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2년 9월, 업계에서 스타 임원으로 통하는 민은기 한양증권 S전략CIC 대표가 차명 투자를 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는 1982년생으로 38세라는 나이에 최연소 증권사 임원이 됐으며, 연봉 27억원을 받는 성공한 금융인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초 증권가를 뜨겁게 달군 지라시의 주인공으로 민 대표는 젊음과 능력 그리고 재력까지 겸비한 한양증권 스타 임원으로 통했습니다. 그런 그가 불법 투자에 연루됐다는 것입니다.
제보자로부터 구체적인 자료를 입수했지만,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제보 내용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민 대표가 차명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페이퍼컴퍼니들이 등장하고, 이들 회사로 수십억원의 돈이 복잡하게 오갔습니다. 도무지 이런 회사들을 왜 세웠고,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웠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제보에만 의존해 편향된 보도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 3개월 동안 스스로 공부하고, 취재했습니다.
취재 결과, 민 대표는 아내 회사를 통해 45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트리온파트너스의 CB(전환사채)에 차명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민 대표의 차명 투자 자금 출처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의 투자금 출처가 한양증권 최대 고객이자 삼육학원(삼육대·삼육식품·SDA삼육어학원 등)을 설립한 제7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회)였습니다. 민 대표는 한양증권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안식교회 돈을 직접 운용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최대 고객에게 ‘사적 투자’를 받은 것입니다. 민 대표가 안식교회 돈을 운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가 안식교회의 오랜 교인이라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민 대표의 일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트리온의 CB 투자를 통해 금융회사인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해 실소유하기까지 했습니다. 트리온과 아너스자산운용은 사실상 민 대표의 차명 회사나 다름없었습니다. 한양증권 임원인 민 대표가 두 회사 임원들에게 직접 경영 지시를 하며, 실질적인 사주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민 대표의 차명 회사 운영에 한양증권 직원들도 동원됐습니다. 이외 그는 한양증권 내부 정보를 이용해 차명 회사들에게 일감도 몰아준 정황도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한양증권과 민 대표는 단순한 “CB 투자”라고 밝혔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현직 증권사 직원이 회사 몰래 금융사를 인수해 딴 주머니를 찼다는 것입니다.
금융권·법조계 취재원들은 “전례에 없던 일이며, 금융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직 금융사 임직원은 이해충돌 문제 때문에 금융사인 자산운용사를 소유할 수 없으며, 겸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금융사 임직원의 차명 투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입니다. 아울러 금융사 임직원이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고객에게 사적 투자를 금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수재 등의 죄)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시사저널과 만난 수많은 전문가는 민은기 대표의 일탈에는 여러 불법 행위가 복합적으로 담겼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사저널은 오랜 시간 취재하면서, 해당 의혹에 대해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에 2022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한양증권과 민은기 대표의 일탈에 대해 연속보도했습니다. 민은기 대표의 차명 투자 의혹(11월22일)과 한양증권의 증거 인멸 정황(11월23일), 한양증권과 안식교회의 수상한 거래(12월20일), 한양증권, 민 대표 차명 회사에 일감 몰아줬나(12월20일)가 그것입니다.
시사저널 보도 이후 금융감독원이 한양증권을 상대로 특별검사에 나섰습니다. 금감원은 11월 23일부터 한양증권과 아너스자산운용에 대해 정기 검사가 아닌 특정 현안을 대상으로 하는 '수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날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검사 3팀 직원들이 한양증권에 현장조사를 나갔으며, 민 대표와 한양증권 관계자들을 상대로 해당 의혹의 불법성에 대해 들여다봤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민 대표는 한양증권을 퇴사했습니다.
