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국일보는 ‘박제된 나의집 : 서울 노후주택리포트’ 기획에서 서울에 산재한 ‘노후 단독주택’의 정확한 숫자와 실태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노후주택’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아파트에 관한 통계는 넘쳐날 정도로 풍부했지만, 단독주택의 노후도와 관련한 통계는 매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후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해당 기준을 넘은 주택 수 △구체적 위치 △가옥별 안전성 △거주자의 사회경제적 실태는 어떤지를 종합한 행정당국의 공식자료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노후주택을 취재하면서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런 자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느냐”였습니다. ‘서울시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료’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오래된 집’을 정의하는 기준이 법령에 따라 제각각이었습니다. 건축물관리법, 도시정비법 등이 규율하는 노후 건축물의 연령기준은 40~60년 사이로 모두 달랐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건축물의 통상 내구연한인 50년을 준용, 1970년을 노후주택 기준점으로 잡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일보는 토지-건물 빅데이터플랫폼 ‘밸류맵’과 함께 9월 하순부터 서울의 모든 건물 약 96만 4,000채의 건축물대장 및 토지대장을 모았습니다. 여기서 단독주택 25만 3,000여 채를 분류한 뒤, 사용승인 1970년 이전의 노후주택 2만 2,980채를 추출해 이들 집의 입지 및 구조정보 등을 종합했습니다. 동시에 서울 각 자치구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당 주택들의 안전점검 현황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런 전수조사에 더해, 노후주택 거주자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구주택총조사의 마이크로데이터 중 1979년 이전(인구주택조사에서 가장 오래된 집의 기준으로 삼는 연도)에 건축된 서울 단독주택 12만 8,929가구의 가구주 특성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파악된 사실을 바탕으로 현장 취재를 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서울 성북구, 강북구, 용산구, 종로구 등 노후주택이 밀집한 것으로 나타난 자치구를 찾아, 거주자 등 20여명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거주자들의 거주기간 △거주경위 △생활의 애로사항 등을 심층인터뷰 했습니다.
이상에서 말씀드린 3개월여의 취재 과정을 통해, 한국일보는 2022년 12월 19일부터 ‘박제된 나의집 : 서울 노후주택리포트’라는 제목의 기획을 3회에 걸쳐 아래와 같이 보도했습니다.
■ 1회 – 도시의 섬이 된 늙은 집들 (12월 19일)
50년 넘은 초고령 주택, 서울에 2만 3000채 (지면 + 온라인)
수리도, 재개발도, 이사도 못해...낡은 집 끌어안고 산다 (지면 + 온라인)
서울 ‘초 노후주택’ 2.3만채 통계화 어떻게 했나 (온라인)
시리즈 1회에서는 서울 노후 단독주택의 통계 분석을 통해 전반적 심각성을 알아보고, 노후주택 밀집지역 세 곳에 사는 주민들이 실제 겪는 △생활상 불편함 △제도의 미비점 △재산상 손실 등의 문제를 집중 조명하였습니다. 저희는 서울의 1970년 이전 준공 단독주택 2만 2,980채의 현황을 입지조건, 대지면적 등에 따라 분석해 약 56%가 차량이 못 다니는 좁은 골목에 있고, 대지면적이 좁을수록, 즉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수록 도로조건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찾았습니다.
이 조건에 걸맞은 해당 주택을 찾아가 실제 거주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주민들은 집에서 하루를 버티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현장 취재를 통해 (1)무허가주택 세입자라는 이유로 깡통전세 피해자로 전락하고 만 노후주택 임차인 (2)집 주인이지만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집수리로 할 수 없는 노후주택 소유주 (3)투자가치가 없어 관심도 못 받고 자치구의 점검 및 수리 지원도 받지 못하는 노후주택 밀집지역 거주민들의 애로 사항을 생생하게 보도했습니다.
