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시장…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시장 신뢰 하락
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연합인포맥스는 경제·금융 전문 매체입니다. 아침마다 금융 시장의 문을 가장 먼저 연다는 마음가짐으로 선후배들이 기사를 송고합니다.
지난해 국내외 금융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웠습니다. 그중에서도 흥국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번복 사태는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그 반향이 컸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조차 흥국생명 사태를 주목했습니다. 전 세계 벤치마크인 미국 기준금리가 지난해만 4%포인트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금리 이슈는 국내외 매크로 환경을 좌우하는 중요한 팩터이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거래소에서부터 시작된 이번 취재 과정에는 많은 사람의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흥국생명은 물론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보험사들, 이들의 채권을 사들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흥국생명에 유동성을 공급한 시중 은행, 이를 지켜본 금융당국과 정부 관계자, 그리고 이 과정을 현장에서 체험한 금융시장의 수많은 참가자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그 결과 첫 단독을 시작으로 여러 편의 후속 기획 기사를 빠르고 깊이 있게 쓸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고자 쓴 기사는 아닙니다. 그보단 오랜 시간 절대 선으로 여겨온 시장의 관행이 변동성의 깊이에 따라 갖게 되는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상황에서 각각의 시장 주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밤낮으로 움직이는 급박한 시장 상황에서도 도움을 준 여러 취재원이 있기에 가능한 기사였습니다. 무엇보다 연합인포맥스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기쁩니다. 황병극 취재본부장, 곽세연 투자금융부장, 그리고 연합인포맥스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재차 고마움을 전합니다.
화물차를 쉬게 하라 시사IN
화물차를 쉬게 하라
시사IN 전혜원 기자
시사IN은 2021년 ‘스쿨존 너머’ 기획으로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린 피해자들을 조명했습니다. 많은 사고가 화물차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의 운전시간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DTG라는 장치를 알게 됐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제출된 화물차 3만7892대의 한 달치 DTG 데이터를 입수했습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한상진 교수와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김승범 VWL 소장의 도움을 받아 분석했습니다. 화물기사 김원식씨의 24시간을 동행했고, 기사 2만5000여명에게 온라인 설문을 돌렸습니다. 대안으로서 ‘안전운임제’의 쟁점을 짚으며, 운행시간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웹페이지 ‘화물차를 쉬게 하라(truck.sisain.co.kr)’로 더 많은 독자에게 가닿으려 했습니다.
지난해 4월 시작해 7개월에 걸친 기획 끝에 보도를 마친 11월,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파업은 16일 만에 끝났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안전운임제가 내년에도 계속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차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화물기사도 동료 시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을 “북핵 위협”에 비유했습니다. 기자로서 목격한 바로는, 지금의 화물운송시장이야말로 화물기사와 일반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운임제에 개선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타협을 통해 공평하고 안전한 화물운송시장을 만드는 게 정치가 할 일 아닐까요? 그리고 언론의 역할은 언제나, 첨예하게 부딪치는 이해관계 속에서 공동체의 최선을 찾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08)
봉화 광산 매몰 사고 221시간 연합뉴스
봉화 광산 매몰 사고 221시간
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책상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봉화 광산 매몰 사고 221시간 취재는 오롯이 현장을 지킨 덕에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기적의 생환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려봅니다. 매몰 사고 발생 초기부터 경북 봉화의 아연 채굴 광산을 주목하는 여론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구조 작업이 이어지던 중 이태원 참사라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며 봉화의 소식은 점점 더 잊히게 됐습니다.
