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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97회 · 2023년 9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8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1. 취재착수 / 단독기획( ● ) <서대문구에서 실종된 이○○씨(여, 91세)를 찾습니다. 147㎝, 40㎏, 회색 계열 긴팔 외투, 꽃무늬 바지, 분홍색 단화> 지난 7월 1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획 아이템을 고민 중이던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기자들 휴대폰에 실종 경보 문자가 일제히 울렸습니다. 폭우에 대비하라는 재난 문자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서울 강수량은 58.3㎜. 일부 지역에는 쏟아진 물폭탄으로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처음 발송됐을 만큼 비가 많이 온 날입니다. 작은 체구의 91세 어르신은 세차게 내리는 빗속에서 길거리를 배회했습니다. 폭우가 무색하게 어르신을 기다리는 가족의 마음은 타들어갔을 겁니다. 실종 문자는 시도 때도 없이 날라 옵니다. 이토록 많은 어르신들은 어쩌다 길을 잃게 된 걸까. 가족 품으로는 무사히 돌아갔을까. 의문과 걱정이 동시에 교차했습니다. 3일 뒤 기초 취재를 위해 만난 김형일 경찰청 실종아동정책계장의 한마디는 ‘치매 실종’이라는 아이템을 확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종 문자 발송 대상인 아동, 지적장애인 실종 건수는 늘지 않았다. 문제는 치매 실종이다. 10년 사이 두 배 늘었을 뿐 아니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실제 2013년 실종 신고는 7,983건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1만 4,527건에 이르렀습니다. 하루 평균 40명의 치매 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겁니다. 경찰이 보내는 치매 노인의 실종 경보 문자도 하루 평균 4건으로, 서울만 보면 하루 평균 1건의 실종 경보가 발송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실제 신고 된 수치에 국한된 겁니다. 돌볼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이나 경찰 신고 없이 찾은 치매 환자들을 포함하면 배회하는 치매환자들은 이보다 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형일 계장은 아동과 지적장애인에 비해 인지 기능 및 지남력(자신이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이 더 약화됐고 휴대폰을 잘 소지하지 않는 치매 노인 특성상, 실종 상황이 발생하면 수색이 어렵고, 그에 따라 발견 확률도 떨어진다며 경찰도 예방 및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치매 노인이 배회하다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지난 7년간 배회하다 숨진 치매 노인은 761명으로, 매년 100명 이상의 노인이 숨지고 있습니다. 그날 실종 경보 문자로 애타게 찾았던 분홍색 단화 차림의 어르신은 다행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길을 잃고 헤매는 실종 치매 노인이 안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가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내년이면 치매 인구 100만명. 현재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치매 실종 문제는 더는 남의 얘기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치매 실종’ 정책은 사각지대였습니다. 경찰과 보건복지부가 걸쳐 있는 탓에, ‘치매 실종’에 대해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노력은 미흡했습니다. “치매 환자는 우리가 다루지만, 실종은 경찰 소관일 수밖에 없다”는 중앙치매센터 김용복 치매교육홍보팀장의 항변은 치매 실종 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언젠가 나의 부모, 나의 문제로 닥칠 수 있는 이슈지만, 사회적 인식과 관심은 뒤따르지 못한 상황. ‘치매 실종'을 탐사기획 주제로 선정한 배경입니다. ’치매 실종‘을 본격적으로 다룬 기획은 그간 없었습니다. 한국일보는 ‘대한민국 치매 실종 보고서’라는 종합 콘텐츠를 만들어보겠다고 계획하고 ▲취재기자 4명 ▲영상 인력 6명 ▲전담 사진기자 1명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자 3명 ▲데이터 분석가 1명 등 총15명(1명은 기자협회 비회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입했습니다. ‘치매 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독자들이 오감으로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텍스트와 사진뿐 아니라 영상, 인터랙티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회] 2만 7,013일의 기다림 (9월 18일자, 1면+2·3면+예고 기사+영상+인터랙티브) •"남편 사라진 그날, 내 세상도 멈췄다"... 어제도 치매로 40명 실종 신고 •"내가 기억하는 한, 살아 있다 안 합니까"... 오늘도 사라진 아내의 이름을 불러본다 •"여보, 사랑해요"... 치매 실종 아내에 띄우는 '전하지 못한 러브레터’ •[h알파 다이브 영상]남편이 사라졌다 •[인터랙티브] 미씽, 사라진 엄마를 찾습니다 이야기의 힘은 강력합니다. 치매로 사랑하는 가족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애타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심정에 공감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치매 실종 이슈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봤습니다. 그렇게 장기 실종된 치매 환자들의 가족을 찾아 나섰습니다. 경찰청 '안전드림'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를 토대로 실종된 치매 노인 54명(7월 22일 기준) 전수를 추렸습니다. 이곳에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실종된 치매 환자들의 ▲이름 ▲나이 ▲실종장소 ▲인상착의 등의 정보가 기록돼 있습니다. ◆4,461km 발품 취재가 길어 올린 스토리 엑설런스랩 취재 기자 3명은 지역별로 실종자들을 구분해 가족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실종자 가족의 인터뷰 의사를 17개 지방경찰청에 요청해 타진하는 방법과 실종 발생지(자택 추정)에 찾아가 가족을 찾아 나서는 방법입니다. 