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8월21일15시7분 태풍으로 멈춰버린 시간
2 8월21일15시8분 재난 지나간 자리,남겨진 사람들 여전히'악몽'
3 8월27일15시38분 물살에 휩쓸린 아버지,아들 이름만 목놓아 불렀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재난은 유형을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삶을 뒤바꿉니다. 평화롭던 마을은 전쟁터처럼 변합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이재민’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올해 3월 영남권 8개 시군을 덮친 산불은 공식 통계를 작성한 1987년 이래 가장 큰 피해를 냈습니다. 불길이 삼킨 면적만 10만4천ha로 축구장 14만여개와 맞먹었습니다. 피해액은 1조818억원, 대피하지 못한 27명과 화마와 싸우던 진화대원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재난을 겪은 피해자들은 결코 ‘재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막대한 재산 피해뿐 아니라, 회복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깊은 트라우마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언론과 행정은 점차 이들을 잊어갔습니다.
‘선행된 재난을 잊지 않고 조명하는 것이 또 다른 재난을 막는 첫걸음이 아닐까’라는 판단으로 해당 보도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자연재난의 위력은 거세지고, 이태원 참사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재난도 발생하고 있어서 시의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신문은 국가적 재난으로 분류되는 자연재난‧사회재난의 피해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1편(태풍), 2편(산사태), 3편(지진), 4편(산불)으로 구성했습니다. 이어 5편(재난 제도의 빈틈), 6편(로드맵 구성 해법)을 기획했습니다.
1편에서는 2022년 9월 6일 태풍 힌남노가 덮친 포항 남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연을 담았습니다. 당시 침수 사고가 나면서 주민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3년 가까이 지났지만 유족들의 상처는 조금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빛조차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아들 주영(당시 15세)이를 떠나보낸 은숙 씨의 시간은 멈춰버렸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차를 빼라’는 안내를 듣고, 은숙 씨는 아들과 주차장으로 나섰습니다.
거센 물살로 지상에 나갈 수 없게 됐고, 은숙 씨는 아들과 함께 지하주차장에서 버텼습니다. 차오르는 물에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고, 어머니는 천장에 입을 맞추며 생존한 반면 아들은 숨을 거뒀습니다.
은숙 씨는 여전히 지하주차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봤던 장소라는 이유였습니다. 10시간 넘게 지하주차장에 갇혀 있었던 기억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면 창문을 열어둔 채 지내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사고 책임자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마저 무죄 또는 공소기각으로 판결이 나자, 또 한 번 마음을 다쳤습니다. 이 어머니는 “사망한 사람들은 있는데, 가해자는 왜 없냐”며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2편에서는 2023년 경북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을 취재했습니다. 팔삭둥이로 태어나 호흡이 어려웠던 손녀를 기적적으로 살렸지만, 14개월 만에 하늘로 떠나보낸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다른 손주들을 봐도 명을 다하지 못한 채 떠난 손녀가 생각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당시 경북 산사태로 숨진 29명 가운데 실종자 2명이 예천군 감천면 벌방2길에서 나왔습니다. 실종자들은 낙동강 하류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됐는데, 유족들은 시신만이라도 찾고 싶다며 꼬챙이를 갖고 수백㎞가 되는 거리를 오갔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나뭇가지에 무언가 걸려있으면 차에서 내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족은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취재진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3편에서는 포항 지진으로 금방이라도 붕괴될 것 같은 집에 사는 주민들의 삶을 담았습니다.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지 어느덧 8년이 지났지만, 온몸으로 지진을 경험한 이들의 삶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진 발생 지점인 북구 흥해 공동주택 ‘한미장관맨션’은 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외벽 타일은 깨져 내장재 콘크리트가 훤히 보였습니다.
이 공동주택 내부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화장실 타일이 깨져 안방 침대와 베개가 축축하게 젖은 채 생활하는 어르신 윤성일(76) 씨가 있었습니다. 이미 균열이 간 아파트인 탓에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며 손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비가 오는 여름이면 실리콘으로 균열을 메우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울진 산불을 다룬 4편에서는 전 재산을 잃은 잠수사를 조명했습니다. 3억원에 가까운 장비가 불에 모조리 타면서,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며 생계를 잇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수병에 걸려 장해 6등급을 받았지만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로 수심 60m 바다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경북 영덕군에 이어 두 번째 송이 주산지였던 울진군은 산불로 그 위상도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울진 송이 생산량은 약 7t(울진산림조합 수매 물량 기준)으로, 산불 이전인 2021년 12t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이처럼 송이를 채취할 가을이 되면 빈 산을 바라보며 지내는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9만평 산이 모조리 불에 탔다며, 속이 상해서 더 이상 산을 찾지 않는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트라우마가 극심한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검게 그을린 채 뼈대만 남은 소나무들을 보고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산림청’이라고 적힌 헬기가 보일 때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있었습니다.