현장 상황은 애초부터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광산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반이 지나서야 119에 처음 신고를 했습니다. 뒤늦게 착수된 구조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생명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겠다’라는 걱정 속에 구조 작업 문제점과 사고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갔습니다. 애끓는 마음으로 현장을 지키는 광부의 가족들과 동료 광부들이 제기하는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기사화해 나갔습니다. 동료 기자들이 현장을 찾아오기 시작했고, 작은 목소리가 모여 큰 목소리로 한데 뭉치며 구조 여건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가용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리기에 이르렀고,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 장비와 인력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고립 221시간 만인 11월4일 오후 11시3분. 광부 2명은 기적적으로 동료들에 의해 구조돼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이번 취재를 겪으며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현장을 지킨 덕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기자 개인으로서는 그 현장의 목소리 덕에 구조 작업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구조 당국이 전해주는 텍스트만 받아보고서는 할 수 없는 취재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함께 현장을 지킨 연합뉴스 동료들과 늦은 시간까지 꼼꼼하게 기사를 살펴봐 준 데스크 선배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09)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한라일보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한라일보 이태윤 기자
제주의 지하수는 국내 생수시장 1등 브랜드인 제주삼다수의 원수다. 하지만 제주의 지하수는 현재 함양량 감소와 오염이라는 2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원인으로는 가축분뇨 처리시설 관리 미흡과 축산액비 부적정 살포가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한 지하수 관정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라일보는 제주의 지하수 위기 요인 가운데 지하수 오염에 주목했고,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을 조사하기로 결정해 지난해 4월 초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5월부터 본격적인 현장 탐사에 나섰다. 농경지와 초지에 있는 숨골은 잡풀로 우거져 있기에 찾기가 매우 힘들다. 이 때문에 현장 답사 시에 숨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을 방문해 지역 어르신들과 만나 수소문한 끝에 숨골을 찾을 수 있었다. 장마만 오기를 기다렸다. 비가 오면 당일 취재를 멈추고 취재팀은 지표수를 채수하기 위해 숨골로 향했다. 항상 차량에는 여벌의 옷을 준비했다. 채수 당시에는 물이 가득한 숨골로 들어가 채수를 했기 때문이다.
취재팀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숨골이 빗물 등 청정 지표수를 지하수로 함양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오염 지표수를 지하로 이동시키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도내 언론 최초로 확인했다. 또 미국 하와이주를 방문해 지하수 보전 정책을 집중 취재해 제주도의 수자원 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농업과 오·하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예방 정책을 집중 취재해 보도했다. 이번 기획보도로 지난해 10월4일 제주도지하수 조례 개정이 이뤄졌다. 숨골 유입 오염 지표수가 지하수에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조사를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07)
참사가 앗아간 가족…이순간 함께 있다면 한겨레신…
참사가 앗아간 가족…이순간 함께 있다면
한겨레신문 박종식 기자
‘세월호, 천안함, 용산, 대구지하철,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지난 40여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40여건의 대형 참사가 있었습니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참사에서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5월 한겨레 사진부 기획팀은 ‘3D 나이변환 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참사 희생자 가족사진 촬영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참사 희생자의 현재 모습을 구현해 가족사진을 선물하는 게 프로젝트의 목표였습니다.
출발점인 섭외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대구 지하철, 천안함, 학교폭력 등 사회적 재난의 희생자 가족들이 나서길 주저했습니다. 가슴에 묻어왔던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데다 얼굴이 드러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딸, 아들, 형, 누나, 아버지, 어머니를 잃은 가족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보상비를 받았으면 된 거 아니냐’, ‘자식 팔아 장사하냐’라는 말들은 이들에게 여전히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행히 몇몇 가족이 응해주셨지만, 그 후에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참사 희생자와 비슷한 나이와 체형을 가진 분을 대역 모델로 구해야 했고,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한데 모아야 했습니다. 희생자 가족분들의 용기와 노력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유가족의 요구는 단 하나였습니다. “용기 내서 카메라 앞에서 섰으니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로 보답해주세요.”
이태원 참사를 마주하며 누군가는 삼풍백화점을, 누군가는 성수대교를, 누군가는 세월호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수없이 반복됐던 참사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보상 및 제대로 된 추모가 이뤄져야 합니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