경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 후자의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 팔도를 누볐습니다.(총 이동거리 4,461km) 기자 3명은 7월 23일부터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5박 6일 일정으로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북·전남으로 권역을 나눠 해당 지역의 장기 실종자 가족을 접촉하고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경찰청을 통해 사전에 협조를 구했지만, 지방경찰청은 여러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담당자를 직접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가족들이 인터뷰에 응해줄 때까지 설득하고 기다리고 직접 찾아 나서는 데 상당 시간 공을 들였습니다. 일례로 지난 3월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이정산(78) 어르신의 사연을 듣기 위해 본보 기자가 완도까지 찾아 나섰지만, 아버지 실종 이후 아들 성윤(58)씨는 아픔을 잊고자 고향을 잠시 떠나 서울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긴 설득 끝에 인터뷰는 결국 6일 뒤 서울에서 진행됐습니다. 8월 첫째 주에는 ▲대전(충청권) ▲강원도 ▲경기, 인천, 서울(수도권) 등을 취재했습니다. 강원도는 처음부터 경찰이 취재 협조를 거부해 '발품 취재'를 했습니다. 지난해 2월 강원도 삼척에서 실종된 이종만(현재 70세) 어르신의 경우 실종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돼 기사에는 자세한 얘기를 싣지 않았지만, 어르신이 가족 외 유일하게 관계를 맺었던 인근 교회 목사를 수소문 끝에 만나 실종 전후 상황 관련해 자세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실종자 가족과 지인 11명의 대면 인터뷰가 성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8명은 경찰 협조를 받았고, 3명은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실종자 가족 40여명은 묻어놨던 아픔을 다시 들추고 싶지 않다며 인터뷰를 고사했습니다. 본보 기자가 직접 찾아 나선 사례 가운데 치매 환자가 아님(조현병)에도 치매 실종자로 분류돼 있거나, 가족 품으로 돌아왔거나, 사망자로 발견됐지만, 여전히 실종자로 분류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실종자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안전드림 사이트가 밀도 있게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일보는 '다시 쓰는 실종 보고서' 형식을 빌려 이들을 기록했습니다. 기사와 영상을 통해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담았고, 인터랙티브를 통해선 장기 실종자 11명의 최종 행적과 인상 착의, 현재 추정 얼굴을 실었습니다. 단 한 번의 클릭을 통해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장기 치매 실종자들의 정보를 손쉽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일종의 ‘온라인 실종 전단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특히 현재 시점의 모습을 실종 전단지에 담고자 했습니다. 국내 최고 얼굴인식 전문가로 꼽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김익재 소장의 도움을 받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전단지 속 얼굴 사진을 '3D 나이변환 기술'을 적용해 현재 시점으로 되돌렸고, 인터랙티브에서 마우스 드래그를 통해 과거 모습과 현재 추정 모습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실종자의 최종 행적을 가족 기억에만 의지하지 않고, 실종 이후 경찰의 수색일지를 확보해 다시금 확인하고 보완했습니다. 프롤로그 예고편 기사에선 3년 전 부산에서 사라진 아내 이은혜(현재 70세)씨를 잊지 못하는 남편 김재홍(74·가명)씨의 애달픈 사연을 풀스토리로 전했습니다. 지면 사정상 11명 각각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한계가 있어 대표 실종 사례를 뽑아 완전한 형태의 이야기로 전달했습니다. 본 기사에선 ▲실종 ▲수색 ▲아쉬움 ▲기다림 순서에 따라 11명의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애끓는 심정과 골든타임을 허비했던 경찰 수색의 문제점을 가족 입장에서 풀어냈습니다. 11명의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1화 기사가 출고된 2023년 9월 18일을 기준으로, 11명의 어르신이 실종된 날을 계산해 ‘2만 7,013일 기다림’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2회] 배회 미스터리를 풀다 (9월 19일자, 1면+4·5면+영상+인터랙티브) • [단독]치매 노인 동선 분석해 보니… 미로 같은 교차로, 배회가 시작됐다 •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산책... 미아동 잉꼬 부부가 24시간 걷는 이유는 • [인터랙티브] 치매 환자가 바라본 세상, 간접 체험해 보니... 한국일보는 치매 어르신의 배회 특성을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일정한 배회 패턴이 있다면 치매 환자들이 실종됐을 때 ‘수색 가이드라인’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찰청도 이런 연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올해 5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실종자 신속발견을 위한 치매환자 등 행동패턴 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치매 노인의 배회 특성을 인터뷰 방식으로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에 의존해야 하고 구체성이 떨어졌습니다. 한국일보는 손에 잡히는 물리적 분석을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치매 어르신과 가족에게 동의를 받아 치매 어르신에게 GPS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자 했습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어르신의 일상을 관찰한다면, 배회 특성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르신의 배회 상황을 어디까지 지켜보고, 언제 개입하는 것이 온당하느냐는 윤리적 고민에 부딪혀 결국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치매 환자 ‘배회 GPS 동선’ 최초 분석, 데이터의 힘 한국일보가 주목한 건 SK하이닉스 사회공헌사업인 '행복 GPS' 배회 감지기 사업입니다. 