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출품자 대표 기자는 광주.전남을 구독권으로 발행하는 무등일보 소속이지만, 출입처는 광주·전남에 있는 기관이 아니라 서울에 소재한 청와대와 국회입니다.
이런 관계로 지역 민심이나 지역 정치권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광주.전남 취재원과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 취재원에게 전화를 거는 편인데, 8월 23일에는 지역 정치인 A씨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A씨는 노태우 아들 재헌씨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5월 영령들에게 사죄했고, 자신이 동행했다고 했습니다.
순간 멍해졌습니다. 본 기자는 “신군부 정권의 전직 대통령, 노태우이냐”고 재차 질문했고 A씨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재헌씨는 이날 1시간 30분 동안 5.18 민주묘지에 머물렀고,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A씨와 통화를 이어가면서 재헌씨의 5.18 민주묘지 참배는 5.18 가해자, 그것도 신군부 핵심 인사 직계 가족이 5월 영령들에게 처음으로 사죄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본 기자는 ‘재헌씨의 5.18 민주묘지 참배’란 팩트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를 알리지 않으면 묻히겠다’고 판단해 이후 본사 정치부, 사회부와 5월묘역 참배에 대한 사실확인 등 협업에 들어갔습니다.
재헌씨의 참배를 계기로 그동안 풀리지 않은 5.18 관련 현안이 해결되고, 가해자들의 진실고백과 피해자의 용서가 현실화 되면 민주화의 역사가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매체들이 무등일보 단독 보도를 바탕으로 재헌씨 참배란 일회성 보도에 그쳤지만 무등일보는 ‘노태우 아들 5월묘역 참배 계기 진실 고백과 용서의 역사 만들자’는 타이틀로 5월단체 관련 인사들의 릴레이 인터뷰.기고’를 기획시리즈로 이어갔습니다.
80년 당시 도청 항쟁지도부 총위원장으로 5.18사형수인 김종배 전 의원을 시작으로 안성례 초대 오월어머니집 원장,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후식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 등이 피해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싣고 가해자들의 사죄와 고백을 촉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재헌씨의 5.18 민주묘지 참배는 제보에 따른 최초 보도였습니다.
“무등일보 첫 보도를 보고 온몸의 전율을 느꼈다”고 고백한 김종배 전 의원의 소감처럼 처음있는 일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누구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참배소식을 알고 있었던 A씨는 기사화에 큰 부담을 갖고 있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재헌씨의 사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죄가 진심이 아니라는 여론이 확산되면 재헌씨 참배를 도운 A씨에 대한 책임 추궁이 쏟아질 것이고, ‘5.18 가해자를 도운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굳어지면 광주에서의 A씨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난 것입니다.
또한 정치인 신분으로 “재헌씨를 자신의 정치에 이용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부담이 된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8월 23일 이 소식을 전해들은 본 기자는 기사가 작성된 25일 오후까지 묘역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사실확인 작업과 함께 A씨와 수차례 통화를 하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습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한 줄 아느냐. 5.18의 역사 아니 대한민국 역사를 바꿀 일을 했다”, ‘가해자 진실고백의 첫 단초이며 실마리 제공으로, 5.18 혐오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절호의 기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꼭 기사화가 되어야 한다. 만약 재헌씨 사죄가 알려지지 않으면 당신은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5.18 가해자와 피해자가 하나가 되는, 즉 국민 통합의 기회를 당신이 날려버릴 수 있다고도 설득했습니다.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번 기사는 제보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무등일보 보도 이전에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8월 26일 무등일보 4면에 ‘아버지 대신 사과하러 왔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 지난 23일 5.18국립묘지 방문’이 보도된 이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통신사와 방송 3사(kbs.mbc.sbs)는 26일 메인 뉴스에 이어 27일 아침 뉴스까지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jtbc,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이를 다뤘고, 2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1, 2위에 노재헌씨가 등장했습니다.
무등일보 보도가 나간 이후부터 전국의 통신과 방송, 중앙지와 지방지 가릴 것 없이 모든 매체가 기사를 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7일자 중앙지-
조선일보 12면 ‘광주 5.18묘지서 무릎끓은 노태우 장남’
중앙일보 12면 ‘노태우 아들 5.18묘지 찾아 진심으로 사죄...아버지 뜻 반영’
동아일보 12면 ‘부친 뜻따라...5.18 영령에 무릎 사죄한 노태우 아들’
경향신문 10면 ‘노태우 아들, 5.18묘지 참배...슬쩍 와서 무슨 사죄냐’
국민일보 3면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5.18묘지 참배 희생자.유조께 사죄’
서울신문 11면 ‘5.18 희생자 유족께 사죄...노태우 대신 사과한 아들’
한겨레 13면 ‘노재헌씨 5.18 묘지 참배 눈길’
매일경제 8면 ‘노태우 장남 5.18 묘역 참배...희생자.유족 진심으로 사죄’
-27일자 광주매체-
전남매일 1면 ‘노태우 아들 5.18 묘지 참배’
전남일보 2면 ‘신군부측 첫 사죄...5.18 진상규명 앞당겨질까 기대감’
광주일보 6면 ‘노태우 아들 노재헌씨 5.18 참배...진심으로 사과’
광남일보 6면 ‘노태우 아들 재헌씨 5.18 묘지참배
광주매일 7면 ’진심으로 5.18 유가족께 사죄‘
남도일보 9면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5.18묘지 참배’
4. 사회에 끼친 영향
재헌씨의 5.18 민주묘지 참배는 5.18 가해자의 첫 사죄란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역사적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물론 재헌씨가 5.18 가해자를 대표하지 않고, 재헌씨 참배로 가해자의 사죄가 완료됐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39년간 단 한번도 없었던 가해자 직계가족의 첫 사죄를 계기로 5.18이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뛰어넘어 용서와 통합의 단계에 들어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5.18 40주년입니다.
39년이 흐르면서 5.18은 민주화운동으로 지정됐고, 관련법에 따라 사망자, 부상자 등에 대한 보상도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5.18 관련된 문제가 풀리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해자의 사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재헌씨의 참배를 5월 단체들은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참배를 반기며 재헌씨가 5월단체 관계자들과 만남을 요청하면 충분히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재헌씨 또한 무등일보의 후속 보도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5.18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죄하겠다는 뜻을 보였습니다. 제보자의 무등일보 단독 인터뷰처럼 이번 재헌씨의 5월묘역 참배가 가해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서 진실고백과 진상규명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무등일보의 이번 보도가 없었다면 5.18는 여전히 분노, 증오, 원망의 아픈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사죄하고 피해자를 이를 받아들인다면 5.18의 역사는 2019년 8월을 기점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또 현재 광주지방법원에서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이 진행중인 전두환 등 다른 가해자들의 심경변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어 반성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재판에서는 80년 당시 육군항공부대에서 탄약병으로 복무했던 전직 하사관 등 당시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5월단체와 피해자들도 “이제는 때가 됐다”며 재헌씨의 5월단체 집단 면담이나 사죄는 물론이고 화해 용서의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보 자체 보도윤리 기준과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현재까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