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9월11일6시30분 [빵 공장의 죽음]①SPC사고의 핵심…멈출 기회조차 없었다
2 9월11일6시40분 [빵 공장의 죽음]②SPC사고일지…3명의 기록
3 9월12일6시30분 [빵 공장의 죽음]③위험한 기계 둘러싼 죽음의 공통점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보도 경위>
지난 5월19일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그룹 공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기계 끼임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건설 현장도 아닌 빵 공장에서 3년 간 3명이나 사망한 셈입니다. 이번 보도는 단순한 사고 보도를 넘어, '왜 이 사고는 막을 수 없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산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가시화하고, 독자들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SPC 방문 이후 회사가 내놓은 개선책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SPC만의 문제인지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보도 내용>
①3D 모델링으로 재구성한 사고 현장과 죽음의 공통점
이번 보도의 가장 큰 차별점은 3D 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산업재해 현장의 재구성입니다. 그동안 SPC 공장 보도는 많이 나왔었지만, 3건의 사망사고는 대부분 수사 중인 경찰이나 현장을 방문한 국회의원의 멘트에 의존해 다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여주기 방식에 대해 고민하던 중,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의 'Blast Effect' 기사를 접했습니다. 총기 난사가 발생한 현장에서 총알이 민간인들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를 3D 모델링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이를 레퍼런스로 최근 3년간 SPC 계열 공장에서 발생한 3건의 기계 끼임 사망 사고 현장을 객관적으로, 또 정밀하게 구현하고자 3D 모델링을 택했습니다. 아울러 인포그래픽으로 구현해 독자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관련 정보를 모으기 위해 두달 동안 경찰 관계자, 산업공학 전문가, 노조, 장비 업체, 유족 측 법률 대리인, 국회의원 의원실 등을 수없이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입수한 자료를 종합해 첫번째 기사에서 사고 현장의 핵심 문제를 짚었습니다. 노동자는 위급한 상황에서 비상정지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5월 사고가 발생한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는 하단부에 비상정지 버튼이 없었고, 2022년 평택 공장 소스 배합기는 작업자로부터 1m 이상 떨어진 곳에 버튼이 있었습니다. 2023년 성남 공장 반죽 리프트는 비상정지 버튼이 기둥 뒤에 가려져 사망자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SPC의 기계 관리 소홀이었습니다. 30년째 돌아가고 있는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의 제작사, 구매처, 제작 연월 기록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리 소홀은 이전 사고에서도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아 사고가 반복됐습니다.
2·3번째 보도에서는 3건의 사고 과정을 생생하게 재구성했습니다. 특히 기계의 넓이나 높이, 동작 속도, 노동자의 키나 팔 길이 등 디테일까지 취재해 객관적이고 정교하게 이를 보여주는데 주목했습니다. 올해 5월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양모씨(55·여)의 경우 아래층 컨베이어 벨트와 바닥 간 간격은 약 80cm로, 50대 여성의 평균 앉은키(86cm)보다 낮았다는 점을 찾아냈습니다. 양씨는 손을 뻗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걸렸고, 기둥과 벨트 간 간격 약 10cm의 좁은 공간에 손부터 팔, 어깨, 가슴, 머리 일부까지 빨려 들어갔습니다.
2023년 8월 사망한 고모씨(55·여)의 경우 동료가 이동하면서 누른 하강 스위치로 배합볼이 초당 11.5cm의 속도로 빠르게 내려왔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배합볼과 분할기 사이에 끼여 사망'이라는 문장에서 끝나는 기존 보도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점입니다. 고씨는 이를 보지 못했고, 그의 상체는 리프트와 분할기 사이 좁은 공간에 끼이면서 복부 압박으로 장 파열이 발생했습니다.
2022년 10월 사망한 박모씨(23·여)는 노후한 소스 배합기에서 소스가 한쪽에 뭉치자 가동 중인 기계에 손을 넣어 직접 풀어줬고, 오른팔이 회전 날개에 걸렸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15kg 무게의 딱딱한 버터를 한순간에 뭉갤 정도로 강한 날개의 힘이라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박씨는 상체가 소스로 가득 찬 혼합용기 안에 빠졌고, 기도 폐색성 질식으로 사망했습니다.
빵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는 단순한 제빵기계가 아닙니다. 충분히 사망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의학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들은 사망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보기 드문 엄청난 기계의 힘이 신체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조언했습니다. 또 중간에 기계를 멈출 수 있었다면 피해자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소견도 남겼습니다.