배회 감지기 이용자들의 동선을 확보할 수 있다면 패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배회 감지기는 손목형 위치추적장치로 치매 환자와 발달장애인에게 2021년 5,100여대, 2022년 4,200여대가 무상으로 배부됐습니다. 이 사업을 수행 중인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에 기획 취지를 전달했고, 긍정적 답변을 받았습니다. 재단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활용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지만, 결정적 계기가 없어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한국일보는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과 함께 배회 감지기 이용자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위치 정보 제공 동의를 함께 받았습니다. 이용자 중 452명이 설문에 응했고, 324명이 배회 패턴 연구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GPS 데이터 보관 기간인 6개월 내 '생활 발견(실종 후 배회 감지기로 이용자를 찾음)' 사례가 있는 경우는 77명이었습니다. 한국일보는 우선 77명에게 배회 패턴 특징을 파악하는 사전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배회 감지기 데이터를 관리하는 SK텔레콤 법무팀 요청에 따라 이용자 77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 의사를 재차 확인했고, SKT에서 제공하는 개인정보동의 양식에 맞춰 다시 한번 서면 동의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 이용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만 한 달이 소요됐고, 결국 32명에게서 6개월치 GPS 동선(위도·경도값)을 확보했습니다. 치매 환자의 GPS 동선 분석은 국내는 물론 해외 학계에서도 해보지 않았던 최초의 시도입니다. 선행 연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분석은 류호경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최호진 한양대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에게 의뢰했습니다. 류 교수 산하 김현도 한양대 이매진엑스랩(Imagine X Lab) 연구원이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을 활용해 구체적 동선을 분석했습니다. 치매 노인이 언제 배회했는지에 대해선, 의료진 자문을 거쳐 걸음 속도 등을 토대로 판단했습니다. ▲GPS 이용자의 걸음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거나 ▲느린 속도로 걷다가 멈추거나 ▲느리게 걷다가 누군가의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한 경우를 배회로 구분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의미한 자료가 있는 13명으로 분석 대상을 좁혔고, 가족 인터뷰도 추가로 병행했습니다. GPS 데이터 그 자체가 배회 상황 데이터는 아니기 때문에, 외출 시 보호자 동행 여부 등 보강 취재는 필수적이었습니다. 데이터와 취재를 대조해가며 그날의 동선과 상황을 추적하며 퍼즐을 맞춰갔습니다. 분석 결과는 흥미로우면서 한편으론 씁쓸했습니다. 치매 노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이들의 배회에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함께 사는 치매 환자일수록 배회 확률은 낮았습니다. 실제로 배회 확률은 5.5%에 그쳤습니다. 반면 혼자 살거나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치매 노인의 배회 확률은 69.2%로 조사됐습니다.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배회 가능성이 확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교차로(환경자극)가 많을수록 배회 확률은 커졌습니다. 목적지로 이동하다가 자극을 받아 배회가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배회가 시작된 현장의 모습은 얼마나 복잡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전북 군산에서 딸 집에 가던 중 버스터미널 앞 한 육거리에서 배회하던 이정희(89·가명) 어르신의 동선을 따라가 보았고, 현장 사진 등을 통해 풀어냈습니다. 교차로가 많고 길이 복잡한 도시 노인이 비교적 길이 단순한 시골 노인보다 배회가 더 심하다는 결과도 도출했습니다.(배회 확률: 도시 75.1%, 시골 18.5%) 외출이 잦을수록 배회할 확률이 낮아지는 역설적 결과도 확인했습니다. 억압된 환경보단 외출 욕구를 해소하는 게 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치매 환자라면... 배회 간접 체험 인터랙티브 한국일보는 치매 노인이 왜 길을 자주 헤매고, 자꾸 넘어지는지 그들이 마주하는 세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를 제작했습니다. 선진국에선 치매 환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영상이 치매 인식 개선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가 제작한 영상이 모티브가 됐습니다. 장기중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의 자문을 받아 매일 15㎞를 남편과 산책하는 치매 환자 박선아(57·가명)씨의 동선을 따라가 봤습니다. 동네 골목, 산책 코스를 따라 다니며 박씨의 눈높이에서 영상을 촬영했고, 의료진의 자문을 거쳐 박씨를 비롯해 치매 환자들이 겪는 시각적 장애 요인 등을 영상 효과로 넣어 제작했습니다. ▲빛과 함께 사라졌다 회복하는 현상 ▲배경은 흐려지고, 대상은 또렷해지는 현상 ▲거리감 손상에 따른 불안 현상 ▲길이 사라지는 '시야 왜곡, 협착'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현상' ▲흑백사진 같은 색상 감소 현상 등을 인터랙티브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배회 증상이 심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어려움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아내 박씨를 24시간 살뜰히 돌보는 김성학(57)씨를 인터뷰했습니다. '미아동 잉꼬부부'라는 칭찬 이면엔 50대 초로기치매 아내의 배회 증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잠자는 시간, 삼시세끼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걷고 또 걷습니다. 아내가 치매에 걸린 뒤 김씨가 출근한 뒤 혼자 집 밖을 나갔다가 실종되는 횟수가 잦아지자 김씨는 하던 일도 그만두고 아내를 돌보고 있습니다.