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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회 (2022년 12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6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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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귀족노조? ‘주 90시간 노동’ 화물기사의 끝나지 않는 하루
후보 10-01 사진보도부문 한스경제 사진부 김근현
폐지 줍는 어르신
후보 10-02 사진보도부문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이영주*
이태원에서 희망을 말하다
후보 10-03 사진보도부문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서재훈*·최주연
‘대장동 핵심’ 유동규 전 본부장 인터뷰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KBS 사회부 이승철*·이화진·김지숙*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KBS 사회부 이화진·김지숙*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5·18 왜곡 등 역사인식 논란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1부 김철희·이준엽·박정현·한상원
한덕수 국무총리 합동분향소 ‘30초 방문’ 논란 관련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시사IN 사회팀 주하은
전 용산서장 뒷짐 대응 및 정보보고서 삭제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연합뉴스TV 사회부 김경목*·홍정원·이화영*·한채희
국내 '중국 비밀 경찰서' 범정부 실태 파악 착수 外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연합뉴스 사회부 김잔디·설하은
10.29 참사 159번째 희생자 관련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MBC 사회팀 조재영*·장슬기*
경찰청장의 ‘특별’한 퇴근길…교통 통제까지?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KBS 사회부 김성수*·최혜림·허수곤·하정현
北 무인기 도발 당일 대통령 ‘송년 만찬’ 논란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아이뉴스24 정치경제부 김보선
中 ‘비밀경찰서’ 의혹 ‘OCSC’ 존재 확인 등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김판·양한주·정신영·성윤수
제주돼지농장 불법매립 (과학·환경 부문)
후보 12-01 전문보도부문 JTBC 사회2부 이상엽*
우리동네 시민 기자 (특별상 부문)
후보 12-02 전문보도부문 울산MBC 보도국 설태주·유영재
다누리, MOON을 열다 (온라인 부문)
후보 12-03 전문보도부문 KBS 디지털뉴스2부 구경하·이승종
대명종건 오너 일가, 계열사 자금으로 600억원대 부동산 투자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시사저널 디지털보도본부 허인회·송응철
금융감독원 특별검사 이끌어 낸 한양증권 스타임원의 자산운용사 차명 인수 의혹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시사저널 경제문화팀 박창민*
‘위기의 보험사, 소비자는 뒷전’ 시리즈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국민일보 경제부 김경택·김진욱*·김지훈*·임송수
코스닥 ‘탐욕의 머니게임’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조진형*·이동훈*·최석철·서형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또 울린 정부… 346명 피해등급 조정 방치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디지털타임스 산업부 김수연*
골목이 위험하다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김우섭·장강호·이광식
검은 산 : 2022 울진산불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타파 취재3팀 오대양·조원일*·강혜인*
학교 석면 실태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사회탐사팀 김현지*·조해수*·공성윤
어린이문학 100년 ‘쓸모’를 찾아서 외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문화부 최원형·임인택·김은형
<쓰레기산의 덫> 시리즈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이청아·최미송
수상한 왕국:쌍방울·KH그룹의 비밀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이성원*·김영훈*·조소진·이정원
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기획취재부 이주원*
1인가구와 고독사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1 사회정책부 박상휘·박혜연*·이정후
박제된 나의집 : 서울 노후주택 리포트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산업2부 윤현종*·하상윤*·이한호·김유진*
그린워싱 탐정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정책사회부 신혜정·김현종*
‘여론 무시·규정 위반’ 의정비 인상 실태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문화복지부 김민철*·윤아림·김경민*
노(老)동이 온다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시사제작2부 박예원