5편에서는 제도적 미흡함을 짚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를 기점으로 재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지만, 재난을 총괄하는 ‘재난안전법’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자체에 국고를 지원하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재난 복구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그러나 그 기준은 모호했습니다. 사회재난은 '지자체 재량으로 수습이 곤란해 국가 지원이 필요한 재난'과 같이 행정적 판단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국고 지원 대상 피해 기준금액의 2.5배를 초과하는 재난' 등 정량적 기준이 마련된 자연재난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재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트라우마 치료도 단편적이고 일률적이었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조사를 살펴보면, 재난심리회복지원은 대부분 재난 현장과 대피소에서 이뤄졌고 그중 69.7%는 단 1회의 상담에 그쳤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를 입은 김옥수 씨도 “병원 안내 같은 실질적인 조치보다 단 한번의 상담으로 끝났고, 이후에는 연락도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재난이 갈수록 복잡하고 대형화되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대구시의 경우 2024년 기준 재난안전 분야 교육을 받은 공무원은 786명에 그쳤습니다. 전체 공무원 수 1만6천797명의 4.7%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다 공무원의 순환보직은 재난 대응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공무원 인사 기본계획에 따르면 2~3년 안에 해당 부서를 이탈합니다. 재난 업무에 익숙해질 때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구조의 개선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 6편에서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일상화된 재난 속에 새로운 로드맵을 마련하자’는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모호한 제도의 기준을 확실하게 만들자는 데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회재난의 모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자연재난처럼 정량화하고, 중수본과 중대본의 중첩된 역할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자체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재난은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지자체장의 권한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분리된 지방재난관리센터를 조직해야 한다는 강조도 있었습니다.
재난을 처음 경험한 이재민들에게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재민들은 임시조립주택에 머무는 기간이 최소 1년 이상인데,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고 정서 안정과 사회적 단절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재난 선진국 일본이 일정 규모 이상의 임시주택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재난 지원이 미흡했습니다.
재난 이후 복합적인 문제를 겪는 이재민들에게 일원화된 창구로 서비스를 안내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분절된 서비스로 이재민들이 겪는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들의 동의를 받고 실명으로 담았습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었습니다. 타지역 곳곳을 오가는 취재였기에 미리 재난 피해자를 섭외하였지만, 현장에서 새로운 취재원들을 만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취재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재난 피해자 상당수가 ‘아픈 기억을 왜 꺼내야 하느냐’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최대한 이해하면서 손주 이야기 같은 일상부터 풀어내며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두세 시간씩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어르신들은 깊은 속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언론사에서 해당 보도 관련 선행보도나 반향은 없었습니다. 다만 3편 <포항 지진> 기사를 보고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취재원 섭외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해당 방송분은 9월 3일 송출됐으며, 내용은 [재난 이후, 끝나지 않은 고통] 시리즈와 유사했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보도된 뒤 신현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신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재난 피해자의 지속적인 치료 체계 마련과 ‘재난 트라우마 주치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지만, 그는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에서 “반복되는 재난 시기에 안전망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달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취재에 응해주신 재난 피해자분들로부터도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상당수 취재원들은 “인터뷰할 때 힘들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며 괴로웠지만, 기사로 보니 그간 못했던 하소연을 한 것 같았다”고 전해줬습니다.
기사는 지면부터 온라인에 출고되면서 독자들의 큰 관심도 받았습니다. 특히 2편에서 경북 산사태를 다룬 <물살에 휩쓸린 아버지, 아들 이름만 목놓아 불렀다> 기사는 7만4천372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독자들은 댓글로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면서 응원의 목소리를 건넸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매일신문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재난을 유형별로 잘 구분했고 사연을 전하는 데 절절함이 묻어나도록 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재난 제도의 미흡함부터 해법을 담는 구성이 잘 이어지는 구조라 지역 언론에서 돋보인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외부 독자위원회에서는 “사건 당시와 이후의 삶을 유족의 육성으로 담았다”, “재난이 단발 사건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일상과 기억 문제로 보여주며, 6편으로 이어지는 기획은 외면되기 쉬운 '이후'를 끝까지 기록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을 드러낸다” 등 의견이 나왔습니다.
취재부터 기사 작성,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해당 기획 보도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2025년 기획취재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1회 전체 총평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서 70편의 보도가 출품돼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과 지역 취재보도부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각각 11편, 10편, 14편이 출품돼 수상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성동, 세 차례 압박에 필리핀 사업 뒤집혔다> 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꼼꼼하고 심도 있는 취재로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도운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다른 수상작으로 선정된 SBS의 <순직 해경 진실 은폐 의혹> 보도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사실을 은폐 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끝까지 답변하지 않던 관계자들을 마지막까지 추궁해 진실을 끄집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출품작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추가됐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KBS의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필로폰 강제투약’>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사건은 다수 언론에서 보도가 됐지만 사건의 중요 조각 가운데 하나를 밝혔고 지속적인 취재로 사안의 근본을 파헤쳐 도화선이 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의 <희대의 1050원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한 고민, 하청·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관심을 다시 유발했다는 점이 저널리즘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호평의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달 기자상 심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의 <자녀 살해 후 자살: 비극을 기록하다> 보도는 전수조사에 기반한 추적 취재, 구체적인 현황 드러내기, 나름의 대안까지 일목요연한 논리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다.
경향신문의 <팬덤권력> 보도는 매체별 정치 성향이 부각되는 언론 현실, 극단적 팬덤이 언로(言路)의 상단을 차지한 언론계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극단화 현상과 이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드러내는 보도의 깊이와 태도가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자국’ 없는 아이들, 자격을 묻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본격적인 다민족 국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현실을 짚고 지속가능한 공존과 공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처한 구체적 현실을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 언론은 폄훼와 겁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붕괴되는 이른바 흑역사 속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제421회 이달의 기자상은 현장성, 탐사정신, 사실에 입각한 보도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살아 숨쉬는 작품들로 탄탄하게 채워졌다. 기자상 출품작들 사이에서 중앙과 지역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지역 보도의 품질과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 지켜보는 기쁨은 심사의 고충을 위로하는 가장 큰 보람이 됐다. 진영도 아니고 중앙이냐 지방이냐도 아니다. 매체력의 차이는 더욱 아니다. 얼마나 ‘공공성’을 깊고 넓게 담지하느냐가 언론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뉴노멀이 한국 언론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