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건 감옥에 가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신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는 김씨의 사연은 열악한 돌봄 시스템이 보호자의 희생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산책에 나서는 두 사람의 절절한 사연은 내러티브 기사와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3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외출 (9월 19일자, 1면+4·5면) • [단독]치매 환자의 위험한 '배회'… 한해 100명 넘게 숨진다. • [단독]산복도로·강·바다에 공단까지… 실종자 수색, 부산서 가장 어렵다 • 바닥 냉골에 쥐 들끓는 방에서 방치된 치매 독거노인 치매 어르신이 배회하다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치매 노인 761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실종자의 약 1%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사망했는지 알고 싶었지만, 경찰은 해당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개인정보 탓에 실종 후 사망했다면 곧바로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자료를 삭제하기 때문입니다. 실종자들의 사망 배경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일보는 법원도서관 판결문 열람 시스템을 통해 '배회' & '치매' 키워드로 형사사건을 검색했습니다. 2013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사건을 추렸더니 총 25개 관련 사건이 검색됐습니다. 크게 나눠 보면 ▲실족사 ▲교통사고 ▲요양원 사고였습니다. 치매 어르신의 배회 현상은 한 가족만의 비극이 아니었습니다. 치매 어르신이 자동차전용도로를 배회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면 운전자 역시 트라우마 탓에 비극의 주인공이 됩니다. 이를 보여주고자 2020년 1월 충북 영동군 학산면 왕복 4차선 국도에서 발생한 81세 치매노인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깊이 취재했습니다. 운전자 박중호(가명)씨의 변호인을 비롯해 피해 어르신 배우자, 마을 주민 등을 만나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은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배회 증상이 심한 치매 어르신이 요양원에서 탈출하려다 사망한 사건도 요양원 관계자를 직접 만나 취재했습니다. 배회하는 치매 노인을 돌보기 어려운 요양원 시설과 인력난 등 구조적 문제점을 당사자의 목소리를 빌려 전달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경찰청의 치매 실종자 프로파일링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나이 ▲성별 ▲수색시간 ▲실종 장소 ▲발견 장소 등을 교차 분석해 시골과 도시 지역의 수색 시간 차이 등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인구 밀집도가 낮고 폐쇄회로(CC)TV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골 지역의 수색 시간이 길 것이라는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해당 자료를 입수하고자 시도했고, 지난해 실종 신고가 이뤄진 1만 4,000여건의 자료는 받았지만, 경찰이 입력해놓은 자료 자체가 부실해 원래 의도했던 대로 분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경찰청 실종자 프로파일링 3만 여건 데이터 최초 분석 그러나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스마트치안지능센터가 2018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경찰의 실종자 프로파일링 데이터 중 치매 실종자 3만7,619명을 뽑아 분석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설득 끝에 해당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이처럼 실종자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대규모로 분석되기는 처음입니다. 눈에 띄는 건 부산 지역의 수색 시간이 길다는 점이었습니다. 광역단체 기준 수색시간(실종 후 발견까지 5일 이내 기준)은 부산이 7.7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시군구별로 봐도 부산 사상구가 19.6시간으로 가장 길었습니다. 왜 그런지 의문이었습니다. 부산이 시골이 아님에도 수색 시간이 가장 긴 게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한 선행 연구는 없었습니다. ▲전국 각지 실종 담당 수사관 ▲부산경찰청 관계자 ▲부산 소재 대학의 한 도시공학과 교수 ▲부산 치매안심센터 관계자 ▲부산의 택시기사 등 주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설득력 있는 해석은 이렇습니다. 부산에 산이 많은 점, 산을 중심으로 주택가와 산복도로가 형성돼 길이 복잡한 점, 낙동강과 바다로 둘러 쌓인 점, 외곽 지역에 공단이 많고 그곳엔 CCTV가 많지 않아 수색이 어렵다는 점 등이었습니다. 한국일보는 부산에 내려가 실종 현장을 확인하는 한편, 부산 사상구의 CCTV 위치 데이터를 확보해 공단 지역과 낙동강 생태공원 등지에는 CCTV가 거의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3년 전 부산에서 실종된 이은혜씨(현재 70세)의 마지막 행적도 산업단지였습니다. 이씨의 남편은 한국일보에 "공장마다 CCTV가 있지만 공개 협조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가로등 불빛을 따라가다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신고가 안 들어오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습니다. [4회] 매일 길을 잃어도 괜찮아 (9월 21일자, 1면+5·6면) • "할머니 어디 가세요?"… 치매 실종 막는 일본의 '특별한 훈련' • 물건 사고 카페 가고… 덴마크 치매마을 철학은 통제 아닌 자유 • 살던 곳서 '원스톱 서비스'… 일본 '치매안심센터' 한국의 30배 • '치매 환자 커밍아웃' 하자, 일본 돌봄 정책이 바뀌었다 치매 정책의 핵심은 치매 노인이 배회하더라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래야 치매 노인을 무작정 집에 가둘 이유도 없고, 보호자는 전쟁 같은 간병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치매는 기억과 존엄을 앗아가는 질병이지만, 발병 이전·이후의 삶이 달라져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런 철학을 우리보다 앞서 정책에 반영한 치매 선진국들이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일본과 덴마크의 선진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점을 짚어 봤습니다. 