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V), ⑤ 기타( )
● 수상한 왕우렁이 공급 의혹 제보
"군청에 신청도 안 했는데 제초용 왕우렁이가 농가에 배달되고 있어요.“
취재는 제보자가 보낸 메일 한 통으로 시작됐습니다.
‘친환경 제초농법’으로 주목받으며 십수 년째 농가에 지원되는 왕우렁이 공급 과정이 미심쩍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을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농가 21곳 중 사업 참여를 신청하지 않은 19곳에 제초용 왕우렁이가 공급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불법적인 대리 신청 관행이 드러난 것입니다.
문제는 공급 체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겨울이면 자연 폐사해야 할 우렁이가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월동해 살아남으면서 개체 수가 급증, 잡초뿐만 아니라 갓 심은 모까지 먹어 치우고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농약 없이 잡초를 제거할 수 있다며 혈세까지 들여 보급을 장려한 왕우렁이 농법이 농민들에게 도리어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전국 최대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인 전남도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보조금 수십억 원을 들여 벼 농가에 왕우렁이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농도인 전남도의 특성을 고려해 정확한 실태를 알리고 보완책 마련을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왕우렁이 모 피해 관련 기사는 산발적으로 보도됐지만 구체적인 피해 실태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왕우렁이에 의한 모 피해'의 심각성을 가감 없이 전달했습니다. 우렁이 사업에 공급 절차상 문제는 없는 것인지 들여다보고, ‘친환경 농법’의 실효성도 따져봤습니다.
2. 보도제작 경위
● 전남도 친환경 효자 농법 ‘왕우렁이’ 피해 현주소
피해가 큰 해남·영암 벼 농가를 찾아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논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겨울나기를 한 왕우렁이 개체수가 불어나 살충제로도 손 쓸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왕우렁이는 수로를 타고 이웃 농가에 흘러가 갓 심은 모를 먹어 치웠습니다. 피해도 비교적 따뜻한 해안가뿐만 아니라 내륙까지 확산했습니다. 이 때문에 모를 4차례나 다시 심은 농가도 있어 농민들의 시름은 깊었습니다.
전남에선 올해 왕우렁이를 공급한 21개 시군 2만9256ha중 9개 시군에서 5034ha의 왕우렁이 피해가 확인됐습니다.
● 농촌 대리 신청 관행 실체 드러나
왕우렁이 대리 신청 관행의 실체와 혈세 낭비, 안일한 농정(農政) 등 친환경 농업의 민낯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수요 없는데 공급만…" 왕우렁이 사업 혈세 줄줄 샌다> 보도 이후 해당 지역 군청과 전남도가 개선을 위한 공급 사업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사업 추진 중인 21개 시군 중 상당수가 이장 또는 농가 대표가 개별 농가를 대신해 왕우렁이 신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를 후속 보도하면서 관행으로 굳어진 대리 신청으로 원치 않은 농가까지 왕우렁이를 지원, 공급 업체에 불필요한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제도 개선 목적으로 시행한 행정기관의 전수조사가 보조금 적정 집행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채 형식적 수준에만 그친 ‘안일한 농정’이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대리 신청 의혹이 불거진 함평 지역 왕우렁이 납품 업체 관계자를 설득, 사업 지속·적정 단가를 맞추기 위해 농가가 내야 할 부담금 10%까지 대납하며 사업을 이어왔다는 대답을 듣게 됐습니다. ‘수요에 맞는 지원’ 필요성도 기사에 담았습니다.
● 왕우렁이 공급과 방제 혈세 이중 낭비, 실효적 농법 재고
올해 도비와 시군비 약 32억 원을 들여 친환경·일반 벼농가에 왕우렁이를 공급한 전남도는 우렁이로 인한 모 피해가 확산하자 또다시 5억 원 이상을 들여 친환경 살충제를 보급, 왕우렁이 방제에 나섰습니다. 적정 개체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왕우렁이 공급으로 혈세가 이중으로 샜습니다.
기후 변화로 친환경 농법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 올해 겨울(지난해 12월~올해 2월) 평균 온도는 5.1도로 역대 겨울 중 가장 따뜻했습니다.
왕우렁이 개체수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공급은 농작물과 생태계 교란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공론화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대면이 어려울 경우 전화 또는 전자우편으로 자료를 받아 취재했습니다.
제보자 농민과 마을주민들을 만나 농촌 대리 신청 관행과 모 피해를 현장 취재했습니다. 좁은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해 취재에 응한 주민의 신원은 드러내지 않고 기사에 익명 표기했습니다. 농민회와 사업 담당 공무원을 통해 왕우렁이 피해 현황을 확인했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환경단체를 통해 왕우렁이가 생태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 관련 연구자료도 확보, 보도했습니다.
제보자와의 어떠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생생한 현장 전달을 위해 드론으로 모 피해 농가 항공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전남 함평 한 농민으로부터 ‘신청하지도 않은 왕우렁이가 공급돼 폐기했다’는 제보를 받고 빠르게 현장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함평 뿐만 타지역 왕우렁이 피해 현장 취재와 사업 문제점을 짚어가며 왕우렁이 후속보도를 이끌어갔습니다.
