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④ 제보(○)
원전지원금 5조원 내역 정보공개청구, 현장 비리 실태 단독 보도
“1~2년도 아니고 해마다 수백억 원씩 이상한 돈이 쓰이는 거, 이거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지난 5월, 새울 원전이 있는 울주군 서생면 한 주민단체 관계자 제보로 취재가 시작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마을에 주는 지원금이 수상한 내역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전지원금이 실제 부당 집행된 관련 서류를 가지고 구체적인 증언이 이어졌다.
원전지원금.
그동안 몇 차례 방송 했지만 신빙성 있는 내부 고발이 없어 항상 갈증이 있던 아이템이었다.
제보에 따라 현장 몇 군데를 취재했더니, 시세보다 수십억 원이나 더 비싸게 빌딩을 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단체가 지자체와 중복되는 방역을 몇 차례 한 뒤 수천만 원을 받는가 하면,
태양광 업자가 부지도 없이 태양광 사업을 벌이는 등 원전지원금 사용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취재팀은 원전지원금 부정사용이 울산만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고 한수원에 전국에 지금까지 지원한
원전지원금 전체 사용내역을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한수원도 처음 받는 요청에 난감해하며 처리기한을 한 달 연장해 방대한 자료를 보내왔다.
기본지원금, 특별지원금, 지역자원시설세, 사업자지원금, 해외에는 없는 상생협력사업비 까지...
여기에 주민단체에서 제보 받은 사업별 감사 자료와 진행일지까지 더한 자료를 분석, 재가공했다.
원전지원금 사용현장을 하나씩 취재했더니 대부분 일회성· 소모성·중복투자 예산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원전을 건설하라며 집회를 주도한 몇몇 인사는 한수원에서 협력업체를 운영하게 됐다.
원전지원금이 발전소 주변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보다 일부 주민대표들 배만 불리고 있다.
취재진 예상대로 비리는 울산 뿐 아니라 부산과 경주, 울진 등 전국 원전주변지역에서 비슷한 항목으로 매년 관행적으로 집행되고 있었다. 방송 후 경찰이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에 나섰고, 정부는 투명한 원전지원금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등 후속조치 계기가 마련되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발 부탁입니다. 내 모습이 절대로 나가면 안 됩니다.”
제보자들이 취재팀에 신신당부하던 말이다.
원전주변은 인구가 몇 백 명에 불과한 조그만 시골이다.
누가 어떻게 돈을 빼돌리는지, 어떻게 낭비되는지 잘 안다.
반대로 누가 제보했는지 추적하면 쉽게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다. 그래서 취재가 어려웠다.
취재팀이 제보내용을 토대로 하나씩 일일이 현장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주민대표가 시세보다 15억을 더 주고 산 건물은 주변 중개업소 탐문결과 뒷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웃돕기단체가 하는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보자들과 함께 잠복하기도 했다.
우후죽순 열리는 축제 예산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기획사들을 수소문했고, 원전지역 대학생들이 거주할 수도권 기숙사 건립사업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수년째 표류하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를 할수록 원전지원금 낭비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일찌감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한수원은 원전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이 정비된 2006년 이후 자신들이 지원한 내역을 보내왔다.
2006년 이전 자료와 한국전력에서 따로 지원하는 내역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았다.
1978년 이 땅에 고리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지급된 원전지원금은 5조원이 넘는다.
울산광역시 1년 전체 예산보다 1조5천억 원 이상 더 많은 큰돈이다.
원전지원금은 후쿠시마 사고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탈핵 기조를 제외하면 해마다 증가해왔다.
지원명목도 지자체에 주는 각종 것과 주민단체에 주는 지원금, 원전 자율유치 때 주는 현금 등
세기 힘들 정도로 종류가 많다. 한수원은 한차례 기한을 연장한 뒤 방대한 자료를 보내왔다.
취재팀은 현금으로 주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사업자지원금과 인센티브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축제 등 일회성 행사비가 23%, 농어촌 시설지원 등 소득증대 21%, 장학사업 17% 순으로 분류됐다.
“모든 지원금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되고 세부내역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한다. 과연 그럴까?
원전지원금은 전 세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
주민단체에 현금을 주는 곳은 우리 밖에 없다.
그것도 법적 근거가 희박한 한수원 내부 규정에 의해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은 어느 사업에 얼마를 썼는지 총액 밖에 확인이 안 된다.
취재팀은 비리 의혹이 드러난 몇몇 지원항목에 대해 한수원에 실제 정산서류를 달라고 요구했다.
돌아온 답은 “해당 주민단체들에 물어보니 서류 공개에 크게 화를 내서 보여 드릴 수 없다” 다.
신 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찬반논란 당시 언제나 주민 집회에 앞장섰던 대책위원장 손 모씨.
2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사업체를 2곳이나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변신한 것.
원전 주변에서 각종 단체를 이끄는 다른 이들도 갖가지 항목의 원전지원금을 몇 개씩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업은 전국 원전지역 주민단체끼리 공유되면서 매년 비슷비슷한 명목으로 받아 간다.
“괴롭습니다.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낍니다.”
원전지원금 비리에 가장 허탈해하는 사람은 같은 마을 이웃에 사는 일반 주민들이다.
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 낙후된 마을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몇몇 주민대표 그들만의 돈 잔치에 숨죽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원전지원금이 마을 발전보다 주민들 간에 불신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원전지원금을 두고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원전 안전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국민적 논란이 일던 신 고리 원전 5,6호기는 사용 후 핵연료 보관을 40년 저장규모로 짓고 있다.
