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9월29일, 05시00분 [단독]'강서 끼임 사망'환경미화원,근로계약서도 없었다
2 9월30일, 05시00분 [단독]강서 환경미화원 사망 당일…운행일지'정상근무'
3 10월1일, 05시00분 [단독]숨진 미화원 지시서엔'새벽4시부터'…실제론 매일 자정 출근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9월 18일 새벽 3시 30분쯤, 50대 남성 환경미화원 A씨가 쓰레기 수거차 후미에 매달려 있다가 차량과 전봇대 사이에 끼여 숨졌습니다. 수거차는 마주 오던 순찰차를 피해 후진하다가 사고를 냈습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황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수거차 운전자였던 50대 남성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고, 이후 사건 조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운전자의 개인 과실로 인한 사고로 끝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죽음 이면에는 언제나 제도적 빈틈과 관련 당국의 허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노동자의 목소리는 힘이 없고,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단신으로 보도되던 시기, CBS노컷뉴스는 사건 이면을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A씨 개인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근무했는지 취재했습니다. 우선 발주처인 강서구청과 도급자인 용역업체, 사망자 A씨 사이에 남겨진 서류들에 주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근로계약서·과업지시서·작업일지·차량운행일지·안전점검표 등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A씨를 둘러싼 노동 환경을 엿볼 수 있는 서류들이었습니다. 구청 관계자와 구의원 등을 만나고 연락하며 서류를 끈질기게 요청한 결과, 그중 일부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에는 예상보다 문제가 더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서류는 A씨를 보호하기는커녕 억울함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A씨의 죽음이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되는 배경이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종합적인 문제점을 하나씩 정리해 가며 <계약서 없는 노동, 기록 없는 죽음>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가장 먼저,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A씨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이미 A씨와 업체 사이 계약은 만료된 상태였습니다. 사고 발생일은 9월 18일이지만, A씨의 계약은 지난 5월 13일에 이미 끝났습니다. 즉, 노동자와 사용자 간 상호 권리이자 의무인 근로계약서가 없는 상태에서 A씨는 근무 도중 숨진 겁니다. 구청은 “다른 근로 조건에 변동 사항이 없으면 근로 계약은 계속 연장되는 것이 묵시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연장된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은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업체와 구청의 관리·감독 부실이 드러난 겁니다.
또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자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는 전적으로 근로자가 감수하고 처벌받는다’는 조항도 문제였습니다.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조항으로 해석되지만, 구청은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겁니다. 노동 전문가들의 지적과 별개로, 구청 역시 곧바로 “과도한 표현이었다”며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서류인 근로계약서가 만료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할뿐더러, 기존 계약서마저도 사고 책임을 오롯이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조항 때문에 A씨의 권리는 완전하지 못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이 두 가지 문제를 기획보도의 첫 번째 기사로 냈습니다.
※참고: [단독]'강서 끼임 사망' 환경미화원, 근로계약서도 없었다
다음으로 CBS노컷뉴스는 사고 당일 차량운행일지를 들여다봤습니다. 운행일지에는 당일 차량이 작업 경로상 들른 장소와 적환장과 작업지를 오고 간 시간이 적혀 있었는데, 끔찍한 사고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었습니다. 운행일지만 보면 사고 당일은 여느 때처럼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업체 측에서 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작업일지 등에 사고 기록을 남기지 않고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정황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산업재해 사고 수사나 재판에서 작업일지 등에 사고를 기록하지 않아 작업일지·차량운행일지 등은 대체로 증거로서 효력이 없는 문서로 여겨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에 구청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처음으로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찰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참고: [단독]강서 환경미화원 사망 당일…운행일지 '정상근무'
추가로, 현장의 작업을 관리해야 할 구청 측이 작성한 과업지시서는 어떨지 알아봤습니다.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과업지시서는 현장의 상황으로부터 상당히 괴리된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근무시간이었습니다. 과업지시서상 근무 시간은 오전 4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명시돼 있었지만, CBS노컷뉴스가 현장에서 확인한 실제 근무시간은 매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였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구청이 작성한 서류와 현장은 차이가 컸던 겁니다. 환경미화 작업이 매일 새벽마다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구청이 현장 실태를 알면서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과업지시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의심도 가능합니다.
※참고: [단독]숨진 미화원 지시서엔 '새벽 4시부터'…실제론 매일 자정 출근
CBS노컷뉴스는 노동자 죽음의 이면을 취재해 현장과 관리 당국의 괴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관리‧감독 당국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개인의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방치된 개인의 죽음을 조명한 일이었습니다. 이번 기획보도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같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를 묻는 문제 제기이자 기록입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한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엄중한 사건이었던 만큼 취재원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구청의 관리·감독 책임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기에, 구청 내부 자료를 입수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취재원과 취재소스를 색출할 우려도 있었습니다. 단, 취재원과 자료 입수 경로 등을 드러내지 않은 만큼 보도에는 한 줄의 오보도 없어야 했습니다. 원본 자료를 입수하고 관련 내용을 관계자 등에게 재차 확인받는 등, 이중·삼중으로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각종 계약서 등 원본 자료를 확보하면서 사망자 등 근무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여러 개인정보를 다뤘습니다. 특히 기사에 붙일 사진 등으로 원본 자료를 내보내면서 개인정보나 신상 드러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습니다. 사망자나 입건된 피의자 등을 특정할 수 있는 근무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 보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울러 구청, 업체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입장을 듣고 기사에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그중 업체와는 연락이 몇 차례 닿았으나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아 기사에 반영하지는 못했습니다.
