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낙동강 수질 문제를 효율성 측면에서 분석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매년 많은 매체에서 낙동강 수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또 다양한 수질 대책이 나와 기사화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미 수질 개선에 많은 자원이 투입된 만큼, 비용 대비 수질 개선 효과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전 조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낙동강 물이용부담금으로 취재 방향이 모아졌다. 매년 걷히고 집행되기 때문에,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가장 근본적이면서 안정적인 자금원이었다. 올해로 낙동강 수계에서만 물이용부담금이 4조 원 가까이 걷혀, 수계관리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낙동강에 투입됐다.
그러나 당혹스러울 정도로 관련 정보가 없었다. 지금껏 물이용부담금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이 심도 있게 다뤄진 적이 없다. 일례로 토지매수사업의 경우 연간 투입된 총비용과 구입한 총 부지 면적 등은 공개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땅을 얼마에 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그동안 언론 등 외부에서 사업 검증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에서도 구체적 정보가 없다 보니 관련 논의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머물러,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없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취재 과정
-취재에 필요한 자료 확보가 핵심이었다. 환경부 등은 그동안 이뤄진 토지매수 대상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결국 취재진은 지자체별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들을 모으고, 토지매입 예상 지역의 주민단체나 행정기관과 개별적으로 접촉했다. 그렇게 어느 하천 일대, 호수 주변 등에 매입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정보를 얻었다. 이렇게 모은 후보지들에서 일차적으로 수질 개선과 무관해 보이거나 매입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곳을 선별했다. 이어 해당 지역 전체 필지의 토지 등본을 일일이 발급해, 환경부로의 소유권 이전 여부 등을 확인했다. 이런 식으로 매입이 확인된 후보지들이 영남권 전역에 흩어져 있다 보니, 최종적으로 위성사진 등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한 뒤 10여 곳의 최종 현장 취재 후보지를 결정했다.
상당한 발품과 시간을 투입해야 했던 취재였다. 두루뭉술한 정보 탓에, 수십 곳의 필지를 확인해야 한두 군데의 사업 대상지를 찾을 수 있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긴 시간 낙동강 수계 전체를 훑어보면서, 토지매입사업이 비현실적인 목표 아래 매우 듬성듬성 무계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등 사업 전반적인 문제점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주민지원사업에 대한 분석도 비슷했다. 20년 가까이 진행된 사업의 방대한 자료를 환경부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우선 지자체들의 자료를 수집했다. 주로 수계관리기금을 유치해 대형 사업을 벌이게 됐다는 홍보성 자료들이었다. 현시점에서 이들 사업을 검증해, 사실상 예산낭비로 이어진 사례 등을 모았다. 1년 치 일반 주민지원사업 내역을 입수해, 900건 가까운 사업의 예산과 성격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동안은 주민지원금이 포괄적으로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다는 분석 자체가 없었다.
-물이용부담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취재원을 찾아다녔다. 환경단체와 학계 관계자들을 통해 제도의 정당성, 형평성 등을 파악했다. 물이용부담금 도입 당시 관여했던 시민단체 원로의 “하수도 설치 같은 건 취지에 안 맞아, 초기 몇 년만 지원하고 최소화하기로 했다” 등의 발언은 이후 보도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기금 회의에 참석하는 지자체 관계자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기금의 경직성과 지자체 간 복잡한 이해관계 등 물이용부담금 집행 과정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②보도 과정
-본격적인 기획 기사에 앞서 TOC 기준 낙동강 수질 기사를 다뤘다. 낙동강 수질 악화는 물이용부담금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전제이다. 반면 행정기관들은 수계 변화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BOD 기준으로 수질이 개선됐다며 수계기금 효과라는 입장을 수시로 밝혔다. TOC, BOD 기준 논란은 물이용부담금 반환과의 연관성이 있기도 하다.
-기획기사 등을 통해 물이용부담금의 집행 내역을 분석했다. 토지매수사업과 관련해 ▲현장 실태 ▲8000년 가까이 걸리는 황당한 사업 목적과 무계획성 ▲환경부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내부문건 등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주민지원사업은 예산낭비 현장, 쌈짓돈처럼 쓰이는 지원금과 지원 사업에 검증이 불가능한 구조 등을 분석했다. 기초환경시설 사업비 등을 다루면서 수계기금 집행의 정당성과 형평성 문제, ‘하던 대로’가 일상이 된 집행의 경직성 등 물이용부담금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보도했다.