■ 2회 – 오래된 집에 갇힌 사람들 (12월 20일)
[단독] 쩍쩍 갈라지고 파여도...노후주택 75% 안전점검 ‘눈길도 안 줬다’ (지면 + 온라인)
한 집 건너 60대 이상 가구주...사람-집이 함께 늙는다 (지면 + 온라인)
서울서 연탄 쓰는 노후주택 여전히 600가구 (온라인)
2회에서는 노후주택이 처한 안전상의 문제 및 거주자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살폈습니다. 한국일보는 서울 각 자치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관내 주택 안전점검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그 결과 약 75%인 1만 7,000채 가량은 육안 안전점검조차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인구주택총조사가 규정하는 ‘가장 낡은 집’인 1979년 이전 건축 단독주택 가구주의 마이크로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자료를 분석했더니 60대 이상 고령 가구주가 50%에 육박했고, 낮은 질의 일자리 또는 비고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보조 없이는 생활 유지가 힘든 이들이 유독 노후주택에 많이 살고 있다는 점도 파악했습니다.
■ 3회 – 개발-재생의 이분법을 넘어 (12월 22일)
불도저도 벽화도 NO...“낡은 집 안전점검 후 수리비 지원 늘려야”(지면 + 온라인)
개발-재생이 못 품는 ‘그레이존’...집수리 활성화는 대안이 될까 (온라인)
시리즈 3회에서는 이러한 노후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시작된 뉴타운사업도, 박원순 시장이 주도한 ‘낡은 집 보존’ 위주의 도시재생 사업도 적절한 대안은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노후주택 문제에는 거주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집수리를 지원하는 방안이 ‘제3의 길’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으로서의 집을 염두에 둔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하였습니다.
■ 인터랙티브 페이지 ‘박제된 나의집’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old_house/
한국일보는 서울 노후단독주택 2만2,980채의 상세현황을 기사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로도 제작했습니다. 기사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지역별 노후주택의 입지 및 도로조건 등이 담긴 데이터셋과 노후주택 지역의 항공촬영 이미지 등을 담았습니다. 본 페이지 제작 과정에서 멀티미디어부 하상윤, 이한호 기자는 노후주택 밀집지의 사진을 촬영하며 실거주자의 목소리를 싣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디지털컨버전스 팀 김유진 기자는 11월부터 1개월여 간 본 페이지의 기획을 담당하여 윤현종 기자가 수집한 노후주택 데이터 등을 반영하는 작업을 전담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 중 노후주택 거주자는 실명 공개에 동의하신 분에 한해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노후주택의 사진 또한 실제 거주자에게 꼬박꼬박 동의를 구하여 촬영했습니다. 노후주택 거주자,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제보자 등과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서울 소재 준공 50년 이상의 노후단독주택을 전수조사하고 이 집들의 안전점검 여부 및 거주자의 사회경제적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선행 보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이번 기획의 후속으로 취재한 < [단독] ‘박원순 유산’ 서울도시재생센터 40% 문닫았다 (12월 27일자 8면)> 기사의 보도 내용은 같은 날 문화일보가 인용보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국일보는 노후주택 문제를 1회성 기획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문제를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기 위한 후속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속취재의 과정에서 서울시 주택정책실은 한국일보에 “2023년부터 노후주택의 안전점검과 집수리사업을 연계하고, 집수리 지원 적용 지역을 서울시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전문가들의 호평도 이어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한 정책전문가는 “한국일보의 보도를 참고하여 해당 노후주택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실행 모델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아울러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등의 독자들에게도 ‘광역 도심의 노후주택 문제 개선을 위한 취재를 해 달라’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본 기획 보도 과정에서 특정지역의 낙인효과 등을 우려해 노후주택 밀집지들의 상세정보는 인터넷에 노출되는 기사에 드러내는 대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볼 수 있 인터랙티브 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본 기획보도는 한국일보 대표이사 이하 사내 구성원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온라인 출고된 기사들은 양 포털에서만 30만 명 이상의 독자가 읽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노후주택 전수조사 작업을 함께 한 ‘밸류맵’과는 어떤 금전적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등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