한국일보는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와 교토를 방문해 취재했습니다. 오무타시에선 안전한 배회 정착 비결인 '치매 환자 실종 모의훈련'을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오무타시는 일본에서도 치매 실종 모의 훈련을 앞장서 도입하며, 치매 대책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지자체입니다. 오마가리 미에 복지과 과장은 2004년 오무타시에서 한 노인이 배회하다 숨진 이후 훈련이 도입됐고, 20년 동안 꾸준히 지역 주민의 협조가 이어진 덕분에 치매 실종 문제 해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오무타시에서 지난해 경찰이 보호한 길 잃은 치매 노인은 174명으로 가족이 실종 신고한 경우는 73건(42%)뿐입니다. 가족이 치매 노인의 실종을 알아채기 전에 지역주민 신고로 치매 노인을 먼저 발견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무타시는 '애정넷'이라고 불리는 문자 발신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데, 치매 실종자가 발생하면 지역 내 버스, 택시회사, 은행 등 민간기관과 시민들에게 정보가 공유돼 경찰에 준하는 수준으로 치매 환자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치매 친화 도시 설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무타시의 치매 돌봄 센터 '후카우라의 집'에서 만난 고가 미츠에(101), 노구치 기쿠에(95) 할머니는 집에서 혼자 지내기 어려울 정도로 치매 증상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였다면 요양원에 입소했을 분들이지만, 일본에선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오래 사귄 벗과 함께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한국에는 없는 형태의 ‘소규모 다기능 돌봄 센터’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사제공, 방문요양 및 목욕, 주간돌봄과 요양원 역할까지 겸하는 이곳에선 원스톱 돌봄 시스템이 구현되고 있었습니다. 오무타시 내 소규모 다기능돌봄센터(23개)는 시내 초등학교 수(19개)보다 많을 정도로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치매 환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치매 돌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최우선으로 지켜나가는 점도 울림을 줬습니다. 치매 당사자 가족협회 가마다 대표는 “초기 치매 환자의 90% 정도는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한다”며 “치매에 걸렸다고 사회인으로서 사망선고를 내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치매 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고착돼 있는 한국 사회와는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한국일보는 8월 16일에는 덴마크의 스벤보르 브뤼후셋 치매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마을 안에서 치매환자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고, 실수를 해도 용인이 되게끔 설계한 게 특징입니다. 가령 상점에서 비용을 잘못 지불해도 관리비를 통해 정산하면 그만입니다. 마을 밖을 나가더라도 산책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쉽게 발견됩니다. 배회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상담을 통해 배회 욕구의 근원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는데 집중합니다. ‘억압과 통제가 아니라 자유가 배회를 예방한다’는 덴마크의 돌봄 철학은 치매 실종을 막아설 대책의 근본 방향을 제시해줬습니다. [5회] 단 3초, 당신의 관심이 있다면 (9월 21일자, 1면+5·6면+영상) • 치매 실종 노인을 가족 품으로… 김조한 #기억해챌린지 동참 • 용산역서 '겨울옷 치매 노인' 100분 헤맸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다 • [h알파 다이브 영상] 만약 눈 앞에 치매 환자가 있다면 • '치매 커밍아웃' 후 다시 세상 속으로… "살 맛 납니다” 치매 실종 관련 대안 중 하나로 한국일보는 배회하는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여 실종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시민들 협조가 대책의 전부가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되겠지만 치매 환자와 치매 실종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제고하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가상 치매 노인 배회 사회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시민들이 배회하는 치매 노인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살피고,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회 실험은 기사와 별도의 영상으로도 제작됐습니다. 실험은 지난달 8일 서울 용산역에서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습니다. 용산역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오가는 교통의 중심지이기에 선정했고, 치매 인식 개선 연극을 꾸준히 선보여온 극단 ‘소원’의 협조를 받아, 초로기 치매 환자를 연기한 공연 경험이 있는 배우 권혁준씨를 섭외했습니다. 가상 치매 노인처럼 보이게 할 행동 및 외모 설정은 장기중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교수 등 의료진 자문을 거쳤습니다. 치매 환자는 체온조절을 느끼지 못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두꺼운 모직 재킷을 착용하도록 했습니다. 재킷 아래쪽에 중앙치매센터에서 보급하는 '배회 인식표'를 부착토록 했습니다. 또 구부정한 자세, 느린 걸음, 중얼거림 등 배회하는 치매 환자의 특성을 연기하며 용산역 내부 같은 구역을 맴돌도록 했습니다. ◆가상 치매 노인 배회 실험, 사회적 관심 촉구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용산역 내부 중앙광장(안내 데스크 기준 A구역, B구역)에서 100분간 진행된 실험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확인해줬습니다. 가상 치매 노인을 연기한 배우가 직접 시민들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누구도 그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직접 도움을 요청한 7명 중 4명은 외면했습니다. 