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0)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로 사라지는 김포평야
인천시 계양구 서운·용종동 일대에는 1920년대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만든 서부간선수로가 있습니다. 한강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경기 김포~인천 계양~부평으로 이어지는 수로는 전체 길이 약 13㎞ 중 계양구에 걸쳐 있는 구간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깁니다.
지난 8월 민관 거버넌스 기구인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과 서부간선수로 수질 개선을 위한 현장답사를 나갔다가 곧 이 수로의 쓰임이 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농업용수를 필요로 하는 농지가 삼산동 일대 50만㎡가량만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 개발과 함께 인천의 마지막 김포평야인 계양구의 농지는 사라집니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와 농협 인천본부에서 파악한 벼농사를 짓는 계양구 농민은 지난해 기준 285가구(670만㎡)로 34만5천㎏의 쌀을 생산했습니다. 직접 정미소와 거래하는 농민들과 수확물량을 따지면 이 터에서 농사지어 먹고사는 사람들은 더 많습니다. ‘공영개발에 땅을 내줘야 하는 김포평야의 농민들은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 이 궁금증을 시작으로 이번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 3기 신도시 조성 전 마지막 농사를 담다
미룰 수 있는 취재가 아니었습니다. 10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올해 가을걷이가 인천 김포평야의 마지막 농사였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인천시농업기술센터와 농협 인천본부의 협조를 구해 떠나는 농민들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지난 9월 30일 계양구 귤현동 71-4의 한 농막에서 쌀 수확을 앞둔 농민 윤건섭(77)·변동수(68)·이세형(56)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끝나고 수확만 남긴 시점이어선지 농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그대로 터놨습니다. “올해는 논두렁의 풀도 뽑기 싫었다.” 말에는 떠나야만 하는 야속함이 묻어났습니다. 농민들과 함께 농막 곳곳의 남은 수십 년의 흔적을 쫓았고, 들판에 나가 벼가 노랗게 영근 모습을 함께 바라봤습니다. 인천 김포평야에서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황금물결이었습니다.
농민들을 만나고 2주 뒤인 지난 10월 13일은 다시 논을 찾아 마지막 추수를 직접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올해 김포평야는 예전보다 풍년을 맞았고, 가을걷이를 하는 농민들의 손길은 분주했습니다. 이들 중 많은 농민들은 지금까지도 내년 농사를 지을 땅을 결정짓지 못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인천시민도 몰랐던 인천 김포평야의 역사
계양테크노밸리가 들어설 농지가 김포평야라는 사실을 취재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김포평야는 굴포천과 한강 하류 남안에 형성돼 김포를 중심으로 인천·부천에 걸쳐 있는 퇴적평야입니다. 하지만 경기도 김포, 부천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계양구에서 쌀농사를 짓는지조차 모르는 인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김포평야에서 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을 크게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훌륭한 수리시설과 비옥한 땅, 질 좋은 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들의 입을 통해 1970년대 농지개간과 서부간선수로·동부간선수로의 쓰임, 부천·인천 일대에 택지개발이 시작되면서 농민들이 이동해 온 과정을 비롯한 김포평야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친환경농법을 시도했던 기억과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직접 쌀을 팔러 다녔던 일, 김포평야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은 대도시에서 점차 설 곳을 잃어간 농업의 변천사를 느낄 수 있는 기록으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 대규모 국책 개발에 묻힌 농민의 삶
국토교통부가 2018년 3기 신도시로 계양테크노밸리를 발표하면서 보상과 사전청약이 진행된 최근까지 개발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보상분쟁에서부터 교통대책, 기업유치 방안, 청약 경쟁률 등 다양한 각도에서 신도시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턱 없이 부족한 보상 문제를 호소하는 원주민들도 매체에 많이 노출됐습니다. 하지만 땅을 빌려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의 고충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신도시 발표가 나는 그 순간부터 마지막 수확을 하기 까지 평소대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가슴 한편에 씁쓸함을 품어야 했던 농민들의 이야기는 개인의 사정으로 묻어둬야 했습니다. 농사를 계속 짓고 싶지만 농지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도 신도시 청사진 앞에선 관심 밖이었습니다.
