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마약은 범죄이면서, 질병이다' 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이 '당신의 병명은 마약중독' 기획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는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경기도의 마약사범은 전국 최고 수준이고, 무엇보다 급증하는 추세가 더욱 문제인 상황입니다. 기획취재팀은 이미 숱한 현장에서 경기도의 마약범죄 사건 등을 다뤄온 사건·법조·행정 기자들로 구성됐고, 공통되게 취재했던 경기도 내 유일한 입소형 마약재활시설 '다르크'가 남양주에서 지역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해체된 일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이들이 갈 곳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는 사실을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재활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언제든 다시 약에 빠질 수 있다는 게 마약중독 취재를 해온 기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습니다. 다르크 취재 과정에서 마약중독을 벗어날 수 있게 돕는 시설이 경기도에 한 곳도 없다는 사실 자체가 취재팀에게 모순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의문을 넘어 갈 곳 잃은 다르크의 마약중독자들에 대한 걱정이 머리와 마음 속에 내내 자리 잡았습니다. 기자들은 이에 현장으로 가 경기도 다르크의 마약중독자를 찾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기획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⓵ 마약중독은 질병이다
취재진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은 마약 자조모임인 ‘NA’ 였습니다. 타 지역에서 NA 모임에 참석하며 마약 재활치료를 하던 독자가 취재진이 3월에 쓴 기사(‘다시 손대기 쉬운 마약 위험성, 재활시설 발 붙일 곳은 어디에’)를 읽고 “비록 재활시설은 없어졌지만,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재활치료 모임을 하고 있으니 이 부분도 알아달라”는 연락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NA 홈페이지를 통해 각 지역에서 진행 중인 모임 시간표를 확인하고, 취재를 요청했습니다. 물론 비공개로 진행하는 모임 특성상 섭외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NA 모임에 취재를 허락하는 대신, 녹음과 사진촬영 등을 하지 않고 ‘조용히’ 참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취재가 가능했습니다.
어렵게 NA모임에 참석한 후 긴 설득 끝에 인터뷰를 허락받은 이들에게 ‘마약중독은 범죄지만,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호소를 들었습니다. 또 이들을 통해 경기 다르크에서 재활 중이었던 마약중독자와 연락이 닿았고, 다르크가 강제퇴거된 이후 재활의지가 있지만 혼자 극복하지 못한 채 고통받는 경기도 마약중독자의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⓶ 마약중독을 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더 이상 대한민국이, 경기도가,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는 건 숱한 마약 관련 기사를 통해 이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사건을 수사하고 적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약중독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와 재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마약중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난 후 공적인 언론에서 마약중독을 ‘질병’으로 이야기해도 되는 것일까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취재원의 폭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먼저 마약중독자를 간병하는 가족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섣불리 인터뷰에 응하지 않던 가족들이 용기를 내 만났고 이 취재를 통해 ‘마약중독=질병’이라는 이번 기획의 가설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들의 마약중독을 벗어나게 하려고 해외를 떠돌다 결국 한국 법정에서 오히려 아들의 구속을 간절히 요청하게 된 부모의 사연부터, 딸의 마약중독 치료를 위해 해외논문까지 공부하며 마약치료 전문가가 된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가족의 취재가 특별했던 것은 그간 마약중독자의 이야기들이 보도된 적은 많지만, 마약중독을 간병하는 가족의 고군분투는 깊게 보도된 적이 없었습니다. 또 마약중독을 간병하는 가족들 대부분이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가족들 또한 자조모임 등을 통해 적극적인 상담치료를 받아야 하는 동시에,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또 마약중독 치료와 재활, 수사 등 각계 전문가들 역시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마약은 법·수사·의학·심리 등 여러 분야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고루 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 시절 마약수사를 주로 맡았고 변호사가 된 후 마약 전문 변호를 맡고 있는 배한진 변호사와 경기지역의 마약수사 경찰들을 직접 만났고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약치료전문인 인천 참사랑병원 김재성 전문의를 만났습니다. 마약중독 심리상담사로 활동하는 전문 상담가들도 두루 인터뷰 했습니다. 또 마약중독재활 자조모임인 NA 모임과 민간 재활시설인 일본의 ‘다르크’를 한국에 처음 들여온 마약중독 치료의 대부,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까지 만나 폭넓게 마약중독과 치료·재활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약중독을 ‘범죄’로 다루는 검사, 경찰, 변호사도, 마약중독을 치료하는 의사, 상담사들 모두 공통된 목소리는 ‘마약중독은 질병’이며 공공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마약치료 및 재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⓷마약중독을 둘러싼 ‘편견’을 깨부수다
마약중독이 질병이라는 가설이 ‘사실’이라는 판단 이후 ‘마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개인의 의지가 박약하기 때문’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는 데 집중했습니다. 마약중독 문제를 둘러싼, 거의 모든 관련자를 인터뷰하는 데 집중했고 이를 통해 마약투약을 고백하거나 끊고 싶다는 도움을 요청할 때와 처음 적발된 초벌일 때가 치료의 골든타임이며, 재범과 재발의 인식 차이를 통해 마약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취재과정을 통해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 그리고 정부도 마약중독이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했지만 문제는 현실의 법과 열악한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점을 구조적으로 짚어나갔습니다. 수사기관 인터뷰와 대검찰청 마약류사범 관련 통계를 분석해 수사와 재판 단계 모두에서 치료를 병행한 처벌을 통해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로 치료시설 인프라 등의 부족으로 직접적 연계가 어렵다는 사실을 분석했습니다.
