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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 후보작 제388회 · 2022년 12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8-05

못다 핀 꽃, 그리고 잊힌 약속

인천일보 정치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취재; 단독기획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가 없다. 비극 이후 우리 사회가 만든 예방책도 실종됐다. 주한미군 훈련피해를 둘러싼 논란에 기자가 뛰어든 이유는 이와 같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한 마을에서 5년여째 벌어지는 비현실적 상황을 제보를 통해 파악하게 됐다. 주민들의 피해 정도가 심각하고, 유사한 사례가 빗발치고 있었다. 단순 일회성 보도에서 멈추지 않기로 한 이유다. 약 50일, 국회와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확보한 자료 및 주민 증언으로 조각을 모았다. 문제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관계자와 전문가를 찾아가는 방법을 더해 취재했다. 이렇게 작성된 9건의 기사는 숨겨졌던 주한미군의 훈련규정 위반 사항을 세상에 드러냈고, 정부·경기도의 실태조사를 비롯해 사상 초유의 ‘미8군 비행훈련 중단’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마을을 덮친 ‘공포’ 수면 위로 주민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여주시 점동면 도리, 강천면 강천리 일대가 5년여째 미군 훈련으로 인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남한강 주변에 있는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미군 헬기가 날아다니면서 주민들은 소음·진동 등의 피해를 받아야 했다. 헬기는 저공으로 마을을 관통, 집이 흔들릴 정도의 피해 증언이 있었고 주민이 사는 집을 향해 서치라이트를 비추는 등 위험한 훈련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 이상한 건 우리 쪽에서 어찌 손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전혀 모르게 훈련이 이뤄졌다. 애초 여주시는 국방부와 육군 55사단 창구를 통해 미군 측과 헬기 훈련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해왔다. 미군이 일정과 동원되는 인원·장비 등의 요약서를 통지하면, 시는 소음저감 요청과 유의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런 절차가 끊긴 채 훈련이 강행됐다. 여주시는 2020년부터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찾아가기까지 했고, 취재 당시도 한미연합사령부에 대책을 요구한 상황이었다. 실제 이런 기록이 담긴 여주시 보유 문서도 확인했다. 하지만 정부와 군,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여주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20년 만에 ‘진실’ 드러내 기자는 “예전만 해도 미군과 협의를 해왔다”는 여주시 관계자의 주장을 본격 추적했다. 어떠한 원칙이 존재하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 그 사안의 경중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정보 물색에 한계가 있었고, 마을에 오래 살았던 주민들의 증언이나 지금은 해산된 주한미군 관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의 의견으로 ‘우리 군과 미군 내부에 안전 규정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국회와 협력해 국방부에 공식적인 자료를 수색했다. 그러자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Land Partnership Plan)의 문제가 드러났다. 해당 계획은 ‘미군기지 통·폐합 및 이전’을 위해 2002년 양국이 체결한 협정으로만 세간에 알려져 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협정과 함께 미군의 훈련시설 사용 규칙과 절차를 담은 규정도 체결됐다. 미군이 작전지역 책임부대로 훈련요청문서를 접수하면, 책임부대는 그 문서를 갖고 지자체와 논의하는 내용이다. 미군은 책임부대에 훈련기한·위치·인원수·종류 등을 적어도 8주 전 통지하고, 지자체장이 훈련을 불승인하면 국방부와 협의해야 한다. 안전 시스템이 명백히 있었던 셈이다. 미군은 이를 어겼다. 기자는 여주지역에서 이뤄진 훈련과 관련, 미군이 책임부대인 제55보병사단에 공식으로 훈련을 요청한 사례도 국방부 기록에 따라 알아냈는데 2018~2019년 총 4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피해가 속출한 2020년부터는 한 건도 없었다. 이처럼 숨겨진 미군의 훈련규정과 그것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파헤친 언론은 전국에서 인천일보가 최초다. ▲‘故 효순·미선’ 비극 재조명 그날의 일을 다시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2002년 6월13일, 중학교 2학년 15세 신효순·심미선 양이 훈련 중이던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을 거두는 참사가 있었다. 꽃다운 청춘의 희생은 우리 사회가 미군 훈련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고, 그 결과 '소파'로 불리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Statue of Forces Agreement) 일부가 고쳐졌다. 