농민들의 사정은 들어 마땅했습니다. 40여 년 외길을 걸으며 김포평야를 지킨 개인의 삶과 농업에 대한 고민, 빌린 땅을 일궈 만든 가족들의 이야기는 당연히 묻혀야할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정을 일찍 돌아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지만, 보도 후 작은 목소리라도 담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보도는 10월 추수를 전후로 기호일보가 단독 기획·취재했습니다. 기호일보 보도 이후 LG헬로비전에서 계양테크노밸리 '마지막 추수' 스케치 영상을 제작했고, 경기일보에서 ‘개발 앞둔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 마지막 추수’ 사진보도가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획보도 후 지역사회에서 인천에 김포평야가 남아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그 부분을 논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가 구월2공공택지지구(구월·남촌·수산동 등)를 지정하면서 이 일대에서도 남동배, 토마토 등 유명한 밭농사 명맥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번 보도는 도시화로 내륙 농지가 점차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짚어볼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계양테크노밸리 농민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도시 개발로 삶의 터전을 비워줘야 했던 인천시민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호일보 내부에서도 이번 보도의 영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에서 간과해왔던 그림자를 잘 짚어내며 지역신문으로서의 책임을 다 했다는 평가입니다. 현장을 떠난 전직 언론인 선배들에게도 꼭 필요한 기사를 썼다는 격려를 받았습니다. 이번 보도는 인천언론상, 올해의기자상 추천작으로 검토 중입니다.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민형사상 소송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4회 전체 총평
제374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대장동 특혜 개발 실체 추적 및 핵심 당사자 연속 인터뷰>(JTBC 정치부 박창규·이윤석·고승혁·정해성·하혜빈 기자), <화천대유 100억원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기>(CBS 사회부 홍영선·윤준호·김구연·김태헌·서민선 기자), <관광객 안내한다더니…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실습생>(경향신문 전국사회부 강현석 기자) 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JTBC의 대장동 특혜 개발 추적 보도는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 추적을 선도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최초로 보도했고, 성남시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과 사업 계획안 작성자인 정민용의 자술서를 입수해 보도했으며, 남욱 변호사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을 인터뷰한 것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의 화천대유 100억원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 보도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경찰에 넘긴 자금 흐름 자료를 확보해 수사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취재에 나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것을 보도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추후 재판에서 취재 내용과 다른 결론이 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 기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자금 흐름을 처음으로 보도해 대가성을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과 자금 이체 케이스 하나하나에 대한 끈기 있는 추적취재의 성과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향신문의 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 실습생 보도는 사고 발생 스트레이트 기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실습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국세청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50년만에 ‘폐지’까지 이끌어내>(뉴스토마토 정치부 최병호 기자), <요소수 품귀… 화물트럭 멈춘다>(매일경제신문 산업부 원호섭·이새하 기자, 경제부 송광섭 기자) 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 보도는 세정협의회가 전직 세무서장 등 전관의 재취업이나 사후뇌물 창구로 이용되었다는 것과 세정협의회 관련 국회 증인출석을 저지하기 위해 국세청이 조직적 행동을 벌였다는 것을 기사화해 제도 자체를 50년 만에 폐지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달 말까지 전국 일선 세무서에 세정협의회 외부위원 해촉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매일경제신문의 요소수 품귀 보도는 경제는 물론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요소수 품귀 문제를 1면으로 가장 크게 보도해 이슈를 이끌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탐사보도부 오승목·김영은 기자, 영상취재1부 박상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무장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KBS 보도는 과거에 이미 여러 번 보도된 적이 있는 주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무장 병원을 전수 조사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북도 전 비서실장의 출렁다리 땅>(전북CBS 보도제작국 남승현·송승민·최명국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순창군 부군수와 전라북도 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한 한 지방 공무원의 토지 투기 비리혐의를 끈질기게 추적한 전북CBS의 보도는 지역 행정기관과 정치인, 지역 언론의 침묵이라는 어려운 취재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