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O)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한 가운데 일본이 소재부품을 무기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게 된 근원을 찾고 싶었습니다. 과거를 알아야 향후 일본의 보복을 이겨낼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JTBC 탐사기획부는 박정희정권 때 산업화의 종자돈 역할을 한 한일청구권자금의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청구권자금이 과연 온전히 우리 경제를 위해 쓰였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에서였습니다.
1차 조사를 해보니 한일청구권자금의 용처를 결정한 기구는 1969년 만들어진 반민반관 성격의 ‘한일협력위원회’였습니다.
더구나 한일협력위원회의 실체는 사실상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일협력위의 실체를 파악해서 보도하는 것이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약 2주간에 걸쳐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외교부의 ‘한일협력위원회’ 관련 문서를 사본으로 복사해
분석했습니다. 1969~1974년 5년치 총 1만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당시 일본 의회 자료와 신문 기사 등도 입수해 함께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그동안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역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한일협력위원회의 일본측 회장인 기시 노부스케, 현 아베 신조 총리의 외조부인 그와 박정희 당시 대통령 간의 각별한 관계가 눈에 띄었습니다. 둘은 시차는 있지만 ‘일제 강점기 만주국 관료와 만주군관학교 졸업생으로 ‘만주인맥’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일본측 위원도 대부분 만주인맥이었습니다.
이런 공감대 속에 한일협력위원회는 처음부터 왜곡된 구조로 출범했습니다. 전범기업을 배제해야한다든지, 전범기업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든지 등의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일협력위의 일본측 위원들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 사업’처럼, 청구권자금의 사용 대상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자금집행을 승인했습니다.
대표적인 청구권자금 사업으로 알려진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전범기업들이 납품가를 빼돌려 이익을 부풀려 챙기고, 포항제철 건설은 일본 내에서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자 한국으로 오염시설을 넘기려 했던 정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범기업의 배를 불린 것도 모자라,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1등급 수교훈장인 광화대장을 받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상징인 ‘관부연락선’을 다시 개통시키는 행사에 참석한 뒤 청와대에서 받은 영상을 생생하게 내보냈습니다.
저희는 한일협력위원회가 1973년 8월 김대중의원 납치사건으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푸는 해결사 역할을 한 사실도 찾아냈습니다.
1973년 9월 청와대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기시 노부스케 등 한일협력위 일본측 위원간의 면담록이 그 근거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유감을 표할 수 있다고 하자 일본측 위원들은 ‘이번 일과 관계없이 한일 경제협력은 하던 대로 계속돼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이 같은 양쪽의 사건 봉합 공감대는
두달 뒤인 같은해 11월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가 일본 다나카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와 함께 동해안 대륙붕 개발이 수십년째 지지부진한 원인이 한일협력위에서 결정한 ‘한일 공동개발’이라는 독소조항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란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취재원은 없었습니다. 전문가와 당시 재직자 등을 모두 실명 인터뷰를 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국가기록원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기사입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현장 취재한 기자들이 직접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매체 중에서는 프레시안이 JTBC 보도 이후 김민웅 경희대 교수의 기고 형태로 ‘한일 협정, 무엇이 문제인가’를 현재까지 11회에 걸쳐 기고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소설가 천운영씨의 칼럼(8월 12일자) <[천운영의 명랑한 뒷맛]지하철 개통식의 기념 찹쌀떡>에서 JTBC 보도를 통해 한일협력위의 진실을 알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본 시민단체들이 뉴스룸 기사를 번역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려 일본 내에서 진보시민단체와 극우세력 간 논쟁이 가열됐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보도 이후 한일협력위를 추가로 분석하겠다며 자료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모든 기사마다 수백~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며 시청자와 네티즌들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일협력위의 실체를 공개해 큰 반향 불러일으킨 켰습니다. 또한 자칫 잊힐 수 있었던 역사적 사료를 발굴한 가치가 크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길잡이 역할을 했습니다.
한일협력위가 설립된 1969년부터 1974년까지 5년간의 활동 기록을 1만페이지 넘는 문서를 통해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국가기록원 보관 정부 문서와 일본 정부 문서 등을 일일이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한일청구권 자금 용처 등을 자세히 파악해 시청자에게 전달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