함평 왕우렁이 공급 문제와 모 피해 보도 이후 중앙일보에서 왕우렁이 농법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첫 보도 이후 해남·영암 피해 실태 르포 <왕우렁이 떼의 습격…농부의 마음까지 뜯겨나갔다> 등 후속 기사들이 나간 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 채널A 등 중앙 매체와 kbc광주방송과 광주일보, 전남일보, 남도일보, 광주매일, 부산일보, 중도일보 등 상당수 지역 매체에서 관련 보도를 인용 혹은 참조해 기사화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정치권 반응
전남도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전남 왕우렁이 농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풀고, 잡고'…전남 제초용 우렁이 사업, 혈세 '줄줄'>(2024.07.25)보도 이후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윤명희 위원장은 이튿날 제38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왕우렁이 피해를 지적하며 기후 위기에 발맞춘 친환경 정책과 새로운 농업기술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자체 왕우렁이 사업 전수 조사와 대책 마련
왕우렁이 문제점 연속 보도 이후 전남도가 왕우렁이 후속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피해 면적 세부조사로 읍면별 우심지구를 지정·집중 관리하고 월동 왕우렁이 개체수가 증가하면 예방 자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월동 실태 조사 이후 유입경로를 파악하고 우렁이 차단 연구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왕우렁이 ‘대리 신청’ 관행으로 보조금이 낭비된다는 지적 이후 신청 행정 절차를 손보기로 했습니다. 농가의 왕우렁이 신청 의사를 반영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행정 절차를 추가하고, 일괄 신청량(300평 당 1.2㎏)도 농가 실정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합니다.
●경찰 수사 착수
뉴시스의 ‘신청도 안 한 왕우렁이 공급’보도 이후 전남 함평경찰서는 고발장 접수에 따라 공급 업체·마을 관계자·사업 담당 공무원을 입건해 보조금 사업 신청 적법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대리 신청 불법성이 확인되면 왕우렁이 공급 사업을 하는 타지역까지 수사 파장이 미칠 수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했습니다.
‘우수 정책 사례’로만 알았던 친환경 왕우렁이 농법의 이면을 조명했습니다. 왕우렁이 모 피해와 대리신청 관행에 따른 세금 낭비 문제를 집중보도하면서 구체적인 피해 대책이 마련될 수 있었고 보조금 신청 절차 개선 등 정책 변화까지 이끌었습니다.
경찰 수사로 사업 신청을 위한 날인 도용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관련 형사 사법 처리와 함께 사업 방식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후 변화와 생태 교란을 고려한 새로운 친환경 농법 재고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대안 제시에도 충실한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모든 취재와 보도는 당사자의 정정·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 피 신청된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7회 전체 총평
제40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69편이 출품돼 6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품한 작품 중 내용이 유사한 작품들이 다수 출품돼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보도 시점과 사안 자체의 중요도, 그리고 파급력을 공정하게 따져 수상작을 선정했다.
17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매일경제의 <軍 첩보원 인적 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매일경제의 <軍 첩보원 인적 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보도는 제보를 바탕으로 접근이 어려운 군 내부 정보, 특히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정보를 다루는 정보사의 이면을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취재하여 정치권에서 간첩법 개정과 여야 공방을 이끌어 내며 이슈화시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보도는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가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10시간 뒤에 보고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심도 있게 보도한 점에서 파급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연속 보도를 통해 기사 완성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비즈워치의 <버려진 공공사이트> 보도는 금융감독원의 증권범죄신고센터가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로 악용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파헤치고, 5826개의 행정안전부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인터넷주소를 전수 조사하는 등 기자들의 끈기와 열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생활과 동떨어진 듯 보이는 공공기관의 허점을 파고들어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 사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아시아경제의 <코인사기공화국-그들은 치밀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인 투자사기 범죄가 만연한 가운데 162건의 ‘코인 다단계’ 형사판결을 면밀히 분석하여, 피고인의 24%가 초기에는 피해자였음을 밝혀냈다. 또한 코인 사기의 악순환 구조를 명확히 규명한 점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 피해자와 가담자를 직접 인터뷰하는 등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인 ‘코인사기공화국’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 그리고 효과적인 해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대통령 참석’ 중국인 드론에 뚫린 군사시설> 보도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이 드론을 이용해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와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입항한 미핵항공모함 ‘루즈벨트호’, 그리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까지 촬영한 사실을 보도해 국내 주요 언론들의 보도를 끌어내는 등 파급력이 높았다. 외교적으로는 중국 대사관 측의 입장문 발표를 이끌어 냈으며 여야가 외국인이 포함되는 간첩법 개정을 추진하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과 국가안보에 대한 경각심 및 보안 의식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는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의 폭력 사태를 포착한 뉴시스의 <사상 초유의 ‘폭력 사태’ 발생한 국힘 전당대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최악의 전당대회’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는 순간을 냉정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사진기자가 현장에 있었지만, 빠른 현장 판단과 찰나의 순간을 완벽한 앵글로 포착해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극한 대립과 긴장감을 사진에 담아내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또한 대부분의 방송에서 영상보다 앞서 소개되면서 한 장의 사진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줘 심사위원들이 좋은 평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