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경기도는 산업재해 피재자가 가장 많은 광역지자체입니다. 노동자들의 피로 물든 경기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명을 달리한 피재자를 단순히 숫자로만 나열해선 안 된다는 문제 의식에서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산재 1번지' 오명 경기도(上)
경인일보는 숫자로 남은 산재 사건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기 위해 정의당 강은미(비례) 의원실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최근 3년간의 재해조사 의견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3년치 총 1천706건을 일일이 열람해 경기도의 중대재해를 추려 422건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재해조사 의견서란 업무상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거나 노동력을 상실한 피재자들의 산업재해 경위와 원인, 대책을 '조사'해 기록한 공문서입니다. 이 조사 의견서를 투명하게 일반에 공개하고 산업재해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재발방지 대책을 담아야 한다는 게 산업안전 분야의 최신 화두입니다.
분석 결과 경기도 재해 피재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50인 이하 사업장에서 떨어짐(추락)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50대 일용직 건설 노동자'. 원인은 안전대 미지급 및 미착용, 안전난간 미설치 등이었습니다.
각각의 재해조사 의견서에서 21세기 대한민국 일터에 도사리고 있는 산업재해의 유형과 시류를 알 순 없었습니다. 따라서 취재진은 엑셀 파일에 총 17개 항목으로 재해조사 의견서를 정리했습니다.
사업장명과 발주처, 일시, 관할, 재해발생지, 업종, 규모, 재해자 성명과 생년, 소속, 고용형태, 사망 및 부상, 사고유형, 재해 경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록했습니다.
각각 항목 별로 통계를 내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해석하면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편집의 묘를 살리기 위해 1면에는 도내에서 최근 3년간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이름과 사고유형, 나이를 나열했습니다.
경기도의 각 기초지자체 단위로도 분석했습니다. 취재진의 정량적인 분석은 산업재해 원인을 개인의 안전 불감증으로 치부하는 산업재해 가해 주체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지자체(中)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재해조사 의견서 분석과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산재 사망자는 모두 882명이었습니다. 이중 235명, 즉 4명 중 1명이 경기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구가 많고 공사현장이 곳곳에 있어서 일터에서 죽은 사람이 많다고 눙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지역민이 일터에서 숨지는 와중에도 경기도의 역할은 극히 미미헀습니다. 관리감독 권한이 전적으로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더욱 촘촘한 산재 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방정부에 근로·산업안전 권한을 공유해야 한다는 화두를 제시하였습니다. 사업장 감독이 현 체제 아래서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기도의 의견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도 사업장 감독을 하고 있는 지방정부 소속 감독관들과 함께 경기도 사업장 곳곳을 누비며 권한 공유의 필요성 등을 생생한 언어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근로 감독 권한 공유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도 녹아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 등은 근로 감독 권한을 광역자치단체에 일부 위임할 수 있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 남겨진 노동자의 트라우마(下)
숫자와 범주화로만 산업재해를 기록할 수는 없습니다. 산재를 목격한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2019년 1월 김포시 고촌읍의 한 공동주택 공사현장에서 동료를 잃은 60대 남성은 취재진이 입수한 재해조사 의견서의 재해 경위에 유일하게 산업재해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고 적시된 인물입니다.
그가 목격한 산업재해와 직접 겪고 있는 산재 트라우마를 내러티브 형식으로 기록해 독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이 또한 행정관청에서 작성한 공문서에서 단서를 얻어 실제 당사자를 만나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노동자도 잘 모르는’직업트라우마센터
지난 기사에서 못 다한 산재 트라우마와 관련한 이야기를 직업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조명했습니다.
직업트라우마는 대형산업재해 등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직·간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노동자가 불안 장애 등 트라우마 증상을 겪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료의 자살,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 정신적 피해 등 유형과 증상이 다양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이유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노동자를 위해 직업 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합니다. 취재진은 도내 직업트라우마센터 4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센터의 존재, 프로그램 운영 사실을 아는 노동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도내 사고재해자 수는 2만4천930명. 센터 이용자 수는 1천932명에 그쳤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7.7%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경인일보의 산재 기획 기사 2편은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었습니다. 당장은 작은 목소리일지 몰라도 언젠가 사자후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센터 확충과 전문성 제고를 위한 정책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나비효과를 꿈꿉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산재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기사에서 익명 처리한 것 외에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자료 분석을 토대로 한 경인일보 단독기획물로, 타 매체 선행보도 및 타 매체 반향 등은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재 예방과 트라우마 등 사후 대처에 ‘지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번 경인일보 기획 보도는 지방의회 차원의 개선 노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장일 의원은 경인일보 보도 직후 OBS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가 산재 예방 뿐만 아니라, 산재 트라우마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도록 관련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산재 문제를 ‘지역의 관점’에서 풀어낸 기사는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경인일보의 이번 기획은 산재사고와 그 트라우마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지역사회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경인일보의 산재 기획은 독자위원회로부터 "경기지역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명단을 담은 것은 퇴근하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 누군가의 마지막 기록이었다. 그 마지막을 함께 기억한 것이 의미 있었다", "산재를 겪은 근로자의 경험을 재구성해 기사를 작성했다. 그들의 상황을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됐다" 등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4회 전체 총평
제374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대장동 특혜 개발 실체 추적 및 핵심 당사자 연속 인터뷰>(JTBC 정치부 박창규·이윤석·고승혁·정해성·하혜빈 기자), <화천대유 100억원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기>(CBS 사회부 홍영선·윤준호·김구연·김태헌·서민선 기자), <관광객 안내한다더니…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실습생>(경향신문 전국사회부 강현석 기자) 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JTBC의 대장동 특혜 개발 추적 보도는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 추적을 선도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최초로 보도했고, 성남시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과 사업 계획안 작성자인 정민용의 자술서를 입수해 보도했으며, 남욱 변호사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을 인터뷰한 것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의 화천대유 100억원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 보도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경찰에 넘긴 자금 흐름 자료를 확보해 수사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취재에 나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것을 보도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추후 재판에서 취재 내용과 다른 결론이 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 기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자금 흐름을 처음으로 보도해 대가성을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과 자금 이체 케이스 하나하나에 대한 끈기 있는 추적취재의 성과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향신문의 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 실습생 보도는 사고 발생 스트레이트 기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실습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국세청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50년만에 ‘폐지’까지 이끌어내>(뉴스토마토 정치부 최병호 기자), <요소수 품귀… 화물트럭 멈춘다>(매일경제신문 산업부 원호섭·이새하 기자, 경제부 송광섭 기자) 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 보도는 세정협의회가 전직 세무서장 등 전관의 재취업이나 사후뇌물 창구로 이용되었다는 것과 세정협의회 관련 국회 증인출석을 저지하기 위해 국세청이 조직적 행동을 벌였다는 것을 기사화해 제도 자체를 50년 만에 폐지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달 말까지 전국 일선 세무서에 세정협의회 외부위원 해촉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매일경제신문의 요소수 품귀 보도는 경제는 물론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요소수 품귀 문제를 1면으로 가장 크게 보도해 이슈를 이끌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탐사보도부 오승목·김영은 기자, 영상취재1부 박상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무장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KBS 보도는 과거에 이미 여러 번 보도된 적이 있는 주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무장 병원을 전수 조사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북도 전 비서실장의 출렁다리 땅>(전북CBS 보도제작국 남승현·송승민·최명국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순창군 부군수와 전라북도 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한 한 지방 공무원의 토지 투기 비리혐의를 끈질기게 추적한 전북CBS의 보도는 지역 행정기관과 정치인, 지역 언론의 침묵이라는 어려운 취재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