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작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원인은 복합적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가 층층이 쌓여 나타난 참사였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경제신문은 불법 증축과 무허가 건물로 좁아진 보행로가 인명 피해를 키운 도화선 중 하나라고 보고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단순히 이태원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에 퍼진 안전 불감증에 대해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한국 도심엔 가뜩이나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좁은 골목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라스와 가벽 등 불법 증축에 무허가 건물까지 들어서자 통행권을 침해하는 병목현상은 물론 크고 작은 안전사고도 잦아졌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반복되는 골목길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서울 주요 상권의 불법 건축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취재 완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도심 골목 10개 중 6개에서 불법 사항이 발견됐습니다. 불법 건축물을 지어도 처벌이 미미하다보니 건물주 대부분이 불법에 대해 별다른 죄의식을 갖지 않고 있었습니다. 불법 건축물에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을 내고 월세를 더 높여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시민들의 안전을 등한시한 겁니다.
■보도 과정
불법 증축 등으로 좁아진 골목길이 우리에게 얼마나 ‘일상의 위협’으로 다가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8대 상권의 반경 500m, 폭 5m 이하 355개 골목을 모두 돌아봤습니다.
다중인파가 몰릴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도를 측정하는 만큼 다른 길로 완전히 트이는 사거리를 골목의 시작과 끝으로 삼고, 그 사이를 하나의 골목길로 정의했습니다. 5m는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던 골목길의 폭입니다.
355개 골목길에 접해 있던 건축물은 총 3180개였습니다. 이렇게 지도를 그린 뒤 이들 건축물의 불법 여부를 건축물 대장과 주인 인터뷰를 통해 모두 확인했습니다.
주요 상권은 전통적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과 SNS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으로 떠오른 곳 등 두 그룹으로 나눠 조사하고 비교했습니다. 전통 상권은 강남역, 홍대입구역, 건대입구역, 신사역이었고, SNS 상권은 망원역, 문래역, 성수역, 종로3가역이었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가 SNS를 통해 핼러윈 유행이 빠르게 번지면서 사람이 모인 점을 감안해 기존 상권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은 곳이라도 SNS로 떠오른 상권도 포함했습니다.
■1회
1면 당신이 걷는 골목길 10곳 중 6곳이 불법
4면 지도엔 5m 도로로 나와 있는데 골목마다 불법 건물, 사람 두 명도 지나가기 힘들다
4면 위험에 노출된 SNS 인기 상권, 불법 건축물 비율 더 높아
4면 355개 골목길, 3180개 건물 전수조사
1회는 심하면 도심 골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불법 건축물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서울 주요 상권 8곳 중 폭 5m 이하 골목 중 불법 건축물을 하나 이상 끼고 있는 골목은 215곳(60.5%)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통유리로 된 가건물을 지은 카페부터 망원동의 시장까지 우리 사회의 불법 증축 실태를 현장감있게 보도했습니다.
■2회
1면 불법 증축 벌금 4배로 올린다
8면 테이블 3개 늘리면 月 700만원 더 버는데... 100만원 내면 무사 통과
8면 골목길 재생 예산 쏟아붓고도... 불법 건물 여전
8면 이행강제금 年 2.2억원 5년째 전국 1위...그랑서울에선 무슨 일이
무허가 건물, 불법 증측을 한 뒤 버티는 건물주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행강제금이 부담스럽지 않은 탓에 너도나도 불법 증축에 뛰어드는 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또 서울시가 수백억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서울형 골목길 22곳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사업의 문제점 또한 짚었습니다. 1회가 나간 후 “서울시가 불법 증축에 대한 벌금을 올린다”는 입장을 보여 이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3회
27면 깔끔한 성수 VS 어지러운 건대입구 ... 이웃골목 운명 콘텐츠가 갈랐다
27면 “불법 없애면 인센티브...자발적 시정 유도를”
3회는 관할 구청의 정책과 상인들의 상생 의지에 따라 골목이 깨끗해질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골목 하나를 두고 이웃하고 있는 성수역과 건대입구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보도했습니다. 해외 사례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대안 제시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해밀톤 붉은 벽 불법 증축에...용산구 눈 감았나
또한 취재 과정에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해밀톤호텔이 용산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붉은 가벽'을 지어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단독기사도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자체적으로 기획을 구상해 두 달 동안 취재했습니다. 모든 회차에 발로 뛴 현장을 모습을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불법을 인지하고 있는 건물주나 자영업자 등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상호와 실명 등은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밝히지 않고 현장 사진과 스케치 등으로 대체했습니다.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엔 해당 구청의 공무원과함께 현장을 방문한 뒤 불법 여부를 가렸습니다. 150명가량의 건물주와 자영업자, 공무원, 전문가 등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와 현장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의 불법 증축 실태에 대한 보도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서울 전역, 도심의 만연한 안전 불감증 문제로 확대해 보도한 매체는 없었습니다.
발품이 많이 드는 기사이기 때문에 해당 기획에 대한 추종 보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획이 나간 이후 서울시가 구체적인 정책 변화 방침을 밝히고 이를 단독보도(21일자 1면 ‘서울시 불법증축 벌금 4배 오른다’)하면서 인용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조선일보와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내일신문, 뉴시스 등이 인용보도를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기획은 우리 모두가 걷을 골목길의 안전 문제를 다시 공론장으로 불러내 환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시는 첫 보도가 나간 후 불법증축 건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최대 네 배 올릴 것이란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건물주의 반발을 고려해 대부분 연 1회만 부과하던 관행에서 연 2회 의무 부과를 한다는 겁니다. 또 이행강제금 부과 기준 역시 두 배 높이는 방식으로 바꿔 총 네 배를 올리겠다고 방침을 내놨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현재 불법 증축, 무허가 건물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는 데도 한몫 했습니다. 본지 기획과 서울시의 적극 대응 방침에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기사가 나갈 때마다 포털사이트 기사와 댓글창에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많게는 수천 번 이상 공유된 기사도 많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단 역시 “사실 보도에 충실했고, 발품을 팔아 현장감있는 기사를 내보낸 것을 격려한다”고 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