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SBS 김태훈 국방전문기자는 지난달 초 “JTBC가 기아자동차로부터 거액을 협찬 받아 DMZ에서 다큐멘터리 제작하면서 기아자동차의 신차 광고도 무단으로 찍었다”, “국방부가 이를 알고 제지했지만 JTBC는 막무가내이다”라는 군 관계자의 토로를 듣게 됐다. 군 허가를 받지 않고는 출입 자체가 불가하고 동영상은커녕 사진 한 장 찍어도 보안점검을 받아야 반출되는 비무장지대 DMZ 안에서 유력 방송사가 상업광고를 무단으로 찍었다는, 도무지 믿기 힘든 비상식적 진술이었다.
하지만 김태훈 기자가 DMZ 동부전선 관련 부대의 지인들을 두루 접촉해서 확인한 결과, JTBC 촬영팀은 지난 4월부터 DMZ 안으로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신형 모델인 모하비 더 마스터를 몰고 와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전방부대 장교들 말로는, JTBC 측은 민통선까지는 모하비 더 마스터를 가림막으로 가려서 타고 온 뒤 민통선을 넘으면 가림막을 걷어내고 촬영을 했다. JTBC 현장 PD는 전방부대 지원 장교들에게 “갖고 온 차는 PPL 촬영용”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해당 전방부대들은 JTBC 촬영팀의 행동이 수상쩍어 국방부에 2차례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국방부는 지난 5월 JTBC 책임 PD를 불러 ‘DMZ 무단 광고 촬영’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기자는 국방부가 JTBC의 책임 PD로부터 “광고에 DMZ 영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자필 서약서를 받은 사실, 애초에 JTBC는 광고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DMZ의 생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협조 공문을 국방부에 보낸 사실도 직접 확인했다. DMZ 안에서 공익적 목적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며 국방부 허락을 받아놓고 10억 대의 거액을 협찬한 기아자동차의 상업용 광고도 무단으로 찍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태훈 기자는 지난달 13일 여러 영화관에서 문제의 모하비 신차의 DMZ 광고가 상영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복수의 지인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JTBC는 지난달 15일 해당 다큐멘터리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 JTBC는 애초에 상업행위를 할 수 없는 최고의 군사보호구역에서 대기업의 돈을 받고 다큐멘터리와 함께 상업용 광고를 찍었을 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다큐멘터리와 광고 둘 다 내보낸 것이다.
“불법적인 행위”라는 국방부의 만류에도 JTBC와 기아자동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국방부가 말리지 않았더라도 DMZ 광고 촬영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JTBC는 스스로 알았어야 마땅하다. 이건 상식이다. JTBC와 기아자동차는 상업적 목적을 위해 다른 곳도 아닌 DMZ에서 군을 딛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것이다.
김태훈 기자는 JTBC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달 16일 JTBC의 홍보팀에 두 차례, 책임 PD에게 서너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JTBC 홍보팀은 “팀장 출타중”이라는 이유를 대며 피했고, 책임 PD는 전화와 문자메시지에도 회신을 안했다. 기아자동차는 “일이 이렇게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만약 광고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면 SBS는 보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방부의 반대에도 광고는 영화관에서 상영됐고 마침 15일에는 JTBC가 해당 다큐멘터리의 프롤로그편까지 방송했다. JTBC가 기아자동차의 협찬을 받고 DMZ에서 벌인 일의 결과가 실제로 모두 나타남에 따라 SBS는 지난달 16일 보도를 결정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지난달 한동안 군 고위층과 JTBC 측에서 해당 제보자의 신원에 대해 수소문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어 이번 사건 관련 첫 제보자는 밝힐 수 없다. 기사에 CG를 통해 언급되는 군 관계자는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과 국방부 정책홍보팀의 팀장과 팀원들이다. 기사에 구체적으로 직위와 이름을 밝혀도 무방했지만 그들과 JTBC의 향후 관계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기사에 음성이 나오는 장교는 JTBC 다큐멘터리 제작 PD들을 동부전선 현장에서 직접 안내했었던 사람이다. 현재는 전역해서 민간인이다. 음성을 녹취해서 기사에 넣겠다는 허락을 득하고 사용한 음성 녹취 파일이다. 그는 음성 변조를 안해도 좋다고 했지만 해당 보도로 인해 그에게 원치 않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김 기자의 판단에 따라 음성 변조한 뒤 방송에 내보냈다.
본 보도는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본인 책임 하에 모든 취재와 기사 작성이 이뤄졌음을 확인한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달 16일 SBS 보도가 나가자 여러 매체들이 온라인을 통해 SBS를 인용 보도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신문 지면을 통해서도 SBS 보도를 인용해 DMZ에서 돈을 받고 상업 광고를 찍은 JTBC와 속수무책이었던 군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수차례 역임한 한 미디어 비평가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제외한 매체들은 JTBC의 DMZ 광고 무단 촬영을 적극적으로 취재하지도 보도하지도 않는다며 언론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JTBC가 지난달 17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자 이 미디어 비평가는 “JTBC의 사과로 JTBC의 행위가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며 언론들의 추가 취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기자협회보, 미디어오늘 등 미디어 전문지 뿐만 아니라 일반 매체들은 JTBC의 공식 사과 이후 관련 보도를 적극적으로 쏟아냈다.
이후에도 시민단체들의 JTBC 고발과 이에 따른 경찰의 수사 관련 보도, 기아자동차 모하비 동향 관련 보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JTBC의 행위와 SBS의 16일 보도의 시비가 명확한 터라 JTBC는 국방부와 장병,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입장문을 지난달 17일 오후 공식 발표했다. JTBC는 “국방부의 입장과 달리 제작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국방부와 해당 장병,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책임있는 임직원을 인사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광고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무단으로 광고를 찍어서 내보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JTBC는 또 “창사 기획 다큐멘터리 DMZ의 본편 제작과 방송도 전면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기아자동차는 “DMZ 내부 모습이 포함된 신차 광고의 상영을 즉각 중단하겠다”며 “JTBC의 협찬 계약 위반에 대해서는 적절한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는 “향후 군사시설의 촬영과 관련해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JTBC의 DMZ 무단 광고 제작 사건은 현재 마포경찰서 경제팀에서 사기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진행이다. 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JTBC의 DMZ 무단 광고 제작 사건은 그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방송사들의 불합리하고 불투명한 광고 협찬의 관행에 무거운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공익이란 명분을 내걸고 군사시설에서 자의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방송사들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국방부도 남북 화해 무드에 따라 이완됐던 군사시설 취재 지원의 원칙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SBS의 본 보도는 최고의 군사 보안 시설인 DMZ에서 벌어진 방송사의 비이성적인 행위를 적절히 비판했다고 평가한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와 관련한 외부의 지원, 정정 또는 반론 신청은 일절 없었음을 확인한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