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ㅇ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 ‘KT 해킹 의혹’과 관련한 단독 리포트는 총 4건입니다.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보도물 전체를 기재하게 되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9월1일, 20시30분 [단독] "LG U+, KT도 털렸다‥'해킹 아냐'버티기에 조사도 못해"
2 9월4일, 20시30분 [단독] '해킹 의심'통보 열흘 뒤 서버 파기‥KT해킹 조사 난항
3 9월9일, 19시50분 [단독] "유령 기지국 만들어KT망 해킹‥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
4 9월22일, 20시20분 [단독] KT, '해킹 의혹 서버'폐기했다더니‥허위 보고 의혹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미상의 기지국 ID 발견.’
오후 6시쯤, 기사 데스킹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던 중이었습니다. 제보 한 통을 확인하고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KT가 전날 정보 당국에 제출한 한 장짜리 사고 신고서, 거기에는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원인이 적혀 있었습니다. 특정 지역의 KT 가입자들이 며칠째 이유도 모른 채 소액결제 피해를 겪고 있던 사건, 그 미궁 같은 사건의 실마리가 ‘미상의 기지국’이라는 문장 속에 숨어 있을 줄은, 사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즉시 전문가들에게 연락해 ‘미상의 기지국’이 무슨 뜻인지 물어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입자 정보를 빼내기 위한 가짜 기지국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덧붙여, 그동안 학계에서 실험으로만 연구됐을 뿐 국내 통신망에서 실제로 확인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 한마디가 취재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담당 부처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즉시 기사 작성에 들어가 당일 저녁 단독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배경지식 하나 없이 시작된 ‘유령 기지국’ 보도였지만, 전문가들로부터 가짜 기지국의 원리와 구조를 빠르게 파악한 덕분에 오류 없이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파급력은 대단했습니다. KT 통신망 내 ‘유령 기지국’의 존재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즉시 추가 피해를 막는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더불어 KT의 해킹 의혹과 서버 폐기 논란이 재점화되는 대형 사건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외부 공격’ 확인하고도 정부 조사는 잠잠..왜?
사실 취재팀은 사실 8월부터 이동통신사 해킹 관련 취재를 해왔습니다. SKT 해킹 사태 이후 업계에서는 다른 통신사들도 ‘털렸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돌았습니다. 때마침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서 관련 보고서를 입수해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내용을 취재하면서 꽤 심각한 사안임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KT와 LGU+의 내부망에만 있어야 할 자료들이 외부로 유출됐습니다. 보안 관련 인증서도 나왔고 직원들의 ID와 계정도 발견됐습니다.
‘당연히’ 정보 당국에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도 7월에 같은 내용을 제보받아 기업에 관련 내용을 물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당시 기업들은 ‘별문제 없다’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SKT 때처럼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일일이 서버를 들여다보려면 기업의 ‘자진 신고’가 있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도 잠정적으로 침해사고로 판단했지만, 현행법상 적극적인 조사를 하기 어려웠다’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의 도움을 받아 현행법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보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이와 같은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9월 1일 <LGU+, KT도 털렸다‥'해킹 아냐' 버티기에 조사도 못해> 첫 단독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 ‘침해사고’는 맞지만 ‘해킹’은 아니라는 기업
보도 이후 기업들은 해킹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심지어 이 건은 해킹이 아니라면서 ‘침해사고’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자신들이 파악하기로는 서버에서 외부 침입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렇다면 내부망에 있어야 할 자료들이 어떻게 외부에서 발견됐을까. 기업들은 그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팀은 또 다른 핵심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해킹 의심 사실을 KT에 통보한 직후, KT가 해당 서버 일부를 폐기했다는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교차 검증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원래는 한두 달 신구 서버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공교롭게도 KISA 통보 이후 문제 서버를 폐기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폐기한 서버는 소프트웨어 형식의 원격시스템이라 복구도, 포렌식도 불가능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설명자료를 통해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관련 장비의 폐기로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두 번째 단독 <'해킹 의심' 통보 열흘 뒤 서버 파기‥KT 해킹 조사 난항>를 보도했고, 이후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단순한 보안 사고에서 기업이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고 있다는, 조직적인 대응 문제로 바꿔놓았습니다. 정부의 민관합동조사단이 구성됐고, 경찰은 병행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단독 <"유령 기지국 만들어 KT망 해킹‥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이 나간 뒤에도 KT는 해킹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정부 당국에 ‘미상의 기지국’을 확인하고 스스로 사고 접수를 한 상황에서도 “해킹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몇 차례 이어진 정부 브리핑과 KT의 자체 브리핑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은 인정했지만 ‘내부 서버 침입’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끈질긴 보도 끝에 이뤄진 정부·국회 합동 조사
