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석면의 치명적인 문제는 최대 40년의 긴 잠복기입니다. 사람이 호흡기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석면 분진을 흡입할 경우, 석면폐증이나 악성중피종 등 ‘석면 질병’을 일으킵니다. 정부는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 등 눈에 보이는 인명사고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석면 분진이 40여년 후 일으키는 질병 역시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석면 문제가 노동 현장에서 주로 다뤄졌습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가 석면을 다루는 주무부처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학교를 비롯한 공공건축물 등에 있는 석면 문제가 중요시 됐습니다. 특히, 학생과 교직원이 종일 사용하는 학교 내 석면이 10여년 전부터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정부가 ‘2027년 전국 무석면 학교’라는 목표를 내건 이유입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교육부는 전국 모든 학교를 무석면 학교로 만들고, ‘학교 석면 지도’를 체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급 발암물질’ 석면을 학교에서 제거해야 할 시간은 4년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6000여개 학교가 여전히 ‘석면 학교’입니다. 전체 학교의 절반가량입니다. 전국 시·도 교육청마다 제각각 진행되는 학교 석면 제거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종일 머무르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석면 가루가 날렸다는 제보를 입수했습니다. 학기 중이었던 주말, 석면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중 석면 가루가 나왔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현행법상 학교나 공공건축물 등 소유주는 석면 안전관리인을 지정해야 합니다. 학교의 경우, 교장이 교직원 가운데 석면 안전관리인을 지정합니다. 통상적으로 행정실 직원이나 보건교사가 이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학교 석면 안전관리인은 주기적으로 교육을 들어야 하고, 학교 내 손상된 석면을 조사해야 합니다. 석면 가루가 날렸다는 의혹은, 공사 업체는 물론 학교 석면 안전관리인 역시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학교와 석면업계 전반에 대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11월, 우선 석면 가루가 날렸다는 사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당시 현장 사진과 고발장, 학교와 구청 등 사건과 관련된 증거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석면 교육 기관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석면 교체 공법을 안내했다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환경부의 인증을 받지 않은 교재에서도 이러한 공법이 안내됐습니다.
이에 시사저널은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는 물론 업계와 시민단체 등 다각도로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그 어떠한 공법에 대해 안전성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근본적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석면 교육기관-석면 해체·제거 업자-석면 조사기관 등 석면 관련 업계를 현장 감독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일선 학교를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의 안일한 태도 역시 나타났습니다. 석면과 관련한 예산을 각 학교에 내려 보낸 뒤, ‘페이퍼’로만 석면 현장을 보고받는 형식이었습니다.
석면은 이처럼 안일하게 다뤄질 문제가 아닙니다. 시사저널은 취재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협업해 가장 최신의 석면암 유병자 수 현황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지난 2021년 기준, 대표적인 ‘석면암’ 악성중피종 유병자는 430명이었습니다. 2015년 294명에 비해 136명 늘었습니다. 이는 석면암의 잠복기가 길다는 학계 이론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산업화 시기부터 석면 제품을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2030년경 석면 질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대한폐암학회 분석도 과거 있습니다.
그래서 ‘석면 학교’ 명단을 온라인 기사에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전국 학교의 약 50%가 여전히 석면 학교라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는 2022년 상반기 나온 시민단체 보고서, 그리고 보고서의 근거 자료인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확보한 석면 학교 명단’을 토대로 했습니다.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각종 ‘온라인 맘카페’마다 시사저널이 보도한 석면 학교 명단이 게재됐습니다. 시사저널은 물론 각 시·도 교육청에 문의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아울러 시사저널은 17개 시·도 교육청의 2023년도 무석면 학교 예산을 질의를 통해 파악했습니다. 이를 취합해, 시·도 교육청의 무석면 학교 예산이 5500억여원 편성됐다는 사실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는 학교 석면 제거 과정도 들여다봤습니다. 특히, 석면 제거가 끝난 뒤 이뤄지는 ‘석면 잔재물 조사’ 작업에 대해 중점을 뒀습니다. 석면 제거 뒤의 잔재물 여부를 허위로 기재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교직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계를 취재하던 중, 이러한 잔재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를 접했습니다. 이에 서울 학교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에 있는 복수의 석면 조사기관을 접촉했습니다.
그 결과 한 업체가 ‘보고서 짜깁기’ 의혹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여러 학교의 석면 조사 보고서에서 중복된 석면 사진을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석면 조사기관의 보고서 짜깁기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조해수, 공성윤, 김현지 기자가 공동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시사저널의 단독 보도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고용노동부는 ‘학교 석면’과 관련한 문제가 이어지자, 1월2일부터 2월20일까지 전국 학교의 석면 해체·제거 현장을 불시에 감독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석면 학교 명단’ 공개와 관련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번 겨울방학 기간 석면 해체·제거를 하는 학교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석면 조사기관의 보고서 짜깁기 의혹’과 관련한 관계자들이 고발됐습니다.(<석면 조사기관의 '보고서 조작' 의혹...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고발됐다> 기사 참조).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인터넷판 기사>
-[단독] ‘1급 발암물질’ 석면, 학교에서 날린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141
-“석면암 10대 발병자도 있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117
-‘석면암’ 악성중피종 환자, 지난해에만 430명... 최대 잠복기 40년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208
-[단독] 전국 ‘석면 학교’ 명단 공개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296
-중앙정부는 교육청에 ‘학교 석면’ 떠넘기고, 국회는 예산안 ‘지각 처리’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013
-[단독] 서울시교육청, 학교 석면 관리 부실로 예산 5억원 날렸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417
-석면 조사기관의 ‘보고서 조작’ 의혹...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고발됐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700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