13세 기준이 ‘중세의 풍습일 것’이란 우리의 통념과는 달리 서구의 근대적 사법체계를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진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일본에서 13세 기준이 만들어질 때 나름의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됐다는 점, 1974년에도 국제 비교를 통해 한 차례 상향 논의가 있었으나 무산됐다는 점, 이후 지역별로 이른바 ‘음행조례’를 만들어 사실상 18세를 동의 연령의 기준으로 삼고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이번 보도의 성과입니다. ‘선진국 일본도 13세를 기준 삼기 때문에 상향에 신중해야 한다’라는 식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1907년 동의 연령을 12세에서 13세로 상향할 때 초경 연령, 즉 여성의 육체 발달을 주된 근거로 삼았다는 점은 남아의 성범죄 피해를 인정하고 아동·청소년의 정서적 발달을 강조하는 21세기 한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3) 50명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협업 보도
이번 보도는 취재팀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여성단체·청소년단체 활동가와 형사정책·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대학 교수, 현직 판사와 변호사, 일본 현지 법조인과 연구자, 국제시민단체 활동가, 여론조사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 50여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카더라’ 정보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철저히 검증하고 향후 법 개정 논의에 올바른 방향과 의미 있는 정보를 제시하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다행히 취재팀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모두 보도의 취지에 공감했고 적극 도움을 주었습니다.
취재팀은 전문가들과 함께 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을 현장에서 지원하고 있는 ‘탁틴내일’ 베테랑 활동가 3인과 지난 10년 동안 솜방망이 처벌로 사회적 논란이 된 40여건의 사건을 분석했고,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이명숙 변호사,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주로 다뤄온 변호사 4인과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법원이 선고한 ‘미성년자 의제강간’ 1심 판결 49건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성범죄라고 생각하는데 사랑으로 결론이 나는 비극’이 현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 아동·청소년 성 보호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의제강간 제도마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꼬집었습니다. 또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와 임수희 부장판사, 장형윤 아주대 교수 등과 함께 최근 개정된 아청법의 한계와 우려의 시각도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취재팀은 동의 연령 상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반대 의견이 분명 존재하며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목소리도 지면에 실었습니다. 모든 취재원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으며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간 우리나라의 낮은 동의 연령 기준을 지적하는 기사는 다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안이 지닌 다양한 문제점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시리즈로 연속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획 특성상 타매체에서 큰 반향이 있진 않았습니다. 당초 은별이 측 항소심 첫 재판 날짜(8월22일이었으나 9월26일로 연기)를 감안한 보도 시점이 공교롭게도 ‘조국 정국’과 맞물린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은별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고 타매체 기자와 시민단체 등에서 취재기자에 이번 보도 관련 문의가 있었던 만큼 향후 항소심 재판과 그 결과는 여러 언론을 통해 다시 한 번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 역시 계속 관심을 가지고 항소심 재판 결과와 의미를 후속보도할 계획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우선 법조계와 학계에서 ‘깊이감이 느껴지는 좋은 보도’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보도 이후 현직 판사와 변호사 등으로부터 “아이들은 목소리를 낼 창구가 없는 탓에 그동안 이 문제가 크게 다뤄진 적이 없었는데 깊이 있게 취재해줘서 감사하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도 많고 전체적으로 구성과 논리가 탄탄해 잘 쓴 논문을 보는듯 했다” 등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향후 동의 연령과 관련한 우리 사회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릴 보도”라고 평했습니다.
특히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진흥원 주최로 9월4일 열린 ‘청소년 대상 성매매 예방과 피해자 지원 정책 방향 모색’이란 제목의 정책토론회에서 김한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태에 놓인 청소년을 성인의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형법상 ‘의제강간죄’ 연령을 현행 만 13세 미만에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 다수 참석자의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문화일보, 9월4일자 12면 ‘성매매청소년 절반이 16세 때 채팅앱 통해 시작’ 제하 기사 참조)
‘탁틴내일’은 오는 11월 이 사안과 관련해 국회의원실과 함께 ‘현실성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 중입니다. 이번 세계일보 보도로 우리 사회가 고집하고 있는 ‘13세’ 동의 연령 기준이 결코 변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국제사회 기준에서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된 만큼 개선책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논의의 방향은 기존 ‘상향하느냐 마느냐’를 넘어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단계를 거쳐 어떻게 연령 기준을 만들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팀은 향후 법 개정 논의가 벌어진다면 이번 보도로 새롭게 알려진 사실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5. 자체 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세계일보 편집국은 이 시리즈 보도를 “품이 많이 들어간 수작”이라고 평가하며 3회에 걸쳐 매일 2개면을 털어 기사를 싣는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세계일보 논설위원실은 8월22일자 27면에 ‘의제강간 기준 연령 상향, 미성년자 보호 지름길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함으로써 취재팀한테 힘을 실어줬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9일 현재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중재 피신청 등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