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극적으로 구조됐던 10대 생존자가 참사 43일 만에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취재팀은 여러 경로를 통해 단 한 곳의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는 유족의 뜻을 전달받았고, 유족 허락 하에 사전 협의를 거쳐 빈소에서 단독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그 4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16살의 어린 나이였던 희생자가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두 명을 잃고 겪었던 고통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이후 취재팀은 유족들과 형성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 논란 등 후속 입장에 대한 논란도 들을 수 있었고, 후속 보도로 연결했습니다.
2006년생 이재현 군(작년 12월 당시엔 실명 비공개, 최근에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실명 및 사진 공개 보도)은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현장의 골목에 40~50분간 깔려 있다가 혼자 구조됐습니다. 밤 10시쯤 늦지 않게 귀가하려고 이태원역으로 가던 도중이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친구들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한 재현 군은 신체적 부상은 물론 정신적으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다가 참사 43일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재현 군은 그 43일 동안 부단히 일상 회복을 시도했습니다. 친구들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이틀 만에 조기 퇴원했지만, 참사 일주일 만에 학교에 정상 등교했고, 병원에 상담도 다녔습니다. 운동에도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에 따르면 재현 군은 2차 가해성 악성 댓글에 대한 고통만은 숨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연예인 보러 가려고 놀러 가서 다치고 죽은 것 아니냐’, ‘비행 청소년들 아니냐’ 등의 모욕성 댓글에 크게 분노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그같은 분노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자제했지만, 재현 군은 가족들도 모르는 새 주변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이같은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2차 가해’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습니다.
재현 군이 받았던 심리 상담이 형식적이었던 측면도 비판했습니다. 특정 대학병원에서 상담을 받고는 있었지만 시간이 1차례당 고작 15~20분에 그쳤고, 다른 진료기관으로 바꾸려면 최소 수 주일 길게는 수개 월 이상 대기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이마저도 정부 차원의 통합적인 관리는 없었고, ‘진료비 영수증을 가져오면 실비를 지급해 주겠다’는 수준에 그쳤다고 유족들은 지적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는 ‘생존자 증후군’ 등 고위험군 치료 요구자가 많아 보다 적극적인 심리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이같은 시기에 결정적으로 피해자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악성 댓글의 해악성을 취재를 통해 부각시켰습니다. 아울러 고위험군의 위험신호 감지 및 대처 방법도 전문가들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재현 군 유족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유일한 언론사였기 때문에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고, 해당 보도 이후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취재팀의 기사를 인용 보도하였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해당 보도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와 맞물려 현 정부의 사태 수습과 책임, 유족과의 소통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참사 당시 숨졌던 희생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가해진 ‘2차 가해’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하고 경종을 울려 사회적 의제로 끌어 냈습니다. 보도 바로 다음날, 현 정부 최고 고위공직자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기사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았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또 한 번 사회적으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마치 희생자의 의지 부족을 문제삼은 듯한 이 발언은 취지가 여하간에 그 자체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참사의 취재팀은 이에 대해서도 유족들이 한 총리의 발언을 듣고 ‘모독적인 발언’이라며 성토한 것과, 정부 지원시스템의 빈약함을 추가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한 총리가 자신했던 정부의 지원도 직접 받아본 유족들 입장에서는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상담 권유 전화가 걸려온 것과, 실비 지원이 사실상 전부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한덕수 총리는 본인의 실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해당 보도 이후, 재현 군이 참사 현장에서 숨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사망이 참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인정해 그를 ‘159번째 희생자’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생존자 및 부상자, 유족들의 트라우마 치유에도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기존 희생 유가족들도 고통을 호소한 온라인상 ‘2차 가해’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하고 경종을 울려 사회적 의제로 끌어 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취재팀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음은 물론이고, 이후 유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관련 기사의 댓글창을 아예 닫는 변화도 생겨났습니다.
재현 군의 유가족들은 정부의 공식 인정 후 아이의 영정 사진을 이태원 광장의 시민 분향소에 갖다 두고, 기존 유족협의회에 참여해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요구 활동을 함께 하는 등 적극적인 공론의 장으로 나선 상태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작년 12월 보도 당시 기사에 재현 군의 유족들은 익명으로 보도됐습니다. 이유는 가족들이 당시 2차 가해의 고통에 매우 힘들어 하고 있었고, 신상이 공개됨으로 인해 다른 가족들에게도 피해를 끼칠까 우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취재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녹음이나 촬영은 기사에 일절 사용하지 않았고, 발언을 임의로 수정하거나 각색하지 않았습니다. 방송이 나간 이후 유족들은 “꼭 말하고 싶던 내용을 잘 전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입장을 취재팀에 전해 왔습니다.
해당 기사는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극적으로 생존했지만 결국 함께 했던 친구들의 죽음과, 사건 이후 2차 가해성 댓글에 고통받다 숨진 재현 군의 사연을 단독 보도하고 이후 불거진 논란을 추적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횡행하는 2차 가해에 경종을 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상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피해자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고통이 ‘악성 댓글’이었음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나아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을 다른 생존자 및 유가족들을 위해,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