양국이 참여한 소파합동위원회는 참사 1주년 앞둔 2003년 5월 ‘훈련안전조치 합의서’에 서명한 바 있다. 주한미군이 훈련 관련 사항을 실시 2주 전까지 한국군에 통보하도록 규정했다. 군을 통해 지역주민이 훈련을 미리 인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기자가 시민단체로부터 확보한 자료에는 이것만 아니라 미2사단이 우리 군과 경기도청, 경찰에까지 훈련 계획 등을 전달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필요한 훈련 내용이 시·군과 읍·면·동으로, 관할 경찰서와 파출소로, 지역 이·통장을 거쳐 주민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원인은 ‘방패막’ 같은 소파 협정 자체에 있다. 헬기·장갑차 등이 동원된 미군 훈련피해의 건은 소파 분과위원회(소음·환경·시설 등 약 20개)를 거쳐 처리하는 것이 깨지지 않는 ‘룰’이다. 그런데 기자는 소파 분과위에서 경기도 여주, 평택, 의정부, 파주, 포천, 동두천 등의 피해 사례가 다뤄진 경우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자체가 요청했음에도 깜깜무소식이었다. 훈련피해는 지역 현안이고 주민들의 관심사이지만, 처리 과정 자체도 비공개에 부쳐졌다. 인천일보는 언론 중 최초로 국회와 함께 지난 20년(2002년~2022년) 동안 경기지역 피해 관련 안건을 소파 분과위에 상정하거나 해결한 사례를 조사하고 나섰다. 이에 국방부로부터 ‘미 측의 동의 없이 제출이 제한된다’는 한계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한다. 기자는 과거 한미 양국 합의가 ‘미2사단 예하 부대’와 ‘경기북부’로 한정한 탓에 현 시점에서 실효성을 잃을 수 있다는 문제도 제시했다. 북부권에 있던 미2사단과 예하부대가 2018년 10월 이후 경기남부 평택기지로 이전하면서 북부 쪽 지자체와 협력하던 체계가 무너진 것이다. 경기도와 주한미군이 2002년 11월 구성한 '한·미 협력협의회'도 교류가 중단된 사실까지 지적했다. ▲훈련 중단한 미군, 정부는 실태조사 예정 인천일보 기사는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렀다. 주한미군은 직접 여주시에 연락해 유감 표명과 함께 남한강 일대 비행구역에서 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군의 이 같은 조치는 지자체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군 측은 또 민원 해결에 노력하고, 기사에서 지적한 군부대·지자체 훈련일정 및 내용을 사전통보하는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도 미군의 훈련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회로부터 인천일보 기사에 대한 질의를 받자,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 규정 준수나 미2사단 평택 이전으로 인한 소파 합의 불이행 등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경기도 또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에 분주한데, 상반기 예정된 한·미협력협의회(도와 주한미군 협의체) 2023년 첫 회의에 인천일보가 제기한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시민사회단체 자료, 주민 증언을 수집하고 국회와 협력해 정부로부터 공식 데이터를 받은 부분이 있음. 이후 기자가 미8군 측과 간담회를 가져 향후 지역에 대한 노력 등을 논의하기도 했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첫 보도의 내용부터 훈련규정 위반 정황 등의 내용이 인천일보의 단독기사이며, OBS 2022년 11월 24일자 <'힐링 청정구역' 여주 남한강, 군헬기 훈련에 몸살> 등 타 매체 반향이 있었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지역주민들의 억울한 피해와 비정상적인 상황을 수면 위로 올렸고 미군 훈련 중단, 정부의 실태조사 등이 이뤄지도록 했음. 특히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 내 숨겨진 규정을 드러내 향후 우리 사회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함.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지역신문의 견제·감시역할로 일차원 보도를 넘어 중앙까지 움직일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시민편집위원회의 좋은 평가가 있었음.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현재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

이 회차 수상작 2022년 12월

제388회(2022년 12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1편
신종 병역비리
1-04 SBS 박원경·배준우·손기준·김덕현·이태권
취재보도2부문 · 1편
탄소 도시, 서울
2-01 한국일보 신혜정·김현종·김광영·이수연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혐오발전소, 댓글창
4-04 국민일보 김나래·조민영·김성훈·나경연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
8-01 부산일보 김은영·이상헌·오금아·정달식·김효정·박세익·윤여진·김동주·남유정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
9-02 MBC강원영동 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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