도움을 준 시민 3명도 배회하는 노인이 치매 환자인 줄 몰랐고, 인식표를 봤지만 경찰에 신고하라고만 돼있어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지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배회 인식표를 보고 치매 환자라는 점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는 치매 환자 가족들도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한국일보는 치매 환자들의 목소리도 직접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치매 커밍아웃’이야말로 치매 환자들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였습니다. 서울 은평구 치매안심센터의 반갑다방에서 일하고 있는 치매환자 김운자(73)씨와 김무웅(80)·오창옥(72) 부부, 인천 미추홀구의 두뇌톡톡 뇌건강학교에 마련된 '가치함께' 사진관에서 치매 진단 4년 만에 다시 카메라를 잡은 한창규(65)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힘주어 말했습니다. 치매에 걸렸다고 삶에서 멈춰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치매가 있든 없든, 치매 환자들도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싶은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세 어르신의 특별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에필로그] 기억해챌린지에 동참해주세요 • 김조한 "누구라도 치매 걸릴 수 있어… 관심 가지면 도울 수 있어요" • [단독]어리석을 치, 어리석을 매... 내년부터 '치매' 용어 퇴출한다 • 실종 경보 문자 70%가 치매 노인… "골든타임? 12시간 내 발송돼야” • 한덕수 총리도 #기억해챌린지 참여 "국민 여러분도 무한대 그려주세요" • "당신을 기억합니다"... 총리부터 배우·가수까지 무한대로 퍼지는 #기억해챌린지 • 경찰도 환호했다는 그 기술… 치매 실종자 CCTV 수색 AI가 대신한다 ◆국무총리도 동참...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 #기억해챌린지 한국일보는 기획을 마무리하며 치매 실종 노인들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 #기억해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시민들에게 보다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루게릭병 환우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첫 주자는 가수 김조한씨였습니다. 치매로 고생했던 아버지의 투병기를 공개한 김씨는 한국일보의 챌린지 제안에 치매 환자 및 가족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며 흔쾌히 동참했습니다. 한국일보가 고안해 낸 챌린지의 핵심 동작인 무한대(∞)는 '당신의 기억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따뜻한 손길로 치매 노인을 돕겠다는 약속입니다.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챌린지 홍보에 나선 김씨는 후속 주자로 가수 성시경과 뮤지, 준케이를 지목했습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도 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본보 보도가 나간 이후 보건복지부가 이번 기획 기사에 적극 공감하면서 성사됐습니다. 이 차관은 특히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어리석다는 의미의 한자어 탓에 치매 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고착화시켜온 ‘치매’라는 용어를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치매 용어 변경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 박은 건 처음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본보 보도가 나간 이후 국무총리실에서 먼저 본보 기획 및 챌린지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는 뜻을 밝혀왔고, 한덕수 총리가 챌린지에 참여했습니다. 한 총리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후속 타자로 지목했습니다. ◆의료계, 문화예술계, 정계, 재계 등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기억해챌린지 이밖에도 #기억해챌린지에는 실종 경보 문자 도입에 앞장선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고임석 중앙치매센터장,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 서경석 이사장, 독거노인종합센터 김현미 센터장, 배우 허준호, 배우 윤종훈, 치매 연극 더 파더의 배우 전무송, 전현아 부녀, 밴드 소란 보컬 고영배, 개그맨 서경석, 개그맨 김원효 심진화 부부 등 보건당국, 의료계, 정계, 다양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속속 참여하며 사회적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사업으로 배회 감지기인 행복 GPS를 무료로 보급해온 SK하이닉스도 챌린지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엑설런스랩이 취재 및 기사 작성과정에서 세운 대원칙은 익명 취재원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기사 투명성을 높여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면 현장 이야기를 실명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신원 노출에 따른 피해 가능성이 크거나 본인이 익명을 요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명을 썼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바이라인을 달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치매 실종에 대한 단편적 선행보도는 있었지만, 종합 기획보도는 한국일보가 처음입니다. -보도 내용 대부분은 한국일보가 현장 취재를 통해 발굴한 팩트와 사연들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① 정부 및 정치권 한국일보 보도 이후 정부 당국자들은 본보 기획으로 치매 실종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선 정부 정책을 개선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기억해챌린지에 먼저 동참 의사를 밝히며 