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한 임신부가 7번의 시험관을 거쳐 임신을 했습니다. 하지만, 에드워드 증후군이었습니다. 그는 배 속에서 아기가 죽거나 태어나도 1년을 살기 어렵다는 염색체 이상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들은 뒤 울며 낙태를 결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태아의 염색체 이상은 모자보건법이 허용하는 낙태의 범위에 들지 않았습니다. 낙태는 불법이었습니다. 그는 음성적으로 낙태를 하는 병원을 찾고 찾아 수술대 위에 올랐고, 수술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울어야 했습니다.
올해 초 제 지인의 이야기를 접하고 이건 뭔가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밑바닥부터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태아 기형은 의외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통계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산부인과 의사들이 교과서로, 경험상으로 100명 중 2-3명 꼴이라는 거였습니다. 이는 중증 기형에 해당합니다. 실제 태어난 기형 태아를 살펴보니, 10%가 넘었는데, 이중 중증 기형은 전체 아기 중 1% 정도였습니다.
낙태를 선택할 경우 엄마는 제대로 된 의료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낳은 결심을 한다해도, 혹은 태아 기형 진단을 받지 않아 기형 태아를 낳는다 해도, 혹은 진단이 잘못돼 기형 태아를 낳는다 해도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낙태 합법화 논의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태아 기형 낙태 자체를 인정하는 건 장애인 단체의 반대가 극심할 수 있어, 논의가 지지부진합니다.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이 합당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면서요. 문제는 현실에서 수많은 기형 태아를 음성적으로 낙태하고 있고, 아무도 이를 케어하지 않고 있다는거죠. 용기를 내 낳는 부모의 현실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태아가 기형임을 알더라도 생명권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고, 선택을 위해서는 반드시 현실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였습니다. 그래야 낙태를 선택할지, 의사와 산모가 상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테니까요.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태아 기형으로 낙태를 한 임신부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요청할 수는 없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상실감, 아픈 몸으로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구두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과 토론했습니다. 태아 기형 낙태에서 시작했으나,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싶어서였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건복지부에서는 낙태의 합법화 관련한 논의에 MBN의 보도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답변해왔습니다. 기형 태아를 낳을 결심을 할 때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을 보완하겠다는 답을 보내홨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공공연한 현실이지만, 기형 태아 낙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세세한 부분을 짚고, 대안을 마련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의미있는 기획이라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