누가 밥상물가 흔드나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시사제작2부 엄진아·조영천
코로나 키즈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정책부 성화선*·조보경·신진·백희연*
마약 부검 하시죠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이문현
21대 국회의원 공약 이행 검증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정치부 조지현*·이슬기*·이승재*·홍진아·김상민*
<‘청담동 거짓말’ 어떻게 번졌나>-“술자리 의혹, 사실 아니다” 첼리스트 인터뷰
후보 5-07 기획보도 방송부문 TV조선 탐사보도부 최지원*
자원순환 사회 - 재활용이 미래다
후보 5-08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교육뉴스부 송성환·금창호·박광주*
2022년 안전하셨습니까
후보 5-09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KBS ‘안전’ 시리즈 취재팀
체육회장 선거에 마수 뻗은 정치권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보도국 정재훈*·박연선*·한솔·신유상
평택 초등생 굴착기 사망사고, 민식이법 개정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사회부 양효원·김도균*
강원도 기초지자체 업무추진비 사용실태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원주MBC 보도국 이병선*
복원하려다 훼손…사천시, 선진리왜성 갈아엎었다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최석환*
광주시 옥외광고의 비밀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보도국 양창희·김정대*·최송현·조민웅*
대구 수돗물에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최초 확인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부 심병철·양관희
택시기사 살해 이기영, 전 동거녀도 살해 자백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경기북부취재본부 권숙희·최재훈*
일가족 3명 숨진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 화재경보기 안 울렸다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이대성*·김성현*·탁경륜
무너지는 농촌, 종자 소멸 보고서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KNN 경남본부 정기형·안명환
이래AMS 모기업 부도 및 기사회생
후보 7-02 지역 경제보도부문 영남일보 사회부 임성수*·강승규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메가시티사회부 신심범·정지윤*·김성룡*
2022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영남일보 사회부 임성수*·서민지·오주석·이남영·이동현*
화수화평의 봄여름가을겨울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사회부 이순민·이창욱·이아진*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정치부 김현우*·최인규*·이경훈*·김철빈
선감학원 특별기획
후보 8-06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공지영·신현정·고건·배재흥*·김동한
92년생 리포트-서른, 강원에 살다
후보 8-07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문화부 김여진·강주영·유승현*
지역자산 기록프로젝트 ‘마산어시장 알바들’
후보 8-08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문화체육부 이슬기*·성승건·김승권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귀환, 12년의 기록
후보 8-09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일보 문화체육부 오석기·김남덕·원선영
한반도의 보석 국립공원-1부 산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취재팀 주우진·진재운*
균형발전? 이대로면 소멸!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시사제작팀 정은주*·조수완·조재형
표절 또 표절: 공무원 국외훈련 실태 보고서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춘천 보도국 김문영·김남범
바다환경기획 끝녹음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CTV제주방송 보도국 김용민*·김용원*·문수희
아포리아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부산 KBS부 박선자·이준석*·이한범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 MBC강원영동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 MBC강원영동 김창조 기자 27년 카메라기자로 생활하던 나에게 다큐 제작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다. 섭외와 글 쓰는 법, 회사에 올려야 할 각종 문서들, 처음 접해보는 혼자만의 사투가 벌어졌다. ‘괜히 한다고 해서’ 이런 후회를 하루에도 몇 번은 했다. 그래도 홍두희 국장님과 함께여서 많은 위안을 얻고 시작했다. 석탄과 카지노로 대변되는 정선의 또 하나의 힘은 소리에 있다. 