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였습니다.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호 병역 면탈 브로커 A를 구속기소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검찰은 ‘검찰은 관련 수사를 위해 병무청과 합동수사팀을 꾸렸다’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SBS 취재진은 병역 자원 감소로 모병제가 논의되는 시점에 병역 브로커가 기소된 점, 그리고 교육 등과 함께 ‘공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병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또,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수사 대상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SBS 취재진은 관련 업계 등 외곽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병역 비리 사건의 수법은 새로웠습니다. 과거에는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한 병역 면탈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사건은 신경계 질환, 특히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SBS는 업계 취재와 사건 관계인 취재 등을 토대로 구속 기소된 병역 브로커가 병역 면탈을 위해 활용한 병명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조언을 한 것인지, 기소 단계에 포함된 면탈자의 숫자와 범죄 수익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취재해 단독보도했습니다. 특히, 병역 브로커가 왜 ‘뇌전증’을 수단으로 삼았는지를 의료계 등 전문가 취재를 통해 풍부하게 전달했습니다.
SBS 보도 이후,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측은 소속 선수인 조재성 선수가 병역브로커와 연결돼 보충역 판정을 받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SBS 취재진은 다방면의 취재를 통해, 이번 사건과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른 프로스포츠 선수가 조재성 선수뿐만 아니라 1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 그리고 배구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선수 여러 명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의 병역 브로커가 추가로 있다는 사실, 그리고 수사 대상이 70여 명에 이른다는 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게 했습니다.
SBS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녹취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내용은 놀라웠습니다. 병역 브로카가 어떤 식으로 영업을 해 왔는지, 어떤 식으로 병역 면탈을 도왔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의 주요 의뢰인을 VIP로 칭한 병역 브로커는 뇌전증을 이용한 병역 면탈 방법을 알려주며, 병무청은 물론 의료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특정 병원을 언급하며 해당 병원에 가야한다는 조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병역 면탈을 도운 사람 중에 대형 로펌의 변호사 자제들도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검증이 필요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때문에 SBS는 수사기관 등에 대한 확인 취재 등을 통해 병역 브로커 이야기의 신빙성을 검증했습니다. 검증을 통해 수사 대상에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자제들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의료계 인사 중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아직 없다는 점도 전했습니다. 다만, 브로커의 이야기가 구체적인 만큼 의료계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관련 보도에도 불구하고, 뇌전증이라는 병명을 통한 병역 면탈이 실제로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들이 있었습니다. 취재진도 마찬가지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병역브로커의 조언을 받아 실제 병역 면제를 받은 사람의 병역 판정서를 입수했습니다. 판정서는 병역브로커가 자신의 조언을 따르면 병역 면탈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 지를 이야기 한 녹취파일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역 입대 판정을 받은 후 병역브로커와 접촉하고 병역 면제까지 2년이 걸린 내용이 담긴 병역 판정서. SBS 취재진은 공문서를 통해 이번 사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SBS 취재진은 이번 사건 수사 상황 전달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실제 뇌전증을 앓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병역브로커의 존재로 도매급으로 브로커로 의심받고 있는 행정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이번 사건 수사가 지향해야 하는 바를 제시했습니다. 브로커가 ‘뇌전증’을 사업 수단으로 삼은 이유, 즉 구멍 난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보완이 이번 사건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SBS 취재진은 2023년 새해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면서, 이번 사건 수사의 지향점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별첨)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많은 사건 사고 뉴스 중 하나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SBS 보도 이후 이번 병역 비리 사건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검찰의 언론공지 이후에도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언론들은 SBS 보도 이후에야 이번 사건에 대한 취재와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SBS 보도 이후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장을 불러 보고 받고, 수사팀 보강과 의료계 등으로는 수사 확대를 지시했습니다. 이후 검찰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에는 금융 전문 검사 등이 충원됐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고충을 겪던 수사팀에 숨통이 트이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프로스포츠 종목별 협회 측은 SBS 보도 이후 소속 선수들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한 전수 조사를 각 구단들은 요청했습니다. 대한뇌전증 학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SBS 취재진이 가진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래서 공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병역 분야지만이번 사건은 수많은 사건 사고 중의 하나로 묻혀 버렸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 기자들은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를 놓치지 않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위 기자들은 사건의 본질에 다가갔습니다. 이번 사건의 신종 범행 수법, 가담자의 규모 등은 SBS 보도를 통해서야 세상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SBS 보도 이후 다른 언론사들의 취재와 보도가 시작돼 사건에 실체에 다가서고 있는데, 위 기자들의 보도가 없었다면 없었을 일입니다.
위 기자들은 또 취재과정에서 확보한 녹취파일을 통해 이번 사건의 수법을 생생하게 고발했습니다. 특히 녹취파일의 입수 경위를 정확히 밝히면서 취재 윤리 준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사 대상자의 직업 보도 등에 신중을 기하면서 불필요한 비하나 낙인이 이뤄지지 않도록 보도의 품격을 지키기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후기
(388회) 신종 병역비리 / SBS
신종 병역비리
SBS 손기준 기자
‘병역 면탈 브로커 A를 병역법 위반죄로 구속기소’. 지난해 12월, 병역비리와 관련해 수사기관서 처음 공개한 사실입니다. 병역비리는 통상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왜곡된 진단 결과가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멀쩡한 어깨를 망가뜨리거나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는 경우, 혹은 정신 병력을 위장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병역 면탈 브로커 A씨는 부정기적인 발작이 일어날 수 있는 신경질환, 뇌전증을 이용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뇌전증이라는 단어 하나로 시작해 이 사안을 파헤쳤습니다. 변호사, 행정사, 의사, 국회의원실 등 여러 주체들과 소통하며 이번 병역 회피 의혹을 파헤쳤습니다.
소통의 결과물이 하루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A씨가 뇌전증을 범죄의 도구로 삼았는지 뇌전증 전문의들의 자문을 토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의사의 눈을 속이고자 병역 면탈자들에게 일종의 ‘시나리오’까지 자문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A씨가 대상자들을 유혹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SBS는 수사기관의 정보 공개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사실을 파헤칠 수 있던 건 사회부장 이하 시민사회팀 선후배들의 열정과 헌신 덕택이었습니다. 보도본부 선배들의 격려와 토론도 연속 보도에 큰 힘이 됐습니다. 가당찮은 제가 대표로 글을 작성했지만, 팀원 모두의 노력으로 얻어낸 상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