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V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5년9월19일 [단독]경찰,한화 계열사 압수수색…'기술 탈취'의혹 수사
2 2025년9월8일 "다 뺏겼다" 26억 물려도…"벤치마킹 못하나"반박
3 2025년9월9일 첫'징벌적 손해배상'이라더니…4년째'무소식'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대기업 압수수색’ 스트레이트에서 한 걸음 더
취재의 시작은 업계의 ‘풍문’이었습니다. 한화그룹 한 계열사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단 내용이었습니다. 취재를 거쳐 영업비밀 침해의 내용이 벤처기업의 기술을 탈취한 의혹이란 사실을 알게 됐고, 경찰 수사도 해당 벤처기업이 한화 계열사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대기업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스트레이트 기사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은 이 수사가 ‘기술탈취’ 관련 수사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기술탈취는 기술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기업, 빼앗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기업 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게 보통입니다. 정확한 사건 경위와 양측의 주장, 그리고 경찰이 압수수색까지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실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더 깊은 이야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 한화 계열사와 벤처기업의 기술탈취 분쟁
고소를 한 벤처기업은 방열 제품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전자 기기 내부의 열을 식혀주는 ‘베이퍼챔버’와 같은 방열 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TV 패널, 중계기 등에도 꼭 필요한 제품입니다. 이 회사는 한화그룹이 자신들의 기술과 영업비밀을 이용해 동종 제품을 만드는 새 회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기술탈취 사건은 하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의 시작은 한화 측의 인수 합병 제안이었습니다. 2021년 4월 한화 측은 벤처기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고 벤처 기업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기술 실사 등 넉 달 간의 인수 협상 과정에서 벤처기업 측은 자신들의 핵심 기술인 ‘휴대폰용 초박형 베이퍼챔버(방열제품)’ 관련 주요 자료 3백여 개를 한화 측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한화 측은 이후 4개월 뒤 이 벤처기업과 같은 제품을 만드는 새 계열사를 설립합니다. 1년 6개월 후엔 대규모 양산에도 성공하며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벤처기업 측은 한화가 자신들이 제공한 핵심 영업비밀 자료를 참고해 기술 개발과 양산에 걸리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대폭 단축시켰다고 주장합니다.
한화 측은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기술탈취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취재진은 한화 측의 충분한 입장을 듣기 위해 두 차례, 총 3시간에 걸쳐 관계자 대면 인터뷰를 했습니다. 또 취재가 진행되는 두 달 동안 여러 차례 서면과 전화를 통해 사실 관계를 취재했습니다. 한화는 인수합병이 결렬된 건 인수가액에 대한 이견과 벤처기업의 대규모 양산 능력 때문이라고 반박했고, 벤처 측의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 공개된 기술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 중이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복잡하고 전문적인 기술 관련 수사인 만큼 다른 수사에 비해 장기화 되고 있었습니다. 실제 벤처기업이 한화 계열사를 고소한 건 2024년 10월, 보도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약 1년 전이었습니다. 벤처기업은 그 사이 사세가 크게 기울었고,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기술탈취 여부를 가리는 일 자체도 어렵지만, 그 시간을 버티고 기다리는 게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쉽지 않음을 이 벤처기업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기술 탈취 피해 기업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취재팀은 단순히 이 사건만 보도하는 것보단 다른 기술탈취 분쟁 사례들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결론이 나는지 보도를 확장해보기로 했습니다. 자료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가 늘고 있는데도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이제까지의 언론 보도는 분쟁 상황을 전달하거나, 정부의 대책 발표를 전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결론이 나지 않은 분쟁 상황을 언론이 다룰 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취재팀도 이런 한계를 무시할 순 없었습니다. 최대한 이를 피하면서 효과적으로 기술탈취의 실태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논의 끝에 공정위 또는 법원으로부터 기술탈취 피해를 어느 정도 인정받고 공론화가 됐던 피해 중소기업들의 현재를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공정위가 기술탈취 혐의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한 사례, 법원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적용하며 대기업의 기술탈취 혐의 일부를 인정한 사례 등을 추렸습니다. <기술탈취 분쟁, 그 후> 연속기획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 대중의 ‘예상’과는 달랐던 피해 기업의 현실 조명
공정위가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던 사건의 가해 기업은 국내 1위 선박 기자재 업체 ‘하이에어코리아’입니다. 공정위는 2024년 11월 해당 사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역대 최대 과징금 부과> <처음으로 보복 행위까지 확인해 처분한 사건>이라는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하이에어코리아는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공정위 시정명령 전체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분쟁 대상이 된 제품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습니다. 피해 중소기업 ‘바람인텍’은 동종 분야 1위 기업인 ‘하이에어코리아’와 분쟁을 시작했단 이유로 거래가 끊기는 피해, 다른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불이익까지 감수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이런 내용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공정위의 ‘성과’가 강조된 보도자료가 나온 이후 감춰져있던 기술탈취 피해 기업의 ‘진짜’ 현실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기술탈취 혐의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2배’가 적용됐던 SJ이노테크와 한화의 분쟁 사례도 비슷합니다. 4년 전 법원이 한화에게 2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한 2심 판결이 나온 후 보상도 이뤄지고 문제도 해결됐을 거라 예상했지만, 한화 측이 상고하면서 4년 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공정위 신고 이후 올해로 9년 째. 아버지 때 시작된 소송은 아들이 회사를 이어받으면서도 계속 되고 있고, SJ이노테크는 경제적 어려움을 온몸으로 떠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벤처 1세대로 평가 받는 솔컴인포컴스는 8년 가까이 코오롱의 IT 계열사와 기술탈취 분쟁을 벌여왔습니다, 민사 2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배상금은 2천 만원에 불과했고,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회사는 끝내 문을 닫았습니다. 솔컴인포컴스의 고시현 대표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에서 IT하는 거 아니다”라는 씁쓸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두 달 간 취재를 거쳐 <기술탈취 분쟁, 그 후> 기획을 연속 보도했습니다. 피해 기업들의 후속 상황을 추적한 4가지 사례를 먼저 보도하고, 애초 이 기획의 시작점이 됐던 한화 계열사와 벤처기업 간의 기술탈취 분쟁과 경찰 수사 상황을 전하며 ‘과연 이 사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라는 관심을 시청자들로부터 끌어내고자 했습니다.
