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제가 마약대신 2천 원짜리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마시고 있어요.”
-말투가 어눌하고 온 몸에 힘이 없던 20대 대학생과 만남은 취재진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대학생은 필로폰에 중독돼 올 초 중독 치료까지 받고 겨우 마약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손을 댄 건 마약이 아니었습니다. LPG성분이 든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대체 마약으로 마신 겁니다. 스프레이를 직접 산 뒤 카페에서 시연을 보였는데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허공에 조금 뿌렸는데 반응을 한 겁니다. 인터뷰를 곧바로 중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마신지 한 달 만에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간단한 계산도 잘 못한다 했습니다. 실제 인터뷰를 하면서 대답을 잘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절대 혼자 끊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다이소에 가면 2천 원에 살 수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LPG가 든 부탄가스와 달리 구토 물질도 없고 이가 얼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국민신문고에 이런 사실을 남겼지만 식약처나 환경부가 아닌 한국소비자원으로 이관되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대학생은 어떤 경위로 먼지제거 스프레이를 마시게 된 걸까? 이런 내용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왜 정부나 관련 기관은 나서지를 않는 것일까? 취재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처음 제보한 대학생은 다른 중독자를 통해서 먼지제거 스프레이가 대체 마약으로 손색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습니다. 마약을 끊은 뒤 중독 현상이 나타났고 호기심에 한번 했다가 금방 중독된 겁니다.
-이에 마약 중독 치료 전문 병원과 마약 중독자들을 중심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전문의는 물론 중독자들조차 대체 마약으로 쓰이는 먼지제거 스프레이 존재를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앨범을 2개난 낸 래퍼의 경우 3~4년 전부터 외국 래퍼를 통해 이런 사실을 인지했고 동료 래퍼들과 앞서 수차례 경험했다고도 했습니다. 20대 회사원도 군대에서 휴가 나온 군인도 먼저 경험했던 중독자들의 추천으로 손을 댔습니다.
-저희가 만난 중독자들은 의외로 취재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먼지제거 스프레이가 마약보다 위험한데 이대로 판매되면 안 될 것 같은데도 정부는 모르고 있다며 나서준 겁니다. 우리 사회에 은밀하게 퍼져 있던 2천 원짜리 대체 마약의 실체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판매 업체와 제조사 측에도 이런 사실을 전했습니다. 가장 먼저 다이소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체 조사를 해본 뒤 취재진 설명이 맞고 이후 사회적 큰 파장을 우려한 겁니다.
첫 보도 직후 대형마트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LPG성분이 든 다이소 제품과 다른 성분일 경우 괜찮다며 이마트 등 일부는 판매를 계속하겠단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에 유사 제품의 경우 가연성과 불가연성의 첨가물만 차이가 있을 뿐 거의 성분이 동일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달했고 실제 중독자들도 다른 제품에서도 동일한 환각을 느꼈다는 점도 전했습니다. 그제야 대형마트들도 모두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네이버와 쿠팡, 지마켓, 11번가에도 일일이 전했습니다. 하루 만에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망이 판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민간 업체와 달리 정부 대응은 답답했습니다. 식약처와 환경부, 산업통산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련 부처는 모두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식약처는 환경부를 환경부는 식약처로 돌리는 식이었습니다. 먼지제거 스프레이 사례처럼 식품이나 의약품이 아닌 품목에서 대체 마약이 나타날 경우 관련 부서는 책임소재가 애매하게 되고 결국 대응이 늦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난 겁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진이 보도를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건 청소년 등에게 학습효과였습니다. 결국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업체와 업계를 중심으로 보도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언론 보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이소 외에 유사 제품에도 환각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보도를 하지 않았고 업계에만 알려 제품 판매 중단을 유도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제한했습니다.
-무엇보다 매 보도에서 뇌손상 등 부작용을 언급했고 2023년 9월 8일 "뇌에 구멍 나고 심정지"…마약보다 더 해로운 '2천원 스프레이' 리포트에선 위해성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첫 보도 이후 SBS, YTN, MBN, 서울신문, 세계일보, 뉴스1, 뉴시스, 한국경제, 국민일보, 매일경제 등 상당수 언론에서 추종보도 했습니다. 또 각종 포털에선 추종보도 했던 기사가 상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먼지제거 스프레이 마약이 연관 검색어에도 자동으로 형성됐습니다. 오늘의 이슈에도 해당 단어가 키워드로도 등장했습니다. 일부 언론사에선 관련 사안을 바탕으로 스프레이 마약의 실태를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2023년 9월 7일(첫 보도) 다이소에 이어 9월 11일 이마트와 롯데, 홈플러스 3대 대형마트는 물론 쿠팡과 지마켓, 11번가 등 대형 온라인 유통망도 먼지제거 스프레이 판매 중단결정 했습니다.
