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0여 년 간 부산의 문화 지형은 상전벽해처럼 달라졌습니다. 지역 대학들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예술학과를 통·폐합하면서 예비 문화예술인들이 배움의 기회를 빼앗겼습니다. 지역을 지키며 예술의 명맥을 잇는 기존 문화예술인들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 악화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줄면서 이들의 활동 반경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원이 없으면 책 한 권도 내기 힘든 작가들, 공연장에 서기 위해 쓰리잡까지 뛰어야 했던 춤꾼, 배우들…. 힘든 와중에도 지역을 지키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K팝이 세계에 뻗어나가고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의 시선이 뜨거워진 요즘,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예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차분하게 부산 문화를 조망할 시간을 갖고자 했습니다. 파편적인 뉴스가 쏟아지는 속에서 보다 큰 그림으로 부산 문화 퍼즐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보지 못했던 다른 층위의 흐름을 짚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 재발견’은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새 시리즈 보도를 위해 특별취재팀을 꾸렸습니다. 신문사로선 유례없는 국과 부서 칸막이를 넘어서 힘을 모으는 특별 기획취재였습니다. 사내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부서 간 벽을 허문 역대급 전력의 팀이기도 했습니다. 문화부장을 역임한 기자만 3명에 문화판의 전체적인 맥락을 꿰차고 있는 20~30년차 기자들 대부분으로 취재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편집부와 라이프부, 사회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하면서 이번 시리즈를 위해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미술, 영화, 복합문화공간, 음악, 문학, 연극, 춤, 건축, 출판, 대중문화 등 문화 전반의 영역을 기자들이 나눠 맡아 길게는 한 달 넘게 취재에 나섰습니다.
그야말로 본업을 유지하면서 특별취재를 병행하는 형식이어서 다들 시간에 쪼들렸습니다. 휴일도 반납한 채 취재에 매달렸습니다. 취재 도중 몸을 다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큰 슬픔을 겪으면서도,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다들 투지를 불태웠습니다. 자발성에 기초한 취재팀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오래된 기억과 현존하는 인물,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끌어모으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고되었습니다. 분야에 따라 남아있는 사료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부정확한 자료에 불과했습니다. 보도자료는커녕 기획 의도에 맞는 기초 자료조차 없는 상황이라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영역의 문화예술인들이 가진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또다른 취재원을 소개해주는 등 취재에 큰 호응을 보여 지치지 않고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 넘게 발품을 판 자료를 ‘지도’라는 장소로 구현하는 작업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만큼이나 힘들었습니다. 정확한 장소를 찾기 어려워 결국 지도 위에 표기하기를 포기한 인물과 장소가 상당수에 이르렀습니다.
반 년 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앞서 보도됐던 ‘新문화지리지 2009 부산 재발견’이 자료 수집에 초점을 맞춘 1차적인 시도였다면, 이번 시리즈는 2009년 보도 이후 지금까지 13년은 물론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지역 문화를 톺아보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도의 전형이었습니다.
춤, 음악, 건축, 영화제 등 앞서 다루지 않았던 분야가 대거 추가됐으며, 분야별로 변화상과 당면한 현실, 향후 과제와 전망을 두루 언급해 독자들로부터 부산 문화판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시리즈가 한 편씩 나올 때마다 각 분야의 호응은 뜨거웠습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확인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격려도 받았습니다. 갤러리, 문화공간, 도서관 등 지역적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난 불편한 현실도 직면하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에서는 모든 취재원의 실명을 밝혔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도 없으며 모두 직접/현장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부산일보가 지난 2009년 신문화지리지 2009 부산 재발견을 보도한 이후 13년 만에 새 시리즈를 내놓기까지 문화영역을 총망라해 지도에 옮기는 작업을 한 언론사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타매체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 역시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SNS 등을 통해 기사가 지속적으로 공유됐으며, 긍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부산건축상, 젊은 문화예술가, 지역간 문화향유 격차 등 지역 문화의 현주소를 짚어주고 미래 방향을 제시한 보도에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시민행복 15분 도시’를 추진 중인 부산시에 대해 부산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부산일보 기획 보도에서 언급됐듯 부산시가 지역간 문화격차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의회는 또 시리즈에서 다뤘던 문화복합공간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현장 점검과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보도를 토대로 해운대구만 따로 떼서 기획 시리즈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알려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난해 12월 28일자 사설은 이번 시리즈를 두고 “부산 문화의 현주소를 확인한 땀내 나는 결과물이다… 부산의 일상문화를 재발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자 보도를 통해 부산일보 제4기 독자위원회는 “부산 문화의 거의 모든 부분을 총망라해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문제제기를 한 보도”라고 호평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오는 3월 <부산문화 지리지>(가칭) 발간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취재후기
(388회)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 / 부산일보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
부산일보 김윤숙 기자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2022 부산 재발견’ 시리즈는 두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수상이어서 더 기쁩니다. 2009년 ‘新문화지리지-2009 부산 재발견’을 연재할 때만 해도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수정 증보판을 낼 수 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13년 만에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보도를 위해 꾸린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은 정말이지 ‘특별’합니다.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잘 알 겁니다. 편집국과 비편집국, 부서와 부서 간 칸막이가 얼마나 높은지를. 특별취재팀은 그것을 과감히 넘어섰습니다. 사내 기자상도 함께 수상하면서 받은 심사평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특히 편집국 타 부서나 타 국에 근무하는 선배 기자들이 본업을 병행하면서 부산 문화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현장 문화판에서 축적한 깊은 내공과 ‘팀워크’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후배 기자들의 귀감을 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그랬냐고요? 속보 경쟁에 지친 지금은, 하나의 아이템 취재를 위해 한 달 이상 매달리는 작업은 좀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린 오기였을 겁니다. 적나라한 지역 문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지만, 모든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난 불편한 현실도 직면했습니다. 그런데도 또 하나의 구슬을 뀄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10년의 시간이 흘러서 세 번째 수정 증보판을 낼 즈음에는-이번 특별취재팀 참여 기자 중 절반 넘게 퇴직을 한 상황이겠지만-남은 후배들이 더 나은 기획으로 뒷받침해 줄 걸로 믿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