기존 원전의 2배다. 가동 중인 원전도 사용 후 핵연료 처리를 기존보다 훨씬 더 조밀화하고 있다.
원전 안전성에 대해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수원은 해마다 원전 주변에 수천억 원씩 지원금을 주면서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은 아닐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전지원금에 대해 거시적 통계를 가지고 사용에 문제가 있다거나,
각 세부 사안 별로 사업내역에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본 방송은 원전지원금 비리를 고발하는 내부 제보를 단서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원전지원금 전체 내역을
분석한 뒤, 현장 취재를 통해 지원금이 실제로 부당 사용되고 있고 그 뒤에 한수원과 일부 주민단체의 보이지 않는 커넥션 의혹까지 조명하는 등 국내 원전지원금 시스템 문제를 최초로 단독 심층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후 원전 주변에 사는 일반주민들로부터 고맙고 후속 취재를 요청하는 격려 전화가 잇따랐다.
경찰이 방송 내용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새울 원전은 지원금 심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정부도 현재 진척이 없는 원전지원금 투명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원전지원금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후속 보도가 계속 되어야하는 이유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에 해마다 수천억 원씩, 지금까지 5조원 이상 지급된 원전지원금 집행에 비리가 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장 취재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고, 이 같은 문제가 울산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 한국수력원자력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전국의 원전지원금이 현장 확인도 없이 일회성·소모성 예산으로 낭비되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였습니다.
원전지원금이 안전을 뒤로 한 채 일부 원전 주변지역 주민대표들에게 부당 지원된 사실을 확인해 경찰 수사가 뒤따랐으며, 국내 원전산업과 원전지원금 제도가 바람직한 길로 가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방송 전 취재진이 요청한 공식인터뷰를 거절하던 한수원은 방송 후 ‘해명보도자료’를 가지고 찾아왔다.
원전지원금 총지급액은 5조원이 아닌 3조 원이며, 한수원과 주민들 간에 이면계약이 없었다는 내용이다.
물론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안 된 내용이다.
원전지원금은 관련법이 정비된 2006년 이후 한수원이 지급한 돈은 3조원이지만,
1978~2005년 사이 지급된 금액과 한국전력이 주는 금액을 더하면 5조원이 훨씬 넘는다.
또 2012년 신 고리 원전 5,6호기 환경영향평가 당시, 공청회 전날 한수원은 서생지역 주민대표들과 한 식당에서 만나 원전을 자율유치한 대가로 1천5백억 원을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 결과 다음날 공청회장에는 일부 주민들이 환경단체 회원들이 입장하지 못하게 막아서 충돌했다.
당시 기자는 한수원과 주민단체가 맺은 이면계약서를 단독 입수해 지역뉴스로 보도한 적이 있다.
해명 보도자료를 가지고 울산MBC를 찾아온 한수원 책임자에게 기자가 말했다.
“이런 문서 말고 국민과 소통을 해주십시오. 그래야 원전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8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취재 과정도 돋보였다.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안이었는데도 1보부터 하나원 동기 등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담는 등 보강취재를 해 완벽한 리포트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향후 정책과 어젠다 세팅을 위한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국 장관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은 조국 장관 사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기사였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바닥부터 검색을 거듭해 흠결 없이 완성한 작품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국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 유료사이트에서 찾아낸 취재팀의 집요함도 돋보였다. 취재팀은 조국 사태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집요한 취재는 이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촉발한 계기가 됐다. <조국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은 조국 사태에서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작품이다. 기자가 발로 뛴 좋은 기사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 공방 상황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이 된 하나의 팩트가 된 작품이다. 특히 평소 강한 개혁과 공정사회를 주장하던 조국 장관의 평소 발언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조국이라는 공인의 딸이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팩트에 독자들은 분노했다. 한편에선 전체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의전원의 특성상, ‘이 장학금이 꼭 특혜인가’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으며, 또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불법성이나 특혜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의 영예는 KBS의 <밀정 2부작>에 돌아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작으로, 독립운동가 내부의 암투와 암살 등 숨겨진 사료들을 모아 만들었다. KBS가 3·1운동 100년을 계기로 장기 제작한 이 작품은 영화보다 현실적인 영상, 역동감 있는 장면, 밀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보도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손들에겐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절제 있게 표현했다. 최근 유튜브 등 새로운 동영상 분야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과 국민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힘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 미디어 매체에 시청자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시금석 같은 작품이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KBS대전 보도국의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과 전주MBC 취재부의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이 상을 받았다. <납 기준치 초과 수도 계량기 대량 유통>은 거대담론보다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취재팀은 먹는 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해 직접 검증했고, 기준을 초과한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일부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계량기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납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대전뿐 아니라 전국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더욱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팀은 고발에 그치지 않고 관계 부처의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억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 속 진실’>은 첫 보도는 아니었으나, 타 매체에서 놓친 비리 의혹들을 일일이 취재, 보도했고 이를 입증해낸 노력을 평가받았다. 첫 보도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관 비리에 관한 여론도 시민단체의 관심과 열기가 식어갔음에도 전주MBC는 4년 넘도록 홀로 고발 보도를 이어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에게 하수관 사업 의혹을 규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민관 합동조사를 현실화시켰다. 예산과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이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