■ 정부와 정치권의 ‘기술탈취 대책’,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연속 기획 보도가 마무리될 즈음에 정부가 ‘기술탈취’ 처벌 및 피해 기업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희의 보도 때문에 대책을 발표한 것은 아닙니다만 두 달 간의 취재 과정에서 정부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소통했습니다.
피해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입증 책임’ ‘증거 확보’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등 의미있는 대책이 많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이 대책들은 모두 입법이 돼야 가능한 내용들입니다. SBS 탐사보도부는 이 대책들이 정부의 발표대로 올해 안에 입법이 이뤄져 현실에 적용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예정입니다.
또, 저희의 연속 기획 보도가 한국 사회에 ‘기술탈취’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중소벤처기업 스스로도 자신들의 기술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해당 사항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1) 한화 계열사와 벤처기업(CGI)의 기술탈취 분쟁 내용과 경찰 수사 상황은 단독 보도였습니다. 보도 이후 연합뉴스, 조선비즈 등 여러 매체에서 해당 내용을 받아 보도했습니다. 리포트 영상들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도 영상 전체를 풀영상으로 묶어 유튜브를 통해 업로드한 ‘[모아보는뉴스] 중소기업의 통쾌한 승리?…대기업 배짱에 '전원 퇴사'’는 10일 정오 기준 조회수 260만 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 하이에어코리아-바람인텍, SJ이노테크-한화, 솔컴인포컴스-코오롱베니트 등의 기획 보도 사례는 사건 자체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현재 기준 상황을 후속 취재한 내용은 새로운 보도입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국회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곧 시작될 국정감사에 저희가 보도했던 기술탈취 분쟁 사례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한화솔루션 남정운 대표이사(당시 한화-CGI 인수합병을 지휘했던 임원)를 불렀습니다. 코오롱 베니트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국회에 섭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위 등 정부 기관들은 보도 이후 공청회를 잇따라 열고 기술탈취 분쟁을 겪은 중소기업의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장과 기술탈취 피해 벤처기업들의 간담회 자리에는 SBS 단독보도로 알려진 벤처기업 CGI의 대표가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예정입니다. 현재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한화 측 자료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철저히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SBS 탐사보도부는 취재 과정에서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기업과 그 반대 기업, 양측 모두의 입장을 충실히 묻고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1회 전체 총평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서 70편의 보도가 출품돼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과 지역 취재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각각 11편, 10편, 14편이 출품돼 수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꼼꼼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도운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다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사실을 은폐 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던 관계자들을 마지막까지 추궁해 진실을 끄집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출품작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추가됐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KBS의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사건은 다수 언론에서 보도가 됐지만 사건의 중요 조각 가운데 하나를 밝혔고 지속적인 취재로 사안의 근본을 파헤쳐 도화선이 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의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한 고민, 하청·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관심을 다시 유발했다는 점이 저널리즘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호평의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달 기자상 심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의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는 전수조사에 기반한 추적 취재, 구체적인 현황 드러내기, 나름의 대안까지 일목요연한 논리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다.
경향신문의 <팬덤권력> 보도는 매체별 정치 성향이 부각되는 언론 현실, 극단적 팬덤이 언로(言路)의 상단을 차지한 언론계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극단화 현상과 이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드러내는 보도의 깊이와 태도가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격적인 다민족 국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을 짚고 지속가능한 공존과 공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 언론은 폄훼와 겁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붕괴되는 이른바 흑역사 속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 탐사정신, 사실에 입각한 보도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로 탄탄하게 채워졌다. 기자상 출품작들 사이에서 중앙과 지역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지역 보도의 품질과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 지켜보는 기쁨은 심사의 고충을 위로하는 가장 큰 보람이 됐다. 진영도 아니고 중앙이냐 지방이냐도 아니다. 매체력의 차이는 더욱 아니다. 얼마나 ‘공공성’을 깊고 넓게 담지하느냐가 언론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뉴노멀이 한국 언론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