아리랑 하면 진도와 밀양을 떠올리겠지만 투박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정선 아리랑이야말로 정선이 지닌 최고의 문화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지자체에서 여러 사업을 통해 홍보해 왔지만, 정작 사람들은 정선 아리랑에 대해 잘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정선 아리랑을 조금 알리게 됐는데, 구전되고 계승되는 과정에서 경기민요와 섞이면서 올곧은 정선 아리랑의 소리를 듣기란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진정한 정선 아리랑은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발품을 팔아 정선 곳곳을 다니며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고 소리를 들었다. 남사스러워서 못한다며 거절하는 어떤 분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반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결국 그분의 소리와 사연이 이번 다큐멘터리의 백미가 됐다. 사라진 것 같았지만 아직은 남아 있는 우리의 소리, 정선 아리랑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정선군 지역문화 발전의 가능성을 찾게 됐다. 기회와 용기를 주신 MBC강원영동 직원들과 보도국 식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홍두희 국장님께 이 영광을 드린다.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국제신문 신심범 기자 초년병 시절 부산 사하구를 출입했던 기자는 늘 땟거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아들 고생이 눈에 밟혔던 어머니가 어느 날은 ‘영화소’를 취재해 보라며 제보해왔다. 사하구 신평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머니는 당시 살던 집 근처에 ‘영화소’라는 부랑아 시설이 있었다고 했다. 그곳 어린이들은 모두 강제로 끌려온 것으로, 얼굴이나 팔에 멍이 든 아이가 많아 맞기도 많이 맞았을 거라고 했다.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엄마, 말만 가지고 50년 전 일을 어떻게 취재하노?” 5년이 지나 손석주씨를 만났다. 그는 사하구 장림동 소재 부랑인 시설 ‘재생원’으로 억지로 끌려가 짐승 같은 삶을 강요당했다고 호소했다. 또 재생원 바로 옆에는 ‘영화소’가 자리했는데, 두 시설은 원장 한 사람이 운영하는 사실상의 동일 공간이라고 말했다. ‘말만 가지고 50년 전 일을 어떻게 취재하느냐’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비록 두 사람은 ‘영화숙’을 ‘영화소’로 착각할 정도로 유년 시절 기억에 의존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당시를 입증할 기록 자료는 없다시피 했지만 말이다. “분명히 있었던 일을, 있었던 일로 인정받고 싶다.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이 전부가 아니다”며 눈물 흘리는 손씨의 하소연을 지나칠 수 없었다. 불우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인간 이하의 존재로 살아야 한 그들은 수시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기자님, 앞으로도 우리의 이야기를 써주시고, 우리의 기록을 발굴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50년 전 일이라 취재가 쉽지 않습니다’며 거꾸로 하소연하고픈 충동을 느낀다. 그럼에도, 지연된 정의가 불발된 정의보다 낫다고 믿으며, 국제신문은 계속해서 영화숙·재생원 피해실태를 쫓고자 한다.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 부산일보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 부산일보 김윤숙 기자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2022 부산 재발견’ 시리즈는 두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수상이어서 더 기쁩니다. 2009년 ‘新문화지리지-2009 부산 재발견’을 연재할 때만 해도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수정 증보판을 낼 수 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13년 만에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보도를 위해 꾸린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은 정말이지 ‘특별’합니다.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잘 알 겁니다. 편집국과 비편집국, 부서와 부서 간 칸막이가 얼마나 높은지를. 특별취재팀은 그것을 과감히 넘어섰습니다. 사내 기자상도 함께 수상하면서 받은 심사평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특히 편집국 타 부서나 타 국에 근무하는 선배 기자들이 본업을 병행하면서 부산 문화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현장 문화판에서 축적한 깊은 내공과 ‘팀워크’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후배 기자들의 귀감을 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그랬냐고요? 속보 경쟁에 지친 지금은, 하나의 아이템 취재를 위해 한 달 이상 매달리는 작업은 좀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린 오기였을 겁니다. 적나라한 지역 문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지만, 모든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난 불편한 현실도 직면했습니다. 그런데도 또 하나의 구슬을 뀄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10년의 시간이 흘러서 세 번째 수정 증보판을 낼 즈음에는-이번 특별취재팀 참여 기자 중 절반 넘게 퇴직을 한 상황이겠지만-남은 후배들이 더 나은 기획으로 뒷받침해 줄 걸로 믿습니다.
