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계기]
“진짜 콱 죽어버릴까 생각했어”
2022년 10월, 경남의 한 쓰레기산(불법 폐기물 더미) 현장에서 만난 취재원은 ‘너무 억울하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했습니다. 취재팀은 코로나19로 마스크·배달용기 등 쓰레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여줄 현장을 찾기 위해 전국 쓰레기산을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19년 ‘의성 쓰레기산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쓰레기산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언론에서 여러 차례 쓰레기산의 존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 치워지지 않았는지, 왜 일부 지역에서는 새로 생겨나기까지 했는지 취재하게 됐고, 막대한 처리비용이 쓰레기산을 발생시킨 범죄조직이 아닌 애꿎은 토지주에게 부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개인이 쓰레기산을 치우기도 어려울뿐더러, 결과적으로 범죄조직은 이를 치울 의무도 면피한 꼴이 돼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기존 기사는 주로 이미 생산된 쓰레기산과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의 의무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쓰레기산이 왜 없어지지 않는지, 쓰레기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허점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지자체의 행정집행과정에 있어 어떤 문제점이 존재하는 지 심층 취재한 보도는 본보가 처음입니다. 본인의 땅에 쓰레기산이 생겼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처리비용을 떠맡게 된 토지주들은 임신한 신혼부부, 삶의 온갖 풍파를 겪고 노년을 맞이한 노부부, 사업을 하는 50대 가장 등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구나 ‘쓰레기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제도의 허점으로 범죄자의 배는 불리고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현 시스템이 지속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법 개정 등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언론의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지점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피해자들은 하나 같이 “죽고 싶다, 더 이상 누구를 믿을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중 한명은 “형사범죄 피해자보고 네가 당한 것이니 감수하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건 피해자가 가해자들보다 먼저 행정처분을 받습니다. 피해자가 형사 고발되기까지 합니다. 왜 무고한 피해자가 고통을 전부 떠안아야 합니까.”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무고한 피해자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했습니다.
[취재 과정]
취재팀은 9월부터 경기, 충남, 충북, 전남, 경남, 경북 등의 쓰레기산을 직접 돌아다니며 전국에 남아 있는 쓰레기산의 규모와 현장을 파악했습니다. 전국의 쓰레기산을 직접 찾아 현장에서 본 심각성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은 이후 디지털페이지(https://original.donga.com/2022/garbage)를 구현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피해자와 인근 주민들의 증언, 지자체, 판결문을 통해 쓰레기산이 생긴 날짜와 경위 등을 파악했습니다. 본인 소유 토지에 쓰레기산이 생겨 처리 비용을 떠안은 피해자 여러 명을 접촉해 현장 또는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막을 수 있던 쓰레기산을 키우게 된 지자체의 행정집행 과정상 문제점 또한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사연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같은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제도상의 문제와 쓰레기산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원인을 법률가, 학자, 지자체·환경부 공무원, 환경운동가, 경찰 등 다양한 관계자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환경부·지자체로부터 전국에 남아있는 쓰레기산과 처리비용, 행정집행 내역 등의 자료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받은 자료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400여 곳의 쓰레기산이 위치한 지자체에 연락해 행정명령을 받은 토지주가 범죄에 가담한 토지주인지, 범죄사실을 모르고 있던 무고한 임대인인지 전수 조사함으로써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했습니다.
쓰레기산 범죄단 검거 경험이 있는 경찰과 환경운동가를 만나 찾아 투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던 중 가벼운 형량, 조직 단위 투기 등의 특징으로 쓰레기산 범죄는 재범율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재 도중 알게 된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기 위해 실제 2년간의 쓰레기산 범죄 관련 판결문을 직접 분석했고 그 결과 전문가 전언에 그칠 수 있었던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입증해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취재 과정에서 ‘폐기물 불법 수출’과 ‘폐기물처리업체’ 역시 쓰레기산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이들의 현황을 집계한 자료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구성]
-상편 <[단독]쓰레기산 54곳 처리비 337억… 애꿎은 땅주인들이 떠안았다>, <폐기물법, 투기범-땅주인 똑같이 책임 지워… “무고한 땅주인에 처리명령, 면책논의 시급”>
-하편 <[단독]“또 그놈”… 쓰레기산 불법투기 3건중 1건은 재범자 포함>, <[단독]‘필리핀 불법 수출’ 후 폐기물 반출시도 40건 적발>, <[단독]투기꾼에 쓰레기 넘기는 폐기물업체… 불법 투기도 561건>
-디지털페이지(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기사)
-‘쓰레기산’ 억울한 피해자, 더는 양산 말아야 [기자의 눈/이청아]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신분이 노출될 경우 보복범죄와 사업상 어려움 등을 우려되는 경우에 한해 피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없으며, 이번 기획을 취재하던 중 처음으로 알게 된 인물입니다. 취재팀 2명이 모두 이번 기사를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쓰레기산 처리비용이 청구된 피해자 두어 명을 간략하게 인터뷰한 스케치성 기사는 있었지만 그 액수와 인원 등 피해규모를 정확하게 산출하고 원인 및 대안을 심층취재한 기사는 동아일보가 처음입니다. 높은 재범율을 지적한 기사 역시 본보가 처음입니다.
해당 시리즈를 인용한 타 매체 보도는 없었습니다. 해당 보도의 핵심내용인 ‘토지주 피해 규모’는 의원실에서 나온 자료가 아닌,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입수한 단순 행정집행 내역을 바탕으로 본보가 지자체를 전수 조사해 얻은 숫자입니다. 타 매체가 해당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통계만 인용 보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2월 9, 12일 보도가 나온 직후 환경부는 대책회의에 들어가 올 1월 2일 국회에 ‘토지주 대상 불법폐기물 처리비용 청구 관련 대책’에 대한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경찰서가 아닌 지방청 단위 수사가 필요하며 처벌이 확대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환경부는 경·검 합동 특별 기획수사를 추진하고, 화물차 기사 등 범죄 가담자에 대한 새로운 처벌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동아일보 심의연구팀은 내부 보고서에서 “조직적인 범죄의 관점에서 쓰레기 무단 폐기 문제를 파헤쳤다는 점에서 이전 기사들과 확연한 차별성을 보였다. 스케치성 기사로 실태 고발에 머문 이전 기사들이 알려주지 못했던 디테일한 내용들을 꼼꼼한 취재와 인터뷰로 채웠다”고 평가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