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軍 첩보원 인적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매일경제신…
軍 첩보원 인적사항 통째로 北 넘어갔다
매일경제신문 권선우 기자
먼저 기자상을 주신 한국기자협회와 지속적인 취재 및 보도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신 이진우 편집국장, 노원명 사회부장, 김정범 캡, 기동팀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사건에 대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믿기 어려웠고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데 참담한 마음을 갖고 취재에 임했습니다. 유력 용의자가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에도 국군정보사령부에 줄곧 출퇴근을 해왔다는 사실과 국내 정보기관 해커가 북한에 정보사 첩보요원 명단 등이 넘어간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 정보사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어 첩보요원들을 큰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됐을 때도 막막함이 앞섰습니다.
첩보요원들은 요원으로 재활동하거나 정보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신상에도 큰 위협을 받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사는 첩보요원 명단이 북한으로 넘어간 정황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해당 사건을 외부로 알린 사람을 색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러한 군의 초기 대응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기밀 유출 사건이 언론에 다수 보도됐습니다. 언론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면 군이 먼저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적극적으로 힘써주길 바랍니다.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한겨레신문
검찰총장 사후 보고 등 김건희 여사 조사
한겨레신문 정혜민 기자
법원을 출입하면서 제가 담당한 사건 중 하나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이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김건희 여사 관련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재판에서 김 여사의 연루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판을 챙기고 기록과 판결문을 분석하면서 ‘여사를 불러 조사하지 않는 것은 특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누군가는 제게 “기소해도 무죄 나올 사건인데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루 정황이 옅은 다른 계좌주들이 증인과 참고인 신분으로 법원과 검찰청에 줄줄이 출석하는 동안 왜 김 여사만 예외가 됐을까요? 그 배경에 대해 한겨레 법조팀은 여러 기사를 썼고, 배지현·전광준 기자가 훌륭하게 취재해 주었습니다. 검찰총장 사후보고 보도는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했음을 공지했습니다. 막막한 때에 분명한 지시를 내리고 정리가 덜 된 취재물을 빠르게 기사로 만들어 주신 정환봉 팀장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김 여사 명품가방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될 것이라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처분을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공정하게 마무리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를 바라봅니다.
버려진 공공사이트 비즈워치
버려진 공공사이트
비즈워치 김보라 기자
“정부가 쓰는 도메인에 설마 문제가 있겠어?” “공공기관이 개인보다 도메인 관리를 못 할까?”
취재 전 이런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한번 해 보자 마음먹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부기관 공식누리집 및 정부조직 19부 3처 19청 홈페이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행안부는 성인용품판매, 불법 도박사이트를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되기도 했습니다. 여성가족부도 불법 도박사이트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도메인 관리체계는 개인 블로그만도 못했습니다. 디지털 강국, 빠르고 간편한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강조하는 수식어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잘못된 사이트가 나오고 사이트 접속 좀 안 된다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의 신뢰가 떨어지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별거 아닌 가벼운 사안으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기사를 의미 있게 봐주신 독자 여러분,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버려진 공공사이트 보도를 계기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도메인 관리체계가 보다 나아지길 희망합니다.
코인사기공화국-그들은 치밀했다 아시아경제
코인사기공화국-그들은 치밀했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아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이해를 받지 못합니다.” 취재에 나섰던 6월과 7월은 유난히 덥고 습했습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한달간 부지런히 발로 뛰며 만난 20여명의 피해자들은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을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울분을 토로하면서도 ‘내 탓’이라고 자책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하면서 사기 범죄의 영향이 개개인을 넘어 가족의 해체, 사회의 파괴로 귀결될 수 있음을 전달하는 데 주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제 코인 사기는 식상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피해자들은 60대 은퇴 교사부터 50대 의사까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해 왔던 평범한 이웃 중 한명이었습니다. 범죄 무대 역시 온·오프라인, 다단계·비대면까지 방식을 가리지 않았으며 국내를 넘어 일본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피해 규모 역시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렀습니다. 기사는 끝났지만 사기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은 진행형입니다. 8월22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코인 사기 관련 증인 신문이 이뤄졌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바지 사장’인 증인은 여전히 ‘무지’에 의한 ‘무고함’을 주장했습니다. 보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취재를 함께한 이선애 특별취재팀장을 비롯한 팀 전원에 감사드립니다.
‘대통령 참석’ 중국인 드론에 뚫린 군사시설 KN…
‘대통령 참석’ 중국인 드론에 뚫린 군사시설
KNN 조진욱 기자
드론을 띄우던 사람들이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단 제보. 단순한 사건인줄 알았지만 들여다볼수록 내용이 무거웠습니다. 30~40대 중국인 유학생들은 해군 작전사령부 전경부터 미국핵항모까지 군사보안 시설을 불법으로 찍었습니다. 그날은 6.25를 맞아 윤 대통령이 방문한 날이었습니다.
이들은 우연찮게 촬영했다 했습니다.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렇게 KNN에선 이례적으로 취재기자 4명이 합동 취재했습니다. 드론 비행 장소인 야산을 매일 같이 올랐고, 국정원, 중국영사관, 경찰, 군, 지자체 등 곳곳을 확인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각자의 맡은 곳에서 정보를 캐내고, 작은 단서를 모아 조각을 맞춰갔습니다.
그렇게 중국 유학생의 불법 촬영이 세계적으로 빈번함에도 해외와 달리 국내 법엔 허점이 많다는 점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반향은 뜨거웠습니다. 국내 주요언론들도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사회적 공론화가 일었고 71년 묵은 낡은 법은 마침내 개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역의 사건이 좀더 안전한 세상을 위한 발판이 된 겁니다. KNN은 이번 사건의 수사 현황과 간첩죄 적용 여부 등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앞으로도 꼼꼼하고 세밀한 취재를 통해 언론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가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 발생한 국힘 전당대회 뉴…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 발생한 국힘 전당대회
뉴시스 조성봉 기자
오랜만에 국회를 벗어나 천안아산역으로 가는 KTX 열차를 탔다.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진기자가 우스개 소리로 “너가 가는 현장은 항상 평화롭지가 않던데...오늘은 별일 없겠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우려는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정견 발표가 시작되자마자 현실이 되었다. 순식간에 전당대회는 지지자 간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대부분 사진기자들은 연설하는 한 후보의 모습을 로우앵글로 찍으려 ENG카메라 앞쪽 무대 인근에 있었고, 나는 한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삿대질하는 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보며 당원 좌석과 가까운 쪽에 있었다. 그래서 5~10초정도 먼저 움직였고, 초유의 폭력사태가 발생한 국힘 전당대회에서 가장 현장감 있고 생생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찍는 순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후보를 향한 총격과 한국 보수정당의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 간에 일어난 폭력이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의문이 들었다. 정치적 견해와 입장이 다르다고 대화와 토론이 아닌 막말과 폭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을 퇴출시켜야 한국 정치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국회를 매일 출근하며 하루도 빠짐없는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