제보자 등 취재 중 만난 모든 취재원과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기자는 전체 취재 과정을 이끌었으며, CBS 방송과 노컷뉴스 인터넷 기사 작성·보도까지 직접 도맡았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A씨의 죽음 자체는 9월 18일 MBC가 처음 보도했습니다. 이후 한국일보에서 <[단독] '강서구 환경미화원 사망' 업체, 구청 안전점검서 전 항목 '양호'>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두 기사 모두 처음 사건을 보도했다는 점과 과거 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평가가 있었다는 보도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CBS노컷뉴스는 죽음의 이면을 깊숙이 취재해 관리‧감독 당국의 허점 등을 입체적으로 보도했고, 구조적인 진실에 다가섰다고 확신합니다.
또 CBS노컷뉴스는 우리 사회에 환경미화원의 노동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첫 보도([단독]'강서 끼임 사망' 환경미화원, 근로계약서도 없었다) 다음 날인 9월 30일, 한국일보 지면에 <산재 환경미화원 폭증, 이대로 둘 건가> 칼럼이 실렸습니다. 또 세 번째 보도([단독]강서 환경미화원 사망 당일…운행일지 '정상근무') 다음 날인 10월 2일, 한국일보 지면에 <[단독] 1.5억과 맞바꾼 생명… 서울 '한국형 청소차' 보급률 1%> 기사가 실렸습니다. 모두 환경미화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지적하는 보도였습니다. CBS노컷뉴스의 연속기획보도가 해당 사건에 대한 타 매체들의 관심을 환기했다고 자부합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CBS노컷뉴스 보도 이후 강서구청과 용역업체들은 대대적인 노동환경 개선에 나섰습니다. 구청은 우선 근로계약서가 만료된 채 일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이 더 있는지 전수 조사했습니다. 구청이 가지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서류상 3명의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업체는 곧바로 구청 측에 3명에 대해 이미 계약기간 갱신을 마쳤다고 밝혔고 갱신된 근로계약서를 제출했습니다.
또, 구청은 나머지 환경미화원들의 근로계약서에서 ‘근로자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는 전적으로 근로자가 감수하고 처벌받는다’는 조항을 삭제하도록 업체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구청은 “강압적 표현으로 인한 ‘갑질’ 계약”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새롭게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업체에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CBS노컷뉴스의 기사가 구청이 다시금 근로계약 실태를 점검하고 고치는 계기가 된 겁니다.
또, 구청은 업체가 보유한 일반 생활폐기물 수거차와 종량제 봉투 수거차 등 모든 쓰레기 수거차에서 후미에 근로자들이 올라탈 수 있도록 돕는 발판, 손잡이 등을 제거했습니다. 업체는 각 차량에 달린 발판·손잡이 등을 모두 떼어낸 뒤 구청 측에 인증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현재는 모든 환경미화원이 차량 바깥에 매달리지 않고, 좌석에 앉아 이동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 등도 강서구 환경미화원 작업 환경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습니다. 차량 상태 점검은 물론, 근무 환경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었습니다. 이후 강서구청도 현장점검을 했습니다. 구청은 조만간 다시 한번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더해 구청은 작업일지 양식을 따로 만들어 작업 내역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도록 업체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차량운행일지 기록과 관리 상태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수사기관도 CBS노컷뉴스 기사를 바탕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 특별사법경찰은 과업지시서상 근무시간과 실제 근무시간이 달랐다는 점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수사에 참고하겠다는 의견을 전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로 입건한 운전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철저히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CBS노컷뉴스는 이번에 상신한 기획보도를 시작으로, 강서구 환경미화원의 사망의 진상을 드러내는 보도를 10월에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외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1회 전체 총평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서 70편의 보도가 출품돼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과 지역 취재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각각 11편, 10편, 14편이 출품돼 수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꼼꼼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도운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다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사실을 은폐 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던 관계자들을 마지막까지 추궁해 진실을 끄집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출품작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추가됐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KBS의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사건은 다수 언론에서 보도가 됐지만 사건의 중요 조각 가운데 하나를 밝혔고 지속적인 취재로 사안의 근본을 파헤쳐 도화선이 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의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한 고민, 하청·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관심을 다시 유발했다는 점이 저널리즘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호평의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달 기자상 심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의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는 전수조사에 기반한 추적 취재, 구체적인 현황 드러내기, 나름의 대안까지 일목요연한 논리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다.
경향신문의 <팬덤권력> 보도는 매체별 정치 성향이 부각되는 언론 현실, 극단적 팬덤이 언로(言路)의 상단을 차지한 언론계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극단화 현상과 이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드러내는 보도의 깊이와 태도가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격적인 다민족 국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을 짚고 지속가능한 공존과 공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 언론은 폄훼와 겁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붕괴되는 이른바 흑역사 속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 탐사정신, 사실에 입각한 보도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로 탄탄하게 채워졌다. 기자상 출품작들 사이에서 중앙과 지역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지역 보도의 품질과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 지켜보는 기쁨은 심사의 고충을 위로하는 가장 큰 보람이 됐다. 진영도 아니고 중앙이냐 지방이냐도 아니다. 매체력의 차이는 더욱 아니다. 얼마나 ‘공공성’을 깊고 넓게 담지하느냐가 언론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뉴노멀이 한국 언론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