※관련 기사
-[단독] 한양증권과 VIP 고객 제7일 안식교회의 수상한 거래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496)
-[단독] 한양증권-트리온-아너스자산운용 상호 투자한 까닭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496)
-[단독] 한양증권, 스타 임원 차명 투자 의혹 내부 조사 착수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0944)
-[단독] 한양증권도 쉬쉬한 연봉 27억원 ‘40세 스타 임원’의 수상한 차명 투자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0598)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취재 과정은 취재 기자가 직접 진행했습니다. 시사저널은 3개월 동안 해당 사건을 탐사했으며, 여러 전문가를 만나 다각도로 검증 작업을 거쳤습니다. 오랜 시간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으며, 기사는 모두 철저하게 자료와 증거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이 때문에 11월과 12월에 걸쳐 해당 의혹에 대해 연속 보도했습니다. 제보자와의 이해관계를 포함해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양증권 스타 임원의 자산운용사 차명 인수 의혹은 시사저널 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착수했으며, 증권가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통신사와 경제지들이 대대적으로 받아쓰기식으로 보도했습니다. 현재까지 뉴시스, 뉴스1, 연합인포맥스, 더벨, SBS biz 등 24개 매체가 시사저널을 인용보도 했습니다. 이외 다수의 매체에서 시사저널 보도를 참고해 한양증권의 난맥상에 대한 분석 기사를 썼습니다. 향후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보도가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타 매체 시사저널 인용 기사
-금감원, '차명 투자 의혹' 한양증권 임원 조사 (뉴시스)
-금감원, 임원 차명투자 의혹 한양증권 검사(한국경제TV)
-‘차명투자 의혹’ 한양증권 스타 임원, 내년 퇴사한다(이코노미스트)
-'11% 금리에도 발행 숨통' 증권사 전단채…(연합인포맥스)
-아너스운용, 최대주주 교체 후 곳간 역할 '톡톡'(더벨)
5. 사회에 끼친 영향
시사저널은 한양증권의 스타 임원의 불법 투자 정황을 추적 보도함으로써 금융감독원 특별검사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통상 언론사에서 의혹 보도를 하더라도 그 다음날 바로 금융당국이 현장 검사를 나가는 건 흔치 않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사저널 기사에 나온 증거들이 너무 명백하기 때문에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한양증권 내부적으로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 현장 검사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당초 5일 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검사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했습니다.
시사저널 보도로 민은기 대표는 결국 한양증권을 퇴사했습니다. 당초 민 대표는 2022년 12월 31일 임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그의 임기 연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양증권에서 민 대표만큼 성과를 낸 임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지고, 금감원 검사까지 받게 되면서 민 대표의 임기 연장이 불발됐습니다. 한양증권 역시 구설수에 오른 임원과 재계약하는 건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시사저널의 연속 보도가 없었다면, 한양증권 스타 임원의 일탈은 세상에 드러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올해 초 한양증권은 내부조사에서 민은기 대표의 차명 투자가 문제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습니다. 그런데도 한양증권은 민 대표에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사실상 사건을 덮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민 대표가 지난 몇 년 동안 한양증권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준 임원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그를 징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금융인들의 차명 투자는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등 스타 금융인들이 차명 투자 의혹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들은 전문적인 금융지식을 이용해 어떻게 법망을 피해 가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압니다. 민은기 대표가 한양증권 내부조사 당시 아무런 문제 없이 끝날 수 있었던 것도 법적으로 따졌을 때 ‘다툼의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빠져나갈 구멍이 어디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경우는 덮고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이런 가운데 시사저널은 성공한 금융인의 불법 투자 정황과 도덕적 해이를 파헤침으로써 금융권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국회에서도 한양증권 스타 임원의 차명 투자와 관련해 금융인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강도 높게 지적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증권사 임원은 금융사지배구조법 상 겸직제한을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자산운용사를 운영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횡령, 차명 거래 등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데, 금융기관의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은 철저한 검사와 동시에 내부 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금융감독원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사저널 기사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랜 기간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기반으로 작성된 기사로 시사저널의 전통에 걸맞는 탐사보도입니다. 특히 학계에서 정의하는 탐사보도 요건인 △주제의 공공성 △취재의 독자성 △보도의 폭로성 △사회변화의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해낸 탐사보도물이라고 자평합니다. 취재 및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기사 보도 전 팀장과 편집위원, 편집국장 등의 교차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 등 기타 고려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