참여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내년이면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로, 치매 어르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중요해지는 시점에 실종 치매 어르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이번 한국일보의 기획은 치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한국일보에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치매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고 치매 환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가족도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정책으로 적극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치매 정책을 총괄하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도 “치매 실종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일깨우고 경종을 울린 기획기사는 지금껏 없었다. 한국일보 기사를 정말 열심히 공부하면서 읽었다. 정책 당국자로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차관은 특히 치매 실종 예방 정책 관련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약속했습니다. ①치매 환자의 안전한 외출을 도와주는 배회 감지기가 수요 대비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본보 보도의 지적과 관련해, 배회 감지기 보급률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고, ②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배회 인식표(치매 환자 실종 예방 스티커)의 디자인과 내용 등을 바꿔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③일부 지자체에서 개별 시행 중인 '치매 환자 실종 모의 훈련'을 광역치매안심센터 필수 사업으로 지정,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은 “저출산 만큼이나 치매 실종은 이 시대에 정말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라면서 “위원회에서도 앞으로 정책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치매 노인 실종업무를 담당하는 김형일 경찰청 실종아동정책계장은 “치매 환자 배회 패턴 연구를 기초자료로, 경찰청 실종 업무에 잘 반영하여 활용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피드백을 보내 왔고, 실종경보 문자 도입에 앞장선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종 경보를 최대한 빨리 발송하기 위한 경찰 내 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촉구하며, 후속 입법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② 의료계 및 학계 치매 노인 배회 동선 분석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연구였던 만큼,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와 학계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의료계 및 학계에서도 치매노인 배회 감지기 분석 필요성은 꾸준히 언급돼 왔습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장벽에 가로 막혀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던 차에 한국일보가 의지를 갖고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자 놀랍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번 분석을 시작으로, 앞으로 경찰청과 대한치매학회 등 치매학계가 치매 환자의 배회 패턴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재성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치매 환자 배회 동선 분석은 매우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언급하며, 이번 분석이 치매 환자의 배회 패턴 연구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장기중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도 “치매 환자의 배회 관련해 구체적 연구결과를 제시한 기사는 처음이라 감탄하며 읽었다”며 “우리가 더욱 신경써야 할 구체적인 지점으로 교차로를 짚은 결과도 인상적이었다. 마치 논문 한편 보는 것 같다”고 연구팀과 취재팀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③ 치매 가족들 반응 무엇보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치매 실종자 가족 분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한번 더 기억할 수 있게 애써주셔서 고맙다’며 보내온 연락은 취재팀에 큰 힘이 됐습니다. 지난 7월 대전에서 실종된 박승원씨 아내 이지윤씨(1회)는 엑설런스랩 취재팀 앞으로 본인이 산을 다니며 직접 딴 밤을 한 상자 보내왔습니다. 취재진은 마음만 받겠다고 사양했지만 어머님은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24시간 초로기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직장까지 그만둔 미아동 잉꼬부부 사연(2회)의 김성학씨는 “치매 가족들의 어려움에도 귀를 기울여줘 큰 힘이 됐다. 감사하다”고 격려를 보내 왔습니다. ④ #기억해 챌린지 반응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한 #기억해챌린지에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과 독거노인종합센터는 한국일보가 기획한 #기억해챌린지를 치매 인식 개선 프로그램과 함께 연중 사업으로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기억해챌린지 참여 인사를 정리한 목록입니다. ◆정책 당국자 및 정치권 :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고임석 중앙치매센터장,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 서경석 이사장, 독거노인종합센터 김현미 센터장 ◆문화예술계 : 가수 김조한, 배우 허준호, 배우 윤종훈, 밴드 소란 보컬 고영배, 치매 연극 더 파더의 배우 전무송, 전현아 부녀, 개그맨 서경석, 개그맨 김원효 심진화 ◆기업 : SK하이닉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받은 바 없습니다. 10월 10일 현재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을 받지 않았습니다.

