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스트레이트>는 10·29 참사를 유가족의 눈으로 되짚어보기 위한 기획 기사를 취재하던 중,
한 유가족을 통해 <검시를 하러온 검사에게 마약 관련 부검 요청을 받았다>라는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습니다.
고인을 ‘피해자’가 아닌 ‘마약 피의자’로 본 검찰의 시각. 그간 보도되지 않았던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비극에 대한 진실규명의 첫 단추부터 잘못끼운 것인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이기 이전에 156명의 황망한 죽음을 지켜본 국민으로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약 2주간 취재해 온 내용들을 모두 엎고, 마약 부검으로 초점을 모아 처음부터 다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발언이 '검시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유가족 1명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란 판단에, 유가족을 한명 한명 만나가며 추가 취재를 진행했고 서울, 경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마약 관련 부검’ 또는 ‘범죄 연루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검 요구를 받았다>는 유가족 5명의 인터뷰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증언만 있을 뿐 녹취 등 물증이 없어, 검찰 등에 해당 발언에 관한 사실 여부를
질의하면 부인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만 하더라도 유가족 협의회가 구성되지 못해 추가 인터뷰를 통해 증언자들을 더 늘릴 수도 없었습니다.
검찰은 예상대로 반응했습니다. 묵묵부답.
여러 방향을 통해 검시를 진행한 검사의 이름까지 특정하며 따져 물었더니,
그제서야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고 부정했습니다.
검사로부터 ‘마약 부검’ 제안을 받은 유가족들은 당시 검사의 인상착의, 그가 ‘마약 부검’을 요청할 때 지은 표정, 거절 의사를 들었을 때 스스로도 부끄러워했던 몸짓까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검찰은 부인했습니다. 발언을 한 해당 검사와 통화하려해도 공보 검사 선에서 차단당했습니다.
취재는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마약 부검’ 발언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었습니다. 유족 이외에 해당 발언을
들었던 사람을 찾는 것.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검시할 때 자리를 함께한 장례식장 관계자들,
유가족과 자리를 함께했던 1:1 매칭 공무원들 모두 발을 뺏습니다.
그러던 중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마약 관련 부검'을 요청 받았다는 유가족을 통해,
검사가 해당 발언을 할 때 경찰 여러명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동석한
경찰을 찾아 유가족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 맞다는 인터뷰를 확보했습니다. 함께 검시를 한 경찰도
해당 발언을 들었다면, 검찰이 쉽게 부정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스트레이트>는 유가족과 경찰의 인터뷰를 근거로 검찰에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검찰에 질의했습니다.
광주지검은 결국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잡아뗄 수 없었던 겁니다. 해당 검사와 통화도 성공했는데요, 그도 부정하지 못했습니다. 광주지검은 그러면서도‘해당 검사의 자체 판단’이라며 검찰 조직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갑자기 가족을 잃게 된 것도 충격이 큰데, 마약 범죄 의심까지 받게 되면서
유가족들은 한 번 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느끼게 된 유가족들의 심정을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들과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익명성 여부 등을 고려해 처리했으며,
제보자와의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기자 본인이 직접 현장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스트레이트> 단독 보도입니다. 경향신문과 KBS 등에서 잇따라 기사화했고, 한겨례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사설까지 다루는 등 국정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까지 다수의 매체에서 <스트레이트>
보도를 인용하거나 해당 내용에 대해 유가족을 추가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타매체 반향 파일 첨부 #
5. 사회에 끼친 영향
<스트레이트>는 인터뷰를 통해, ‘마약 관련 부검’ 요청을 받은 유가족들이 전국 각지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대검찰청에 ‘관련 지침을 내린 사실이 있는지’ 질의했지만, 대검찰청은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유가족 협의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마약 관련 부검’을 요청받은 희생자 유가족은 최소 15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선 대검의 입장과 달리 민변은 ‘검찰 조직상 개인적 판단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가족들과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중이며,
현재 이 문제는 <국정조사>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