혐오발전소, 댓글창 국민일보
혐오발전소, 댓글창 국민일보 나경연 기자 158명의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 댓글 10개 중 6개가 혐오 감정이 담긴 ‘혐오 댓글’이었습니다. 초유의 비극적 재난, 사회적 참사가 벌어졌지만 국민 대다수가 보는 뉴스 포털 댓글창에는 농도 짙은 혐오 감정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댓글은 누가 쓰지?” 이번 기획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1세기 여론이라 불리는 댓글이지만 주변에서 ‘내가 댓글러’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댓글창에 혐오와 차별의 표현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댓글은 ‘수준 이하’의 사람이 작성하는 것이라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생겨나면서 스스로를 댓글러라고 당당하게 밝히기 어려워졌습니다. 왜 댓글창의 수준이 이렇게 됐는지, 댓글과 댓글러를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댓글창은 성별, 나이, 직업 등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기에 공론장의 역할을 합니다. 반면, 누구도 댓글창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이처럼 양날의 검인 댓글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실태와 심각성을 확인했습니다. 어떤 기사에서 어떤 유형의 혐오가 두드러지는지 분석하고, 특정 혐오가 확산하는 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발발한 이슈들까지 파악했습니다. 국민일보의 분석이 더 나은 온라인 공론장 환경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탄소 도시, 서울 한국일보
탄소 도시, 서울 한국일보 김현종 기자 31%와 3.4%. 런던과 서울의 탄소 감축률입니다. 1990년에 비해 2019년에 얼만큼 탄소를 줄였는지 나타냅니다. 런던은 3122만톤, 서울은 4597만톤을 배출했습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뉴욕은 2019년에 최고점(2005년) 대비 29.1%를 줄여 5491만톤을 배출했습니다. 서울은 최고점(2007년)에 비해 8.2%밖에 줄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도시 탄소중립을 취재하며 알게 된 서울의 현주소입니다. 20년 전부터 힘쓴 해외와 달리, 서울은 2005년에 감축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에도 뉴욕시는 고강도 대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4년 후엔 서울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위기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2021년 강남 수서역 북공영 주차장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은 주민 반대로 좌초됐습니다. 구청과 법원이 건설을 막았죠. ‘빛 반사’와 ‘전자파’가 이유였는데, 최근 미국·프랑스·일본 등은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주차장 등 도심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건 자연을 파괴하지도 않으면서 탄소를 줄일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도 빛 반사와 전자파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이 속출하고 있고, 그에 따른 국제 환경 규제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피해는 분명 사회의 가장 약하고 낮은 곳부터 파고들겠죠. 이미 해외에서는 대전환에 따른 문제를 곳곳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 위기를 지혜롭게 통과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신종 병역비리 SBS
신종 병역비리 SBS 손기준 기자 ‘병역 면탈 브로커 A를 병역법 위반죄로 구속기소’. 지난해 12월, 병역비리와 관련해 수사기관서 처음 공개한 사실입니다. 병역비리는 통상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왜곡된 진단 결과가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멀쩡한 어깨를 망가뜨리거나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는 경우, 혹은 정신 병력을 위장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병역 면탈 브로커 A씨는 부정기적인 발작이 일어날 수 있는 신경질환, 뇌전증을 이용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뇌전증이라는 단어 하나로 시작해 이 사안을 파헤쳤습니다. 변호사, 행정사, 의사, 국회의원실 등 여러 주체들과 소통하며 이번 병역 회피 의혹을 파헤쳤습니다. 소통의 결과물이 하루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A씨가 뇌전증을 범죄의 도구로 삼았는지 뇌전증 전문의들의 자문을 토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의사의 눈을 속이고자 병역 면탈자들에게 일종의 ‘시나리오’까지 자문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A씨가 대상자들을 유혹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SBS는 수사기관의 정보 공개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사실을 파헤칠 수 있던 건 사회부장 이하 시민사회팀 선후배들의 열정과 헌신 덕택이었습니다. 보도본부 선배들의 격려와 토론도 연속 보도에 큰 힘이 됐습니다. 가당찮은 제가 대표로 글을 작성했지만, 팀원 모두의 노력으로 얻어낸 상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