취재후기

(397회)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 한국일보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한국일보 강윤주 기자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진 그 날도 휴대폰에서는 실종 경보 문자가 울렸습니다. 도심을 정처 없이 헤매고 계실 꽃무늬 바지 차림의 91세 할머니가 걱정됐습니다. 매일 40명의 치매 노인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중 매년 100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고령화 시대, 내년이면 치매 인구 100만명. 치매 실종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무관심했습니다. 장기 실종된 치매 어르신 가족들 사연을 듣기 위해 전국을 누볐습니다. 경찰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우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치매 노인들의 GPS 데이터를 확보해 배회 패턴도 최초로 분석하고, 치매 환자 시야에서 바라본 세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도 제작했습니다. 대안으로는 치매 친화 환경 사회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치매 환자라고 무조건 나가지 못하게 가두고, 통제하는 방식은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치매 선진국(덴마크, 일본)의 돌봄 철학에 공감한 결과입니다. 그들은 치매에 걸렸다 하더라도 일상을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는 부정적 편견을 키워온 치매라는 용어를 내년부터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들은 취재팀이 고안한 #기억해챌린지에 동참하며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늙고, 치매는 누구라도 걸릴 수 있습니다. ‘치매여도 괜찮다’고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사회여야 우리 모두의 존엄한 노후도 지켜질 수 있습니다. 이성원, 박지영 기자를 비롯한 취재팀 모두와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강철원 엑설런스랩장, 김영화 국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s://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585)

회차 심사평

제397회 전체 총평

제3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0편이 응모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복수의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 그리고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모두 수상 자격이 있었지만, 심사 결과 경향신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단 이견이 없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일련의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의 실체 추적에서 시작해, 창업한 회사의 ‘주식 파킹’ 의혹, 위키트리의 선정적 보도 실태 등을 전방위 검증해, 인사청문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김행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결정해, 낙마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향신문은 특히 언론사 간 기사경쟁이 치열한 인사검증 국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였는데,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은 언론의 본령이라는 점에서 장려되어야 할 일이다. 취재보도부문 또 하나의 수상작은 YTN 이다. 이 보도로 지난여름 전국을 뜨겁게 달군 ‘철근 누락’ 사태는 지하주차장만이 아닌 아파트 주거동 외벽에서도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철근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엉터리 설계의 결과라는 점도 확인했다. 심사위원단은 “주거동에 대한 의구심을 입증해 사회적 파장이 컸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인포맥스의 <외평기금 20조 끌어다 ‘역대급 세수펑크’ 메운다 등> 등 세수 결손 연속보도는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환 방파제로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끌어다 세수 펑크를 메웠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심사위원도 있었다. IMF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같았다. 11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은 한국일보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가 선정됐다. 고령화 시대 ‘치매 실종’의 심각성을 다각적인 접근으로 드러낸 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경찰에 신고된 치매 실종 노인 전수를 추리고, 기자들의 발품으로 만들어낸 인터뷰를 토대로 그들의 실종 보고서를 만들어냈는데, 특히 기사만이 아니라 영상과 인터랙티브 페이지에 공들이며 독자에게 다가선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사는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주MBC <“임원만을 위한 노인회”…경로당 노인들은 추운 겨울을> 보도가 선정됐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부산일보 <8000 원혼 우키시마호의 비극>이 수상했다. 전주MBC 수상작 역시 초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을 지적해낸 기사로 의미가 있다. 전국 경로당에는 해마다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난방비마저 부족한 실태를 보도해서 그 이면에는 노인회장 등 임원들의 활동비를 충당하기 위해 난방비를 줄여야 했던 사정을 밝혀냈다. 부산일보의 우키시마호 취재는 78년 전 8000명이 숨진 세계 최대의 해양사고였지만 진상규명은커녕 유해 발굴과 송환, 나아가 추모도 없었던 비극을 현재 시점에서 상기시켜 준 수작이었다. 지면 1면의 광고를 없애 주목도를 높인 과감한 편집이 눈길을 끌었고, 일본 서일본신문과의 합동 취재도 협업 모델로 권장할 만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문화일보의 보도가 수상했다. 체육계 폭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대단히 엄격해졌는데도 프로야구 구단에서 대물림된 집단적 가혹행위의 실태를 공개해 파급력이 컸던 보도였다. 해당 선수에 대한 중징계와 구단의 사과를 이끌어낸 점이 호평을 받았고, 체육면이 아닌 사회면과 1면에 기사를 전진 배치한 점도 영향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최근 취재 환경이 다양화되고 복합적으로 변화되며 출품작 공적설명서 분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효율적인 심사를 위해 공적설명서 내용을 압축 요약하여 최대 4매(양식 기준)의 분량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s://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4588)

이 회차 수상작 2023년 9월

제397회(2023년 9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2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1-05 경향신문 문광호·이두리·조문희
LH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1-06 YTN 우철희·박정현·박재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지금 보는 작품
4-08 한국일보 강윤주·이성원·박지영·송주용·최주연·박인혜·한규민·박고은·안재용·현유리·이수연·제선영·전세희·박서영
지역 취재보도부문 · 1편
“임원만을 위한 노인회”...경로당 노인들은 추운 겨울을.
6-08 전주MBC 유룡·전재웅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8000원혼 우키시마호의 비극
8-04 부산일보 이승훈·변은샘·손희문
경제보도부문 · 1편
외평기금 20조 끌어다 '역대급 세수펑크' 메운다 등
연합인포맥스 최진우·최욱
전문보도부문(체육레저)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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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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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서랍 속 국가폭력의 기록 224건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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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비극, 영아유기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파묘: 조상님 묘를 옮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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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기금 20조 끌어다 '역대급 세수펑크' 메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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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2군 ‘야구배트 폭행’ 파문… 폭력의 악순환
수상 전문보도부문(체육레저)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