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국지엠 부평2공장 폐쇄-담장 옆 파편들’을 기획하게 된 조각조각 파편 같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파편 하나>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26일 문을 닫는 건 맞죠. 근데 이건 군산공장 때처럼 대량 해고 프레임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부평2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1200명 중에서 500명은 부평1공장으로 가고 700명은 창원공장으로 갑니다. 그 창원공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2년 뒤엔 다시 부평으로 온다니까요. 파견근무 형식이거든요. 한국지엠 입장에선 부평1공장이나 부평2공장이나 같은 부평공장 개념입니다. 생산라인 축소지 공장 문 닫아서 직원들 잘리는 뭐, 이런 식으로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한국지엠 관계자)
한국지엠은 ‘11월 26일 부평2공장 폐쇄’에 ‘대량해고’ 프레임을 씌우는 걸 경계했습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절반 치인 부평2공장이 문을 닫아도 이번 결정으로 해고되는 직원은 없다는 주장입니다. 몇십 년 동안 정리해고 때문에 골치였던 부평공장입니다. 고용불안 이슈는 기업 경영에 언제나 부담스러워 ‘부평2공장 폐쇄=고용불안’ 공식이 적용될까 꼭 준비라도 한 사람들처럼 설명이 유창했습니다. 내년부터 365km 멀리 있는 창원으로 이사 가는 노동자는 있어도, 소위 잘리는 ‘정직원’은 없을 예정입니다.
<파편 둘>
“부평2공장 문 닫으면 협력업체 하청직원들은 당장 길거리에 놓일 수밖에 없어요. 거래하던 인천 부품사들은 어떻고요. 근데 정규직 외 실직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지역 경제 타격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 찾기가 쉽지 않아요. 사측에선 경영상 비밀이라고 내부 자료를 꼭꼭 숨기고…. 한국지엠 철수설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보니 외부에서 관심 주기도 지쳤죠. 이럴 때일수록 지역 경제에 대입할 수 있는 똘똘한 데이터가 절실한데 찾아도 보이지 않네요.”(정의당 인천시당 관계자)
<파편 셋>
“요청하신 대로 전에 해고됐던 비정규직 조합원들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군산 공장 사태 때나 부평공장 정리해고 때 실직하셨던 분들 기자들과 연결했다가 마음 상처 입으신 경우 많아요. 심지어 노조에서 설문하는 것도 잘 참여를 안 한다니까요. 조직화 자체가 어려운 거죠. 이제 연말부터 월급 끊길 걱정해야 해요. 근데 사측과 싸우는 건 오래 걸리는 일이고요. 일반적인 노동자들은 싸우고자 하는 마음을 갖기 힘들죠. 이래저래 어렵네요.”(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관계자)
‘파편 하나’에서처럼 한국지엠 측 얘기를 들어보면 ‘부평2공장 폐쇄=고용불안’ 공식은 틀린 것인데도 공장 담장 밖에선 고용불안과 경영 위기가 산발적으로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부평2공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들이 12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가거나 기약 없는 연차를 사용하고 아니면 해고됐습니다. 인천지역 자동차 부품 납품사들에선 인력 감축 소식이 이어졌죠.
하지만 이 목소리들은 사분오열하면서 힘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부평2공장 고용불안 이슈에서 첫째 격인 ‘정규직’은 해직에서 조금 멀리 놓였습니다. 둘째, 셋째인 비정규직, 부품사 노동자들만 고용불안을 떠안으며 순전히 자기 문제에 직면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입니다.
이를 지켜보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나 정치권, 언론까지도 한국지엠 부평공장 둘째, 셋째들을 위해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었습니다. 하청 비정규직, 지역 자동차 산업 등 사전 업계 전수 조사나 혹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채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코끼리 여기저기를 더듬어 ‘이게 코끼리가 맞다’”고 결론을 내리니까 설득을 위한 입체성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한국지엠은 ‘부평2공장 폐쇄=고용불안’이 틀렸다고 해도, 인천 시각에선 충분히 적용 가능한 공식입니다. 실제로 지역 자동차 산업에선 인력 하락이 계속되는 참입니다.
다만, 부평2공장 폐쇄가 지역 연관 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근거 자료나 이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부평2공장 폐쇄로 인한 고용불안은 없다. 즉 ‘부평2공장 폐쇄≠고용불안’ 사측 공식이 자리를 잡을 판이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 만난 취재원들 얘기를 ‘파편’이라고 정의한 건 사실 우리 역시 “코끼리 여기저기를 더듬어 ‘이게 코끼리가 맞다’”고 고백한 셈입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데이터를 뒤졌고 특히 고용노동부 피보험자 로데이터로 부평2공장 생산라인 감축 계획 시기와 실제 부품 업계 인력 감축 시기가 비슷했다는 등 결과물도 있었습니다.
각종 통계와 현업 종사자 파편들을 한데 모았고 여려 접근 분석으로 “부평2공장 폐쇄는 자동차 산업 고용불안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부평2공장 폐쇄 후 얼마 있다가 인천 자동차 산업 위기가 몸으로 체감될 때쯤. 이런 결과가 어떻게 이렇게 나왔는지 검산할 때 ‘한국지엠 부평2공장 폐쇄-담장 옆 파편들’이 좋은 재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검산의 의지를 갖게 한 하나의 파편이길 희망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중 만났던 한국지엠 비정규직 및 협력사 노동자 등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각계 전문가 등은 실명으로 기사에 게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국지엠과 관련한 기사는 많았지만, 이번 부평2공장 폐쇄와 관련해 기획보도를 기재한 언론사는 찾기 힘듭니다. 특히 비정규직과 협력사 노동자들을 집중 조명, 마지막 퇴근길 동행 취재와 4년 전 공장이 폐쇄된 군산지역 취재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아울러 부평2공장 생산라인 감축과 실제 부품 업계 인력 감축의 상관관계를 고용노동부의 피보험자 로데이터를 통해 증명했습니다.
비협조적이며 철옹성 같은 지엠 경제권역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인천 경제 주권을 찾으려 시도한 기획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국지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시에서는 그동안 기본적인 현황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습니다. 보도를 계기로 이번 부평2공장 폐쇄에 따른 비정규직 현황을 한국지엠에 요청하는 등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비정규직 및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경영위기가 대두될 수 있다고 판단, 대책 마련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면보도 PDF 별첨)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대다수가 공장 폐쇄와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때, 인천일보는 공장 옆 ‘파편’이 되어버린 비정규직 및 협력사 노동자들을 주목했습니다. 지역언론으로서 수면 아래에서 조명받지 못한 이야기를 공론화해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자평합니다.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지원, 보도와 관련한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