-2023년 9월 20일 네이버, 위메프, 티몬 등 9개 사업자로 구성된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해당 스프레이 제품의 위험성을 공감하고 자발적 판매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소비자 단체와 자율규제 방안 MOU 맺은 후 첫 사례입니다.
-2023년 10월 13일 식약처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먼지제거 스프레이 생산업체 대표를 증인 출석시켰습니다. 또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미국 등 해외 대처 사례를 준비하는 등 이번 국감에서 해당 사안이 집중 논의가 될 만큼 제도개선 여지가 높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7회 전체 총평
제3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0편이 응모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복수의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 그리고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모두 수상 자격이 있었지만, 심사 결과 경향신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단 이견이 없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일련의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의 실체 추적에서 시작해, 창업한 회사의 ‘주식 파킹’ 의혹, 위키트리의 선정적 보도 실태 등을 전방위 검증해, 인사청문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김행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결정해, 낙마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향신문은 특히 언론사 간 기사경쟁이 치열한 인사검증 국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였는데,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은 언론의 본령이라는 점에서 장려되어야 할 일이다. 취재보도부문 또 하나의 수상작은 YTN 이다. 이 보도로 지난여름 전국을 뜨겁게 달군 ‘철근 누락’ 사태는 지하주차장만이 아닌 아파트 주거동 외벽에서도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철근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엉터리 설계의 결과라는 점도 확인했다. 심사위원단은 “주거동에 대한 의구심을 입증해 사회적 파장이 컸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인포맥스의 <외평기금 20조 끌어다 ‘역대급 세수펑크’ 메운다 등> 등 세수 결손 연속보도는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환 방파제로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끌어다 세수 펑크를 메웠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심사위원도 있었다. IMF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같았다.
11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은 한국일보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가 선정됐다. 고령화 시대 ‘치매 실종’의 심각성을 다각적인 접근으로 드러낸 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경찰에 신고된 치매 실종 노인 전수를 추리고, 기자들의 발품으로 만들어낸 인터뷰를 토대로 그들의 실종 보고서를 만들어냈는데, 특히 기사만이 아니라 영상과 인터랙티브 페이지에 공들이며 독자에게 다가선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사는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주MBC <“임원만을 위한 노인회”…경로당 노인들은 추운 겨울을> 보도가 선정됐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부산일보 <8000 원혼 우키시마호의 비극>이 수상했다. 전주MBC 수상작 역시 초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을 지적해낸 기사로 의미가 있다. 전국 경로당에는 해마다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난방비마저 부족한 실태를 보도해서 그 이면에는 노인회장 등 임원들의 활동비를 충당하기 위해 난방비를 줄여야 했던 사정을 밝혀냈다. 부산일보의 우키시마호 취재는 78년 전 8000명이 숨진 세계 최대의 해양사고였지만 진상규명은커녕 유해 발굴과 송환, 나아가 추모도 없었던 비극을 현재 시점에서 상기시켜 준 수작이었다. 지면 1면의 광고를 없애 주목도를 높인 과감한 편집이 눈길을 끌었고, 일본 서일본신문과의 합동 취재도 협업 모델로 권장할 만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문화일보의 보도가 수상했다. 체육계 폭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대단히 엄격해졌는데도 프로야구 구단에서 대물림된 집단적 가혹행위의 실태를 공개해 파급력이 컸던 보도였다. 해당 선수에 대한 중징계와 구단의 사과를 이끌어낸 점이 호평을 받았고, 체육면이 아닌 사회면과 1면에 기사를 전진 배치한 점도 영향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최근 취재 환경이 다양화되고 복합적으로 변화되며 출품작 공적설명서 분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효율적인 심사를 위해 공적설명서 내용을 압축 요약하여 최대 4매(양식 기준)의 분량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s://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