그러나 끈질긴 보도 끝에, KT는 MBC의 첫 보도 이후 18일 만에 내부 서버가 외부 침입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자체 조사에서 여러 대의 서버가 해킹당한 정황이 뒤늦게 확인된 것입니다. 해킹 피해 서버 가운데에는 MBC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원격상담 시스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또한 KT는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도 법정 시한을 넘겨 당국에 신고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전날 소액결제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사고를 축소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KT의 미흡한 대응으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취재팀은 또 다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KT가 “폐기돼 제출할 수 없다”고 해명했던 문제의 서버를 실제로는 보관 중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국회 과방위원들의 KT 현장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발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해킹 사건의 경우, 민관합동조사단이 꾸려진 이후에는 언론이 조사 대상 기관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취재팀은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질의를 이어가며 관련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 결과 확보된 내용을 토대로 단독보도를 내보냈고, 이는 다시 사건의 핵심 쟁점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끊임없는 후속 보도와 검증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기업 내부 보고서 안에서 조용히 묻혔을지도 모릅니다. 저희의 연속보도는 정부와 국회의 공식 조사를 이끌어냈고, 결국 KT 해킹 사태의 전모를 사회적 의제로 부상시킨 결정적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 과정의 특이 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 대부분은 이름과 소속이 등장합니다만 몇몇 취재원들은 이름과 소속 기관을 공개하면 불이익이 예상돼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취재 기자는 해당 담당자와의 연락을 통해 취재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했습니다. 제보자 또는 취재원과 어떠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바이라인에 명시된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보도했고 그 밖의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관련 사안을 처음으로 보도한 것은 MBC였습니다. 이후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 통신사가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저희가 처음 명명한 ‘유령 기지국’이라는 단어를 대부분의 언론사가 그대로 인용한 것은 그 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파일로 첨부하겠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달 9일 정부의 KT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이 꾸려졌습니다. 11일 대통령은 11일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의 전모 확인과 추가 피해 방지를 지시했고, 경찰과의 합동 조사 끝에 16일 핵심 용의자 2명이 붙잡혔습니다. 19일 국회의 현장 조사, 24일 청문회가 열렸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KT가 전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가안보실은 관계 부처 및 민간 전문가와 함께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KT 소액결제·해킹 사태는 단순한 금융 사고를 넘어, 국가 기간통신망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통신사와 정부 모두 “해킹이 아니다”라는 뜻을 고수했고 피해 규모와 원인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 시점에 취재팀이 연속 단독보도를 통해 의혹의 본질을 처음 제기했습니다. 사건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추적하며 진상을 밝혀낸 이번 보도는, 언론이 본연의 역할로서 ‘공공의 감시자’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보도 이후 기업들의 문제는 속속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반면, 이후 정부 기관의 조사나 제도적 보완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 기업의 해킹 사실이 드러난 배경에는 사실 기업의 적극적인 자체 조사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기업과 기관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후속 취재와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MBC의 ‘KT 유령 기지국과 서버 폐기 의혹’ 보도는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여부,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여부 등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1회 전체 총평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서 70편의 보도가 출품돼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과 지역 취재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각각 11편, 10편, 14편이 출품돼 수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꼼꼼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도운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다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사실을 은폐 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던 관계자들을 마지막까지 추궁해 진실을 끄집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출품작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추가됐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KBS의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사건은 다수 언론에서 보도가 됐지만 사건의 중요 조각 가운데 하나를 밝혔고 지속적인 취재로 사안의 근본을 파헤쳐 도화선이 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의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한 고민, 하청·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관심을 다시 유발했다는 점이 저널리즘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호평의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달 기자상 심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의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는 전수조사에 기반한 추적 취재, 구체적인 현황 드러내기, 나름의 대안까지 일목요연한 논리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다.
경향신문의 <팬덤권력> 보도는 매체별 정치 성향이 부각되는 언론 현실, 극단적 팬덤이 언로(言路)의 상단을 차지한 언론계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극단화 현상과 이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드러내는 보도의 깊이와 태도가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격적인 다민족 국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을 짚고 지속가능한 공존과 공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 언론은 폄훼와 겁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붕괴되는 이른바 흑역사 속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 탐사정신, 사실에 입각한 보도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로 탄탄하게 채워졌다. 기자상 출품작들 사이에서 중앙과 지역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지역 보도의 품질과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 지켜보는 기쁨은 심사의 고충을 위로하는 가장 큰 보람이 됐다. 진영도 아니고 중앙이냐 지방이냐도 아니다. 매체력의 차이는 더욱 아니다. 얼마나 ‘공공성’을 깊고 넓게 담지하느냐가 언론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뉴노멀이 한국 언론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