의료계 취재를 통해서 마약중독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비극적 현실과 개선돼야 하는 의료인프라를 지적했고 아울러 치료와 재활이 유기적인 구조로 연결돼 평생 마약중독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법적인 문제, 사회적 시선 등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마약중독자의 현실적 문제로 마약중독자와 간병가족 일부는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대신 어렵게 설득한 끝에 영상취재를 병행해 모자이크와 변조 등으로 얼굴과 이름은 가렸지만 영상을 통해 이들과 실제 인터뷰를 진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의 전문가들은 모두 실명처리했으며 사진 및 영상취재를 병행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경기도 다르크의 폐쇄는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져, 타 매체들도 이를 다수 보도했습니다. 경인일보의 이번 기획은 더 나아가 마약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이를 검증하며, 마약중독자의 사연이 아니라 중독자와 그 가족, 전문가들이 마약중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취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울러 공공의 치료재활 시스템을 촉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마약 중독 보도의 본질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자부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 보도 이후 경기도가 전국에서 공공기관 최초로 마약중독치료센터를 경기도립정신병원 내에 설립했습니다. 경인일보 기획보도를 본 센터는 경인일보에 언론 최초로 치료시설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환자 동의하에 환자들의 치료 과정도 공개했습니다. 폐쇄적인 마약중독 치료의 특성상 전향적으로 병원 내부와 치료과정 공개를 결정한 데는 마약중독은 질병이라는 취지와 보도내용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더불어 경기도민 중 마약중독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더 이상 타 지역의 치료시설을 찾아 떠도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음에도 공공에서 마약중독자 치료를 지원한다는 세간의 부정적 시선과 이에 따른 공적 부담감을 '합리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보도라고 감사를 전했습니다.
경인일보는 언론 최초로 마약치료센터 내부에 직접 들어가, 치료센터의 치료과정을 상세히 전하는 후속보도로 마약중독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전달했고, 이들도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공감대를 독자들과 공유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경인일보 1면과 3면 전면을 통틀어 보도됐고, 경인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14편의 시리즈 기사가 보도돼 대내외적으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경인일보 유튜브를 통해 마약중독 미니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제작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7회 전체 총평
제40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69편이 출품돼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품한 작품 중 내용이 유사한 작품들이 다수 출품돼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보도 시점과 사안 자체의 중요도, 그리고 파급력을 공정하게 따져 수상작을 선정했다.
17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매일경제의 <軍 첩보원 인적 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매일경제의 <軍 첩보원 인적 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보도는 제보를 바탕으로 접근이 어려운 군 내부 정보, 특히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정보를 다루는 정보사의 이면을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취재하여 정치권에서 간첩법 개정과 여야 공방을 이끌어 내며 이슈화시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보도는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가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10시간 뒤에 보고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심도 있게 보도한 점에서 파급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연속 보도를 통해 기사 완성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비즈워치의 <버려진 공공사이트> 보도는 금융감독원의 증권범죄신고센터가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로 악용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파헤치고, 5826개의 행정안전부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인터넷주소를 전수 조사하는 등 기자들의 끈기와 열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생활과 동떨어진 듯 보이는 공공기관의 허점을 파고들어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 사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아시아경제의 <코인사기공화국-그들은 치밀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인 투자사기 범죄가 만연한 가운데 162건의 ‘코인 다단계’ 형사판결을 면밀히 분석하여, 피고인의 24%가 초기에는 피해자였음을 밝혀냈다. 또한 코인 사기의 악순환 구조를 명확히 규명한 점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 피해자와 가담자를 직접 인터뷰하는 등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인 ‘코인사기공화국’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 그리고 효과적인 해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대통령 참석’ 중국인 드론에 뚫린 군사시설> 보도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이 드론을 이용해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와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입항한 미핵항공모함 ‘루즈벨트호’, 그리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까지 촬영한 사실을 보도해 국내 주요 언론들의 보도를 끌어내는 등 파급력이 높았다. 외교적으로는 중국 대사관 측의 입장문 발표를 이끌어 냈으며 여야가 외국인이 포함되는 간첩법 개정을 추진하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과 국가안보에 대한 경각심 및 보안 의식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는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의 폭력 사태를 포착한 뉴시스의 <사상 초유의 ‘폭력 사태’ 발생한 국힘 전당대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최악의 전당대회’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는 순간을 냉정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사진기자가 현장에 있었지만, 빠른 현장 판단과 찰나의 순간을 완벽한 앵글로 포착해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극한 대립과 긴장감을 사진에 담아내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또한 대부분의 방송에서 영상보다 앞서 소개되면서 한 장의 사진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줘 심사위원들이 좋은 평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