안전 전문가들도 만났습니다. SPC의 사망 사고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산업안전공단의 ‘식품가공용기계의 안전 작업에 관한 기술지침’ 등을 충실히 지켰다면 발생하지 않을 참사였습니다. 전문가들은 SPC의 사망 사고는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②미비한 법체계·업무량 압박·불신 등 사고의 배경 추적
4번째 기사는 SPC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산업 안전 체계의 구조적 허점을 파헤쳤습니다. 취재 결과 최근 3년간 SPC에서 사고를 낸 기계들은 국가기관의 사전 점검·감시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안전인증 대상이 아닌 기계는 기업이 '스스로' 안전 확인을 하고 고용노동부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현행법이 기계 안전점검의 의무를 건설업에 초점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프레스, 크레인 등 건설 현장 기계는 의무적으로 안전인증을 받고 2년에 1회 이상 확인을 받아야 하지만, 제조업 공장 기계는 사실상 회색지대에 있습니다. 서용윤 동국대 교수는 "실질적으로 식품 등 제조업 공장 기계의 안전을 점검할 의무를 가진 기관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업중지권 문제도 다뤘습니다. 법은 1995년부터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보장하지만, 어떤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사용이 어렵습니다. 2016년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노동자가 법원의 판단을 듣는 데 6년이 걸린 사례를 소개하며, 작업중지권이 사문화된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5번째 기사는 입수한 공장 근무자의 일기장, 그리고 동료의 증언을 바탕으로 SPC 빵 공장의 근무 환경을 생생하게 재구성했습니다. 설득 끝에 지난해 9~11월 샤니 대구 공장에서 근무했다가 퇴사한 공의정 노무사의 일기장을 입수했습니다. 현장의 실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였습니다. 일기장은 신입과 정규직을 구분하는 모자색 시스템, 신입에게 쏟아지는 질책, 2분도 채 걸리지 않는 야간 근무 건강검진, 결근한 동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 등을 적나라하게 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계를 촬영한 동료 김씨와 접촉했고, 영상을 입수해 정식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김씨는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공무팀을 부르는 대신 목장갑을 끼고 오븐에서 막 나온 뜨거운 철판을 직접 빼내라고 고참들에게 교육받았습니다. 이 고참들은 작업 효율을 위해 가동 중인 기계에 손을 넣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현장의 압박적인 분위기 속에서 안전보다 작업 효율이 우선시된다는 점을 직접 보여준 셈입니다.
6번째 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SPC 방문 이후 발표된 개선책의 한계를 냉철하게 분석했습니다. SPC는 야간 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야근 수당을 올리는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오히려 일하는 게 더 힘들어졌다고 했습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SPL 교대제 개편 노사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야간근로수당 가산율을 79%로 올린 것은 2026년 임·단협 종료 시까지 한시적이었습니다. 합의서에는 이후 0.5배로 환원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SPC 삼립은 주 5일 52시간에서 주 6일 48시간으로 근무일이 늘어났습니다.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했습니다. 연결조 인원이 구해지지 않아 3시간 동안 기계를 멈추고 있고, 근무 시간이 줄어든 만큼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식사와 화장실도 한 명씩 교대로 다니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10년 차 현직 C씨는 "10분에 한 라인에서 빵이 수천 개가 나오는데, 근무시간 3시간을 줄인다면 생산량을 정말 파격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불신의 기원도 추적했습니다. 2022년 허영인 SPC 회장은 1000억 원을 투자해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두 건이나 더 발생했습니다. 1000억 원을 어떻게 썼느냐는 질의에도 SPC는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고, 올해 5월에야 969억 원을 산업 안전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손 조심'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변화는 있었으나 오래된 설비 자체를 전면 교체하는 과정은 드물었다고 증언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지만 현재 SPC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등의 신원 보호를 위해 실명 공개를 원치 않을 경우 가명 처리했습니다. 이 사실을 기사 하단에 표기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 스트레이트는 올해 6월 <'목숨보다 빵이 우선' 그 공장 안에선>, 뉴스타파는 올해 7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SPC 빵공장의 죽음>이란 제목의 뉴스 및 다큐멘터리를 보도했습니다. 본지의 기획 보도는 SPC에서 발생한 기계 끼임 사고를 전수 조사해 사고 기계의 위험성과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시각화한 최초 보도입니다. 3D 모델링을 통해 산업재해 과정을 묘사해 독자의 이해력도 높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계 재원과 피해자의 신체 길이 등을 구체적으로 취재해 충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기계 관리의 부실, 손에 닿지 않는 비상정지 버튼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인재였다는 점을 규명한 것 역시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자평합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에 미비한 법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실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올해 10월2일 기획 기사가 지적하고 있는 미비한 법체계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법안은 기계가 안전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사업주가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하면 안전인증을 받도록 하고, 작업중지권 발동 조건을 노사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 측은 해당 3D 모델링을 올해 10월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도 보였습니다.
아울러 보도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SPC삼립지회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김소영 민주노총 SPC심립지회 지회장은 본지 측에 "기획 보도 덕분에 다른 SPC 산하 노조와 달리 큰 견제나 방해 없이 노조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민주언론시민연합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지원했습니다.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1회 전체 총평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서 70편의 보도가 출품돼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과 지역 취재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각각 11편, 10편, 14편이 출품돼 수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꼼꼼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도운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다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사실을 은폐 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던 관계자들을 마지막까지 추궁해 진실을 끄집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출품작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추가됐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KBS의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사건은 다수 언론에서 보도가 됐지만 사건의 중요 조각 가운데 하나를 밝혔고 지속적인 취재로 사안의 근본을 파헤쳐 도화선이 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의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한 고민, 하청·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관심을 다시 유발했다는 점이 저널리즘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호평의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달 기자상 심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의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는 전수조사에 기반한 추적 취재, 구체적인 현황 드러내기, 나름의 대안까지 일목요연한 논리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다.
경향신문의 <팬덤권력> 보도는 매체별 정치 성향이 부각되는 언론 현실, 극단적 팬덤이 언로(言路)의 상단을 차지한 언론계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극단화 현상과 이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드러내는 보도의 깊이와 태도가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격적인 다민족 국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을 짚고 지속가능한 공존과 공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 언론은 폄훼와 겁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붕괴되는 이른바 흑역사 속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 탐사정신, 사실에 입각한 보도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로 탄탄하게 채워졌다. 기자상 출품작들 사이에서 중앙과 지역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지역 보도의 품질과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 지켜보는 기쁨은 심사의 고충을 위로하는 가장 큰 보람이 됐다. 진영도 아니고 중앙이냐 지방이냐도 아니다. 매체력의 차이는 더욱 아니다. 얼마나 ‘공공성’을 깊고 넓게 담지하느냐가 언론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뉴노멀이 한국 언론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