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 후 두 달이 지난 2022년의 세밑, 이태원에서는 여전히 참사가 진행 중입니다. 희생자, 유족 외에도 참사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 구조에 참여한 소방관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상인들은 텅 빈 점포에서 생계의 위협과 싸우고 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들이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며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이태원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개인이 품는 희망 메시지를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최대한 절제된 형식으로 우리 사회에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최주연, 서재훈 기자는 몇 차례의 기획 회의를 거쳐 이태원 공동체를 희생자 유가족과 상인, 주민,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등으로 정의했습니다. 각 개인에게 찾아가 직접 스케치북에 새해 소망을 써달라 요청한 후 각자의 공간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막상 취재에 돌입하고 나니 유가족을 카메라 앞에 모시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자식 팔아 장사한다’는 식의 2차 가해에 시달리는 유가족을 설득해 자신의 속마음과 얼굴을 세상에 드러내도록 설득해야 했습니다. 시민대책회의 발족식, 희생자 49재 등 이태원 관련 취재 일정을 전담하다시피 하며 유가족과의 접점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대책회의에서 유가족협의회 발족에 관여하는 취재원들을 통해서도 유가족들이 이번 기획의 취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인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살폈습니다.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을 때 열 번도 더 고쳐쓴 메일을 보냈습니다. 흔쾌히 수락하는 답변은 바로 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두고 취지를 추가 설명한 메일을 몇 번 더 보냈고 시민대책회의 관계자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첫 답신을 받았으며 신뢰를 쌓은 후 또 다른 유가족을 소개 받는 방식으로 접점을 넓혔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총 4명의 유가족으로부터 취재에 협조하겠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가족의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소방대원, 상인, 주민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태원 이야기에 피로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자체를 이들을 설득하고 초상권을 허락 받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참사 당일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대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서울 소방재난본부와 용산소방서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소방관 인터뷰를 비롯해 참사 관련 취재 협조가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태원의 희망과 회복’이라는 기획 취지를 설명하며 끈질기게 설득했고 용산소방서의 허가를 받아 당일 현장지원을 나갔던 두 명의 대원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글, 음성 인터뷰는 가능하지만 얼굴을 공개할 수 없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상인들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를 통해 주변 상인을 소개 받고, 그로부터 또 다른 상인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취재를 이어나갔습니다. 이태원이 갖는 특성상 외국인, 성소수자들도 만나 그들의 이야기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12월 10일부터 24일까지 5차례 이태원 일대를 방문해 총 29명을 취재했습니다. 사진 촬영에 걸린 시간은 1인당 10여 분, 인터뷰는 각 20~30분가량 소요됐고, 부족한 부분은 전화 인터뷰로 보완했습니다. 완성된 사진과 기사는 한국일보 12월 31일자 1면에 ‘그날의 아픔 잊지 않고... 희망 찾아 나아갑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습니다. 유가족 4명을 중앙에 가장 큰 공간을 할당해 배치하고 24명의 소방대원, 봉사자, 상인, 주민 사진을 가족들을 둘러싼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아울러, 온라인은 ‘이태원에서 희망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익명취재원이나 별도의 제보자 없이 취재팀이 먼저 취재원들에게 연락해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현장을 직접 취재한 기자들의 바이라인이 들어갔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 보도 중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및 피해 생존자들에게 새해 소망을 묻거나 비슷한 방식의 기획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 보도를 계기로 유가족과 상인, 주민 등 이태원이라는 공간과 시련을 공유하는 집단 사이에 연대감이 강화됐습니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흩어지려는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마음들을 모아냈다"고 평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번 보도를 통해 주변 상인이나 주민 등이 전한 연대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울 것 같다. 진심으로 감동 받았다”고 했습니다. 한 유가족은 "‘신자유연대(보수단체)처럼 우리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만 남아있는 게 아니다’는 걸 깨달았다”고도 했습니다. 몇몇 유가족은 보도 다음 날인 1월 1일 사고현장 인근 상인들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상인들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태원 상인들은 기자에게 이 같은 공감과 연대의 기회를 얻은 데 대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양 포털 합계 조회수 약 4만여 회, 400건 이상의 공감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기사와 기사에 사용된 사진들을 유가족협의회가 공식 SNS에 올려 더 많은 이들과 공유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특히, 보도 직후 일부 네티즌의 악성 댓글과 그에 의한 2차 가해 위험이 감지되면서 댓글을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했고, 악성 댓글 수가 늘어나자 포털 댓글 창을 닫아 취재원을 보호했습니다.
2022년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최주연, 서재훈 기자는 비극적인 한 해를 상징하는 송년호 아이템을 준비하면서 혼신의 열정을 다해 이태원의 희망 이야기를 절제된 구도의 사진에 담아냈습니다. 두 기자는 이번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참사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차 가해에 시달리며 신원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유가족들을 비롯해 소방관, 상인 등 29명의 시민들을 보름간 직접 찾아다니며 취재에 협조를 구하고 설득하고, 카메라 앞에 세운 두 기자의 열정을 한국일보는 자체적으로 높이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