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 심층 기획
2. 보도제작경위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는 종자위기, 농촌이 무너진다
기후위기가 종자를 죽이고 있다. 농업이 무너지고 있다. 급격한 변동성에 재배 조건이 변하고 있고, 재배 기술이 한계에 이르렀다. 새로운 종자를 계속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 종자 자급률은 매우 낮다. 일부 품종 개발에만 집중하는 우리나라는 종자 약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종자 약소국, 해외 종자 수입 반복 악순환
여기에 기후위기로 종자 지도가 바뀔 상황이 겹쳤다. 나무 교체와 품종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대책이 없으면 해외 종자를 수년 단위로 계속해서 비싼 사용료를 주고 들여와야 할 수밖에 없다.
품종 변화 가속화, 국산화 성공 작물도 위기
국산화에 성공한 작물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기후가 바뀌고 날씨 변동 폭이 커지면서 수확이 반 토막이다. 어렵게 국산화한 품종을 버려야 할 판이다. 현장의 농민들은 마땅한 대처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되는 것은 안되는거여...”, “이러다가는 다 죽는거야...”
취재진은 약 2년 동안 농업 분야를 담당하며 깊은 시름에 빠진 수많은 농민을 만나왔다. 기후위기와 종자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하지만 이 둘을 연결해 고민하는 보도는 없다. 취재진은 주요 작물을 중심으로 기후위기 속 종자위기 현실을 드러내려 했다. 우리의 주식 쌀,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작물인 포도, 국산화에 성공한 딸기, 전통 특산작물인 인삼 등을 선정했다.
품종별 재배면적 비율, 종자산업 현황, 기후위기 실태 연구, 기후 변화 수치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기후위기가 품종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입증했고, 문제가 더 가속화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농민의 목소리, 농촌 현장 중심 취재
농촌 현장 중심, 농민의 시각으로 접근했다. 농업 문제는 그동안 산업 관점에서 다뤄져 왔다. 농민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있었다. 취재진은 50곳 이상의 농가를 돌았고, 같은 농가를 여러 차례 방문해 변화를 계속 살폈다. 농민이 농사 실패를 입에 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취재진은 끊임없는 취재와 잦은 접촉으로 농민들의 속마음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종자 자급률이 4.5%에 불과한 포도는 특히 외래종 수입 악순환이 심각하다. 우리 종자가 없으면 생기는 피해를 여지없이 드러났다. 특히 심도가 깊어진 가뭄과 장마의 피해로 수확이 떨어지며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현장을 통해 그대로 보여줬다.
뛰어난 촬영, 농촌 위기 있는 그대로 담아내
우리나라 최고 성공 품종으로 뽑히는 설향 딸기도 기후위기에 무너지고 있다. 지속적인 종자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천년을 이어온 전통작물 인삼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농촌의 현실을 빠짐없이 담아내는 뛰어난 촬영이 농촌위기와 종자위기 현실을 더 실감나고 깊이 와닿게 했다.
농업선진국 현장 취재, 프랑스 국가유산 포도원 최초 보도
프랑스를 통해 농업선진국 사례도 살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프랑스 포도*와인산업도 기후위기 여파에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국내 언론 최초로 취재*보도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역사유산으로 지정된 프랑스 국가유산 포도원을 화면에 담았다. 토종 종자를 바탕으로 과감하고 세심하게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농업대국의 실증적인 사례를 생생하게 보도했다.
사실상 실패 ‘골든 시드 프로젝트 유일 분석’
종자산업 키우기를 목표로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골든 시드 프로젝트’가 올해 끝났다. 취재진은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골든 시드 프로젝트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봤다. 백서를 입수해 내용을 분석하고 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데이터를 드러냈다.
‘디지털육종사업’과 토종 종자, 대안 제시
골든 시드 프로젝트는 그래도 우리 종자산업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후속이 부족하다. <무너지는 농촌, 종자 소멸 보고서>는 디지털육종사업이라는 대안 제시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리는 가장 적합한 종자산업이라는 근거를 드러냈다. 동시에 토종 종자 발굴과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과 계획 미비로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까지 지적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후위기와 농촌 현실, 종자 관점 접근 집중분석 처음
기후위기와 농업위기는 여러 차례 언론에 거론되었다. 하지만 종자의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접근한 취재는 처음이다. 특정 작물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종자 시장을 들여다보는 보도도 최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KNN의 취재 이후로 기후위기 속 농촌의 현실과 종자산업의 위기가 다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특히 국회와 협력과 노력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회에서는 관련 토론회가 열려 국회의원과 기후 전문가, 농업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모았다.
정부, 디지털육종사업으로 방향 설정, 종자산업 발전 기반
정부는 디지털육종사업으로 종자산업의 방향을 설정했다.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KNN과 협업한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디지털육종사업 확대와 나아가 종자산업법 개정을 통한 뒷받침이 논의되고 있다. KNN은 이어지는 후속 조치를 계속 확인해 보도할 것이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 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의령군, 남해군, 하동군의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을 받거나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되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8회 전체 총평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6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편 중 3편이 지역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와 지역 기자들의 밀도 있는 취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SBS의 <신종 병역비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검찰의 짧은 언론 공지 문자를 놓치지 않고 집중 취재한 기자들의 감각이 돋보였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중한 사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병역비리가 이 보도를 통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체 일부 훼손을 통해 병역 면탈을 받던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 사건은 간질이라고도 불리는 ‘뇌전증’을 이용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병역 비리를 법조계와 행정사 업계 등 다방면으로 취재해 신종 범죄 수법과 규모를 밝혀낸 집요함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신종 병역비리 병명과 수사 상황을 밝힌 데 그치지 않고 병무청의 병역 판정 절차 보완 등 구조적 방지책 마련을 촉구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탄소도시, 서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후 위기 대응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도 여러 언론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지표나 해외 사례,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취재도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를 단기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보도는 기자가 해외 도시 3곳을 한 달 보름간 생활하며 직접 탄소중립 시설을 이용하면서 겪은 감정을 기사화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탄소중립 실현의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서울시가 취재진이 보도한 해외 탄소중립 정책이나 환경사업을 참고하거나 일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혐오발전소, 댓글창>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뉴스 댓글 1억2000만 개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잘 활용되면 건전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서로 비판하고 싸움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댓글들의 혐오 표현을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보도와 부산일보의 <新문화지리지 2022 부산의 재발견>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국제신문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사실을 단독 보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국가기록원 캐비닛 속에 잠들어 있던 ‘영화숙 최후의 아동 19인 명단’을 발굴해낸 취재진의 기자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부산일보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국 문화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 현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숨어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집중 취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편적인 보도에서 알 수 없었던 지역 문화 분야별 변화상과 당면 현실,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인데 기자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다양한 부서가 벽을 허물고 특별취재팀을 꾸려 장기간 취재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수상 배경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강원영동의 <여음(餘音)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역사저술가로서의 지역 언론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지역 어르신의 소리를 담아내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성우의 내레이션 없이 어르신들의 소리와 현장음을 보도한 점도 창의적이었으며 영상미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어르신들의 아리랑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정선 곳곳을 누비며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기자의 소명 의식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