-이후 낙동강 물 문제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취수원 다변화 최종 의결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30년간 추진되어온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지역 간 갈등으로 진척되지 못하다가, 물이용부담금을 상생기금으로 쓰는 대안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돼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이어 기획기사 뒤 1년간 이뤄진 수계기금 개선책을 보도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부의 정책포럼의 의미와 방향성 등을 기사화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사전 준비 기간 취재진은 토지매수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이미 소유권이 정부로 넘어왔지만, 땅을 판 사람의 개인정보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청구는 거부당하고 이의제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이용부담금 집행 과정의 폐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다.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면 검증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고, 기사엔 현장이 부족해진다. 이에 취재진은 최대한 각 사업의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확보해, 보도에 있어 현장과 구조적 문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 비효율적 집행 현장이 생생히 전달될 때, 외부의 반응을 끌어내고 관련 기관들도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동안 낙동강뿐만 아니라 전국 4대강 수계의 물이용부담금 관련 보도 양상은 크게 두 가지였다. 거시적이고 원론적인 관점에서의 분석 기사는 종종 있었다. 주로 학계나 시민사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현장감이 떨어져 파급력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정 주민지원사업 과정의 잡음 등을 다루는 기사도 많았으나, 대부분 지엽적인 보도였다. 구체적인 정보로 개별 사업들의 현장과 함께 물이용부담금에 대해 총체적인 분석이 이뤄진 것은 근 20년 만에 첫 시도였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①본보 기획 기사 뒤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은 지침 개정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올리는 대책을 시행했다. 토지매수사업 점수 비중을 재조정해 오염 부지 매입 비중을 늘리기로 하는 등의 개선이 이뤄졌다. 효율적 사업을 위한 별도 용역도 진행 중이다. 주민지원사업의 경우 사업비 배분 한도 조정, 전자식별관리시스템(RFID) 도입 등이 이뤄져 사업 효율성 향상과 부정수급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②취수원 다변화 결정에 기여했다. 지역 갈등으로 진척되지 않던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정부 의결 뒤 현재 지역별로 설계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기사를 통해 경직된 물이용부담금 집행을 실제 물 문제 해결에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했고, 취수원 다변화 정책에 물이용부담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후 실제로 환경부는 물이용부담금을 취수원 지역에 안정적인 상생자금으로 쓰는 방안을 마련해, 지역 갈등 돌파구를 마련했다. 20년 가까이 줄곧 기존 집행 내역을 답습해오던 수계관리기금의 경직성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인 조처로, 부산일보 기사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부정하기 어렵다.
③1년간 이어지고 있는 물이용부담금 관련 기사들의 가장 큰 의미는 수면 아래의 물이용부담금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물이용부담금은 제한된 정보와 부족한 검증으로, 방치되어 있었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물이용부담금 제도에 대한 논의를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자료를 얻게 됐다.
당장 환경부 스스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해 3개월에 걸쳐 대규모 정책 개선 포럼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가 배포한 포럼 자료에 등장한 기사나 주제 역시 대부분 부산일보 기사거나 언급된 사안들이었다.
물론 포럼에서 모든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기관과 시민사회 등이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고민할 수 있는 자료와 계기를 확보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 논의와 점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부산일보는 물이용부담금 분석 기사 취지에 공감해, 이를 창간 기획 기사로 내놓았다. 본격적인 보도 이후 현장과 제도에 대한 분석이 균형 잡혔다는 평가가 많았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4회 전체 총평
제374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은 총 7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대장동 특혜 개발 실체 추적 및 핵심 당사자 연속 인터뷰>(JTBC 정치부 박창규·이윤석·고승혁·정해성·하혜빈 기자), <화천대유 100억원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기>(CBS 사회부 홍영선·윤준호·김구연·김태헌·서민선 기자), <관광객 안내한다더니…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실습생>(경향신문 전국사회부 강현석 기자) 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JTBC의 대장동 특혜 개발 추적 보도는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 추적을 선도한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최초로 보도했고, 성남시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과 사업 계획안 작성자인 정민용의 자술서를 입수해 보도했으며, 남욱 변호사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을 인터뷰한 것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의 화천대유 100억원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추적 보도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경찰에 넘긴 자금 흐름 자료를 확보해 수사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취재에 나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것을 보도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추후 재판에서 취재 내용과 다른 결론이 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 기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자금 흐름을 처음으로 보도해 대가성을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과 자금 이체 케이스 하나하나에 대한 끈기 있는 추적취재의 성과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향신문의 잠수작업하다 숨진 고3 실습생 보도는 사고 발생 스트레이트 기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실습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국세청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50년만에 ‘폐지’까지 이끌어내>(뉴스토마토 정치부 최병호 기자), <요소수 품귀… 화물트럭 멈춘다>(매일경제신문 산업부 원호섭·이새하 기자, 경제부 송광섭 기자) 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 보도는 세정협의회가 전직 세무서장 등 전관의 재취업이나 사후뇌물 창구로 이용되었다는 것과 세정협의회 관련 국회 증인출석을 저지하기 위해 국세청이 조직적 행동을 벌였다는 것을 기사화해 제도 자체를 50년 만에 폐지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달 말까지 전국 일선 세무서에 세정협의회 외부위원 해촉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매일경제신문의 요소수 품귀 보도는 경제는 물론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요소수 품귀 문제를 1면으로 가장 크게 보도해 이슈를 이끌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탐사보도부 오승목·김영은 기자, 영상취재1부 박상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무장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KBS 보도는 과거에 이미 여러 번 보도된 적이 있는 주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무장 병원을 전수 조사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북도 전 비서실장의 출렁다리 땅>(전북CBS 보도제작국 남승현·송승민·최명국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순창군 부군수와 전라북도 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한 한 지방 공무원의 토지 투기 비리혐의를 끈질기게 추적한 전북CBS의 보도는 지역 행정기관과 정치인, 지역 언론의 침묵이라는 어려운 취재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