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12월 1일, 김광동 당시 2기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이 차기 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습니다. 당시 보도에는 김광동 위원장이 뉴라이트 계열 인사라는 것과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라고 비하했다는 내용만이 짧게 담겨 있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 정부 권력에 의해 벌어진 부당한 비극적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역사적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기구입니다. 그런 기구의 수장이 정말로 위와 같은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지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증은 주로 김광동 위원장이 남긴 영상과 논문, 저서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평소 칼럼을 연재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 왔습니다. 강연 등으로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만 수십 시간에 이릅니다. 취재진은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4·3 사건 비하 등은 실언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소신이며, 역사 인식 자체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남긴 자료에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김광동 위원장은 무엇보다 과거사위원회 자체를 부정해왔던 인물이었습니다. 과거사위는 존립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까지 했습니다. 기고문에서는 '과거사위원회가 진실 규명과 화해의 길이 아니라 역사 왜곡과 국민 분열만 확대한다'고 쓰기도 했는데, 진실화해위원회 수장직을 수락한 배경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식도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언급하면서는 '헬기 사격은 명백한 허위'라거나 '북한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썼습니다. 하지만 발언 당시 기준으로도 이미 국방부와 법원은 헬기 사격이 있었으며, 북한군 개입은 허위라고 확인한 상태였습니다.
다른 사건에 대한 인식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헌법 전문에까지 수록된 4·19 혁명을 두고는 민주주의를 요구한 혁명이 아니며, 이를 계승한 것이 5·16 군사 정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순 사건을 놓고 “공산주의자에 의해 희생된 군인과 경찰의 희생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민간 학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주 4·3은 공산주의자의 폭동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합의와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역사관을 지닌 인물은 진화위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지만, 당사자 반론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원장을 맡게 된 지금의 입장은 과거와 바뀌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연락하고, 찾아 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공식 임명 전에는 입장 발표를 자제했지만, 취임 뒤에는 바뀌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여전히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단 등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진화위는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과 무관하단 엉뚱한 주장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김 위원장의 반론을 보장하면서도,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해 보도했습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 중인 사건의 당사자들이 김 위원장의 역사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누구보다 진실규명을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이 새 진화위원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직접 찾아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모두 김 위원장의 역사인식의 문제를 지적하며, 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1기 진화위 시절에도 뉴라이트 성향의 이영조 위원장이 부임하며 시끌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진화위원장이 바뀌고 위원회가 흔들린다면, 어두운 역사를 밝히고 화해를 도모한다는 목적은 퇴색될 겁니다. 취재진은 이처럼 위원회가 정권의 입김에 흔들리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하고자 했습니다.
취재진은 일련의 보도를 통해 앞으로도 우리 현대사 속 비극적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할 진실화해위의 위원장 김광동 씨에 대한 인사 검증에 힘을 쏟았습니다. 과거 발언이나 저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김 위원장 현재의 입장을 충분히 들으면서 문제를 보다 명확히 했습니다. 또 한 발 더 나아가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들에게서 의견을 듣고, 정권 성향에 취약한 진화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지적했습니다. 취채진은 앞으로 김 위원장의 진화위가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주목하고 후속 취재를 하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광동 위원장이 과거 과거사위원회 자체를 부정하고 4·19, 5·18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사실은 YTN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에 보도 반향을 다룬 기사 일부를 아래에 첨부합니다.
[한국]"과거사위 존립 이유 없다"는 신임 진실화해위원장...안팎서 우려 목소리(12월 12일 보도)
[연합]5·18도 부정?…진실화해위 신임위원장 역사인식 논란(12월 13일 보도)
[KBS]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과거 발언·저서 논란 속 취임(12월 13일 보도)
[MBC]"5.18 북한 개입설은 가능성 있는 의혹"? 김광동 또 논란(12월 13일 보도)
[경향]“5·18 북한 개입설 가능성 있다”“헬기사격 없었다”는 신임 진실화해위원장(12월 13일 보도)
이후 타 매체에서도 취재진이 미처 확인하지 못한 김광동 위원장의 문제발언들을 찾아내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습니다. 일부를 아래 첨부합니다.
[세계][단독] 김광동 신임 진실화해위원장, 노근리사건도 우편향 역사관 노출 (12.14)
[한겨레][단독] “유신은 위대한 시작” 박정희 독재 미화한 진실화해위원장 (12.15)
[한국][단독] 김광동 "5·16 주도 세력이 민주주의 무질서 바로잡아" (12.18)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나간 뒤 관련 단체의 성명이 잇따랐습니다. 먼저 5·18 기념재단과 유족회가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수장으로 앉힌 건 5·18 정신을 통한 국민 통합 가능성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4.3 단체 등 시민사회단체,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도 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진실화해위에 진상규명을 신청한 이들의 걱정도 이어졌습니다. 진실규명 결정이 새 위원장 취임 이후로 밀려 의결이 안 될까 봐 걱정하는가 하면, 진실규명이 결정된 사건도 제대로 된 사건 조사가 안 될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겁니다. 일부 사건 신청인들의 경우 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새 위원장 취임 전에 중간 결정이라도 발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역사왜곡'을 일삼는 등 문제가 있는 진실화해위원장을 탄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장관급 인사임에도 탄핵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던 진실화해위원장을 탄핵할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이 나온 겁니다. 개정안에는 진실화해위원장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정확한 사실관계 보도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사내에서는 보도 이후 “사회 통합을 이루자는 진실화해위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실천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지켰다”,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이 이 자리에 적절한지 생각하게 해 시청자 판단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대중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저술과 발언을 놓치지 않고 모두 꼼꼼히 확인해, 인사 검증 보도의 기본을 성실히 지켰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취재·제작해 보도했고, 접수일까지 언론 중재 신청은 없었습니다. 취재 대상인 김광동 위원장으로부터 반론 신청 역시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